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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야
작가 : 소설사랑
작품등록일 : 2022.1.16

자유로운 삶을 마음 한구석에서 꿈꿔왔던 어린 소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집안을 만나며 변화해나가는 성장 스토리

 
5화
작성일 : 22-01-31 01:18     조회 : 192     추천 : 0     분량 : 1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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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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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줄이 사라지자 그곳에 있던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표정을 본 루티아르는 그리 놀라운게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

 

 “간단한 디스펠 해제 스펠을 건 것 뿐이야. 해독이 되지는 않았어. 고통만 조금 줄여준 것 뿐이니까 그렇게 놀라워하지마.”

 

 ‘간단한 디스펠 해제 스펠이라니...거짓말을 잘 하시네. 방금 가주님께서 했던 행동은 저주 {귀혈}에 숨어있는 쉐도우 스펠 {증표}의 효과를 없애버리는 쉐도우 스펠의 카운터 스펠. 저 정도 위력의 카운터 스펠을 갖고있다니...방심하면 안되겠어...’

 

 “테리아 언니, 이제 괜찮으신거예요?”

 

 “.....”

 

 “...? 저기...테리아 언니..?”

 

 “아..미안해. 응. 이제 좀 괜찮아졌어. 그런데...방금 나한테 언니라고 불러준거야?”

 

 “네? 아, 네. 테리트 님한테도 오빠 호칭붙여서 부르고 있는데 테리아 언니만 ‘님’자 붙여서 부르면 뭔가 이상할 것 같아서 바꿔본거예요.”

 

 “.....”

 

 “저..저기...혹시 이상한가요..?”

 

 “아니? 무지 좋아! 이야~ 언니라는 호칭이 이렇게나 좋은거였구나? 나는 밑에 남동생밖에 없어서 여동생한테 언니라는 말 들어보는게 소원이었거든! 불러줘서 고마워!”

 

 “아..아뇨. 고작 호칭 하나 붙여서 부르는건 어렵지 않은 행동이니까요..”

 

 ‘예전에 해오던 행동이기도 했었으니까. 가족도 뭣도 아닌 사람들한테 친근한 척 언니, 오빠 호칭 붙여서 부르는거. 그 행동에 비하면 난이도는 세 발의 피 수준이지.’

 

 “그런데 테리아, 페리트는? 페리트도 너랑 같이 나갔던걸로 기억하는데..”

 

 “아..에펠타리우스 제 1 페리트 기사단장님은 처리된 수호자의 남은 부품과 코어를 마법사의 저택 측에 돌려주고 자택으로 돌아오고 있으시다고 방금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 이제 제법 귀사다운데?”

 

 “.....!”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니야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다가 그만 균형을 잃었고 그런 니야를 발견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유롭게 니야를 잡아줬다.

 

 “어이쿠~ 조심하셔야죠. 우리 막내님.”

 

 “아..페리트 님.”

 

 “다친데는 없어?”

 

 “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리트 님.”

 

 “별말씀을.”

 

 “페리트, 상황은 전부 정리하고 온거야?”

 

 “네. 상황은 얼추 정리된 상황이고 오는 길에 코어를 그쪽에 가져다줬는데 좀 걸리는 말을 하더라고요?”

 

 “걸리는 말이라니?”

 

 “그게..코어가 해킹된 흔적이 보인다고..”

 

 “해킹? 그럴 리가..코어는 마법사의 저택에서 만든거라 코어 속의 잠금장치는 절대 풀 수 없을텐데..”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금장치가 풀려있었다는군요. 그래서 해킹이 됐고 시민들에게 저주 스펠을 발사해서 그런 사건이 발생한거죠. 이정도까지가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 알고있는것입니다.”

 

 “수고했어. 그나저나...마법사의 저택..발등에 불 떨어졌겠네~ 항상 자신들이 만드는 마도구들은 오류가 나지 않는다..해킹당하지 않는다고 기세등등하던 녀석들의 콧대가 제대로 꺾인 모습을 생각하니까 너무 재미있는데?”

