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는 어느 로판에 빙의한 거죠?
작가 : 김김쓰
작품등록일 : 2022.1.16

이름부터 완벽한 평범의 길을 걷던 김지혜, 빙의조차 평범한 백작영애에게 했다?
특징조차 없는 주근깨투성이 이 영애는 도대체 누군데요?
남들은 빙의하면 악녀도 되고, 부자도 되고, 성녀도 된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흔한 사람 1 역할을 맡고 있다.

빙의한 책을 찾기를 포기하고 돈 많은 난봉꾼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제야 풀리는 빙의의 실마리들.
난봉꾼은커녕 세상이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철벽 미남 2명을 모두 꼬셔야 한다?!

썸의 여신, 베스의 훌륭한 조언은 어려워서 성질대로 했더니.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나사가 풀린 마법사와,

"다, 다음에 한 번 가가같,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떨지 네 생각이 궁금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

생각보다 더 쑥맥인 검사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구해야하는 빙의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빌런이 100년간 계획한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온의 이야기.


#동생바보 #딸바보 #평범 #빙의 #멸망 #먼치킨 #흔녀의_2회차_삶 #힐링

 
25
작성일 : 22-01-31 00:24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678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픈 첫 날 할인 이벤트에 끌려 방문했던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과 수많은 종류의 옷들 사이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맞춤옷 시스템이 전부인 이 세계에서 이미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옷들은 본 적 없던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맞춤옷 가격의 1/5 정도 하는 가격인데 거기서 또 할인을 해준다고 하자 서로 옷을 쟁탈하려고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이미 응대할 서비스 직원을 많이 뽑아놓은 상태라 혼돈은 번지지 않고 작은 소란에서 멈출 수 있었다.

 

 물론 사용인들을 통한 홍보로 이미 우리 브랜드를 노리고 있던 사람들도 많았다.

 이미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왔던 사람들도 놀라운 성과였지만, 더 놀라운 것은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지갑을 여는 속도였다.

 특히 데이트를 나온 커플들은 광속으로 쇼핑을 했다.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생색내기와 허세떨기가 가능했다.

 

 나는 옷마다 금실로 새겨진 작은 St.이라는 로고를 사람들이 거슬려할까봐 걱정했었다.

 현대에서는 브랜드파워라는게 있었지만, 이 곳에는 디자이너 자체가 브랜드인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누군지 모르지만 브랜드는 존재하는 시스템, 그리고 그 브랜드를 옷에 박아넣는 것을 사람들이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무도 로고를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금실로 장식이 된게 브로치보다 가볍고 떨어질 걱정이 없다며 마음에 들어하는 손님도 있었다.

 

 손님 구경을 멈추고 옷의 품질과 디자인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역시 기계가 최고지.

 균일한 품질이라 상품마다 차이가 나는 일은 없어서 좋았다.

 디자인은 보완이 필요해보였지만 일단은 보급형 저가 브랜드로 시작한 참이라 나쁘지 않았다.

 입장할때 나눠준 바구니에서 의아해했던 손님들은 곧 적응했다.

 미친듯이 쓸어담기 시작한 것이다.

 

 피팅룸도 만들어놨지만 아직은 이용하는 고객이 없었다.

 집도 아닌 곳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는 개념이 생소하리라.

 이것도 머지 않아 피팅룸에 줄을 서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조용히 악당 웃음을 지었다.

 

 1주일 내에 교환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는데도 일단 사고 안 맞으면 바꾸자, 라고 하며 기본으로 3벌씩은 들고 나가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처음엔 인파에 궁금해 들어왔던 사람들도 이런 속도면 나중에 옷이 없겠는데, 라는 초조한 마음으로 한 벌이라도 사가는 경우가 생겼다.

 대성공이었다.

 

 오픈 후 해가 기울어질 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사람은 줄어들 생각을 안했다.

 재고를 대량으로 준비하고 오픈한 보람이 있는지, 품절사태는 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사서 나가는데도 끊임없이 옷이 채워지자, 나중에는 쇼핑을 그만두고 앉아서 구경하는 구경꾼들도 생겨났다.

