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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얀 달, 메아리
작가 : r라
작품등록일 : 2022.2.2

젊은 농사꾼 수여리. 하늘에 떠 있는 붉은 달을 발견했다.

강가에 빠진 자신의 반려동물 황순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순간, 다른 세상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곳은 밤하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달이었다.

 
2.
작성일 : 22-02-02 16:21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7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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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리가 되묻자 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들으세요! 저 여자는 블러드의 저주를 풀어줄 유일한 희망입니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저 여자가 말하는 ‘희망’ 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순 없으나, 굉장히 좋지 않은 예감이 드는 건 확실했다. 얼핏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저들과 정상적이지 않은 이 곳에 희망이라니! 도망갈 타이밍도 놓친 여리는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소리쳤다.

 

 “잠깐! 잠깐만요! 지금 무슨 말씀하고 계신지 모르겠는데! 저 그냥 평범하게 농사 짓는 29살 미혼 여성이에요! 당신들은 대체 누구예요? 당신들 이거 납치인 건 알아요? 이건 범죄라고! 그냥 보내주면 절대 신고하지 않을게요. 여기서 본 거 입도 뻥긋 안할테니까, 가게 해주세요….”

 

 로하는 요염한 자태로 여리에게 다가왔다. 또각 또각 울리는 구두 소리가 왕궁 안에 울렸다. 서서히 다가오는 로하의 얼굴을 보자 여리는 그녀의 외모에 넋을 잃고 말았다.

 

 손바닥만큼 작은 얼굴, 얼마나 가녀린지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체구. 오목조목 하지만 뚜렷하고 선명한 이목구비에 새하얀 피부와 선명한 분홍빛 입술… 수여리 본인 또한 어디가서 기죽을 외모는 아니었으나 저 여자 옆에 서면 흐늘거리는 오징어가 될 것 같았다.

 

 “당신의 이름은?”

 “…수여리.”

 “좋아요. 수여리님. 당신도 많이 당황스럽겠죠?”

 

 ‘저딴 걸 지금 질문이라고.’ 여리는 속으로 대답했다.

 

 “우선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이 달, 메아리를 통치하고 있는 공주 ‘제느 로하’ 라고 합니다. 편하게 로하라고 부르도록 하세요. 할 말은 굉장히 많지만,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메아리에 걸려 있는 [블러드 저주] 를 풀 수 있도록 협조하도록 하세요.”

 “너무 간단한 거 아니예요? 게다가 달이라니. 내가 아는 그 달은 아닐테고. 아무튼 그렇게 앞, 뒤 다 짤라먹으시고 협조하라고 하면 좀….”

 

 협조할 마음 따윈 황순이 눈꼽만치도 없었다. 미쳤다고 저들의 농간에 놀아나겠는가.

 

 어느 새 코 앞으로 다가온 로하가 여리의 귓가에 대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협조해주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어요. 이 곳에서 당신을 살려줄 이유가 없으니…. 쓸모 없는 당신을 살려두는 건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겁니다.”

 “협박인가요?”

 “그럴리가요. 부탁이죠.”

 

 이건 명백한 협박이다. 이 여자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지만, 거절했다간 무슨 짓을 당할지 몰랐다. 여리는 우선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기로 마음먹었다. 도망은 커녕 밧줄도 풀지 못했고, 황순이도 찾지 못했으니까. 긍정의 말을 꺼내려는 그 때, 로하는 말을 이었다.

 

 “아, 직접 죽이는 것보다 당신이 꼭 껴안고 같이 온 소를 먼저 죽이는 게 더 좋을까요?”

 “설마 황순이?”

 “어머, 이름도 지어줬나 보네요. 상냥하셔라.”

 

 무슨 배짱이였을까. 어떠한 반항도 하기 힘든 상황에 여리는 눈이 돌아가 입에 필터링도 거치지 않고 험상궂은 말들을 속사포로 쏟아냈다.

 

 “황순이 털 끝 하나 건드리기만 해봐. 절대 가만 안둘거니까. 이 상도덕 없는 노란 대가리가 감히 내 소를 식용 취급해? 당장 황순이 내 앞으로 데려와!”

 

 여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로하의 표정은 매섭게 변했다. 이내 빠른 걸음으로 가까이 있는 남자의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 들어 여리를 향해 던졌다.

