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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이브 - 폰데라 탑을 찾아서
작가 : 서보리
작품등록일 : 2022.1.28

에이브가 살고 있는 시밀로 행성에 어느때 부턴가 행성에 살고 있는 종족들이 파괴되고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시밀로 행성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에이브는 그 힘의 원천을 찾아 떠나는데..

에이브의 조력자들과 에이브는 과연 다시 시밀로 행성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

 
3화 우연한 만남
작성일 : 22-02-02 14:29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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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브, 어디 있는 거야? 에이씨.. 찾기만 해봐. 아주 죽었어.”

 

 데미는 더위 때문인지 화가 나서인지 얼굴 전체가 붉어진 채 소리를 지르고 있다.

 

 집 근처에 있을 만한 곳은 다 뒤졌으나 에이브는 어딜 간 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에이브~에이브~~”

 

 에이브가 시킨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확인하고 오라는 엄마의 성화에 벌써 집 주변을 몇 바퀴나 돌았지만 시킨 일은 커녕 에이브도 못찾자 데미는 지치고 짜증이 나서 혼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에이브, 넌 진짜 죽었어..”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났다.

 

 “에이브야?”

 

 달아나지 못하게 막기 위해 잽싸게 팔을 벌리며 뒤를 돌아봤으나 그 자리에는 덩치가 큰 남자가 한 손에 레퍼(토끼와 비슷한 종류) 귀를 잡고 엉거주춤 놀란 듯이 서 있었다.

 

 “으아악.. 뭐에요?”

 

 “아..난..”

 

 마치 괴물이라도 본 듯한 소녀의 비명에 남자도 무척이나 놀란 듯한 모습이다.

 

 데미는 무엇보다 그 남자의 큰 덩치에 깜짝 놀랐다.

 

 사람들의 두 배나 됨직한 큰 키와 몸집과 낯선 은발은 자세히 보면 순진한 얼굴을 알아볼 여유도 없이 일단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며칠 전 숲에서 사람 손에 죽은 동물들이 발견된 후로 마을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고 혹시라도 낯선 사람을 보게 되면 경계의 눈빛부터 보내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아침에도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몇 번씩이나 당부하던 엄마의 말이 떠오른 데미는 즉시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가까이 오지 말아요. 여기 바로 뒤가 우리 집 이에요. 가까이 오면 소리지를 거에요”

 

 “아니 그게 아니고..”

 

 데미는 덩치 큰 남자가 그녀 쪽으로 다가오려고 한발을 떼자 뒷걸음 치기 시작했다

 

 “당신, 한 걸음만 더 떼면 진짜 소리지를 거에요.”

 

 “아니 꼬마 아가씨..난 그냥 이 곳을 지나가려는 참인데.. 꼬마 아가씨가 날 본 것 뿐이라구..”

 

 데미가 다시 한걸음 더 뒤로 물러서는데 갑자기 물컹한 느낌이 났다.

 

 “악~~으악~엄마야~”

 

 깔린 물체가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에 놀란 데미 또한 고함을 질렀다.

 

 두 고함 소리에 놀란 덩치 큰 남자는 소녀 쪽으로 재빠르게 다가왔다.

 

 “우쒸.. 데미!! 뒤 좀 보고 다니란 말이얏!!!”

 

 어디서 많이 듣던 호통 소리에 데미는 소리를 지르다 말고 아래를 내려다 봤다.

 

 거기엔 에이브가 밟힌 한쪽 어깨를 아픈 듯이 만지며 앉아 있었다.

 

 “야! 너 왜 여기 있는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찾았는데!!”

 

 “꼬마 아가씨, 괜찮아요?”

 

 “아악~. 언제 다가온 거야 이 치한!!”

 

 그 소리를 들은 에이브는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덩치 큰 남자를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치한이라고? 이 덩치가 치한이야? 야! 너 데미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런..씨.. 넌 오늘 내 손에 죽어봐라.”

 

 치한이라고 불린 남자는 멍한 눈으로 에이브를 쳐다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에이브의 머리칼을 보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이다.

 

 에이브는 치한에게 소리를 지르며 옆에 있던 돌멩이를 하나 집었다.

 

 “아.아냐… 난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라구? 이 여자애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

 

 치한으로 이미 낙인 찍힌 그 남자는 서너 걸음 뒤로 물러서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야? 야.. 데미. 니가 말해봐. 이 블래백(불곰과 비슷한 종류)같은 놈이 너한테 아무 짓도 안한 게 확실해?”

 

 에이브는 데미와 덩치 큰 남자를 양쪽으로 눈이 찢어지게 쳐다보며 데미에게 물었다.

 

 “어? 아니 이 사람이 무슨 짓을 한 건 아닌데…“

 

 갑자기 흐려지는 데미의 말에 에이브는 데미에게 다시 한번 되물었다.

