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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금에 미친 이 세상을 뿌리째 들어내겠어!
작가 : 화블루
작품등록일 : 2022.2.1

가주의 빚을 갚기 위해 상인의 신부로 팔려갔던 아멜 그린, 가문의 낮은 작위 때문에 팔려가다시피 외국으로 끌려갔던 에릭 화이트는 황금에 미쳐있는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들의 인생을 바친다. 그들이 당당한 군주가 되어 이 세상을 통째로 바꿀 수 있을 때까지!

 
1화. 음흉한 상인 피드
작성일 : 22-02-02 00:38     조회 : 210     추천 : 1     분량 : 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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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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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유한 상인 피드는 음흉한 눈빛으로 초록덩굴가문의 가주인 펠트로의 옆에 줄 지어 서있는 과년한 처녀 셋을 훑어보았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에믹 남작부인을 빼어 닮았다는 그녀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그 미모가 아름다웠다.

 

 그녀들은 옅은 올리브 베이지색의 머리카락과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와 잘 어우러지는 희고 깨끗한 피부가 발군이었다.

 

 첫째인 아멜은 길게 쭉 뻗은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전형적인 미인이었고, 둘째 에밀리는 키는 작았지만 선천적으로 발그레한 홍조가 약간 통통한 볼살과 어우러져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었다.

 

 셋째 에뮬은 아직 성장 중임에도 불구하고 첫째인 아멜과 쌍둥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로 늘씬한 키와 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에 하나가, 그의 아내가 될 것이다. 고귀한 가문의 영애인데다 미색까지 겸비한 완벽한 아내.

 

 이 정도면 어디 가서 내놓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손색은커녕, 오히려 그의 자랑거리가 되어줄 수도 있는 여자들이었다.

 

 피드는 약 1 여년 전 사별한 그의 못생긴 아내를 떠올렸다.

 

 납작한 코와 큰 입이 눈에 띄게 두드러져 하마를 연상시키는 얼굴을 가졌던 그녀는 피드가 레몬주 사업을 실질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은인이었지만, 여자의 뛰어난 외모를 가장 큰 미덕으로 여기는 피드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았다.

 

 결혼할 때부터 찢어지게 가난했던 피드 부부는 아내가 임신하고 난 후로는 입에 풀칠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자 피드의 아내는 그녀의 어머니가 특별한 날에만 가끔 만드는 분홍 레몬주를 시장에 내다 팔아보자고 피드에게 제안하였다.

 

 피드는 아내의 의견에 회의적이었지만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라는 말에는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어차피 다른 방도도 없긴 했다.

 

 아내는 굶어 죽을 바에 뭐라도 해보자는 심산으로 그를 강경하게 밀어 부쳤고, 결국 피드는 아내의 등살에 못 이겨 전 재산이었던 10실론(한화 100,000원)을 탈탈 털어 내어 레몬주 사업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저잣거리의 좌판대에 쭈그려 앉아 집에서 아내가 직접 담근 레몬주를 팔기로 했다.

 

 피드는 이까짓 레몬주가 인기 있으면 얼마나 인기 있겠냐며 장사를 개시하는 첫날 아침까지 비아냥거렸지만, 아내의 태도는 완강했다.

 

 피드는 저잣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까 두려웠다.

 

 폼 안 나게 쭈그려 앉아서 호객행위를 할 바에는 그냥 굶어 죽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아내의 뱃속에는 아기가 있었다. 그의 피를 이은 아기.

 

 그는 인성이 좋은 사람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기를 굶어 죽게 만들 정도의 파렴치한은 아니었다.

 

 

 ‘그래, 딱 아기가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벌어놓자. 적당히 크면 혼자 알아서 먹고 살겠지.’

 

 

 장사를 개시하던 첫날 새벽, 피드는 당장 집으로 뛰어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속으로 계속 적당히만 벌어놓자는 주문을 되뇌었다.

 

 

 부부 중 누구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했던 장사였다.

