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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노트맨
작가 : happydwarf
작품등록일 : 2022.1.30

눈을 뜨니 이 넓은 서울에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가 알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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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1-30 18:22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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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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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줄담배를 피웠다. 내가 살던 지구는 여기에 있는 지우와 최고가 없던 다른 곳이라는 사실때문에 평행우주라는 심증이 이제 확실한 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우와 최고가 짜고서 나를 속일 리도 없지만은 그렇다 해도 지우는 이미 지난번에 배를 까서 확실히 증명을 해버렸다. 나는 복잡한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 커피숍으로 들어가 또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 모양을 한 두 외계인을 향해 다가갔다.

 

 "야, 너희들은 어떻게 웃음이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솔직히 이 상황이 정말 싫거든? 아무리 겪고 또 겪어도 도무지 적응이 안돼."

 나의 탄식 섞인 푸념에 조금은 진지해진 고야와 지우가 나를 동시에 쳐다보았다. 이윽고 지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저씨, 내가 고야 오빠 말을 들어보니 아마도 어떤 신적인 존재에 의해서 우리는 만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적인 존재?"

 나의 물음에 이번에는 고야가 대답을 하였다.

 "네가 살던 지구가 내가 살던 지구가 아니고 물론 지우는 나와 같은 곳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행우주가 맞다면 그 수많은 우주 사이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을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과연 일반적일까 싶어서."

 "야, 내가 아무리 나이롱 신자였어도 지금 신성모독까지 하면서 이 상황을 해석해야겠니?"

 맞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는데 실제로, 나는 교회를 드문드문 나가긴 하였지만 죽으면 천국에 갈 것을 굳게 믿던 사람이었다. 그런 나의 작은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니, 그런 것이 아니고 그냥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니까 그냥, 뭐 초월적인 존재에 대하여 말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지."

 고야의 말은 이성적이었고 조금의 과장도 없었다. 나는 어떠한 고정관념도 지금은 깨야할 때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 고야 네 말이 맞다. 그럼 우리는 어떠한 초월적인 존재에 의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신... 의 의도는 무엇일까?"

 왠지 내가 알던 것 같은 신은 아니었지만 함부로 말하다가는 왠지 큰일 날 것 같아서 괜히 조심스러워졌다.

 "이번에는 내가 한번 말해볼게요. 저는 이곳에 왔을 때 아저씨가 있었고 아저씨와 오빠는 4일 차로 이곳에 떨어졌었죠. 그리고 아저씨가 이곳에서 눈을 뜬 지 34일 만에 오빠를 만났고 오빠는 아저씨를 만난 지 이틀 만에 다시 자신이 있던 곳에서 눈을 떴는데 시간은 조금도 흘러가지 않은 상태였죠. 그리고 현실에서 정확히 38일이 지나자 다시 이곳에서 눈을 떴고 그것이 오늘이었는데 날짜는 아저씨가 왔을 때부터 지나가던 시간으로 인터넷에 표기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곳은 아저씨가 있던 곳의 지구와 연결되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아지죠.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 어느 날 자신의 지구로 돌아갔을 때 처음 이곳에 오기 전 시간으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르고요."

 "미안한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셋 중에서 앞으로 자신의 지구로 다시 떠난 사람이 나오면 그곳에서 여기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 알아보다가 다시 이곳에 오게 되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공유하면서 해답을 찾자는 거죠."

 아니, 그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힘들게 돌아갔는데 다시 여기 올 것을 대비하여 이 일에 대하여 알아보자는 것이 참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때 고야가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한 가지 말을 하지 못한 것이 있는데, 사실 내가 여기 오기 이틀 전에 이상한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이상한?"

 무언가 중요한 말이기를 간절히 바랬다.

 "응, 내가 이틀 전에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한쪽에서 노트에 무슨 글을 쓰고 있는 남자가 보이더라고, 사실 글 쓰는 사람이야 커피숍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문제는 요새 누가 펜으로 그렇게 진지하게 글을 쓰냐는 것이지."

 "저도 펜으로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특히 만년필의 사각거리는 느낌이 얼마나 좋은데요. 설마 그런 것이 이상했다는 말은 아니죠?"

 지우는 확실한 이야기가 아니면 고야도 나처럼 아저씨라 부를 것 같아 보였다.

 "아니, 펜으로 노트에 글을 쓰는 것이 흔하진 않지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런데 그 사람이 노트를 펼쳐놓고 어디론가 가버렸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정말 보고 싶어서 보려던 게 아니고 에스프레소 한잔이 얼마나 짧은 시간이야, 그다음 약속시간을 기다리려 한잔 더 시키려고 지나가는 중에 진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던 건데..."

 지우와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야가 말할 것을 눈빛으로 종용했다.

 "그런데 글씨가 삐뚤빼뚤해서 전체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긴 힘들었지만 가만 보니 놀랍게도 그 노트에는 내 이야기가 적혀 있는 것 같았어, 처음에 얼핏 볼 때는 알지 못했지. 하지만 무슨 소설 같은 것을 쓰는 듯이 보여서 좀 더 살펴보니 눈에 한 문장이 딱 들어오더라고 바로 그게, '요즘 세상에 노트에 글을 쓰는 남자가 다 있다니. 저 사람도 참 유물이다.' 였어. 잠시만, 기남아. 정말 미안한데 나 물 좀 한잔 갖다 주면 안 될까?"

 이러한 중요한 순간에도 참 여유를 잃지 않는 고야 녀석이 존경스러울 지경이었지만 중요한 대화의 맥을 계속 끊어 놓을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빠르게 물을 가져다주었다. 물을 받고는 안 해도 되는 고맙다는 인사까지 마치고 나서야 녀석은 한 컵의 물을 천천히 들이켰다.

 "아니, 지금 그렇게 천천히 물을 마실 때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지우가 결국 못 참고 핀잔을 주며 재촉을 하였다.

 "아아, 미안해. 솔직히 그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시간이 필요했던 거야. 그러니까 방금 말한 그 문장이 사실 내가 그 남자를 보며 생각했던 속마음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지. 단 한 글자도 안 틀리고 내가 속으로 말한 말과 똑같았어. 특히 '유물'이라는 표현에서는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지."

 "그러면 그 노트에 글을 쓴 사람이 이곳에 오빠를 보낸 초월적인 존재라는 소리야, 지금?"

 "그때 확실한 증거를 잡으려고 노트를 좀 더 살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나 노트를 챙겨서는 나가버렸어. 말이라도 걸어보려 했는데 아주 무서운 분위기를 풀풀 풍겨서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다만 계속 그 일에 대해 생각하다가 답도 안 나오는 문제라 잊으려 했는데 오늘 여기에서 또 눈을 뜨고 보니 계속 그때 그 남자와 그 노트에 적혀 있던 내 속마음이 계속 걸리더라고."

 지우는 고야의 말을 해석하기 위해 골똘히 생각에 빠졌고 나는 슬슬 더 큰 혼란과 두려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있던 용기, 없던 용기를 다 끌어모아 내 생각을 모두에게 던졌다.

 "그럼, 우리는 어떤 인물과 그 인물이 노트에 적은 대로 움직이고 생각한다는 것인가? 여기가 그 노트 속 세상이라는 거야? 우리가 다 가짜라고?"

 당연히 던져야 할 물음이었지만 그 말에 쉽게 대답하는 사람은 아쉽게도 그 자리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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