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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노트맨
작가 : happydwarf
작품등록일 : 2022.1.30

눈을 뜨니 이 넓은 서울에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가 알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3
작성일 : 22-01-30 18:15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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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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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름은 이기남, 올해로 스물아홉이다. 내가 알던 세상을 잃어버린 지 35일째이며 최고를 만난 지 이틀째인 오늘, 전날 과음하였다고 고야는 벌써 숙취해소 음료를 몇 병이나 들이키고 있었다. 다 마셨는지 고야는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야, 이기남! 너 어디까지 가봤어?"

 

 "어디까지 가봤냐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질문의 요지를 몰라서 되물었는데 녀석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너 서울 밖으로 안 나가봤구나?"

 

 생각해보니 지난 한 달 동안 꿈이라면 제발 깨라는 마음만 있었지. 이 텅 빈 서울 밖으로 나갈 생각은 못했었다. 그냥 서울이 이 모양이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밖에는 하지 못했다. 멀뚱히 서 있는 나를 보면서 잠시만 기다리라던 고야는 잠시 후에 굉음을 내는 무지개색 자동차와 함께 나타났다.

 

 가만, 저거 페라리 100주년 기념 한정판 에디션 아니야? 전 세계에 딱 10대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나는 녀석이 저것도 훔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수석 문이 자동으로 올라가고 그 사이로 보이는 고야는 나의 추궁하는 시선에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 우연히 길가다가 주었다, 왜? 잔말 말고 그냥 타기나 해! 보여줄 데가 있으니까~"

 

 나는 순순히 무지개색 페라리에 몸을 실었다. 완전자율운행이 대세인 요즈음에도 페라리 한정판은 운전자의 손과 발에 의해서 움직이는 클래식함을 추구한다. '운전하는 재미'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다(나의 차도 완전자율운행이 없지만 페라리의 철학과는 다른 것을 인정한다). 무지갯빛 페라리는 바람처럼 도심을 질주했다. 아무도 없는 도심의 신호등은 이상하게 규칙적으로 빨간, 초록, 노란불로 바뀌는데 그 색깔이 어떻든 고야는 무시하고 시속 200km 까지 속도를 올리며 달렸다.

 

 "야이. 조금만 천천히 달려!"

 

 "흥. 겁도 많기는~ 지금은 서울이 웬만한 서킷보다 안전하다고!"

 

 그렇게 미친 듯이 달린 끝에 미아동에서 출발한 우리는 여의도, 목동을 지나 인천과 경계에 있는 김포 국제공항에 십 분도 채 안되어 도착했다. 그리고 조수석 창 밖을 통해서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야... 이거 뭐야. 여기가 원래 바다였냐?"

 

 눈 앞에는 거대한 파도의 물결이 넘실 거리고 있었고 제주도 해안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선사했다. 나의 놀람에도 고야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나갔다.

 

 "나도 처음에는 놀랐어. 어쩌면 내가 혼자라는 사실보다 다른 의미로 더 황당했지."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나는 고야가 제발 답을 알고 있기를 바랐다.

 

 "인천 쪽만 그런 게 아니고 사방이 다 바다야. 산으로 막힌 부분뒤에도 그렇고, 일단 주차하기 좋아서 이쪽을을 보여준거야. 한마디로 지금 서울은 한강을 중심으로 두 개의 커다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우리가 알던데가 아니야."

 

 "이런, 씨0! 그걸 왜 지금 말해! 만나자마자 말했어야지.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놓고 여자 친구 이야기나 하는 네 놈이 정상이냐?"

 

 나는 사실 이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한 나머지 죄 없는 고야에게 화를 풀고 있는 것이었다. 그 녀석은 펄쩍 뛰며 화를 내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기남아. 진정해봐. 너 혹시 이곳에 온 지 며칠 됐냐?"

 

 "오늘이 정확히 35일째."

 

 "내가 생각하던 시나리오중에 하나가 맞았네. 야, 나는 정확히 31일 됐거든? 그 말은 너와 내가 시간차를 두고 이곳에 떨어졌다는 사실이지. 무언가 감이 오니? 스톤헤드? 유남생(You know I'm saying)?"

 

 "이 새끼가, 진짜!"

 

 결국 성질이 더러운 내가 먼저 폭발하고 말았다. 이런 이야기는 만나자마자 심도 있게 나누었어야 할 일이 아닌가? 듣고 싶지도 않은 연애 실패담과 사채업자의 무서움에 대한 이야기를 새벽까지 들어주었던 나 자신이 한심했다. 나는 여기서 쌓인 스트레스를 주먹에 가득 담아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마지막으로 주먹 다툼했던 때가 정확히 십 년 전 고3 때였는데 그때도 고야가 내 성적으로 비꼰 결과였다.

 

 '야! 너는 돈도 없는 놈이 머리도 안 좋으면 언제쯤 날 이.기.남? 푸하하하!'

 

 '그래. 니 똥 굵다. 이 개O끼야! 퍽퍽!'

 

 돈도 많은 녀석이 머리도 좋을 리는 없을 테고 어디 족집게 일타강사를 만나서 시험 기출문제를 달달 외운 결과일 테지만 고야는 항상 나보다 성적이 앞섰다. 권투인지 태극권인지 모를 무슨 무술도 한다는 것 같던데 깡다구만 내세운 나는 항상 고야를 일방적으로 팰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꼭 싸워도 고야의 오른쪽 눈이 퍼렇게 멍이 들면 나는 왼쪽 눈이 퍼렇게 멍이 들었고 내가 녀석의 코피라도 터뜨리면 녀석은 내 입술을 찢어 놓았다. 그렇게 만나면 으르렁대고 앙숙이었던 우리가 십 년 만에 개싸움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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