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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숲으로 가는 길
작성일 : 22-01-30 00:54     조회 : 219     추천 : 3     분량 : 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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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색 말을 탄 메테우스와 에피가 언덕을 지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검은색 갑옷을 입고 검은색 망토를 둘렀다. 이들의 오른쪽 허리춤에는 은빛으로 된 칼집이 빛을 반사했다.

 

 다만 메테우스는 자신의 왼쪽에 긴 장검을, 에피는 오른쪽 어깨에 활을 차고 있었다. 칼집과 활에는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편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메테우스가 석양을 바라보며 말했다.

 

 "벌써 해가 지는군."

 

 메테우스가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스멀스멀 가라앉고 있었다. 에피가 말했다.

 

 "겨울이니 해가 더 일찍 떨어졌어. 조금 서둘러야겠어. 추운 건 정말 싫거든. 병사들도 힘들 거고."

 

 에피가 뒤를 돌아보자, 10명의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추며 메테우스와 에피 뒤에 바짝 붙었다. 이들은 얼굴부터 발끝까지 회색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긴 창이 들려 있었다. 이들의 투구에선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다. 메테우스가 말했다.

 

 "곧 국경 끝에 있는 마을이 나올 거야. 숲으로 가기 전 마지막 마을이니, 거기서 좀 쉬자고."

 

 메테우스는 이 말을 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에피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뒤를 따랐다. 메테우스가 주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 왔던 것보다 더 음산해졌군."

 

 이들 주변에는 수풀이 곳곳에 나 있었다. 사람 손길이 한동안 닿지 않았는지 크기가 사람 허리까지 바짝 올라와 있었다. 바닥에는 부러진 나무들과 녹슨 농기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부스럭.

 

 수풀 한가운데에서 인기척이 나자, 에피는 망설임 없이 품 안에 있는 수리검을 던졌다. 이를 본 병사들도 에피가 수리검을 던진 방향 쪽으로 창을 들었다. 명령만 떨어지면 바로 달려 들어갈 태세였다. 일부 병사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에피, 무슨 일이야?"

 

 메테우스의 물음에도 에피는 한동안 수풀을 바라봤다. 수풀에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에피가 말했다.

 

 "예민했나 봐. 가자고."

 

 에피가 다시 앞으로 나가자, 메테우스도 앞으로 향했다. 병사들도 재빨리 창을 거두고 이들 뒤를 따라갔다.

 

 부스럭.

 

 메테우스와 에피가 자리를 뜨자, 곧 수풀에서 그르렁소리와 함께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윽고 검은색 마스크를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는 남성의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있었는데, 벌겋게 올라온 남성의 눈동자만이 보였다.

 

 남성의 어깨엔 에피의 수리검이 박혀 있었다. 그가 어깨에 박힌 수리검을 빼내자, 그 자리에서 피가 어깨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남성은 바닥을 킁킁대며 메테우스와 에피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한 차례 그르렁대던 남성은 네 발로 걸으며 이들의 뒤를 빠르게 쫓기 시작했다.

 

 메테우스와 에피는 곧 국경 끝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메테우스가 말했다.

 

 "마을이 보이는군. 다행이야. 어두워지고 있는데."

 

 "분위기가 이전과 다른데. 불빛도 안 보이고."

 

 에피의 말대로 마을 전체적으로 빛이 보이지 않았다. 어둠만이 자욱한 게 꼭 유령 마을 같았다. 메테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 같군. 멀리서는 모르니 직접 가봐야겠어."

 

 "잠깐. 주위를 봐봐."

 

 주변을 둘러 본 에피가 자신의 말 옆에 달려 있는 주머니를 주섬주섬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담겨있는 내용물을 주변에 던지니 순간 환하게 빛났다.

 

 반딧불이었다.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 주변을 날아다니며 어둠을 밝혔다. 그러자 불에 탄 나무들의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에피가 중얼거렸다.

 

 "습격을 받은 건가..."

