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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환생한 거 같으니 편하게 살고 싶다
작가 : 이따금
작품등록일 : 2022.1.29

“보이면 안 되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들이 소리칠 때 솔직히 미안했다.

환상종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괜히 소원을 빌었나.

아무튼 나는 분명 죽었는데 다시 환생한 거 같다.

근데 세계는 왜 이 모양이 됐을까.

됐고, 이제 진짜 편하게 살고 싶다.

 
인어는 몸값이 비싸다 (2)
작성일 : 22-02-02 20:52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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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 그러면 사람 한번 찾아볼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대책은 없었다. 밤이 돼가기에 주변 불이 켜진 것 같은 집을 들러 초인종을 눌렀다. 첫 집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인터폰으로 불신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내 외형이 인간과 흡사해서 아마 괜찮을 터였다.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혹시 근처에서 김근태 씨라고 아시나요?”

 

  “그런 사람 몰라요.”

 

  몇몇 집을 더 돌아다녔지만 똑같은 반응이었다. 사실 이렇게 돌아다닌다는 거 자체가 웃기긴 했다. 계속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작은 슈퍼마켓이 보였다. 사람이 거의 빠져나간 동네이지만, 여전히 영업했다. 혹시 몰라 그곳을 찾았다. 노인이 가게를 보고 있었다.

 

  “실례지만, 혹시 근처에 사는 김근태 씨라고 아시나요?”

 

  가게 문을 들어가며 다급하게 물어봤다. 그때 머리 위에서 센서가 작동하며 건조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환상종 입니다.”

 

  이런 작은 가게에도 판별기가 있구나, 노인은 나를 뻔히 보다가 말했다.

 

  “너는 그 괴물들이 아니잖아. 괜찮아, 들어와.”

 

  미물을 말하는 거 같았다. 나는 재빠르게 들어갔다. 카운터에 있는 사탕 하나를 쥐고 나서야 돈이 없다는 걸 알았다. 모든 돈은 안나가 갖고 있었다. 이 건이 해결되면 계좌부터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저 죄송한데 돈이 없어서요. 실례지만 뭐 하나만 여쭤보고 가도 될까요?”

 

  노인의 얼굴에서 금세 짜증이 피어 올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뭔데?

 

  “김근태 씨를 아시나요?”

 

  “희한하게 그 사람을 찾는 환상종이 많구먼.”

 

  김근태를 찾는 게 나뿐이 아니라면 뭔가 위험에 빠졌을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그분한테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요?”

 

  “아니, 그건 아니고 감사 인사를 하러 오는 환상종이 참 많았지.”

 

  “네?”

 

  “환상종을 우리 같은 인간으로 보자고 건의를 많이 했던 사람이야, 여기 살다가 얼마 전에 나갔지.”

 

  “어디로요?”

 

  “1년 전인가? 말로는 서울숲 쪽을 간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어, 우리 구역 새장 관리자들하고 다툼이 많았거든.”

 

  마지막으로 김근태가 어디 살았는지 묻고 안나와 명민아의 곁으로 돌아갔다. 살았던 곳은 인근이었다. 노인이 얘기해 준 대로 모퉁이를 몇 번 도니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여깁니다. 김근태가 살고 있던 곳은.”

 

  팻말로 ‘사유지 출입금지’가 쓰여 있었다. 주변 재건축 직전 단독주택과 다를 바 없이 노란 선이 둘려 있었다. 마당에 연못이 있었고 조금 고인 물 위로 달빛만 공허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는데 허무하네요.”

 

  명민아는 천천히 그 마당을 걸으며 말했다. 이제 다시 김근태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했다. 서울 숲이면 한강 건너편이었다. 우리가 말없이 연못에 놓인 보름달을 바라볼 때 명민아의 비명이 들렸다. 그녀의 팔에서 피가 흘렀다. 바로 옆에 투척용 나이프가 꽂혔다.

 

  “뭐야?”

 

  소리치자마자 안나가 나를 안고 옆으로 굴렀다. 내가 있던 자리에 투척용 나이프가 꽂혀 있었다. 안나가 큰 소리로 말했다.

 

  “누구야!”

 

  그 소리와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두 명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정보는 다행히도 맞았네. 인어부터 생포하자.”

 

  명민아를 바라보니 다시 다리가 지느러미로 돌아와 있었다. 놀라서 집중이 흐트러진 탓이다. 한 사람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둘 다 놀란 모양새였다. 명민아의 팔에서 붉은 피가 천천히 떨어졌다.