 

 ‘....한 가문의 가주가 마법사의 저택의 잘못을 듣고 좋아한다고..? 마법사의 저택은 황궁, 그러니까 폐하 직속 산하 집단. 아리네아트 제국의 마법연구척도와 수준을 한 단계 이상 높여주는 역할을 맡고있지. 그런데 그런 집단이 잘못을 했는데 나라를 걱정하기는커녕 좋아한다니...’

 

 아까와는 정반대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즐거워하는 루티아르를 보고 당황한 니야를 발견한 페리트가 말했다.

 

 “처음보지? 이런 어머님의 모습.”

 

 “네?”

 

 “당황한 표정을 짓고있길래. 아까 식당에서 우리들을 지휘하시던 어머님의 모습과 달라서 그런거 아니야?”

 

 “아..네..아까랑 전혀 달라서..”

 

 ‘지금은 맞장구쳐주는게 낫겠지...그런 질문을 했다가는 대화 주제가 다른 곳으로 빠질테니까.’

 

 “이게 어머님의 원래 성격이야.”

 

 “...네?”

 

 페리트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니야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놀랐어? 하지만 사실이야. 우리 어머님은 레타르 가문의 가주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게 자유분방한 성격을 갖고계셔.”

 

 “그래서 페리트한테 많이 혼나. 가주라면 가주답게 행동해야 된다면서.”

 

 “페...페리트 님이 가주님께요?”

 

 “그렇다니까? 얼마나 버릇이 없는지..”

 

 “어머님...”

 

 ‘가주님의 아들인 페리트 님이 자신의 어머님인 가주님께 그런 말을 하다니...그 사람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상황이네.’

 

 ‘너희들은 모두 나의 말에 따라야한다!’

 

 ‘내가 쓰레기같은 너희들을 가르치고 사람같이 만들어놨으니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한다고!’

 

 ‘왜 내 말을 듣지 않는거야! 너희들은 내 건데! 내거라고!’

 

 루티아르와 페리트의 대화에 니야는 누군가를 떠올렸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 오고나서 그쪽 생각을 더 하게되네. 완벽히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라서 그런건가?’

 

 “그런데...테리트는 대체 언제 오는거야? 슬슬 힘들어지는데...”

 

 저벅...저벅...

 

 “왔네요.”

 

 “응? 니야 양, 뭐라고?”

 

 벌컥-

 

 니야의 중얼거림을 들은 루티아르가 묻는 동시에 물약이 담겨있는 플라스크를 들고있던 테리트가 나타났다.

 

 “완성했어. 이것만 마시면 바로 저주가 풀릴거야.”

 

 “고마워. 마침 참기 좀 힘들었거든.”

 

 “미안해. 너무 오래걸려서..”

 

 “그러고보니...{귀혈}의 해주약은 저번에도 만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응? 아..그게 빠르게빠르게 넣다보니까 약초 하나를 잘못 넣었더라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바람에 좀 오래 걸렸어.”

 

 “{귀혈}에 들어가는 약초 중에 헷갈릴거라면....리븐스틱과 유킬리아?”

 

 “응. 너무 오랜만에 만들어봐서 좀 헷갈리더라고..확실한 구별법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거라면 구별법이 있을텐데..”

 

 “뭐? 진짜?!”

 

 “앗...”

 

 ‘이런...실수했다..나도 모르게...의심하려나?’

 

 니야의 중얼거림을 들은 테리트는 곧장 니야 앞으로 달려가서 깃펜과 노트를 꺼내들었다.

 

 “구별법이 뭔데? 알려줘!”

 

 “아...리..리븐스틱은 아랫부분이 되게 거칠고 유킬리아는 부드럽다..고 해야되나? 그런 질감차이가 있어요.”

 

 니야의 설명을 들은 테리트는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양 손에 장갑을 끼고 책상에 올려져있는 약초 두 개를 집은 뒤 의무실로 돌아온 후 니야의 말대로 아랫부분을 만져봤다.