 

 “야 확실히 말해.. 이 블래백이 아무 짓도 안한 게 확실 하냐구?”

 

 아까보다 작아진 목소리로 데미는 말했다.

 

 “뭘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무섭게 생긴 덩치 큰 남자가 나 같이 예쁜 소녀에게 다가오면.. 내가 얼마나 놀ㄹ..”

 

 “야! 데미! 내가 소릴 안 지를래야 안지를 수가 없다. 여기 예쁜 소녀가 어딨냐? 이건 툭하면 지가 이쁘다니 어쩌느니 말도 안되는 소리로 사람을 뒤집어 놓더라”

 

 “이쒸~. 넌 눈이 제대로 달린 게 맞냐? 세상에 나같이 이쁘게 생긴 소녀를 또 봤냐구? 이 마을. 아니 이 행성을 다 뒤져봐라.. 나보다 이쁜 애가 나오나..”

 

 소년은 한심스런 눈으로 데미를 쳐다보며 말했다.

 

 “넌 그게 문제야.. 너처럼 예쁜 애는 없지. 세상에 너!처!럼! 이쁘기가 쉽냐? 너!처!럼! 생긴 애가 또 있겠냐구.. 천만 다행이야 우리동네 여자들이 다 너!처!럼! 이쁜게 아니라서 말이야.”

 

 덩치 큰 남자때문에 놀란데다 놀리는 에이브의 말에 흥분까지 한 데미는 얼굴이 완전히 빨갛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에이브. 니가 지금 그렇게 말한다 이거지? 너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다 팽개치고 여기서 이렇게 퍼 질러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엄마에게 낱낱이 밝혀주마~”

 

 데미의 분노에 찬 얼굴을 보자 갑자기 에이브의 표정은 급변하며 살포시 미소를 머금었다.

 

 “데미. 사랑스러운 내 여동생.. 너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던 거니?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아.. 너의 이 완벽함이란.. 이 대륙에 아니 전 행성에서 최강이야..”

 

 둘이서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있던 덩치 큰 남자는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크흠.,.. 저기 난 그럼 이만 내 갈 길을 가려고 하는데..”

 

 순간 두 남매는 잊고 있었던 덩치를 향해 싸늘한 눈초리를 보냈다.

 

 왠지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운 감이…..

 

 “에이브.. 근데 저 남자 손에 들려있는 저 레퍼말야. 왠지 그레임씨가 키우는 레퍼 농장에 있는 거와 비슷하지 않냐?”

 

 “당신, 그 레퍼 어디서 난 거야?”

 

 난데없는 레퍼 공격에 덩치는 어이가 없는 듯 웃었다.

 

 “어이 꼬마아가씨. 이 레퍼는 야생 레퍼라구.. 그리고 레퍼가 다 비슷해 보이겠지만 사실 레퍼도 사람처럼 다 다르게 생겼거든? 난 지금 이 레퍼가 다른 야생 레퍼와 조금 변이된 면이 있어서 확인해보려구 내가 있는 곳으로 가져가는 거야”

 

 “흥! 레퍼가 다 똑같이 생겼지 무슨? 그럼 레퍼 사이에도 미남, 미녀가 있겠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쳇”

 

 오해로 상대에게 미안해진 데미는 엉뚱하게 레퍼를 가지고 따지고 있었다.

 

 물론 속으로는 사과를 해야 하나 어쩌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미 사과를 할 타이밍은 놓쳤기 때문에 어떻게든 말싸움에서라도 승기를 잡아 이 남자가 제풀에 지쳐 떠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런 데미의 마음은 짐작도 못한 에이브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레퍼가 야생레퍼와 다르게 변이된 게 있다고? 겉으로 보기엔 다 똑같은데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 내 보기엔 그레임씨 농장에서 한 마리 슬쩍 하다가 우리한테 딱 걸린 거 같은데?”

 

 “맞아 맞아 에이브,, 변이됐네 어쨌네 하면서 우릴 슬쩍 속여 넘기려는 건가 본데? 어이 블래백씨.. 우리 그렇게 호락호락한 남매 아냐.. 어디서 이런 거짓말을?”

 

 “허허허, 재밌는 남매군. 자 여길 봐바. 우리가 보통 키우는 레퍼는 귀 주변이 파랗잖아. 하지만 이 레퍼를 봐봐.. 야생 레퍼는 귀 주변이 초록색이라구.. 근데 이 레퍼는 초록색에 약간 붉은 반점이 있잖아. 게다가 꼬리 부분이 다른 야생레퍼에 비해 유난히 긴 편이라구..

 

 이건 필시 이 레퍼가 다른 종으로 변이되고 있거나 혹은 레퍼 무리 사이에 전염병이 번지는 것일 수도 있어.

 

 그렇게 된다면 레퍼 무리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는 거지.

