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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태호와 하나 이야기
작가 : 은별하
작품등록일 : 2022.1.19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하나는 짝사랑하는 영어 선생님에게 고백을 하고, 어린 제자의 고백에 가슴에 파동이 일어나는 태호. 과연 두 사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5화>
작성일 : 22-01-27 16:49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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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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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흘러 어느덧 4월이 되었다. 거리 곳곳엔 봄이 완연했다.

 “우리 하나 왔어? 대학생 되더니, 아주 예뻐진 것 좀 봐. 누구랑은 전~혀 다르게.”

 윤설의 엄마인 미희는 현관문으로 들어서는 하나를 보며,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곤 손에 빵을 들고 있는 윤설을 보며, 눈을 흘겼다.

 “아니, 왜 그런 눈으로 보는데?”

 윤설이 빵을 한입 베어 물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안녕하셨어요?”

 윤설과 그녀의 엄마인 미희를 보며 하나는 웃으면서 거실로 들어왔다.

 “그래, 어서 들어와. 야, 최 윤설! 넌 밥 먹기 전에 빵을 몇 개나 먹는 거야? 살은 안 뺄 거야? 우리 하나 봐. 날씬하니, 얼마나 예뻐?”

 “엄마, 또 잔소리! 하나는 너무 마른 거고. 난 글래머라니까. 살 뺄 데가 어디 있다고 또 잔소리야.”

 윤설은 엄마인 미희를 닮아 약간 통통했다.

 “글래머는 엄마를 보고 하는 소리고, 넌 그냥 통통한 거야.”

 미희는 자신의 볼륨감 있는 몸을 가리키며 말하자,

 “뭐? 엄마가 글래머라고? 푸하하하. 이보세요, 박미희 여사님. 남편분이 맨날 글래머라니까, 진짠 줄 아시나 봐요.”

 “이게 진짜.”

 짝! 소리와 함께 미희의 스매싱이 시작됐다.

 “아야, 아프거든! 박미희 여사, 하나 앞에서 또 성질 나온다.”

 늘 티격태격하는 두 모녀의 익숙한 모습이었다. 미희는 자신들을 보고 웃음을 참고 있는 하나를 보며,

 “흠흠, 그래. 하나야. 이번에 이사 가는 곳은 이매동이라고? 이매동이면 너희 학교가 있는 동네잖아? 교통도 편하고, 정숙이가 잘 고른 것 같네. 근데, 혼자 지내긴 평수가 좀 커서 걱정이다, 우리 하나 무섭지 않겠어?”

 하나의 엄마인 정숙과 윤설의 엄마인 미희는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결혼 후 한 동네에서 살게 되어 다시 만난 정숙과 미희는 나름대로 친했다.

 전적으로 미희의 생각이었지만.

 늘 말이 없고, 무뚝뚝한 정숙과 반대로 말도 많고, 정이 많은 미희였다. 오랫동안 봐 온 하나를 친딸처럼 생각했다.

 오랜 외국 생활에서 돌아오는 정미의 남편 때문에 하나를 독립시키려 하는 정숙이 하나가 다니는 한국 대학교가 있는 이매동에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다.

 다음 주말이 이사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말이야, 엄마. 하나 혼자 지내기 좀 그러니까, 나 하나 집으로 들어가면 안 될까?”

 윤설이 은근슬쩍 독립에 대한 말을 꺼냈다.

 “뭐? 하나 집으로?”

 미희가 놀라자,

 “하나랑 하우스메이트 하려고. 요즘 그거 대게 유행이야. 혼자보단 둘이 낫잖아.”

 윤설의 집에서 대학교까지 교통편이 좋지 않아 걱정했던 터라 윤설의 말에 솔깃해지는 미희였다.

 “글쎄? 나쁘지 않은 생각인 건 같은데. 근데 너희들이 청소하고 밥해 먹으면서 학교 다닐 수 있겠어? 너희 둘 다 요리 못 하잖아.”

 미희 얼굴이 의심스럽다는 듯이 말하자,

 “그래서 말인데, 엄마가 우리 반찬 좀 해 주라. 밥이야 밥솥으로 하면 되니까, 반찬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청소는 각자 맡아서 하면 되고. 하나가 방값은 안 내도 된대.”

 “그래도 돼?”

 미희는 놀라 하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럼요, 저희 엄마도 뭐라고 안 하실 거예요. 생활비만 같이 반반 내면 될 거 같은데. 허락해 주실 거죠? 아줌마.”