 

 “오! 진짜네? 이런 감질 구별법이 있었구나..”

 

 ‘다행히 의심은 하지 않는 것 같네. 적어도 테리트 오빠는 말이지만..’

 

 “그런데...장갑을 끼고도 감질이 제대로 구별되는건가요?”

 

 “아, 이 장갑은 내가 실험을 위해 특수제작한 비닐장갑이라 섬세한 감질 비교가 가능하거든. 그런데 몰랐어? 내가 이미 특허도 내고 판매도 하고있는 제품인데..”

 

 “처음 알았어요..저는 만져볼 수 없으니까 눈으로 보면서 겨우 파악했거든요.”

 

 “니야 양은 약초에 관심이 많았어?”

 

 “아..그렇다기 보다는 저는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마법을 배울 수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라...그렇게 관심이 많다고 할 수도 없어요.”

 

 ‘애초에 관심도 없지만...이런 약초...과거의 나에게는 그저 누군가를 죽이는데 쓰는 단순한 재료였을뿐이야.’

 

 “그렇지 않아! 이 분야에서 평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약초술사들도 알아내지 못한 사실이라고? 이건 엄청난 대발견이야!”

 

 “그...그런가요..”

 

 ‘그야 그쪽 녀석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있으니까 그렇지. 연구는 팽개쳐두고 목숨만 연명하는 늙은이들..하찮아..’

 

 “저...저기...”

 

 “응? 테리아 누나, 왜 그래? 아, {귀혈}이 다 해주됐구나. 다행이다.”

 

 “응. 그런데...한가지 궁금한게 생겼어.”

 

 “뭔데?”

 

 “그 두 약초를 왜 장갑끼고 만지는거야?”

 

 테리아의 질문에 화기애애했던 그 공간이 단시간네에 얼어붙었다.

 

 “응? 왜...왜 그래? 니야? 테리트?”

 

 “누나...약초 공부 제대로 안 했지?”

 

 “무..무슨 소리야! 나 요새 약초 공부 잘 하고있다고!”

 

 “공부 한다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해?”

 

 “내..내가 그렇게 이상한 질문을 한거야?”

 

 “이상한 질문이 아니라 너무 기본중의 기본을 물어봐서 그런거야! 이 두 약초는 독초이기도 하다고!”

 

 “...그 두 개가 독초라고? 그럼 너는 지금 나한테 독을 먹인거야?”

 

 “하아...더 심하네..어떻게 약초 공부의 기본도 아닌 기초인 이독제독을 모를수가 있어?”

 

 “이독...제독?”

 

 “니야 양은 알고있어?”

 

 “아..네. 독은 더 강력한 독으로 물리친다는...약초 공부의 기본이라고 알고있어요.”

 

 ‘그리고 살상저주들의 해주약으로도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방법이기도 하지.’

 

 “그래. 정확해. 방금 테리트가 테리아 너한테 쓴건 독과 독을 합쳐 더 강한 독을 물리친다는 대표적인 이독제독 방법이지.”

 

 “아..그렇구나..”

 

 “테리아..약초공부는 제대로 하고있는 줄 알았더니..”

 

 “어머님..그게 아니라..”

 

 “변명은 필요없어. 치료 끝나는대로 테리트랑 같이 약초 연구실로 와.”

 

 “윽..네.”

 

 “그럼 니야의 실전훈련은 누구한테 맡겨야되죠?”

 

 “페리트한테 맡길거야.”

 

 “네?”

 

 “제 실전훈련을...페리트 님께서..?”

 

 “...? 근데 왜 니야 양은 우리 페리트한테만 ‘님’자 붙여서 불러?”

 

 “네?”

 

 “어..그렇고보니..그러네?”

 

 “아..그게...페리트 님을 편하게 부르기가..”

 

 “왜? 나도 우리 막내한테 오빠 소리 듣고싶은데...내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래?”

 

 페리트가 대놓고 시무룩한 표정을 짓자 깜짝 놀란 니야는 손을 크게 휘두르며 부정했다.