 

 

 피드를 저잣거리에 보내놓은 아내는 남편의 성격을 아주 잘 아는 여자였기에, 남편이 다른 장사치들처럼 야무지게 장사하는 것 따위는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들의 작은 가게가 저잣거리에서 입소문을 조금 타서 하루에 5코퍼(한화 5,000원)정도의 돈만 벌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곧 태어나게 될 사랑스러운 아이는 입에 기름칠은 못 할지라도, 풀칠 정도는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형편 없었던 기대에 걸맞게 첫날 그들의 좌판대는 파리만 날렸다.

 

 첫날 오전, 새로운 가게가 개업했다는 소문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몰려오긴 했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었다.

 

 장사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피드의 불친절한 태도에 주민들은 기분만 상해서 돌아가고 말았고, 그 후로 드문드문 지나가는 손님들 또한 예쁜 분홍색 병을 보고 다가왔다가 피드의 똥 씹은 표정을 보고 돌아가곤 했다.

 

 불친절한 그가 유일하게 살갑게 대할 때는 예쁘장한 여염집 규수나, 고급진 복식을 갖춘 귀족의 하녀들이 질문을 할 때뿐이었다. 물론 살갑게 군다는 것은 피드의 기준일 뿐이었다.

 

 은근슬쩍 추파를 던지며 소매 끝으로 살짝 드러난 팔목을 만져보려고 들이대는 주인장의 태도는 그녀들에게 불쾌함을 넘어선 모멸감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그들은 2코퍼(한화 2,000원)라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자리를 황급히 떠나기 일수였다.

 

 

 결국 피드는 빈 손으로 집에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다녀왔소.”

 

 

 “여보 오늘 장사는 좀 어땠어요?”

 

 

 피드의 아내는 그를 현관까지 마중 나가는 대신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벽난로 옆에 기대있었다.

 

 피드는 샐쭉해진 눈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저잣거리에 지나다니는 부랑자들도 그의 아내보다는 이목구비가 예뻤던 것 같았다.

 

 남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조차 주지 못하는 저 여자는, 그저 애를 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뼈빠지게 일하고 온 남편을 마중 나오지도 않고 방 안에서 편안히 쉬고 있었다.

 

 

 “여보 설마 하루 종일 한 병도 못 판 건 아니겠죠?”

 

 

 대답 없는 피드의 모습에 아내는 실망하는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가져갔던 레몬주 15병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은 조주사인 그녀에게도 충분히 실망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심상이 베베 꼬인 피드에게는 그녀가 그를 탓하는 것만으로 들렸다. 괜한 피해의식이었다.

 

 

 “내가 안 팔고 싶어서 안 판 줄 알아? 내가 아무리 호객행위를 해도 당신이 만든 레몬주가 인기가 없는 걸 어찌하나!”

 

 

 순 거짓말이었다. 그의 불친절한 태도를 겪기 전까지는 물건에 관심을 표하는 손님들이 분명 꽤 존재했다.

 

 

 -쿵!!

 

 

 병을 궤짝 채로 지고 구시렁대며 들어오던 피드는 일부러 궤짝을 큰소리가 나게 감정을 실어 내려놓았다.

 

 그는 자신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손님을 내쫓은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채, 레몬주를 누가 담근 것인지는 까맣게 잊은 채, 그렇게 적반하장으로 소리를 질러 댔다.

 

 

 “내가 하루 종일 밖에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나는 이런 장사나 하면서 푼 돈을 만질 사람이 아니야! 순전히 당신이랑 애 때문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피드가 소리를 지르자 스트레스에 배가 아파오는지 미약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배를 부여잡은 그녀는 대답 대신 그가 세게 내려놓은 궤짝의 병들이 온전히 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어났다.

 

 

 “뭘 굳이 확인을 또 해! 다 멀쩡하니까 그냥 앉아있어!”

 

 

 "아니요, 그래도 내일 팔 물건인데 혹시 실금이라도 갔으면 옮겨 담아야죠.”

