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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얀 달, 메아리
작가 : r라
작품등록일 : 2022.2.2

젊은 농사꾼 수여리. 하늘에 떠 있는 붉은 달을 발견했다.

강가에 빠진 자신의 반려동물 황순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순간, 다른 세상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곳은 밤하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달이었다.

 
1.
작성일 : 22-02-02 16:10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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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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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시골 밤공기는 좋다니까. 황순이도 좋지?”

 “음메-.”

 

 여리의 물음에 황순이는 걸죽한 울음소리로 답했다.

 

 인간 한 명과 짐승 한 마리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에 빼곡히 박힌 별들과 커다랗고 하얀 달을 감상했다.

 

 “음메에-!”

 

 평소에 점잖던 황순이 또한 마음에 드는지 촉촉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소의 아이큐는 고작 30정도에 불과하다는데, 우리 황순이는 천재 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순이는 영특했다. 그 증거로 가끔 깜빡하고 담장을 열어놓아도 황순이는 집 밖을 나가는 일이 없었고, 여리가 늦잠을 자면 황순이가 큰 소리로 울어주기도 했고, 여리의 말을 들어주는 듯 여리가 말을 하면 눈을 마주치고 깜빡여주기도 한다.

 

 올해로 29살이 된 수여리와 3살이 된 황순이. 황순이는 여리에게 무인도 같은 농촌 생활에 유일한 친구이자 딸,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2년 전, 27세였던 여리는 시골에 내려왔을 당시 수중에 남아 있던 현금 800만원을 털어 새끼 소 한 마리를 경매받았다. 전재산을 털어 소를 산 이유는 별 것 없었다. 고기 중엔 소 값이 가장 비싸게 팔리기도 하고, 여리는 소고기를 매우 좋아했다. 무엇보다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그 눈이 마치 자신과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황순이를 처음 경매받았을 당시엔 적당히 키워 팔아버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귀농을 시작한지 2년 차란 세월이 지나자 여리의 생각이 바뀌었다. 팔아버릴 동물에 이름을 지어준 것이 화근이었다. 어차피 팔아버릴 거 뭐하러 이름은 붙였는지, 이름을 불렀던 만큼 정이 들어버렸다. 이제 황순이가 없는 농촌 생활은 상상할수도 없었다. 자신을 굶을지언정 황순이는 굶길 수 없을 정도니. 애틋함은 말로 이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괜시리 마음이 센치해진 여리는 오랜만에 휴대폰을 켰다.

 

 딱히 기대를 하며 킨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울리지 않는 휴대폰은 야속하기 짝이 없었다.

 

 ‘뭐야. 벌써 일주일 째 전화 한 통도 안하네. 그래도 옛날엔 매일 해줬는데.’

 

 여리는 입술이 댓발 튀어나온 채로 전화를 걸어 무심한 제 엄마에게 서러움을 쏟아내려다 이내 다시 휴대폰 전원을 껐다.

 

 자신의 나이 29. 내일이면 서른이 되는 나이에 어리광을 부릴 순 없었다. 게다가 그런 요행이 통했더라면, 엄마는 여리 혼자 한국에 두고 미국으로 가시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 이런 깡촌 시골에 여자애 혼자 귀농을 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여리는 집 한 세 채 값을 말아먹은 못난 딸이었기에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할 자격이 되지 못하는 처지였다.

 

 “진짜 서러워 죽겠네. 내가 꼭 돈 벌어서 다시 서울집 찾아온다. 왕년의 수여리로 돌아가고 말겠어!”

 

 여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의욕을 불태웠다. 사실 혼자서 과수원을 일구고 있어봐야 큰 돈은 만지지 못한다. 그만한 인력도 없고, 가지고 있는 땅의 규모 또한 많지 않으니까. 매달 백만원 손에 쥘까, 말까한 약소한 소득이었지만 여리는 좌절하지 않기 위해 더욱 더 큰 목소리로 큰 포부를 외쳐댔다.

 

 “음메—!”