 

 [채앵-!!]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소름끼치는 쇠울림이 여리의 오른쪽 귀 고막을 강하게 자극했다. 올곧게 날아온 칼이 간발의 차로 스쳐지나 여리의 뒤에 있는 기둥에 박힌 것이다. 공주가 조금이라도 손목을 비틀었다면, 여리의 얼굴엔 칼이 박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그대로 즉사였다. 어떻게 저런 작고 여린 체구에서, 저 여리여리한 팔뚝으로 기둥에 칼을 꽂을 만한 괴력을 낼 수 있는 것일까.

 

 “예의를 갖춰요.”

 

 사람을 향해 칼을 던진 것 치곤 굉장히 여유로운 말투였다. 그래서 더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또라이 + 싸이코 를 합친 것 같달까. 이미 여리의 얼굴은 새파랗게 핏기를 잃었고, 손 발은 덜덜 떨려왔지만. 물러설 순 없다. 이미 황순이는 여리에게 있어서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이미 여리의 안에 있던 쓸모없는 오기가 발동되기 시작한 상태였다.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것이 저딴 걸 던져? 내가 어떻게든 너 콩밥 먹이고 만다. 경찰이든 변호사든, 언론이든! 네 년 놈들의 만행 다 까발릴거야.”

 “… 생각보다 사리분별을 잘 못하시나보네요. 여긴 당신이 살던 곳이 아니에요.”

 “허! 사리분별? 아주 잘 하고 있지! 또라이에 싸이코패스들이 뭉친 사이비 집단이잖아?”

 “당돌한 여성이네요.”

 “넌 싸가지가 없고.”

 

 두 여자 사이엔 강렬한 스파크가 튀었다. 로하는 다시 한 번 다른 남자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꺼내 여리에게 다가왔다.

 

 “내, 내가 너희 유일한 희망이라며? 정말 죽일 셈이야?”

 “글쎄요. 사실 신의 뜻을 거스를 순 없긴 하죠.”

 “그럼…!”

 

 승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여리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고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자 로하는 아주 냉정하고 단호한 말로 여리의 안색을 순식간에 바꾸어버렸다.

 

 “죽이진 못해도, 그 건방진 입술을 도려낸다거나… 도망 못가게 팔이나 다리를 자른다거나… 그런 건 괜찮을거예요.”

 

 온 몸에 피가 사르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로 여리가 대답했다.

 

 “협조를 부탁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걸로 딜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건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하는 행위죠.”

 

 로하의 부드러운 손이 여리의 뺨을 어루만졌다. 다른 한 손엔 날카로운 칼 날이 반짝거렸다.

 

 “황순이만 돌려줘. 그럼 시키는대로 다 할게!”

 “음, 근데 그거랑은 별개로 내 기분이 너무 상해서 말이죠. 그런 상스러운 소리는 처음 들어봐서.”

 “안그럼 나 혀 깨물고 죽어버릴거야.”

 “우와! 한 번 해보실래요? 제가 아직 혀 깨물고 자살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죽어가나 궁금했거든요.”

 

 로하의 금색빛의 두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그 눈빛엔 악의 없는 순수함이 가득했다.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다. 애초에 저런 귀여운 협박이 통할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뜨겁게 달아오른 여리의 눈가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있었다. 본능적으로 목숨에 위협을 느낌과 함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과 억울함, 비참함이 동시에 봇물터지듯 터져나왔다. 깊은 한숨을 내뱉곤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이 상황에 승복했다.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

 “예의를 갖추어주시니 고맙네요.”

 

 로하는 싱긋 웃었다. 누구나 홀릴 법한 사랑스러운 미소지만, 여리에겐 악마의 웃음보다 더 공포스럽고 경멸한 미소였다. 로하는 고개를 돌려 누군가에게 손짓했다. 그 하얀 머리의 무리 중 가장 키가 크고 머리가 긴 남자가 목례를 하며 여리에게 다가왔다. 기다란 걸음 걸이에 금새 여리에게 다가섰고, 그는 허리춤에 꽂혀있던 칼을 꺼내들고 여리의 상반신을 향해 가볍게 휘둘렀다. 날카로운 그 칼은 단단히 묶어 놓고 있던 밧줄들을 깔끔하게 끊어냈다.

 

 이어 로하가 커다란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다.

 

 “협상은 끝났습니다! 그녀는 우리를 도와 블러드의 저주를 없앨 것이고, 고위 관직들과 장군들은 내일 이 시간 여기로 다시 모여 다음 블러드의 저주가 시작되기 전까지 메아리 서재에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저주를 없앨 방안과 이번 저주로 인해 나온 피해 백성들을 보살필 방안을 만들도록 하세요! 그 어떤 백성도 이 억울한 죽음에 제대로 된 보상도 없어선 안됩니다.”