 

 “그..그런게 아니예요! 페리트 님이 부담스러운게 아니라 첫인상이 강렬해서..”

 

 “페리트 오빠의 첫인상?”

 

 “네..처음 경매장에서 만났을때의 모습이 너무 멋져서..그래서..편하게 부르는건...저기..”

 

 빨개진 얼굴로 횡설수설하며 얘기하는 니야의 모습에 페리트는 니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런거라면 니야가 적응할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 어짜피 니야는 우리와 가족이 될 사람이니까.”

 

 “하긴...그렇네요..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제가 노력해볼게요!”

 

 “그래.그래.”

 

 “저기..페리트? 그거, 함부로 말하지 말아줄래?”

 

 “네? 그게 무슨 소리시죠?”

 

 “확실한 정보는 아니라서 얘기하지 않고 있었는데..아무래도 우리 자택에 쥐가 한 마리 들어와있는 것 같거든.”

 

 “....!”

 

 “쥐라니..누가 우리 자택에 그런 더러운걸 심어놓았다는거죠? 그 얼굴 좀 보고싶네요..”

 

 루티아르의 입에서 쥐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페리트의 얼굴이 칠흑같이 어두워졌고 그 표정을 본 니야는 심장쪽을 움켜쥐었다.

 

 ‘엄청난 살기..쥐에 대한 강한 살의...무슨 일을 당한 적이 있었던건가..? 최악이네..’

 

 페리트의 살기에 니야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루티아르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 싶더니 곧 한숨을 쉬고 목소리를 내리 깔며 말했다.

 

 “페리트, 내가 앞에서 미리 얘기했지. 확실한 정보는 아니라고.”

 

 “하지만 쥐라는 이름이 나온 이상 방심해서는..”

 

 “쥐라는 단어가 나오면 정색하고 흥분하는 그 태도. 내가 바꾸라고 했었지.”

 

 “...죄송합니다.”

 

 “큭..하하...되게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야..죄송..죄송이라..저기...테리아?”

 

 “네?”

 

 “우리 레타르 가문에 죄송하다..라는 말이 있었니?”

 

 “....!”

 

 “아뇨..존재하지 않는 말입니다.”

 

 “그렇지. 그럼 여기서 문제, 지금 이 상황에서 페리트가 나에게 해야하는 말은?”

 

 “가문의 이름 아래..맹세하고 태도를 고치겠습니다.”

 

 “좋아. 정답이야. 이제 알겠지? 페리트, 네가 뭘 잘못했고 누구 앞에 서있는지.”

 

 “...교활한 뱀과 제국의 수호자 인장을 가슴에 지고 살아가는 레타르 가문의 루티아르 니엘리 레타르 가주님입니다.”

 

 “그걸 명심하고 태도를 바르게 하도록 해. 너는 언젠가 내 뒤를 이어 이 가문의 미래를 다음 세대에 이끌어가야할 길잡이가 되어야하니까.”

 

 “가문의 이름 아래..맹세하고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루티아르 가주의 생명의 이름은 니엘리..뜻은 군주..가슴에 뱀과 수호자 인장을 품고 한 가문의 가주로써 살아가는 루티아르 가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생명의 이름인 것 같네.’

 

 “.....”

 

 페리트와의 대화를 끝낸 루티아르는 목에 걸려있던 시계를 열어 시간을 확인했다.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테리트, 테리아. 너희 둘은 약초 연구소로 가도록 해.”

 

 “네.”

 

 “으윽...치료받자마자 지겨운 약초 공부라니..”

 

 “페리트는 니야 양을 데리고 제 3 훈련장으로 가.”

 

 “네..그런데..니야의 훈련을 진짜 제가 맡는건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 제 3 훈련장에 내 친구 한명을 불러놓을테니까 가봐.”

 

 “친구..?”

 

 “니야의 훈련에 딱 알맞은 친구를 데려다놓을테니까 얼른 가봐.”

 

 “네!”

 

 그렇게 페리트와 함께 방에서 나온 니야는 세수를 해야된다는 말을 전하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쏴아아-

 

 “하아...”