 

  “실례지만, 무슨 일이시죠?”

 

  일단 대답을 주고 받으며 도망칠 기회를 엿봐야 했다. 안나는 노려보기만 할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새장 안에서 환상종을 공격하는 건 불법입니다.”

 

  “알고 하는 건데 뭐. 찾느라 힘들었어. 인어는 경매에 넘기면 비싸다고.”

 

  그 말에 명민아의 어깨가 떨렸다. 우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웃으면서 다가갔다.

 

  “그러지 말고 저희 말로 하는 게 어떨까요?”

 

  몇 발자국 걷자마자 투척용 나이프가 내 왼뺨을 스쳤다.

 

  “다가오지 마, 키 큰 남자는 무섭다구~”

 

  시끄러운 남자가 나이프를 던지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내 미소에 화답하는 거 같았다. 옆에 있던 다른 남자 한 명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저게 다가오면 큰 위협이 될 거 같아서 소리쳤다.

 

  “안나, 마법!”

 

  안나의 손가락에서 작은 불빛이 번졌다. 그 남자가 순간 흠칫할 때 소리쳤다.

 

  “명민아 씨 집 안으로 넣어줘 빨리!”

 

  순간 흠칫했던 남자가 이를 갈며 달려왔다. 오다가 넘어졌다. 마법 효과는 확실했다. 넘어진 남자가 말이 많은 남자에게 소리쳤다. 안나는 명민아를 어깨에 들쳐메고 힘겹게 안으로 들어갔다.

 

  “뭐해, 빨리 쫓아가”

 

  “아 저 배가 아프네요, 갑자기...”

 

  나는 그 말을 하는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내 옆에 있던 남자에게 제지됐다. 그 남자는 내가 내지른 주먹을 간단하게 막아 보였다. 나름 데미지가 있는 펀치였는데 가볍게 한 손으로 쳐낼 뿐이었다.

 

  “너 인간이 아니구나?”

 

  내가 묻자 말이 없던 남자가 웃었다.

 

  “인간 맞는데?”

 

  그렇게 말하는 그의 주둥이가 길어지고 입에서 송곳니가 자랐다. 저게 어떻게 인간일 수 있을까. 책에서나 보던 늑대인간인 거 같았다. 귀가 길어지면서 천천히 셔츠가 터졌고 근육질의 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루가루, 빠르게 해치워주세요!”

 

  배가 아프다는 남자는 자신의 배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똥이라도 마려운 걸까. 하필 보름달이 뜬 밤이다. 분명히 평소보다 더 강할 것이었다. 특정 조건에서 더 강해지는 환상종을 들어본 적 있었다. 그것의 긴 하울링. 늑대의 울음소리가 오랫동안 들렸다.

 

  “늑대인간은 조금 빡센데, 루가루면 더 그렇고...”

 

  어느새 안나가 명민아를 데려다주고 왔는지 내 옆에 서며 중얼거렸다. 루가루를 아는 거 같았다.

 

  “뭐하는 애인데?”

 

  “불법 경매장 하수인이야. 돈 되는 환상종을 데려가서 수수료 챙기는 걸로 악명이 높아.”

 

  그 사이 안나는 휴대전화를 들어 전화를 걸려 했다. 배 아파하는 남자가 웃으면서 말렸다.

 

  “아마 돕지 않을걸요?”

 

  “당신은 인간 아닙니까. 그러면 경찰도 끼어들 여지가 있을 텐데.”

 

  “아닐걸요, 저도 환상종이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배 아파하는 남자가 크게 웃었다. 억지로 만드는 천박한 웃음에 저절로 표정이 찡그려졌다. 근데 그건 옆에 있던 루가루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다. 긴 하울링이 끝난 그가 갑자기 웃고 있던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아 잠시만요, 같은 팀이라니까요. 나는 사무직, 너는 현장직이라고요!”

 

  그렇게 소리치던 남자는 도망치다가 옆구리가 물렸다. 루가루는 그 몸을 물어서 계속 흔들더니 이내 연못에 쳐 박았다. 피 때문에 연못의 물이 빨갛게 번졌다.

 

  “아무래도 변신하면 제정신이 아닌 거 같은데?”

 

  “우선 그래도 경찰에 신고할게. 저거 상대 좀 해줘.”