 

 ‘협박이지.’ 여리는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간신히 삼켜냈다. 저 여자는 자신을 거스르는 것에 굉장한 과민 반응을 보였다. 황순이를 찾아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고 판단이 될 때까0진 몸을 사리는 것이 먼저였다. 이런 곳에서 개죽음을 당할 순 없다. 우선 살아돌아가는 것이 먼저였다.

 

 “여기 있는 수여리는 검은 머리 재앙 따위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함부로 대하는 행동은 자제하세요.”

 “로하 공주…!!”

 “오늘은 천 년 째 이어오던 블러드 저주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날입니다. 사람들의 치료와 피해 보상이 끝나면, 간단히 축제라도 열도록 하지요.”

 

 반발을 하려던 하얀 머리의 그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이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제느! 제느!’ 라고 외치는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밧줄을 끊어낸 남자가 조심스레 여리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이 쪽으로 오시죠.”

 

 하얀색에 가슴까지 오는 긴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그 남자는 머리색과는 대조되는 구릿빛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차가운 눈빛, 중저음에 부드러운 목소리, 짙은 눈썹에 위로 쭉 뻗은 눈썹과 올곧게 자리 잡은 눈매. 완벽하게 배치 되어 있는 이목구비. 이런 상황에서도 여리의 두 볼은 저절로 붉게 물들었다.

 

 남자는 보호하려는 듯 여리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안으며 이끌었다. 남자의 키가 어찌나 큰지. 168cm 에 작지 않은 자신의 체구가 앙증맞게 보여질 정도였다. 한 발자국 씩 함께 걸어갈 때 마다 그에게선 시원한 꽃내음이 여리의 코를 자극시켰다.

 

 이 집단은 외모지상주의인가…?

 

 공주라는 여자도 그렇고, 이 남자도 그렇고. 얼핏 흘겨 보았던 사람들 전부 잘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다 이런 사이비에 홀려 사회에 도태된 채 살고 있는 것일까. 저 잘난 외모들을 활용하면 분명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안타깝다, 라는 생각이 들 때에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렸고, 5초 전에 했던 그 얄팍한 동정은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였는지 깨닫게 되었다.

 

 “잠깐만요! 저거, 저거….. 태양인가요?”

 

 여리는 복도에 있는 창문을 가르키며 남자에게 물었다.

 

 “… 맞는데, 왜 그러시죠?”

 “맞다고? 그럼 저 옆에 있는 건 지구인가요? 제가 보고 있는 게 진짜 지구예요?”

 

 남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여리를 바라보았다.

 

 “예. 맞습니다. 아마 당신들은 저기로 온걸지도 모른다는 속설이 있던데. 맞나요?”

 “속설… 이라고? 이봐요. 여기가 어디라고 했죠?”

 “메아리 왕궁…”

 “아니, 아니! 그거 말고!”

 “...달?”

 

 하얀 나무, 하얀 땅, 하얀 머리를 가진 창문 밖에 모든 것들이 여리에 눈에 들어왔다. 두 다리엔 힘이 풀렸고, 축 처진 채 자리에 주저 앉아 혼잣말을 읊조렸다.

 

 “미친… 여기가.. 달이라고? 그 달이 정말 그 달이었어….?”

 “… 수여리님?”

 

 이 곳은 사이비들의 서식지 같은 곳이 아니다. 저들은 여리 기준에서 ‘인간’ 이라고 불리기에도 애매한 존재들이었다. 전혀, 아예 차원이 다른 존재. 쉽게 이해하자면 ‘외계인’ 같은. 왈칵 쏟아지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물었다.

 

 “나를, 끅! 나를 어떻게 하려는 거죠? 이상한 짓을 할거예요? 어떤 짓을 할거예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혼자라는 것도 좌절스러운데, 하다 못해 이 곳은 지구도 아니었다. 정말 밤에만 볼 수 있는 ‘달’ 이라는 행성에 온 것이다. 자신은 그저 강가에 빠졌을 뿐인데. 다른 지역도, 다른 나라도 아닌 다른 행성이라니. 이런 일이 가능하긴 한가? 자고로 달이란 나사에서나 공급하는 비행선을 타고 겨우 겨우 발 한 번 닿을 수 있는 그런 위성이 아니었던가!

 

 “진정하시고, 우선 황순이를 보러 가시죠. 공주께서도 면담이 끝나면 오실겁니다.”

 

 

 

 *

 

 

 

 “황순아악-!”

 “음메!”