 

 국경 끝 마을은 석회암 지대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무들이 듬성듬성 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마을로 가는 길은 나무들이 꽤 있던 편이었는데, 지금은 부러지거나 타거나, 훼손되어 있었다. 메테우스가 상처 난 나무 기둥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언가에 할퀴었군."

 

 나무는 한눈에 봐도 깊게 파여 있었다. 에피가 답했다.

 

 "네메아의 발톱이군."

 

 "네메아? 네메아가 왜.."

 

 네메아는 황금색 털로 이루어진 거대한 짐승이다. 몸이 사람 두 명을 합친 것 마냥 거대했고, 발톱 또한 날카로워 사람들 사이에서 익히 악명이 높았다. 또 어찌나 가죽이 두꺼운지, 일반 칼로는 잡기가 힘들었다. 이 때문에 네메아의 가죽으로 두꺼운 옷이나 장갑, 신발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네메아는 평소 인적이 없는 골짜기에 살고 있어 마을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었다. 더욱이 석회암 지대에는 먹을 게 없었기에 모습을 더 나타내지 않았다. 메테우스가 중얼거렸다.

 

 '느낌이 좋지 않군...'

 

 "자. 가보자고."

 

 에피의 말에 메테우스는 앞으로 향했다. 이들은 곧 마을 입구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 입구 앞까지 갔는데도 여전히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소리 또한 들리지 않았다. 이들이 더 가까이 가니 바리케이드가 길목을 막고 있었다. 메테우스가 속삭였다.

 

 "바리케이드야."

 

 마을 입구에는 통나무로 만들어진 바리케이드가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무 끝에는 핏자국이 성글성글 맺혀 있었다. 에피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은 게 분명하군."

 

 이때 이들을 향해 누군가가 외쳤다.

 

 "당신들은 누구시오."

 

 "아이테르에서 왔다. 헤카테로 가는 길이니 길을 열어 주시오."

 

 메테우스의 답에 어둠 속에선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메테우스가 재차 말했다.

 

 "하룻밤만 묵고 새벽 일찍 갈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때 메테우스 앞으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메테우스의 말은 깜짝 놀라 옆으로 움직였다. 메테우스가 소리쳤다.

 

 "뭐하는 짓이냐! 예의 없게.."

 

 "메테우스. 밑을 봐봐."

 

 에피가 바닥을 보라고 하자, 메테우스는 고개를 숙였다. 저들이 던진 건 다름 아닌 사람 머리였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길을 열어라!"

 

 검을 뺀 메테우스가 소리치자, 순간 주위가 밝게 빛났다. 마을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바리케이드 뒤편에서 모여 있었는데, 모두 횃불을 들고 있었다. 불빛 아래에 비친 이들 모습은 멀쩡한 곳이 없었다. 이들은 무표정을 한 채로 메테우스 일행을 바라봤다.

 

 "정말 싸우자는 건가!"

 

 메테우스의 말에 아이테르 병사들은 들고 있는 창을 들며 마을 사람들을 겨냥했다. 당장 명령이라도 떨어지면 바로 공격에 들어갈 것 같았다. 이때 마을 사람들 뒤로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닙니다. 나리."

 

 눈 한쪽이 없는 백발의 노인이 저벅저벅 걸어왔다. 에피가 물었다.

 

 "자네는 누구인가."

 

 "저는 이 마을에 장로이지요. 무례한 행동을 해서 죄송합니다. 자. 길을 열게."

 

 장로의 지시가 내려지자, 마을 사람들은 바리케이드를 재빨리 움직였다. 장로가 웃으며 말했다.

 

 "나리. 마을 중간에 묵는 곳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메테우스는 순간 에피를 바라봤다. 에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따라가자는 의미였다.

 

 장로가 앞장서고 메테우스 일행이 뒤를 따라 갔다. 그 바로 뒤에는 마을 사람들이 따라갔다. 장로가 말했다.