 

 "마법의 창고라도 뒤에 있는가?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나오지?"

 "그러게.

 게다가 저렇게 싸고 말이야."

 "이 옷들 내일 되면 다 바스라지고 그러는 거 아니야?

 사기 당한거 아녀?"

 "아니여!

 내 조카딸이 저기서 일하는데, 며칠 전부터 매일 마차 가득 실려와서 쌓아둔거랴.

 무신 공장 얘기도 하고 그랬다는구먼."

 "아 그럼 미리 만드는 건가?"

 "모르겠는데, 너무 신기하네."

 

 벌써 이 사업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세력(?)도 생겨났다.

 이 열기를 꾸준히 이어나가려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단은 오픈 첫 날은 대성공이었다.

 감격스러웠다.

 빙의 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지식을 통해 이뤄낸 첫 쾌거였다.

 나도 빙의빨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오늘의 구매자들은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입어보면 그 튼튼함에 더 반하게 될테니까!

 

 "크흡."

 

 아무도 없는 피팅룸에 앉아, 미간을 짚으며 성공한 사업가의 감격에 찬 눈물 연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엘리, 여기 있었어?"

 "키셀?"

 

 벌떡 일어났다.

 왜 얘는 꼭 이런 타이밍에 나타나냐고!

 

 "봤어? 대성공인거?"

 "응! 정말 수고 많았어, 키셀.

 다 네 덕분이야."

 "무슨 소리야, 엘리.

 내 행운의 요정.

 네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기적이야."

 

 키셀은 저런 버터에 치즈를 올린 후 기름을 끼얹은 것 같은 멘트를 설득력 있게 하는데 재주가 출중했다.

 

 "네가 없었다면 허황된 꿈으로 끝났을거야."

 "우리는 참 완.벽.한. 조합인 것 같다.

 그지, 엘리?"

 "아, 그런가?"

 "그럼. 잘 생각해봐.

 네가 생각하면 내가 실행하잖아.

 이렇게 완.벽.하.게. 손발이 잘 맞는 조합이 세상에 어떻게 또 있겠어?"

 "맞는 것 같다!"

 

 느끼한 말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말을 설득력있게 잘하는 것 같다.

 

 "맞아. 항상 이런 완.벽.하.게 잘 맞는 내가 옆에 있다는 걸 기억해?

 알았지?"

 "그럼그럼~

 키셀, 네가 최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이 오픈 할인 행사는 언제까지 할 거야?"

 "왕실 무도회까지만.

 그리고 우리 홍보 이벤트의 반응을 봐서 결정하려고."

 "좋아.

 나만 잘 해내면 되겠네?

 떨린다."

 "후훗. 잘 해낼거야.

 너무 걱정마.

 나도 곁에 있을테니까.

 알지? 완.벽.한 조합!"

 "맞아맞아!"

 

 빈말이 아니고 정말 키셀이 곁에 있어서 정말 의지가 되었다.

 이런 사업을 몰래 해낼 수 있는 것도, 왕실을 상대로 홍보를 할 용기도.

 키셀이 없었다면 쫄보인 나는 혼자 못했을 것이다.

 키셀, 이 복덩어리.

 설레는 자본주의 미소를 얼굴 한가득 얹어서 키셀과 마주봤다.

 마주 웃어주는 키셀의 미소에 자신감이 생겼다.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다.

 

 

 '오늘만이다.

 오늘만 이 짓을 하면, 4일은 훈련을 쉰다!'

 

 그 힘으로 이를 악물고 홈크의 훈련을 끝냈다.

 몸이 적응될 만하면 훈련의 강도를 높여버리는 단장은 참으로 악마 중의 악마라고 할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 숨을 고르고 있는데 안나가 감자를 갈아 산으로 만들어 방으로 가지고 왔다.

 

 "아가씨~ 이제는 우리가 미용해야 할 시간~

 다음에 마저 쉬어요~"

 

 노래마저 흥얼거리는 안나의 얼굴에 홈크가 겹쳐보였다.