 

 ‘네..처음 경매장에서 만났을때의 모습이 너무 멋져서..그래서..편하게 부르는건...저기..’

 

 ‘그..그런게 아니예요! 페리트 님이 부담스러운게 아니라 첫인상이 강렬해서..‘

 

 빠득-

 

 “연기하는게...은근 힘드네..그런 말까지 내뱉다니 말이야..”

 

 ’내가 페리트 님에게만 오빠 호칭을 붙이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야. 나르시스트 성격을 갖고있는 그 녀석과 겹쳐보여서. 그딴 녀석을 떠올리는 것 조차 페리트 님께 미안한 일이지만..사람 기억이라는게 어쩔 수 없는거니까. 이해해주시겠지.‘

 

 “...뭐..그딴 녀석을 윗 사람 취급하는 것 보다는 백배 더 나은 짓이니까 계속 이어나가볼까. 보통 사람들이 냉정한 성격이 아니라 귀여운 성격의 여동생을 더 선호한다면 나는 그거에 맞춰서 연기하면 되니까.”

 

 그렇게 마음을 한 차례 정리한 니야는 테리트한테 임시로 받은 지팡이로 짚어나가며 페리트 곁으로 걸어갔다.

 

 “페리트 님.”

 

 “아, 볼일은 다 끝났어? 꽤 오래 걸렸네?”

 

 “죄송합니다. 준비하는데 은근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럼 빨리 제 3 훈련장으로 가자. 시간을 많이 지체했어.”

 

 “네.”

 

 제 3 훈련장으로 가던 니야는 궁금한게 생겨 페리트를 불렀다.

 

 “페리트 님.”

 

 “응? 왜?”

 

 “저는 앞으로 어떤 훈련을 하게되는거죠?”

 

 “글쎄다...일단 니야 양의 실전훈련을 도와줄 어머님의 친구분께서 알려주시지 않을까?”

 

 “그 친구분이 누구신지는 페리트 님도 아직 모르고 계시는거죠?”

 

 “응. 제 3 훈련장에 가보면 알 수 있다고는 하시는데..아직 감도 오지 않아. 뭐, 가보면 알겠지.”

 

 “...페리트 님은 저를 싫어하시지 않나요?”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인데...그보다 질문내용이 이상하지않아? 내가 니야를 싫어해야하는 이유라도 있는거야?”

 

 “그야...저는 경매장에서 사들여진 아이잖아요. 뱀과 수호자 인장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10대 가문 중 하나인 레타르 가문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고..그냥 내버려두셨으면 로페엠으로 갔었을텐데..”

 

 “말했었잖아. 나는 어머님의 부탁으로 거기에 갔었다고. 니야 이외의 다른 여자애들은 성에 안 찼거든. 그리고 출신같은건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아. 앞으로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군요..”

 

 “그런데..방금 얘기했던 로페엠이 어디야?”

 

 “네? 아..죄송해요. 경매장에 있었을 때 어른들이 그 이름으로 자주 부르는 바람에 입에 붙었나봐요.”

 

 “장소야?”

 

 “...네. 로페엠의 원래 이름은 테일러티 하우스..”

 

 “...!”

 

 “가문이 멸망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가문의 이름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모여서 만든 그들만의 주거공간이죠.”

 

 “테일러티 하우스...자유의 집이라는 좋은 이름이 있는데 왜 로페엠이라고 부르는거야?”

 

 “페리트 님은 아마 알고계시겠죠. 그 건물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명문가계층 사람들이 적지는 않다는걸..”

 

 “그래. 그래서 제국 왕가 회의에서 한동안 그 건물을 철거시키라는 의제가 나온 적도 있었고..그 주제 때문에 폭동도 벌어졌었지.”

 

 “네..그 폭동 이후로도 결국 테일러티 하우스는 철거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심통이 난 몇몇 명문가 일원들은 로디타 르페레 엠파리아스. 역병을 일으키는 쥐들의 집이라고 따로 이름을 짓고 줄여서 로페엠이라고 부르는거죠.”