 

  안나는 그렇게 말하며 통화했다. 나는 입에서 피가 조금씩 흐르는 늑대인간의 모습을 보며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바라는 힘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내가 바랄 때 그 힘은 괴력난신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환생한 지금 그 힘을 빌려주지 않았다. 간절함이 덜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 저걸 어떻게 상대해.”

 

  “전화만 하고 바로 도울게, 잠깐만 기다려. 이길 수 있을 거야.”

 

  안나는 그렇게 말하며 빠르게 전화를 해 사정설명을 했고 나는 루가루의 손톱과 이빨을 피해갔다. 이렇게 살펴보니 몸 전체가 무기였다. 안나가 너클을 끼고 가세했지만, 공격을 피하는 것에 급급했다.

 

  “어떡할까?”

 

  “경찰이 올 때까지만 버티자.”

 

  그렇게 해야 했다. 계속해서 피하다가 안나가 잠깐 미끄러졌고 그대로 루가루의 손톱에 팔을 다쳤다. 이후 루가루는 흐트러진 그녀의 몸을 발로 후려쳤다. 안나는 그렇게 조금 붕 떠서 멀리에 쓰러졌다.

 

  “안나!”

 

  소리쳤을 때 안나는 쓰러진 채로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그러나 고통으로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거 같았다.

 

  “윽”

 

  그때 루가루가 나를 공격했다. 무릎으로 배를 강하게 후려쳤다. 내가 앞으로 고꾸라지자, 루가루는 틈을 주지 않고 다시 내 오른팔에 손톱을 꽂았다. 불을 만들어야 했다. 천천히 불 모양을 상상하자 손에서 파란 불꽃이 나왔다. 엄지 손가락 만한 불꽃이었다.

 

  “아니, 불꽃을 너무 많이 썼어.”

 

  도깨비불은 이제 만능이 아니었다. 몸에 생명이 더해지면서 힘이 약해졌다. 신의 대가였다. 이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닌 며칠에 한두 번 정도 써나갈 수 있었다. 그 힘 없는 불꽃을 만들어 루가루에게 던졌지만, 미스였다. 어떤 데미지도 받지 않았다.

 

  “안나, 마법을 한 번 더!”

 

  “그거 한 명한테는 한 달에 한 번 뿐이야...”

 

  안나는 쓰러진 몸을 일으키며 다가오려 했다. 도와주려는 거 같았다. 다만 의미가 없었다. 어떻게든 틈을 만들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루가루는 뭐가 마음에 드는지 씩 웃으면서 계속 나를 할퀴었다. 틈틈이 나를 물기 위해 입질했다.

 

  “차라리 나를 데려가고 끝내세요!”

 

  잘못하면 정말 잡아 먹히겠다 싶을 때 명민아가 정원으로 나와 큰소리를 질렀다. 지느러미를 끌고 오는 그녀의 모습이 처절해 보였다. 지느러미에서 나온 기름이 달팽이처럼 끈적이는 흔적을 만들었다. 도박일 수도 있겠지만,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생각났다.

 

  “안나, 어떻게든 쟤 좀 붙잡아줘. 방법이 생각났어.”

 

  안나가 루가루에게 돌을 던지자 루가루의 어그로가 다시 안나에게 이끌렸다.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작은 체구와 재빠름으로 루가루의 공격을 피해나갔다. 그 사이 나는 재빨리 명진아의 지느러미에서 그 기름을 긁어냈다.

 

  “잠깐 빌릴게요, 민아 씨.”

 

  그 기름이 손에 덕지덕지 묻었을 때 손에 불을 만드는 상상을 했다. 작았던 불꽃이 점차 기름을 타고 번지더니 이내 내 주먹 전체를 둘렀다. 인어의 설화를 떠올리며 그 기름은 그만큼 불이 잘 붙는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통했다.

 

  “안나 됐어, 이제 내가 상대할게!”

 

  일반적인 주먹은 루가루에게 큰 데미지를 주지 못했지만, 이건 다를 것이다. 그 와중에도 빨리 검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손톱과 큰 입을 피해 빠르게 주먹을 날렸다. 이번엔 데미지가 있었다.

 

  “좋아, 할 수 있어.”

 

  자신감이 붙어 계속해서 때렸다. 내가 치는 몸 곳곳마다 화상처럼 자국이 그을렸고 늑대인간 루가루는 처량한 울음을 토해냈다. 곧 끝이었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날아오는 칼이 다리에 꽂혔다. 균형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한 방을 때렸다. 아까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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