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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연서
작가 : 희연
작품등록일 : 2022.1.19

그리워할 戀, 글 書.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너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연서인 것이다.

 
05.
작성일 : 22-01-29 16:04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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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이 서화를 처음 만난 건,

 열다섯 살 때다.

 

 세자가 된지 여러 해가 지나고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에 혼란스러웠던 한은

 궁궐이 너무나 갑갑하게 느껴졌다.

 어머니께서 그토록 바라던 세자의 자리에 앉았음에도

 한은 하나도 기쁘지가 않았다.

 

 그저 형이 보고 싶었다.

 한은 형이 그렇게 떠난 뒤로,

 단 하루도 형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형과 함께 했던 마지막 날이 자꾸만 생각나

 괴로우면서도 그 기억을 붙잡고 살아갔다.

 기억 속에서라도 존재하는 형이 고마웠기에.

 

 그 무렵,

 한은 그때 형과 함께 갔던 곳이 너무 그리워져서

 몰래 궁궐을 빠져나온 적이 있었다.

 

 

 

 '여기 어디였던 것 같은데...'

 

 

 한은 형과 함께 물수제비를 하던 연못을 찾았다.

 

 

 '여긴 그대로구나.'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형만 없다는 사실에

 한은 마음이 시큰거렸다.

 

 그렇게 형 생각에 잠겨있던 때에

 

 

 "아야!"

 

 

 갑자기 어디선가 돌이 날라왔다.

 

 

 "뭐야! 누구야! 누가 던졌어!!"

 

 

 주변이 쥐죽은듯 조용했다.

 

 

 "돌 누가 던졌냐고! 빨리 나와."

 

 

 ....

 

 

 

 "지금 나오면 용서해준다."

 

 

 그러자 수풀 속에 숨어있던 여자아이 하나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나왔다.

 

 

 "네가 던졌어?"

 

 "미안.. 물수제비 하려다가..."

 

 "흠.."

 

 

 진짜 미안해하는 표정이었기에 한은 화가 누그러졌다.

 

 

 "바로 나왔으니 용서해줄게."

 

 "정말? 고마워.."

 

 "넌 누구야? 어디서 왔어?"

 

 "난 서화라고 해. 서화. 어디서 온 건지는... 비밀!"

 

 "쳇.. 그러든지. 근데 왜 자꾸 반말.."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이는 없었기에

 한은 반말을 듣는 게 익숙지 않았다.

 그래서 서화가 자꾸 반말을 하는 게 거슬려 따지려 했으나

 정체를 들키면 더 귀찮아질 것 같았고

 어차피 몰래 나온 처지였기에 그만두었다.

 

 

 "응? 뭐라고?"

 

 "아.. 아냐."

 

 "내 이름 알려줬으니까 네 이름도 알려줘야지."

 

 "아... 나는.."

 

 "?"

 

 "어.. 그게.. 나는.... 현이라고 해."

 

 "현? 그래? 진짜 네 이름이야?"

 

 "응.."

 

 

 한은 이름을 뭐라 둘러댈지 생각했다.

 거짓말을 하기엔 양심에 찔렸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기엔..

 그래서 형의 이름을 댔다.

 서화는 미심쩍은 듯 했으나 믿어주었다.

 

 

 "넌 여기 왜 왔어? 여기 사람들 잘 안 오는 곳인데."

 

 "여긴..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거든."

 

 "소중한 추억? 뭔데?"

 

 "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이야."

 

 "그 사람이 누군데? 같이 오면 되잖아."

 

 "지금은 만날 수가 없거든.."

 

 "..."

 

 "근데 여기 오니까 꼭 같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

 형이 하늘에서 보고 있어서 그런가?"

 

 "그 사람이 형이구나.."

 

 "응.."

 

 

 한의 얘기를 듣는 서화의 눈이 슬퍼졌다.

 한은 그런 서화의 눈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둘은 그렇게 말없이 한참을 앉아있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난 이만 가볼게."

 

 

 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화도 따라 일어섰다.

 

 

 "만나서 반가웠어."

 

 "나도 만나서 반가웠어."

 

 

 서화는 손을 흔들고 돌아섰다.

 돌아서서 길을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런 서화를 갑자기 한이 붙잡았다.

 

 

 "저.. 다시 볼 수 있을까?"

 

 

 한이 쭈뼛쭈뼛 말을 건넸다.

 서화는 그런 한을 빤히 쳐다보다 미소를 지었다.

 한은 그 미소를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래."

 

 "정말?"

 

 "응, 여기서 또 만나자."

 

 "언제?"

 

 "음... 꽃이 피면."

 

 "꽃?"

 

 "응, 꽃이 활짝 피면."

 

 "알겠어. 그럼 이제 진짜 갈게."