 여기는 악마들의 저택이야...!!!

 모든 걸 포기하고 누워있던 나는, 이러다 살 다 타겠다며 빨리 열기를 빼줘야 한다는 안나의 잔소리를 들으며 감자산 아래 파묻혔다.

 여기가 내 무덤이다 생각하고 쥐죽은 듯 누워있는데, 바깥에서 리베론의 마력이 느껴졌다.

 

 요새는 리딩능력을 더욱 갈고 닦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쉽게 알 수 있었다.

 기감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그런 기감을 24시간 유지하는게 점점 쉬워지고 있었다.

 지금도 오감의 민감도는 초인적인 수준이었지만, 집중력 없이도 유지할 수 있는 게 필요했다.

 이제는 집중해서 마력을 시각으로 본다기보단, 리딩 능력 자체가 나의 6번째 감각처럼 항상 열려있게 되었다.

 마력은 사람마다 다 달랐고, 물체에도 약하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무기의 경우에는 대부분 주인의 강렬한 살기에 반응해서 미약하게나마 주인의 마력이 담겨있었다.

 이것들을 잘 활용한다면 불시의 기습이 먹히지 않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이 훈련이 끝나면, 활짝 열린 기감을 닫는 연습을 한다고 했다.

 필요하지 않은 투머치 정보는 에너지 소모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지금도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와 정신적으로 쉽게 피로해지곤 했다.

 이 리딩 능력을 자유자재로 열고 닫을 수 있게 된다면 나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도 있었다.

 

 리베론이 웬일이람, 하고 생각하는데 문 밖에서 안나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아가씨는 현재 바쁘십니다."

 "기다리겠다."

 "언제 시간이 되실지 알 수 없습니다."

 "괜찮다."

 "...... 전하겠습니다."

 

 방문을 조심스레 연 안나는 내가 깨어있는지 속삭였다.

 만약 자고 있다면 절대 깨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숨소리 같이 작은 소리였다.

 

 "아가쉬"

 "응~"

 "아, 안 주무셨어요?"

 "응~"

 "밖에 리베론 경이 와 있어요.

 기다리시겠다네요."

 "흐응~? 으~으응?"

 

 내게 말을 전하는 안나의 말투가 굉장히 심술이 나 있어서 의아했다.

 

 "제가 왜 이러냐고요?"

 "응~"

 

 역시 안나다.

 일등 하녀다웠다.

 

 "마법사님과 너무 비교가 된다고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시죠?

 그래도 제가 아가씨보다 몇 년이나 더 살았는데!"

 "으응~? 으으으 흐응?"

 "어떤 점이 비교되냐고요?"

 "응~"

 

 이제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마법사님은 아가씨를 살려주시기도 했고요.

 아가씨에게 잘 보이려고 세상에서 제일 노력하시잖아요.

 여기 이 꽃들 좀 보세요!

 아가씨를 보는 눈빛만해도 세상에서 제일 달콤하고요.

 마법사님 때문에 사용인들 사이에 외로워 하는 애들이 부쩍 늘었어요.

 저도 차가워보여서 처음엔 무서워했는데, 이름도 기억해주시고 저번엔 위험한 하인 한 명도 도와주셨잖아요.

 반대로 리베론 경은 멋져서 남몰래 설레하는 하녀들이 많았는데요.

 딱딱함을 넘어서, 뭐랄까, 저희를 인간 모양 벽지로 생각하시는 느낌이 있어요.

 카리스마도 있고 고고하시지만 쉽게 정이 가진 않네요.

 사람이 첫인상만 봐서는 몰라요~"

 "흐응~"

 

 아마 뼛속부터 황자로 자라나서 그럴 것이다, 너희가 이해해라, 라는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아마 사용인들도 그의 출신을 안다면 이해했겠지만, 제국 평민 출신이라고 알고 있는 현재로썬 껄끄러울수도 있겠다 싶었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키셀의 따뜻한 모습과 좋은 평판을 알게되어 기분이 좋아진 건 비밀.

