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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미스터 트윈스
작가 : 메이플
작품등록일 : 2016.10.31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 사이의 미스터리를 풀어라!

 
협박
작성일 : 16-10-31 13:58     조회 : 408     추천 : 0     분량 : 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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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협박

 

 

 

 다시 연구소에서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남 박사는 TF팀의 다른 박사들에게도 그 동안의 연구와 태국에서의 조사를 바탕으로 결과를 보고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세계보건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심사를 요청하는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몇 주를 기다려 식약처로부터는 세계보건기구나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로부터 답변을 받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 같았다. 남 박사는 선우로부터 그 후에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시달렸다.

 

 “마냥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아요.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남 박사가 TF팀의 회의실의 적막을 깨고 입을 열었다.

 

 “무슨 방법?”

 

 윤 박사가 지친 얼굴로 남 박사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물었다.

 

 “검토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기다려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장 박사는 남 박사를 비롯해서 나머지 박사들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너무 기대는 마. WS식품이랑 WS제약이랑 오너가 같잖아. 아마 식약처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다가 로비 엄청 했을 거야.”

 

 최 박사는 남 박사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부정적인 톤으로 말했다.

 

 “그래도 외국의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에도 검사 의뢰를 해 볼까 해요. 여러 곳에서 회신을 받을수록 좋겠죠. 저희가 접촉하는 곳들 전체에다 로비할 수는 없을 거예요.”

 

 남 박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자신이 계획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

 

 

 지애는 선우의 사무실에서 정기 대면 보고를 하고 있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사무적인 보고를 마치고 지애는 선우 앞으로 흰 봉투를 하나 내민다.

 

 “이게 뭐야?”

 

 선우는 지애가 책상 위에 둔 흰 봉투를 한 번 보고는 지애를 힐끗 쳐다본다.

 

 “사직서. 오늘이 마지막 보고일 것 같아.”

 

 “......갑작스럽네.”

 

 선우는 앉아있던 회전의자 안으로 깊숙이 몸을 묻으며 말했다.

 

 “그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참 많았지. 너한테 고마웠던 것들도 있지만, 더 이상 내가 할 일은 없을 것 같아.”

 

 지애는 딱딱한 어조로 선우를 대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 아냐?”

 

 “없어.”

 

 “나한테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표정인데?”

 

 선우는 한 쪽 입 꼬리를 올리면서 웃었다.

 

 “......너한테 너무 실망이 커.”

 

 “뭘 실망시켰는데?”

 

 “나 지금 외국인이랑 대화하고 있는 거 아니지? 뭣 때문인지는 니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지애는 선우의 말에 질려버렸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늘 먹던 거 조금 더 맛있게 먹자는 건데 뭐가 문제지? 다국적 식품회사들을 봐봐. 몸에 좋지도 않은 설탕이나 합성첨가물을 넣어서 엄청나게 팔고 있어. 정부도 제재하지 않고 소비자도 거부하지 않고 열심히 사먹고 있지.”

 

 “니가 무슨 말을 해도 스완처럼 직접적인 질병을 발생시키는 건 안 되.”

 

 “그런 제품들도 화학조미료나 설탕에 중독되게 만들어서 결국에는 각종 질병에 걸리게 하는데? 인스턴트 제조 식품은 다 마찬가지야.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의 문제일 뿐 종착점은 병원이나 장례식장이지.”

 

 “더는 못 들어주겠다. 나 갈께. 앞으론 볼 일 없을 거야.”

 

 지애는 방을 나가려고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사직서 수리 안 해. 아직 박사들도 일하고 있는데 너만 그들을 두고 갈 거야?”

 

 지애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태국에 다녀온 이후 지애는 많은 고민을 했다.

 

 박사들은 연구 결과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애 본인은 제약 연구원이 아니기에 팀을 위해 직접적으로 연구를 도울 수도 없었다. 팀에 배정된 전담 심리상담 박사로서 박사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믿었던 친구인 선우의 다른 모습을 알게 된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선우를 알았고 어른이 되어서도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선우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던 거였다.

 

 속 깊은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지만 심리학자로서 사람을 잘 파악한다고 생각한 착각이 무참히 깨졌다. 지애는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믿고 있던 대상으로부터 엄청난 배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러한 친구와 더는 근로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더 이상 선우의 고용인으로 박사들의 연구 상황을 보고하는 역할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가서 전달해줬으면 좋겠어. 남 박사한테. 여기서 더 움직이면 팀의 다른 박사들을 전부 해고할거라고.”

 

 가만히 그 자리에서 나무처럼 서있던 지애가 선우의 말을 듣고 정신이 들었다.

 

 “이제 박사들에게 어려운 문제가 생겼네? 네가 그들을 도와줄 때야. 어떻게 하는 게 바른 선택일지 조언해줘.”

 

 “해고 사유가 정당하다고 생각해?”

 

 “태국에서 선물 하나씩 받지 않았었나? 불법으로 위험한 걸 가져오려다 문제 생겼었잖아. 그 정도면 충분한 사유 아닐까?”

 

 지애는 선우를 혐오에 찬 눈으로 노려보고는 방을 나갔다.

 

 

 **

 

 

 연구실의 박사들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으로 보낼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학계의 검증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세계보건기구에 보낼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사들은 컴퓨터 화면을 보고 의뢰할 자료들을 검토하고 직접 전화를 하기도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런 연구실의 분위기를 깨고 지애가 들어왔다.