 

 여기가 의욕을 불태우는 동안 황순이는 어느 새 강가 앞에 서서 처량한 울음소리를 내며 여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응? 황순아, 왜그래?”

 “으음메…”

 

 재빨리 황순이 옆으로 가 황순이의 느릿한 시선을 따라갔다. 황순이는 강가에 비친 달을 보고 있었다. 하얗고 동그란 달. 오늘따라 커다랗고 선명하게 비춰진 달이 너무 예뻐보였다. 반짝이는 강가에 비친 새하얀 달빛에 반사된 반짝임이.

 

 “오늘따라 달이 예쁘…. 어머, 황순아. 너 울어?!”

 

 당황한 여리가 황순이의 눈물을 닦으며 얼굴을 쓰다듬었다. 열심히 위로 하고 있는 여리를 무시한 채 황순이는 계속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소리없는 오열을 하는 것처럼. 그치지 않는 황순이의 눈물을 계속해서 닦던 여리가 무심코 다시 한 번 강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섬뜩함에 뒷골이 서늘해졌다.

 

 “이게… 대체….”

 

 짙은 파란, 혹은 회색 빛이 감도는 강가에 비춰진 것은 하얀 달이 아니었다. 고개를 돌린 지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여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 달이 아닌 붉은 달이었다. 정확히는 빠르지만 선명하게 붉은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달. 그 붉은색은 핏빛처럼 진하고 탁해서, 얼핏 달이 피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레드문?”

 

 여리는 살아생전 처음 목격하는 진귀한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인터넷에서나 보던 레드문. 고개를 올려 실체를 바라보니 아름답고 영롱할거라 생각했던 레드문은 아름답지도, 영롱하지도 않았다. 분명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로 오묘한 기운을 내뿜고는 있지만, 실제로 바라본 레드문은 정말 ‘피로 물든 달.’ 처럼 보여졌고, 순식간에 검붉은 색으로 변한 달은 좀 더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들었으며 그 달 또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음메!!!!”

 

 달에 정신을 빼놓고 있던 그 때, 갑자기 황순이가 커다란 소리를 울부짖으며 강가로 달려들었다.

 

 “어머!! 야! 황-!”

 

 여리는 재빨리 황순이의 뒤를 쫓아갔다.

 

 분명 소는 느린 동물이다. 분명히. 달리는 소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강가로 뛰어드는 황순이의 속도는 사람인 여리가 있는 힘껏 달려들어도 따라잡지 못할 만큼 빨랐다. 그건 사람이 따라잡을 속도가 아니었다.

 

 2년간 한 번도 보지 못한 황순이의 달리기 실력에 당황했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강가로 뛰어든 황순이를 보며 또 한 번 당황했다.

 

 “황순아!!!!”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여리 또한 황순이 뒤를 이어 강가로 뛰어들었다.

 

 [촤악-!]

 

 봄바람에 은은하게 찰랑거렸던 강가에 소 한 마리, 사람 한 명이 빠지는 소리를 퍽 요란했다. 그들이 빠지자 강가 색은 본연의 색을 잃어갔고, 어느 새 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검붉은 빛으로 물들며 하얀 빛이 강가를 메워쌌다.

 

 수…숨 막혀..! 여기 왜 이렇게 깊어..!

 

 만만할 줄 알았던 수심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얼마나 깊은 건지, 여리와 황순이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 마냥 끈임없이 물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물귀신이 잡아당기는 것 처럼 숨통을 옥죄는 압박에 여리는 최대한 정신을 부여잡고 앞서 내려가던 황순이의 꼬리를 잡았다. 그러자 놀란 황순이가 힘찬 뒷발길질을 했고, 재수없게도 그 두꺼운 발은 여리의 머리를 강타했다. 400kg이 넘는 소의 발길질은 사람의 정신을 잃게 만들기엔 충분하다.

 

 인간은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걸까.

 

 나 이렇게 죽는 거야? 강가에 빠져서… 황순이한테 맞아서? 엄마, 사업한다고 재산 다 말아먹어서 미안해.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했던건데…!