 

 거봐, 인상과는 다르게 내 남자는 따뜻하다고!

 어머, 내 남자래!

 미쳤나봐.

 내 남자라니!

 튕기자고 한게 엊그젠데!

 부끄러움에 말초신경이 움찔거렸지만 곧 안나의 잔소리에 의해 차단당했다.

 

 "아가씨, 답답하겠지만 좀만 더 이러고 계셔요.

 기다리신다고 했으니 괜찮겠죠, 뭐."

 

 목소리에서 심술이 묻어나왔지만 참견하지 않기로 했다.

 리베론도 현실의 불편함을 느껴봐야 뭐라도 변화가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평온한 감자산 아래 시원함을 느끼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크흐흥~컥!"

 "일어나셨어요?"

 

 이런 흉한 소리를 내며 일어났는데도 놀라지 않다니!

 안나가 담담하게 감자산을 치웠고 나는 곧 뽀득뽀득한 깐달걀 얼굴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오~ 때깔 봐.

 리베론은?"

 "때깔이라뇻!

 그래도 1번으로도 이러면 앞으로 3일을 하면 얼마나 더 좋을지 상상해보셔요.

 아직 기다리십니다."

 "알았어, 협조적으로 받을게.

 머리 좀 정리해줘 안나.

 이제 나가봐야지."

 

 멘탈 산산조각 난 것 같던 리베론은 그새 다 주워 붙인 듯 했다.

 피곤해 보이는 리베론의 반대편에 앉았다.

 

 "경.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합니다."

 "아니다. 약속을 잡고 왔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이렇게 기다리게 하진 않았겠지요."

 

 말간 얼굴로 무작정 찾아온 그를 탓했다.

 리베론은 오늘 작심한 바가 있었는지 사용인들을 물리자마자 입을 열었다.

 

 "엘리,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진심이 잘 전달될지 모르겠다.

 네 말이 다 옳아.

 모든 걸 내 중심으로 생각했다.

 그 부분도 미안하고, 이유를 불문하고 널 위해 나서지 못했던 아카데미 파티 때의 비겁한 모습도 미안하다.

 실은 체리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너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이었어.

 

 나는 발손제국의 2황자, 리론 더 셀퓌드 바우손이다.

 사정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잠시 신분을 위장한 건 아니야.

 큰 일이 생기지 않는한은 리베론으로써 자드밀에서 살아갈 예정이지.

 알다시피 또래의 황자 2명이 함께 자라면 주위에서 잡음이 생길 수 밖에 없잖나."

 

 씁쓸하게 웃는 리베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나에게 신분을 밝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갑자기?

 원작에서도 체리에게 끝까지 밝히지 않았는데?

 발손제국이 망해버린 후라서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뭐... 내 이전 신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해주지.

 여기 온 후로 조용히 지내고 있었는데, 체리가 내 뒷조사를 부탁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첩자인지 단순한 호기심인지 알 수 없었어.

 그래서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잠시 가까이 둬야만 했다.

 내가 체리와 가깝게 지냈던 부분을 설명하려면 이 부분도 말해야 해서......

 너에게 이런 무거운 짐을 나눠도 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고......

 알지?

 휴, 오늘처럼 내 언변이 짧은게 한탄스러울 때가 없군."

 

 체리를 마음에 둔 줄만 알았는데, 저런 뒷내용이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도대체 원작에서는 어떻게 리베론이 체리를 사랑하게 되었던거지?

 호기심과 뒷조사에서 시작된 두 남녀의 연기!

 그것은 서로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변모하는데!

 사랑이라는 이름의 덫에 걸린 그 둘의 운명은...!

 쓸데없이 이어지던 상상은 이어지는 말에 멈춰졌다.

 

 "홈크 단장이 발손에 있을 시절 내 검술 스승이었다.

 그래서 단장만 내 진짜 신분을 알고 있어.

 내가 믿고 따르던 분인데 갑자기 제국을 떠나게 되어서 내가 많이 속상해했었지.