 

 “남 박사님, 잠시 만요.”

 

 남 박사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지애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우가 박사들을 해고하겠대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들 그만두지 않으면.”

 

 지애의 개인 연구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지애는 남 박사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그건 협박이지 않습니까? 그런 사유로 해고를 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법적으로 문제가 있긴 하죠. 그렇지만 지금까지 선우가 해 온 거 보셨잖아요? 법이 무서워서 안 할 사람은 아니라는 거......아실 거예요.”

 

 지애는 인상을 쓰며 연구실 유리창 너머에서 열심히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 박사들을 쳐다봤다. 지애의 방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반대로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 박사들은 지애와 남 박사를 볼 수 없었다.

 

 “저는 여길 관두거나 해도 상관없지만......박사님들이 문제네요.”

 

 남 박사가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벽에 등을 기댔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일단은......혼자 생각해볼게요.”

 

 지애는 남 박사가 고민하도록 연구실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 남 박사는 생각지 못한 선우의 대응에 마치 거대한 장벽에 둘러싸인 기분이 들었다.

 

 선우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박사들은 부당하게 해고되더라도 업계의 평가가 중요한 이곳에서는 퇴사가 아닌 해고됐다는 이유로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자신은 상관없지만, 박사들의 상황은 모두가 달랐다.

 

 윤 박사의 경우는 고등학생 자녀들이 있었다. 장 박사는 결혼을 앞둔 사람이고. 최 박사 또한, 병원에서 연구소로 전직해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박사들이 일을 진행한다고 하면 해고다. 일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해고는 아니지만 이와 관련된 일을 알릴 수 없다.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우리가 찾아낸 스완의 부작용을 명백하게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기다리다가 로비에 의해 보건기구에서 스완에 대해 문제점이 없다고 결론 내린다면...... 사람들은 계속 원인도 모른 채 만성 질환을 달고 살 것이다.

 

 턱을 괴고 책상에 앉아있던 남 박사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질끈 감았다. 힘든 일이 많았던 어렸을 때부터의 습관이었다.

 

 어떻게 할까? 어떡하면 좋을까?

 

 남 박사는 눈을 감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깊이 몰입했다.

 

 

 **

 

 

 남 박사는 연구실을 나와 박사들이 공동 작업을 하고 있는 공동 작업홀로 갔다.

 

 박사들을 지켜보고 있던 지애도 남 박사가 문을 닫고 나오는 소리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가 어떤 결정을 했을지 얼굴 표정을 통해 읽어보려 했지만 알아낼 수 없었다.

 

 남 박사는 분주한 박사들의 등을 바라보면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박사님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박사들은 하는 일을 중단하고 남 박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남 박사는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에 의뢰해서 일을 크게 만들어갈 경우 박사들을 해고하겠다는 선우의 방침을 전했다.

 

 윤 박사는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고 장 박사는 걱정에 차서 한 숨을 쉬었다. 최 박사는 짜증이 나는지 밖에 나가서 담배라도 피우려는 것 같았다.

 

 “박사님들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박사님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직접 결정하시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남 박사...... 이건 쉽게 결정할 게 아니라서 우리도 생각을 좀 해볼게.”

 

 윤 박사는 해고라는 말에 아까부터 청심환을 찾으며 불안해보였다.

 

 “그냥 보건기구에서 회신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떨까요?”

 

 장 박사가 여러 박사들을 둘러보며 동의해주길 바라는 듯 물었다.

 

 “남 박사는 어떻게 할 거야?”

 

 팔짱을 끼고 있던 최 박사가 물었다.

 

 “저는 연구소를 사직하려고요. 그만두더라도 이 사건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거에요. 제 선택은 고려하지 마세요. 앞으로의 방향은 당연히 박사님 개개인이 결정하시는 거니까요.”

 

 남 박사는 박사들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 박사가 자신의 연구실로 향하는 것을 보고 지애도 그를 따라갔다.

 

 연구실로 간 남 박사는 자기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박사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여길 그만두실건가요? 아직 다른 박사님들이 어떻게 할지 듣지도 않았잖아요?”

 

 문간에 서서 남 박사가 갑작스레 짐을 꾸리는 모습을 보고 지애가 놀라서 물었다.

 

 “아마 저희 계획을 중단하자는 걸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요? 박사님들은 부양할 가정이 있으니까요. 가족이 없는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박사님들의 결정을 존중할 거예요. 어차피 여기서 미쳤다하고 다 같이 일을 진행시킨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전원 해고에요.”

 

 남 박사의 목표는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회사는 진실을 밝히지 않을 생각인 것 같고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진실을 덮을 요량이었다.

 

 가능하면 공신력 있는 많은 연구기관에서 박사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는 확인이 필요했다.

 

 남 박사는 이곳을 떠나서 자신이 알게 된 사실을 연구해서 발표할 수 있는 어떤 연구소든 가고자 결심했다.

 

 지애가 지켜보고 있는 동안 남 박사는 연구실 내에 있는 자신의 다른 짐들도 정리했다.

 

 이 일은 남 박사 자신만이 아닌 같은 팀의 박사들의 일이기도 했다. 선택은 그들 각자가 해야 할 몫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하던 자신은 결심한 일을 계속 해나갈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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