 

 통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리의 시야는 흐릿하게 변했고, 물거품을 내뿜으며 눈을 감았다. 부디 자신의 마음이 엄마에게 전해지길 바라면서 말이다.

 

 

 

 *

 

 

 

 “대체 왜 저런 불결한 것을 살려두는 겁니까!”

 “어서 제느의 칼로 저 불결한 것의 머리통을 썰어야 합니다!”

 “재앙의 목을 잘라버리십시오! 제느 공주!”

 

 시끄럽게 소리치는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

 특이한 억양, 불만이 가득 차 있는 톤.

 

 그들의 목소리에 여리는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아, 머리야….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황순이에게 맞은 머리가 욱신거렸다. 머리를 부여잡기 위해 손을 올리려 하자, 단단한 무언가가 자신의 두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상체가 묶여 있단 걸 감지했다.

 

 “이게 뭐야!”

 

 상반신을 벌떡 일으킨 여리가 소리쳤다. 그러자 목소리의 주인공들과 눈이 마주쳤다.

 

 여리와 마주친 그들의 눈빛은 경멸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여리는 그 눈빛보다 그들의 생김새에,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벌어진 채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순간 자신이 꿈 속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에 혀를 깨물어 보았지만, 그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혀의 통증만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얀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그들은 상의는 벗은 채 긴바지만 입고 있었고, 파란색 망토를 걸친 요상한 옷차림에 희한하게 생긴 기다란 칼자루를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놀랄 일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여리가 눈을 뜬 곳은 19세기를 표현한 듯한, 영화 세트장에서나 볼 법한 그런 왕궁같은 곳이었다. 화려하다거나, 웅장하다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저 사람들 꼴이 왜저래… 눈은 콘택트렌즈를 낀건가?’

 

 여리는 생각했다. 자신은 분명 황순이를 구하기 위해 강가에 빠졌다. 그리고 눈을 뜨니 이 곳. 자신의 상반신은 밧줄에 묶여 있으며 이상하게 생긴 많은 사람들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던 여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 재앙이 눈을 떴습니다! 공주, 어서 저 불결한 목을 치게 허락해주십시오!”

 

 그 때, 여리와 가장 가깝게 있던 젊은 남자가 소리치며 허리춤에 달려 있는 기다란 칼을 빼들어 여리에게 겨누었다.

 

 진짜 칼인지는 모르겠으나,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칼날과 날카로운 칼 끝이 꽤나 위험해 보였다.

 

 자신은 왜 묶어 두었으며, 왜 저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왜 저들의 행색을 저 모양일까.

 

 ‘검은 머리 재앙? 공주?’ 여리는 이제야 사태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사이비집단이다. 확실하다! 지금 저들은 이상한 사상에 찌들어 무고한 민간인을 잡아와 이런 이상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요즘 같은 시대에 밧줄로 사람을 묶어둘리도 없고, 21세기 대한민국에 공주라는 칭호를 쓸 리 없지 않은가. 게다가 같은 한국말이지만, 사투리처럼 억양이 이상했다.

 

 하얀 머리, 푸른 눈, 19세기 왕족 컨셉. 이런 컨셉에 종교가 있었던가?

 

 여리는 차분히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진돗개를 믿는다거나, 영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거나, 예수를 마귀로 주장한다거나 하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서도 이런 중세시대 컨셉의 사이비는 듣도 보도 없었다.

 

 “메니시 장군, 칼을 거두고 예의를 갖추세요.”

 

 옥구슬이 굴러가듯 청아하고 맑은 여성의 목소리가 넓은 왕궁 안에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에 하얀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거짓말처럼 말을 멈추고 일제히 한 곳에 향해 고개를 숙였다. 여리의 시선은 저절로 그들이 고개를 숙인 방향으로 향했다.

 

 가장 높은 곳에 커다랗고 반짝이는 은색 의자에 앉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 가장 거만한 자세로 여리를 내려다 보고 있던 그 여자는 앞에 있는 남자들과는 달리 노란색 긴 웨이브 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눈동자 또한 푸른색이 아닌 금색이었다. 다행히 여자는 남자들과는 달리 하얀색 드레스로 온 몸을 휘감고 있었다.