 

 "그때 보자. 안녕."

 

 "응, 안녕."

 

 

 

 한은 연못을 벗어나 마구 달리기 시작하였다.

 심장이 왜 이리 빨리 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궐 밖에 너무 오래 나와있어서 몸이 안 좋아진 게 분명하다 생각했다.

 

 

 무사히 궐로 돌아온 한은 잘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왜 아직까지 심장이 빨리 뛰는 거지.

 오늘 너무 멀리 가서 몸이 무리했나 봐.'

 

 

 자려고 눈을 감는 순간,

 서화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기 얘기를 들으면서 보였던 서화의 슬픈 눈과

 예쁜 미소가 아른거렸다.

 

 

 

 한은 한참을 서화 생각에 뒤척이다 잠에 들었다.

 

 오랜만에 형 생각을 하지 않은 밤이었다.

 

 

 

 

 

 

 

 

 

 

 

 -

 

 

 

 

 

 

 

 

 

 

 동궁전.

 

 

 

 

 휘연은 동궁전 마당을 거닐며 생각에 잠겼다.

 

 

 '세자와 그 아이는 어떤 사이인 걸까..?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지?

 그 아이도 저하를 좋아하는 걸까?

 ...아님 세자 저하의 짝사랑...?'

 

 

 머릿속이 세자와 정나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혹여나 자신이 질투를 하는 걸까 싶었지만

 그것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이 앞섰다.

 둘이 어떤 사이인 건지, 세자를 향한 정나인의 마음은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빈궁마마."

 

 

 한창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때에,

 누군가 휘연을 불렀다.

 

 

 "서상궁, 무슨 일입니까?"

 

 "마마, 이 아이가 오늘부터 마마를 모시게 될 아입니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정나인이 앞으로 나왔다.

 휘연을 보고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마마, 동궁 마마를 모시던 정나인이옵니다.

 전하의 명을 받고 오늘부로 마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마마를 모실 수 있게 되어 황송할 따름이옵니다."

 

 "그래.. 이리 만나게 되어 반갑구나.

 저하께서 많이 아끼시던 이라고 이야기는 익히 들었네."

 

 "황송하옵니다, 마마."

 

 "...저하를 모시다가 이리 오게 되어 아쉽지는 않으냐."

 

 

 휘연은 괜히 난감한 질문을 해보았다.

 

 

 "아쉽다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럼 저하를 모시지 못하게 된 것에 아쉬움이 전혀 없다는 말이냐."

 

 

 휘연은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하는 정나인의 모습에

 어쩐지 심통이 나 난감한 질문을 덧붙였다.

 

 

 "마마, 황공하오나.. 아쉽고 말고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그저 전하께서 명하신 일을 하는 것뿐이옵니다.

 전하께서 명하신 일을 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서야 되겠습니까.

 또한, 저하를 모시는 일과 마마를 모시는 일은

 제게 다르지 않습니다.

 두 분이 부부의 연을 맺으셨으니

 저하를 모시는 것이 마마를 모시는 일이고

 마마를 모시는 것이 또 저하를 모시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한 질문이었는데

 휘연은 도리어 자신이 당황하였다.

 말 하나하나 틀린 말이 없었기에.

 무슨 나인이 말을 저렇게 잘하나 싶어 조금 놀랐다.

 

 '뭐 이리 말을 잘해.. 이래서 세자가 좋아하는 건가..?'

 

 휘연은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생각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속으로 한 생각이었음에도 누군가 알아챘을까봐 괜히 눈치가 보였다.

 여기서 더했다간 자기가 말릴 것 같다고

 판단한 휘연은 다시 고고한 표정을 지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리 생각해준다니 고맙구나.

 저하께서 아끼셨던 만큼 내 자네를 아껴주겠다 약속하였으니

 앞으로 잘 지내보자꾸나."

 

 "황송하옵니다, 마마."

 

 

 

 휘연은 정나인이 세자를 어찌 생각하는지 쉽게

 알아내지는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영민하였기 때문이다.

 

 

 '어차피 앞으로 내 곁에 있을 테니 서두를 필요없겠지.

 차차 알아보자.'

 

 

 허나, 물러설 휘연이 아니었다.

 갑갑하고 지루한 궐 안에서 견디려면 이런 궁금증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편이 좋았다.

 휘연이 서국에 온 후로 이처럼 생기 넘쳤던 적이 있었나.

 

 

 이만 돌아서려던 때에,

 아직 저 나인의 완전한 이름을 듣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다.

 

 

 

 

 

 "자네는.."

 

 

 "예?"

 

 

 "자네는 이름이 어떻게 되는가?"

 

 

 

 "저는..."

 

 

 

 

 

 ...

 

 

 

 

 

 

 

 

 "정가(家) 서화라고 하옵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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