 

 

 피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궤짝을 확인하러 온 그녀는 곧, 텅 빈 궤짝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꼈다.

 

 

 “왜 다섯 병 밖에 없어요?”

 

 

 분명 15병을 이고 간 피드였다. 만일 10병을 판 것이었더라면 집에 들어올 때 심술을 내는 대신, 신이 나서 거들먹거리며 그녀에게 자랑했을 그였다.

 

 그녀는 으스대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을 아주 잘 알았다.

 

 

 “하도 안 팔려서, 그냥 지나가는 손님들한테 맛이나 보고 소문이나 좀 내달라고 나눠준 거야.”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좌판대를 구경 온 젊고 예쁜 처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공짜로 나눠준 것이었다.

 

 자신은 이 장사를 생계를 위해서 하는 사람이 아니며, 이 정도 공짜로 준다고 해서 아무런 손해도 없으니 그냥 받고, 대신 다음에 와서 말동무나 해 달라는 식의 어필을 했던 그는 그의 행적이 조금은 찔렸는지 소리 지르던 목소리를 조금 누그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하.. 그래요..”

 

 

 절대로 그런 식의 장사를 할 리가 없는 그녀의 남편이었지만, 괜히 따지고 들어봤자 뱃속의 아이에게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했다.

 

 안 그래도 조금씩 아파오던 배가, 지금은 쥐어 짜는 듯한 고통으로 변모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가 태어나면 갓난쟁이를 안고서라도 자신이 직접 장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남편에게 아픈 티를 내는 대신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등을 뉘였다.

 

 

 하지만 모든 성공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 법이었다.

 

 

 그가 환심을 사기 위해 몇몇 예쁘장한 이들에게 내어주었던 레몬주는, 돌고 돌아서 웨타일거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주점인 [웰컴 할리] 주인인 할리의 손에도 쥐어지게 되었다.

 

 할리는 분홍레몬주의 오묘한 연분홍색을 보고 감탄했고, 그 톡 쏘는 달콤한 맛에 또 감탄했다. 그는 분홍레몬주가 여성손님들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날이 밝자마자 곧장 피드부부를 찾아갔다. 피드부부는 단 며칠 만에 저잣거리의 좌판대 신세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아주 운이 좋았다.

 

 잘 나가는 주점에 새로 들여온 신메뉴는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곧 웨타일거리의 다른 주점에서도 그들에게 분홍레몬주 공급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레몬주를 만들며 고생하는 것은 아내였지만, 밖으로 뛰는 화려한 역할은 전적으로 피드의 차지였다. 그는 새로이 맡게 된 그의 역할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의 못생긴 아내는 어떠한 부귀영화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뒤 사흘 간 산욕열로 시름 시름 앓다 죽었다.

 

 아내는 죽기 전, 미숙아로 태어난 그의 아이를 잘 보살펴 달라고 말하며 분홍레몬주의 레시피를 피드에게 넘겨주었지만 그 레시피가 아이를 위해 쓰이는 일은 없었다.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미숙아로 태어난 그의 아이도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

 

 

 

 "약속하신 대금을 치르는 날짜에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를 데리고 가시면 됩니다. 그 전에 저한테 언질을 주시면 미리 준비를 시켜놓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회상에 젖어있던 피드는 펠트로의 말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못생긴 전 아내의 얼굴을 회상하다 다시 꽃송이 같은 처녀들을 마주하니 그의 가슴은 마치 봄을 맞은 처녀처럼 설렘으로 부풀어 올랐다.

 

 어떤 자리를 데리고 가도 부끄럽게 여겨졌던 그의 못생긴 아내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만약 살아있었다면 걸림돌이 되었을 그들 사이의 아이도 말이다.

 

 피드는 누런 치아를 씨익 드러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말
 

 칵테일 왕국의 화폐단위

 

 1코퍼 : 한화 1,000원

 1실론 : 한화 10,000원

 1골드 : 한화 10,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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