 

 남자를 따라 끝없는 복도를 걸어가자 덩그러니 숨어 있는 방문 앞에 안내했다. 문을 열자 그리웠던 윤기나는 갈색 털이 여리를 반겼고, 여리 또한 격하게 황순이를 껴안았다.

 

 “영영 못보는 줄 알았잖아…! 강가엔 왜 뛰어든거야. 다친 덴 없어?”

 

 빗자루처럼 푸석하고 단단한 털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황순이는 왠일인지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온갖 애교를 떨어가며 강아지처럼 여리의 볼을 핥기 시작했다.

 

 “다친 곳은 없습니다. 공주께서 메아리에서 가장 유명한 수의사를 불러 건강 상태를 체크했거든요. 아주 값비싼 약초들도 먹였고요.”

 “그 싸또가?”

 “네?”

 “아, 아니… 감사하다는 그런 뜻이예요. 제가 사는 곳에 사람들이 은밀히 쓰는.”

 

 그럴 리가.

 [싸이코+또라이] 를 섞어 방금 만들어낸 여리만의 별명이었다.

 

 “아아-. 그렇군요.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드립니다. 저희가 지금 절박한 상황인지라, 공주께서 많이 예민해진 상태시거든요. 가장 최선의 행동을 한 것이기도 하고….”

 

 두 번 최선을 다하면 사람 여러명 잡겠군.

 고개를 절로 흔들며 속으로 비아냥거렸다. 일단 황순이는 찾았으니, 도망갈 수 있는 통로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물론 나사에서 지원해주는 비행선 같은 건 없지만, 저주를 푸녜, 어쩌녜 하는 이상한 일에 협조할 마음은 없었다.

 

 “첫만남이 거칠긴 했지만, 아주 좋으신 분입니다. 로하 공주님은.”

 

 두 번 거칠면 죽어나겠군.

 여리는 또 한 번 속으로 비아냥거렸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전 비센가의 차남이자 로하 공주의 호위 장군. 비센 댄 입니다.”

 

 댄이라는 남자는 로하와는 달리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깍듯이 인사했다. 여리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얼떨결에 같이 허리를 굽혔다.

 

 “사실 공주께서 여리님과 조심스럽게 접촉을 하고 비밀리에 일을 진행하려 했는데, 하필 어떤 장군한테 걸리는 바람에 …”

 “비밀리에? 무슨 뜻이예요?”

 “… 곧 알게 되실겁니다. 그럼 잠시 쉬고 계시지요. 공주님을 모시고 다시 오겠습니다.”

 “저기요! 댄!”

 

 여리는 방문을 나가려는 댄을 불러세웠다. 물어보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았으나, 막상 불러 세워 놓으니 뭘 물어봐야 괜찮을지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었다.

 

 “그…. 다른 사람들은 전부 하얀 머리에 푸른 눈동자던데, 왜 그 싸또…가 아니라 공주는 노란 머리에 노란 눈동자인가요?”

 

 궁금하지도 않고, 궁금할 이유도 없는 무의미한 질문이었다. 그깟 색깔 좀 다른게 뭐 대수라고.

 

 “특별하신 분이니까요.”

 

 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곤 격조있는 인사로 마무리 한 후 방을 나갔다.

 

 여리는 그가 나간 후 한참동안 바깥 복도에 들리는 소음에 집중했다. 발걸음이 아예 들리지 않을 때 까지 조용히 숨을 죽인 후 아주 천천히, 조금의 소리도 나지 않게끔 방문을 열어 바깥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 살금 복도를 나와 성 안과 복도의 구조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기회가 왔을 때 도망갈 루트를 정해 놓기 위함이었다. 황순이를 데리고 가야 하는 상황인지라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을 찾아야 한다.

 

 사활이 걸린 아주 중요한 일, 절대 걸리면….!

 

 “살아있네?”

 “엄마야!!!”

 

 뒤에서 울린 낯선 남성의 목소리에 여리가 삑사리를 내며 소리쳤다.

 

 “이야, 시끄러워라. 목청 좋네.”

 

 남자는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이 남자 또한 외모나 키가 훤칠했다. 댄보다는 좀 더 말라 보였고, 피부 또한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으며, 굉장히 부드러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저 얼굴, 괜스레 익숙하다. 어디서 본건지 골똘히 생각하던 차에 남자가 물었다.

 

 "공주가 널 왜 살려뒀을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나도 궁금하다.

 여리는 속으로 반박한 채 계속해서 저 얼굴을 생각했다. 익숙하면서 정겨운 저 얼굴.... 순간 하얀색 복슬한 무언가가 머리에 스쳤다.

 

 "아! 엽기토끼였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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