 

 “역병을 일으키는 쥐들의 집이라..”

 

 오싹-

 

 “...!”

 

 니야의 말이 끝난 뒤 중얼거린 페리트의 목소리는 한없이 낮았고 니야가 본 페리트의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

 

 “불쌍한 아이들이 도망치고 도망쳐서 겨우 자신들의 안식처로 삼은 장소에 그런 더러운 이름을 짓다니...”

 

 ’또다..이 심장을 옥죄어오는 살기..금방이라도 심장을 뜯어먹힐 것 같은 괴물의 살기야..그정도로 쥐에 대한 혐오감이 강한건가..?‘

 

 “우와~ 이번 훈련생은 살기를 꽤나 잘 느끼는구나?”

 

 “?!”

 

 캉!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니야는 깜짝 놀라 주머니에서 단검을 꺼내 뒤쪽으로 휘둘렀지만 바로 막혀버리고 말았다.

 

 머리에 달려있는 뿔과 엉덩이에 달려있는 꼬리. 긴 손톱과 가벼운 의상.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

 

 인간과 닮았지만 결코 인간은 아니었다.

 

 “순발력도 좋고..게다가 좋은 무기 선택까지..꽤나 마음에 드는데?”

 

 “당신은...대체..”

 

 “에리카? 당신이 왜 여기에..”

 

 “루티아르한테 부탁을 받았거든. 재미있는 아이가 새로 들어왔으니까 훈련을 맡아달라고.”

 

 “어머님께서 니야 양을 당신에게..? 대체 왜 그런 선택을..”

 

 “뭐..그녀석을 10년이상 봐온 나라도 그녀석을 이해못하는데 네가 이해할 수 있겠니..그런데..이 아이를 직접 보니까 그녀석의 뜻을 조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무슨..?”

 

 “뭐...그 얘기는 일단 들어가서 하도록 하고..일단 이 아이한테 내 소개를 하도록 할까?”

 

 “....”

 

 에리카와 대화를 하던 페리트는 그제서야 단검을 쥐고있던 니야를 발견했다.

 

 “니야, 긴장 풀어. 적은 아니니까 안심해.”

 

 “.....알겠어요.”

 

 페리트의 말에 니야는 손에서 힘을 빼고 들고있던 단검을 허리벨트에 꽂았다.

 

 “그런데 누구시죠?”

 

 “소개할게. 이름은 에리카. 제 3 훈련장의 주인이자 어머님. 그러니까 루티아르 가주님의 수행자야.”

 

 “수행자..?”

 

 “그거에 대해서는 별로 자세하게 알 필요 없어~ 그보다그보다! 나, 무슨 종족으로 보여?”

 

 “...종족이요?”

 

 “응! 나, 처음보는 애가 내 종족 맞춰주면 되게 좋아하는 단순한 성격이거든! 딱 봤을 때 어떤 종족같아?”

 

 “.....”

 

 ’가벼운 의상.아름다운 외모.머리에 나있는 뿔과 꼬리 등 인간들을 홀리는 악마종족 서큐버스로 보이는 생김새. 하지만 난 알아볼 수 있어. 이 마력의 움직임은...‘

 

 “다크엘프..인건가요?”

 

 “...우와..정답이야! 이렇게 바로 맞추다니. 다크엘프의 특징은 최대한 숨겼는데 어떻게 알아봤어?”

 

 “제 친구 중에서도 있었거든요. 다크엘프라는걸 숨기기 위해 서큐버스처럼 모습을 바꾸는 아이가. 그래서 때려맞춘 것 뿐이예요.”

 

 “그렇다는건..다크엘프에 대해서도 알고있겠구나.”

 

 “..네.”

 

 다크엘프.