 

 "보셨겠지만, 네메아가 요즘 마을 주변에 돌아다녀서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다친 사람이 한둘이 아니죠. 저도 공격을 받아 이렇게 한쪽 눈을 잃었죠."

 

 장로는 자신의 왼쪽 눈을 가리켰다. 장로의 왼쪽 눈 언저리는 깊게 패어 있었다. 메테우스가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런 일이.."

 

 "보시죠. 네메아가 마을 안쪽으로 들어와 이렇게 쑥대밭을 만들었습니다."

 

 장로가 횃불을 들면서, 마을 곳곳을 비추었다. 곳곳에서 당시의 끔찍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건물 곳곳에는 핏자국이 선명했고 어찌나 다급하게 피했던지 바닥에도 손바닥 핏자국이 듬성듬성 나있었다. 어떤 거리에는 시체가 나뒹굴기도 했다. 메테우스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네메아 한 마리 때문에 이런 피해를 받는다는 게.."

 

 "한 마리가 아닙니다. 무리입니다."

 

 "뭐라고?"

 

 메테우스는 깜짝 놀랐다. 메테우스는 네메아가 군집생활을 할 수 없는 짐승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 짐승이 무리 생활을 한다는 말에 메테우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몇 마리나 되지?"

 

 "6마리입니다."

 

 "6마리?"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겁니다. 아이테르 병사들이라도 있었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알다시피 저희는 힘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리게이드도 부랴부랴 만들게 됐죠."

 

 "왜 아이테르에 알리지 않았지. 지원 병력을 보내줬을 텐데."

 

 에피의 물음에 장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리. 아이테르는 저희에게 늘 관심 밖이었습니다. 국경 끝에 있다 보니 지원도 늦고 소식도 제일 늦죠.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나섰습니다.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사람을 안 보냈다는 의미인가."

 

 에피의 물음에 장로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리가요. 사람은 매일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석회암을 가져가려는 아이테르 사람들만이 왔죠."

 

 자원을 수거하는 소수의 병사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한테는 왜 얘기 안 했지?"

 

 "저희는 모든 걸 다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없는 음식을 모아서 그들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치러줬습니다. 저희를 지켜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그들은 석회암만 가져가기를 원했습니다. 우리의 상황을 알면서도 말이죠. 부상자들이 많아 석회암을 캐지 못하자, 그들은 아이들까지 동원해서 자원을 가져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숨진 사람도 있었지요."

 

 "이런 일이..."

 

 메테우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우리는 보호 받지 못한 곳에 있다는 것을요."

 

 "그들의 이름을 아는가. 내가 돌아가면 혼쭐을 내주지."

 

 에피의 말에 장로는 고개를 재차 내저었다.

 

 "안타깝게도 모릅니다. 단지 나리 뒤에 있는 병사들처럼 같은 갑옷을 입고 왔을 뿐입니다... 자. 다 왔습니다."

 

 장로는 교회 옆에 있는 한 건물로 안내했다. 이 건물 외벽도 습격을 받은 모습이었지만, 그나마 있는 건물 중 가장 멀쩡해 보였다. 장로는 문 앞으로 다가가 쇠사슬로 칭칭 감긴 녹슨 자물쇠를 들었다. 그리고는 열쇠를 꺼내 잠겨있는 자물쇠를 열었다. 커다란 문은 끼익 대며 열렸다.

 

 "누추하지만, 그나마 우리 마을에서 가장 멀쩡하고 안전한 건물입니다. 보시다시피 문도 하나여서 경계하기도 편합니다. 들어가서 푹 쉬십시오."

 

 "마을 사람들은 어디서 묵나?"

 

 메테우스의 말에 장로가 답했다.

 

 "저희는 또 불침번을 서야 합니다. 네메아가 언제 공격할지 모르거든요. 이렇게 잠을 제대로 못 자다 보니 사람들이 늘 예민해져 있습니다. 부디 처음 무례했던 일들은 그만 잊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장로는 메테우스와 에피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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