 

 그건 다른 종의 균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해 봐야 하는 거야”

 

 어느 샌가 그 남자의 얘기에 빠져서 두 남매는 레퍼 귀가 원래 파란 색이었니 어쩌니 하며 레퍼 귀를 만지작거리면서 의견을 주고 받기에 여념이 없었다.

 

 잠시 그 모습을 보던 남자는 남매에게서 눈을 거두고 레퍼의 귀를 움켜잡았다.

 

 “자.. 두 남매분.. 잠시지만 즐거웠네. 난 이제 갈길 이 바빠서 이만 실례해야겠어. 아 그리고 거기 꼬마남자.. 나랑 또 만날 기회가 있을거 같은데? 하여튼 그게 곧이길 바라겠어. 하하”

 

 에이브와 데미가 어..어 하는 사이 남자는 이미 저쪽을 걸어가고 있었다.

 

 데미가 멀어져가는 남자를 쳐다보며 물었다

 

 “근데 에이브.. 저 사람은 레퍼를 어떻게 저렇게 잘 알지? 그리고 레퍼가 병이 있다면 자기가 고칠 수 있다는 말이야?

 

 그리고 널 또 만날 기회가 있길 바라다니.. 이건 무슨 말이야?

 

 허기사 너도 저 블래백처럼 은발에 못생겼으니 동지애를 가질 만도 하겠어. 그치?”

 

 에이브는 머리를 긁적이며 뒤로 돌아섰다.

 

 “내가? 내 머리색이랑 비슷한가? 나랑 비슷한 머리색은 처음인데... 근데 래퍼 얘긴 신기하다. 난 레퍼 귀가 초록색이라는 것두 처음 알았구만.. 거 참 궁금한데? 레퍼 귀가 파란색과 초록색이 있단 말이지?

 

 데미..이쁘구 착한 내 동새~앵…어머니한테는 내가 지금 시킨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니가 대신 말 좀 해줘. 알았지?

 

 너만 믿는다 이쁘~은 동생아~..

 

 그럼 그레임씨 댁에 가서 레퍼 귀나 한번 조사해 볼까나?”

 

 양팔을 흔들며 휘적 휘적 걷던 에이브는 순간 머리가 뒤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아!아! 뭐하는 거야 데미? 아프잖아.”

 

 걸어가는 에이브의 머리카락을 나꿔챈 데미는 에이브에게 고소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딜 가셔? 오늘 시킨 일을 한가지도 안한 주제에.. 자!! 지금 가서 내 몫까지 일을 다 해놓으 실래요? 아님 이대로 내가 엄마한테 니가 일하러 간게 아니라 지금껏 이 풀밭에서 퍼자고 있다는 사실을 고해 바칠까?”

 

 데미가 그렇게 열심히 에이브를 찾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순간 에이브는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표정으로 데미를 쳐다보았다.

 

 “데미님.. 하실 일은 하시고 저는 제 일만 하면 안..”

 

 “에이브. 안되겠네. 엄마한테 가자!”

 

 데미는 다시 에이브의 머리카락을 나꿔채려고 손을 뻗었다.

 

 

 “헤헤 데미.. 왜 그래.. 지금 일하러 가잖아. 오늘 니가 해야 할 일이 아마 만트리가루를 만드는 거였지? 아~ 그것부터 빨리 해치워야겠구나 하하하”

 

 에이브는 데미에게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는 기괴한 모습을 보이며 숲 쪽으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빨리 가지 않으면 일 다 끝내기도 전에 해가 질거야. 에이브.. 엄마가 아침에 음식 만들 불쏘시개가 하나도 없다고 파이어가지를 니 키 만큼 구해오라고 한 것도 잊지 않았겠지?

 

 오늘 먹을 만트리 가루는 내가 이미 엄마 가져다 줬으니까 파이어 가지만 얼릉 구해와. 내일부터 내 몫으로 할당된 만트리 가루를 하루도 빼지 말고 만들어 오는 것도 잊지말고~ 한달 치만 만들어 놓는다면 완전히 비밀로 해줄께”

 

 데미는 뒤에 서 있는 에이브에게 들리든 말든 가뿐한 걸음으로 어느 새 지 할말 만 하고 집 쪽으로 폴짝 폴짝 신난듯이 박자를 맞추어 뛰어가고 있었다.

 

 “하..한달 치라고? 아 데미..너 너무하는거 아니냐? 넌 그럼 앞으로 한달 동안 놀겠다는 거잖아.. 야 데미 거기

 

 서! 데미~데미~

 

 쳇. 하필이면 여기서 재수없게 걸려가지구 이 고생을 해야한담. 얄미운 기집애.”

 

 얼굴을 찡그리며 어쩌구 하며 투덜거리면서도 에이브는 이미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아.. 젠장 이걸 다 언제 하냐구~~~~~”

 

 에이브의 절망스런 목소리가 퍼지고 있는 공터는 어느새 어스름으로 가득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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