 

 “우선 이번 [블러드 저주] 에도 그대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하군요. 무사히 제 곁에 돌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제느 로하를 뵙습니다.”

 

 하얀 머리의 그들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쪽 팔을 가로로 치켜든 채 머리를 조아렸다. 이건 이들만의 경의를 표하는 자세인 듯 싶었다.

 

 ‘저게 뭔…. 저 여자가 이 집단에 교주인가? 목소리는 내 또래 같은데. [제느 로하] 라니, 무슨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이름이잖아?’ 여리는 코를 찡긋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노란 머리의 제느 로하라는 여자는 여리를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저 검은 머리를 살려 두어라 이른 것은, 다름 아닌 신의 계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오..! 드디어!”

 “당신들이 돌아올 때 즈음. 백성들의 안전과 수많은 장군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를 올리던 중 신께서 답하셨습니다. 검은 머리가 왕궁 앞에 떨어지면 저주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를 안전히 보호하라고 말이죠.”

 

 로하가 말하자 그들은 웅성거렸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거세지자, 로하는 자신의 가녀린 검지 손가락으로 선분홍빛이 맴도는 입술에 가져다댔다. 마치 교실에서 떠드는 어린 아이들을 제압하는 듯 말이다. 그들의 아우성은 로하의 작은 제스처로 잔잔한 파도처럼 가라앉았다.

 

 신의 계시? 컨셉 정말 제대로 잡은 또라이들이네.

 

 여리는 속으로 비웃음을 터트렸다.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그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실컷 비웃어주곤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에 꽁꽁 묶여 있는 밧줄이 풀릴 때 까진 조용히 그들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었다. 괜히 저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긴장감에 여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탈출의 기회를 엿보며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이려 하자, 누군가 입을 열었다.

 

 “로하 공주! 그건 국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계속 해보세요. 비든 장군.”

 “검은 머리는 그 어떠한 이유에서건, 무조건 사살하라는. 심지어 ‘선 조치 후 보고.’ 라는 전 여왕님께서 정하신 국법이 있습니다. 제 아무리 그 분의 딸이자 현 공주라 한들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으시면 안됩니다. 왕궁 안엔 명백한 위계질서가-!”

 “그 위계질서가 메아리에 안위보다 더 소중합니까?”

 

 로하의 지적에 비든 장군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제 어머니께선 선대 중 가장 현명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신 분이죠. 그 분이 정하신 모든 일은 타당하고, 옳은 일이라 저도 믿습니다. 하지만… 비든. 제 부모는 저번 블러드 저주를 피하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

 “지금 이 곳과 당신을 통치하는 자가 누구죠?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요? 나 제느 로하는 현 공주이며 유일한 제느의 핏줄입니다. 지금 그런 저를 거역하고, 신의 말씀을 무시하고, 죽은 제 어머니에게 마음을 다 하려는 건가요? 혹, 비든 장군. 당신은 아직 공주의 신분인 제가 못마땅한건지요?”

 “시정하겠습니다. 제느 로하를 모십니다.”

 

 대단한 메소드 연기인데. 소름끼칠 정도로. 아무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저 정도면 정신병원에 처박혀야 될 수준인데.

 

 여리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여리의 오른쪽 면에 커다란 입구가 있었고, 타이밍만 잘 맞추면 이 사이코 집단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장 도망나가서 황순이를 찾은 다음 최대한 빨리 이 곳을 벗어놔야 한다!

 

 여리가 한 발자국 더 움직이자, 로하의 고개는 다시 여리에게로 고정되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여리는 ‘하, 하하..’. 라는 어색한 웃음소리를 건넸다.

 

 “그대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당장 저 여자를 찢어 발기고 싶겠지요. 허나, 그건 저도 마찬가지. 저 또한 [블러드의 저주] 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저 여자는 특별합니다.”

 

 자리에 있던 모두가 여리를 바라보았다.

 

 “저요? 제가요?”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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