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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12. 안 좋아해, 정말로.
작성일 : 22-01-30 22:47     조회 : 291     추천 : 1     분량 : 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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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안 좋아해, 정말로.

 .

 .

 .

 "네??????"

 

 뭔 소리야, 나를?

 아니 그보다 이런 말을 나 몰래... 이 방에서 말했었다고?

 

 험담보다도 터무니없는 말의 내용에, 나는 한동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라는 거야... 뭐라는 거야?

 나는 악마 놈이 황급히 제 실언을 취소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째깍째깍,

 정적이 시간을 베고 하염없이 흘렀다.

 

 "대빈아, 너는 정말...... 예현아, 이따가 다시 이야기를 해도 될까?"

 

 어어어???

 뭐야, 이 반응은. 진짜 그렇게 천사님이 말씀하셨던 거였어?

 

 "... 네."

 

 "응 그렇지, 그래~! 이따가 둘이 잘 얘기해라."

 "너는 잠깐 따라와봐, 백대빈."

 "뭐...? 아니 난 왜."

 

 어?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가버리는 거야?

 좀 어처구니가 없지만... 나는 천사님이 먼저 해명을 하실 때까지, 그동안 한 번 더 관대함을 베풀기로 했다. 악마는 입이 싸고 과장도 즐겨 하니까.

 천사님은 악마를 방으로 끌고 가면서 아까의 강아지 같던 악마보다도 훨씬, 오천 배는 더 우울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예현아, 잠깐만... 방 가서 나 기다려줄 수 있어?"

 "... 네, 그럴게요."

 

 /

 

 "드디어 미친 거야?"

 "내가 뭘?"

 "네가 이상한 말 해서 지금 예현이가 당황한 거 안 보여?"

 "내가 틀린 말 했어? 사실이잖아, 네가 그렇게 얘기한 거는."

 "내가 그때 분명 쌍방향이 연애 감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지, 애초에 존경 또한 쌍방향인 게 맞잖아, 너와 나를 비교하는 이야기에서 예현이를 왜 끌어들이는 거야? 말끝마다 독기가 오르는 재주는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르겠는데, 너 지금 영 보기 그래."

 "..."

 "됐다, 이건 진작에 너를 인간 사회에서 분리시키지 못한 내 잘못이야. 너는 앞으로 예현이한테 어떠한 말도 하지 마."

 "내가 왜? 너 자꾸 네 마음대로 독단 지어서 명령하지 마."

 "나는 예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 뿐이야, 그래야 내가 그 애를 지킬 수 있으니까."

 "내가 허울뿐인 네 말과 200퍼센트 정확한 내 능력 중에 뭘 믿어야 될 것 같아?"

 "자꾸 능력 능력 거리는데, 내가 보기엔 네가 그 애를 좋아하는 걸로 보여."

 "야, 서연재, 너 그 말 확신할 수 있어?"

 "됐고, 뭐 하나 알려줄까? 너 그렇게 틱틱 대면 그 애는 평생 너랑 안 친해지려고 할걸."

 "... 태생이 이런 걸 나보고 어쩌라고. 내 열등감에 보태준 거 있어?"

 "너랑 말할수록 장이 뒤틀리는 기분이야. 네 열등에 보태준 것도 없는데 내게 전달을 하면 안 되지."

 "응, 그러시던가. 됐고, 넌 김예현이랑 오해나 좀 풀고 와."

 

 /

 

 똑똑,

 

 "예현아."

 "..."

 "예현아, 들어가도 될까?"

 

 "오시던가요."

 "... 미안해."

 

 오, 천사님은 직설적으로 사과하시는 타입이구나.

 

 방문이 열리고서 천사님은 잠시 문턱을 밟는 것을 망설이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네 마음을 지켜주지 못하고 함부로 얘기해서 미안해. 나는 그냥... 네가 나를 되게 예쁘게 봐줘서. 그게 좋았어."

 "... 그게 다예요?"

 "너에게 중점을 둔 게 아니었어. 다만 존경이든 그 상위의 감정이든 가볍게 정의하면 안 되는데, 사실은 내가 너를 더 존경하거든. 잘 알면서 뒷말로 너를 오해하게 만든 것 정말 미안해. 사죄할게."

 

 사과라면 은근슬쩍, 못 이기는 척, 받아주려고 했는데...

 사죄라니요...

 날마다 정중한 천사님이 오늘따라 입술 안에 다정을 조금 더 머금으셔서 내 안에 빠져나갔던 얼은 정확히 착지했다가 되돌아왔다.

 

 "괜찮아요."

 "어...? 정말?"

 "백대빈 말에는 앞뒤 문장 다 잘라서 말해서 백대빈의 말만 들었을 때는 많이 어이가 없었는데, 천사님 말까지 들어보면 말 그대로 오해니까요."

 "앞으로는 오해를 만들만한 말은 절대 하지 않을게."

 "그 말 제가 하려고 했는데, 하여간 천사님 말은 너무 다정해서 제... 아 모르겠다. 아무튼 황당함을 다 녹이신다니깐요."

 "그 말 하는 예현이도 다정한 거 알아?"

 "아, 그런 말은 좀... 그래도 존경해요."

 

 천사님이 활짝 웃길래 나도 작게 따라 웃었다.

 

 "그렇게 웃는 방법도 아는구나."

 "사람은 대다수가 웃을 줄을 알아요."

 "아니, 그냥 못 본 것 같아서...!"

 "평소에는 작게라도 웃을 일이 별로 없으니까요?"

 "앞으로 잘 웃게 내가 열심히 해볼게."

 "다짐이 또 생겼는데 다 지킬 수 있으시겠어요?"

 "웅, 물론이지."

 

 응이 아니고 웅, 이었구나.

 어쩐지 입모양이 동그랗더라.

 

 "좋아요, 그러면 저나 천사님이나 백대빈이나 두 발 뻗고 쭉 잘 수 있겠어요, 어긋났던 게 사라져서."

 "... 걘 아마 자기 맘을 탐구 중일 거야."

 "오, 그렇군요.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백대빈 멋지네요."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우리 예현이가 졸리다는 건 알겠다."

 "맞히셨어요, 그럼 좋은 밤 보내세요. 저는 이만 잘게요."

 "응응, 불 끄고 나갈게. 잘 자, 예현아."

 

 이 말 전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들었었나...?

 허공에 나리우는 느낌과 동시에 눈이 게슴츠레 감겼다.

 탁, 하고는 불이 꺼졌다.

 

 /

 

 "내가...김예현을 좋아하는 걸로 보여...?!?!"

 "응."

 "왜? 왜!"

 

 잘해준다고는 했지, 친해지자고도 했지. 그렇지만 그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

 같은 종족도 아닌 것한테 친해지자는 이상의 마음이 드는 건 무척이나 웃기잖아.

 ... 근데 그렇게 우습게 보인다고?

 대체 왜?

 

 대빈은 얇은 여름용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앙 다물었다. 예현의 방 전등을 꺼주고 오던 연재가 혀를 끌끌 차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러게, 예현이 당황시키더니 꼴좋다."

 "... 왜?! 아직도 그렇게 보여?!"

 "뭘?"

 "내, 내가 그렇게... 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연재가 눈을 휘었다.

 

 "응."

 "왜...!?!?!?!"

 "알고 싶어?"

 "응!!!"

 
작가의 말
 

 백지백 : 백대빈과 서연재와 김예현

 태현 : 연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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