 그래서 이제는 홈크단장과 너, 두 명만 나를 알고 있어.

 이것도 이기적인 폭로였나?"

 

 씁쓸하고 불안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모금 마시는 리베론에게만 가을이 훌쩍 다가온 것 같아보였다.

 

 "아녜요. 고맙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어요.

 리베론도 어린 나이인데, 세상 풍파 모질게 겪으셨네요."

 "하하. 엘리, 정말."

 

 리베론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크게 웃어버렸다.

 왜 저래?

 미쳤나?

 

 "너는 어떻게 그렇게 애늙은이같은 말을 잘하는 거지?

 40살은 족히 먹은 유모가 내게 해주는 말 같아."

 

 뜨끔했다.

 살아온 시간을 다 합하면 30은 되지.

 이상한 곳에서 날카로워.

 

 "고마워.

 잘 들어준것도 모자라 이런 위로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고민했던 내가 바보같아지네."

 "이제까지처럼 그냥 편하게 대하면 되는거죠?

 황자 대접을 위해 진실 폭로를 한건 아니죠?"

 

 장난스럽게 대꾸하는 나를, 그는 미소를 띄우고 한참 지긋하게 바라봤다.

 

 "엘리, 너는 사람을 한도 끝도 없이......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

 

 무언가 말을 얼버무리는 그를 농담으로 한 번 더 놀리려다가 참았다.

 

 "우리 오랜만에 대련할까요?

 우리 말보다는 몸으로 풀던 사이잖아요."

 

 내뱉고 아차, 했다.

 아니 이게 무슨 끔찍한 말이란 말인가.

 몸으로 푼다니.

 귀족 영애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 중에 가장 끔찍한 말을 방금 하고 말았다.

 차라리 욕을 하고 저주를 퍼붓는 게 낫겠다.

 내 귀에만 이상하게 들리길 바랬는데.

 이미 리베론의 얼굴은 빨갛다 못해 검붉어지고 있었다.

 저러다 죽는거 아닌가.

 괜찮다.

 방금 내 내면은 수치사했다.

 

 "으...으음.

 그.. 그래!

 당장 나가지!"

 

 벌떡 일어나 앞장서는 리베론의 모습은 흡사 사자를 피해 도망가는 영양의 모습 같았다.

 걱정마.

 안 잡아 먹을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7 37 2022 / 2 / 15 202 0 7167   
36 36- 수정 2022 / 2 / 10 200 0 5255   
35 35 2022 / 2 / 10 197 0 7170   
34 34 2022 / 2 / 7 197 0 6601   
33 33 2022 / 2 / 5 191 0 5597   
32 32 2022 / 2 / 5 187 0 4926   
31 31 2022 / 2 / 4 190 0 4860   
30 30 2022 / 2 / 4 196 0 8214   
29 29 2022 / 1 / 31 198 0 5062   
28 28 2022 / 1 / 31 201 0 7371   
27 27 2022 / 1 / 31 206 0 7670   
26 26 2022 / 1 / 31 210 0 7272   
25 25 2022 / 1 / 31 195 0 6785   
24 24 2022 / 1 / 29 185 0 5406   
23 23 2022 / 1 / 29 197 0 8266   
22 22 2022 / 1 / 29 199 0 4732   
21 21 2022 / 1 / 28 195 0 7936   
20 20 2022 / 1 / 28 197 0 5245   
19 19 2022 / 1 / 27 202 0 4945   
18 18 2022 / 1 / 27 206 0 3998   
17 17 2022 / 1 / 27 202 0 5280   
16 16 2022 / 1 / 25 204 0 8107   
15 15 2022 / 1 / 25 186 0 4951   
14 14 2022 / 1 / 25 185 0 7543   
13 13 2022 / 1 / 21 192 0 7073   
12 12 2022 / 1 / 21 204 0 7049   
11 11 2022 / 1 / 21 193 0 7490   
10 10 2022 / 1 / 20 207 0 5507   
9 9 2022 / 1 / 19 218 0 8693   
8 8 2022 / 1 / 19 215 0 8630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