 

 순수 혈통만이 진정한 엘프라고 인정받을 정도로 전통을 고수하는 종족인 엘프들은 다른 종족들과 결혼하여 혼혈 엘프를 태어나게 하면 다른 종족과 결혼한 엘프를 엘프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혼혈 엘프로 태어난 아이들은 엘프로 인정받지 못하고 쫓겨나 길거리에 나앉거나 테일러티 하우스에 들어가 살게되고 엘프들 사이에서 하리아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라고 불리며 죽는 그날까지 그 오명을 벗지 못한다.

 

 “그중에서도 다크엘프는 최악의 종족인 악마와의 혼혈이라 더더욱 욕먹는 종족이죠.”

 

 “맞아. 그래서 나도 욕 많이 먹었었어. 꽤나 고생했지.”

 

 “그런데 어떻게 가주님이랑...”

 

 “음...나도 원래는 다른 다크엘프들처럼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에게 버려지고 그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어. 그때 자주 지냈던게 테일러티 하우스였지. 그렇게 테일러티 하우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뒷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면서 살아가던 때 루티아르를 만났어.”

 

 “....”

 

 “그때 나는 몇몇 명문가 녀석들과 대차게 싸우고 있었지. 싸움이 끝나고나서 루티아르는 나에게 계약을 제안했고 뒷골목에서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는 생황에 지쳐있던 나는 루티아르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 그때부터 쭉 여기에 있어.”

 

 “그렇군요.”

 

 “그럼 슬슬 훈련장으로 들어가자. 저 안에서 널 기다리고있는 아이가 있거든.”

 

 “한 분이 더 계시는거예요?”

 

 “응! 나랑 유리나는 항상 같이 다녀. 마치 한몸처럼.”

 

 “에리카 님이랑 똑같은 다크엘프이신건가요?”

 

 “음...그게...설명하기가 좀 애매한데..일단 들어가서 직접 설명듣는게 더 좋을거야.”

 

 “네.”

 

 그렇게 훈련장 안으로 들어가자 회색의 긴 웨이브 머리, 니야와 똑같은 반전색이 아닌 오드아이 눈색깔. 그리고 표정 하나 없는 얼굴까지.

 

 너무나도 예뻤지만 너무나도 창백해보이는 얼굴이었다.

 

 “....네가 니야야?”

 

 “...네.”

 

 “...에리가 전해준 내용 그대로네. 루티아르가 널 왜 우리한테 보냈는지 알겠어.”

 

 “그렇지?”

 

 “전해준 내용 그대로..?”

 

 “너랑 처음 만났을때의 첫인상을 바로 보내줬었거든. 이걸로..”

 

 에리카는 니야에게 설명을 해주면서 이마를 더듬더니 무언가를 쭉 빼냈다.

 

 “?!”

 

 “놀라는걸 보아하니 숲의 정령과 동화된 엘프는 처음 보는구나?”

 

 “숲의 정령과 동화된 엘프라니...숲에서 지낸 시간이 너무 길어서 정령의 모습이나 능력이 같아지는 엘프를 말하는건가요?”

 

 “뭐야, 알고있잖아? 맞아. 너를 이해시키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부모님께 버려져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테일러티 하우스에 자리를 잡은 것처럼 설명을 했지만 솔직히 너도 잘 알고있잖아. 엘프와 인간의 수명은 다르다는걸.”

 

 “네..”

 

 “그중에서도 우리 다크엘프는 영생을 살아가는 악마와의 혼혈이기 때문에 이 수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

 

 “나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진건 맞지만 인간들의 문명이 수백번은 바뀔정도의 기간을 리린토니아의 숲에서 살아왔어. 그 결과 정령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게됐고 이렇게 된거지.”

 

 “그럼 그 더듬이는 정령과 동화된 결과라는건가요?”

 

 “그렇게 되겠네. 참고로 이건 니필리아와 함께 지내다가 생긴 더듬이야. 통신 능력도 있어.”

 

 ’니필리아...더듬이요정족에 소속되어있는 정령의 이름 중 하나로 더듬이에 통신 능력이 달려있는게 가장 큰 특징이지.‘

 

 “니야..”

 

 “....!”

 

 에리카의 설명에 곰곰이 생각하던 니야는 자신의 옆에 유리나가 갑자기 나타나 깜짝 놀랐다.

 

 ’뭐야..내가 살기를 느끼지도 못했다고..? 대체 언제 여기까지 온거지?‘

 

 “니야..난 아직 너에 대해 모르는게 많아.”

 

 “그게...무슨..”

 

 “그러니까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싶어.”

 

 “유..유리나..”

 

 “자..천천히 내 눈을 계속 바라봐...잘하고 있어..”

 

 ’머리가..비워져..‘

 

 유리나의 말에 니야는 무언가에 홀린 듯 유리나의 눈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저건...{기억 더듬기}?”

 

 “호오? 기억하고 있네? 맞아. 저건 유리나의 고유 스펠인 {기억 더듬기}야. 그러고보니 너도 이 훈련장에 오자마자 유리나한테 당했었지? 그때 네 표정이 완전 가관이었는데~”

 

 “그..그때는 방심해서 그런겁니다. 지금이라면 막을 수 있어요.”

 

 “그렇게까지 자신감 넘치게 말하다니..설마..유리나를 무시하고 있는건 아니지?”

 

 “전 단 한번도 유리나님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실력이 대단하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자신감 넘치게 말하지 않는게 좋아. 네가 발전할 때 나랑 유리나는 그냥 논게 아니거든.”

 

 “나중에 붙어보고싶네요.”

 

 “얼마든지 도전하러 와!”

 

 페리트와 에리카가 대화하고 있을 때 니야는 유리나의 {기억 더듬기}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머리가 어지러워...누군가 내 뇌를 더듬고 있는 느낌이야..대체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하고있는거지? 속이 울렁거려..토할 것 같아..‘

 

 ’....내 고유 스펠이 작동하고 있는데 계속 정신을 차리고있다니...신기한 아이네..하지만 계속 저러고있으면 어지러울텐데..내 고유 스펠인 {기억 더듬기}는 마력으로 만들어진 손으로 선택자의 기억을 헤집어서 보는 스펠이라 어지럽고 느낌이 이상할거야..좀 걱정되는걸?‘

 

 그렇게 스펠이 계속될수록 니야의 상태는 더더욱 나빠졌다.

 

 유리나의 상태 또한 좋지 않았다. 그동안 니야가 계속해서 숨겨왔던 과거의 기억들을 생생하게 보고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린아이한테 이렇게나 심한 짓을 하다니..대체 어떤 가문인거지? 좀 더 알고싶어..‘

 

 ’싫어..이상해..힘들어...죽을 것 같아.‘

 

 ’죽고싶지 않다면 나에게 도움을 청해.‘

 

 ’누구야?‘

 

 ’나에 대해 알려고 하지말고 내 질문에 대답해줘...죽고 싶지 않잖아?‘

 

 ’...죽고 싶지 않아...죽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나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네 머릿속을 부정한 감정으로 가득 채워.‘

 

 ’..싫어...죽고싶지 않아...사라져..‘

 

 ’그래..그거야! 좀 더...좀 더 네 모든걸 부정으로 채워!‘

 

 ’사라져..사라져...사라져...사라져...사라져...사라져!‘

 

 니야가 누군가와 만나고 있을 때 유리나는 니야의 기억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힘을 쏟고있는 바람에 눈치채지 못했다.

 

 ’좋아...조금만 더 찾으면..조금만 더...!‘

 

 ’이봐.‘

 

 ’...?!‘

 

 ’그 기억은 네가 보기에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누...누구야?‘

 

 ’이 기억 자체는 전부 잊어버려. 이건...나와 니야만이 기억해야하는 기억들이니까..영원히 말이야..‘

 

 ’무슨...!‘

 

 콰아앙!!

 

 니야의 어떤 기억을 찾던 유리나는 니야와 대화하던 누군가의 기에 공격당했고 니야에게 걸었던 {기억 더듬기} 스펠이 풀리고 말았다.

 

 “으윽!”

 

 “니야!/에리카!”

 

 

 
작가의 말
 

 5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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