 “나중에 윤설 아버지랑 얘기해 볼게.”

 미희의 말에 윤설이 엄마 뒤에서 예스! 하며 소리 없는 환호성을 질렀다. 하나는 그런 윤설을 보며 웃었다.

 *

 드디어, 하나가 이사하는 전날이었다. 하나는 엄마인 정숙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아줌마가 청소도 다 해 놨어. 가구며 필요한 거 김 기사가 다 들여놨어.

 “네, 감사해요.”

 -그래, 그럼.

 “.... 엄마!”

 하나가 정숙을 부르는 동시에 통화가 끊겼다. 하나는 가만히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꼭 필요한 건 다 해주는 엄마였지만, 자신이 어떻게 지내는지, 뭘 먹고 다니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엔 엄마랑 쇼핑하려고 했는데….”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얼굴을 보며, 웃으며 그렇게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엄마는 자신의 바람과는 멀었다.

 “언니야? 뭐래?”

 이모인 정미는 핸드폰을 보며 한숨을 쉬는 하나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어? 응. 청소랑 가구랑 필요한 거 다 해놨다고 하시네.”

 “그래? 청소야 내가 가서 해도 되고, 그런 것보다 얼굴 보고 밥 한번 먹는 게 낫지.”

 지난번에 같이 밥을 먹자는 일이 무산되어 섭섭한 정미였다. 부모를 일찍 여읜 정숙과 정미는 성격이 정반대였다.

 늘 냉정하고 사리 분별이 뚜렷한 정숙에 비해, 늘 정이 많고, 눈물이 많은 정미였다.

 “에휴, 형부가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자랑스러웠을 거야.”

 정미는 딸밖에 모르던 수철이 생각나 하나를 측은하게 쳐다봤다. 하나는 아빠 이야기에 또 울컥해졌다.

 “흠흠, 이모부 다음 주에 들어온다고 했지? 이모, 엄청나게 설레겠다.”

 울지 않기 위해 목을 가다듬은 하나의 말에 정미는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직 아이가 없는 이모랑 하나는 친구처럼 지냈다.

 “응, 다음 금요일에 들어온대.”

 “결혼한 지 7년이래도 이모랑 이모부 보면 신혼부부 같아.”

 “후후, 그렇지 뭐. 오래 떨어져 있었으니까.”

 남편 얘기에 미소가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는 정미를 보고, 하나는 해맑게 웃었다.

 “이번에 이모부 들어오면 꼭 아기 생겼으면 좋겠다.”

 “하나, 이모 아기 생기면 봐 줄 거야?”

 “당연하지. 동생이라 생각하고 내가 잘 봐줄게.”

 “대학생이면 공부하느라 바쁠 텐데, 말이라도 고맙다.”

 “그냥 하는 말 아닌 거 알지?”

 하나가 정색하자, 정미는 하나의 손을 잡고 토닥거렸다.

 “알지, 내가 하나 맘 모르면 누가 알아줘. 하나야.”

 이모가 다정하게 부르자 눈을 마주쳤다.

 “혼자 있어도 밥은 꼭 챙겨 먹고. 친구가 같이 살 거라니까, 이모는 그나마 걱정이 덜하지만, 문 꼭 잘 잠그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알았지?”

 하나는 이모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미는 안타까운 얼굴로 하나를 보다 손을 잡고 토닥였다.

 하나는 이제 어엿한 어른으로 독립을 하게 되었다.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이중적인 감정에 하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

 일요일 밤,

 씻고, 방으로 들어 온 태호는 책상에 앉아 번역문을 펼쳤다.

 눈은 책에 두고, 볼펜을 더듬어 찾던 그는 손끝에 닿는 느낌에 눈을 들어 보았다. 1000마리의 종이학이 들어 있는 유리병이었다.

 ‘선생님, 이거 제가 접은 종이 학 1000마린데요. 이거 접느라 제 손 다 엉망 됐어요. 히잉, 이것 보세요. 아프겠죠?’

 ‘그러게 고 2가 이런 짓은 왜 해?’

 ‘선생님! 이런 짓이라뇨? 고생했다, 예쁘다 해 주면 안 돼요?’

 ‘고마우니까 하는 소리야.’

 ‘칫! 선생님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접었단 말이에요. 이거 보면서 내 생각 하시라고요. 예쁜 제자가 이렇게 선생님 생각한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참나, 말이나 못 하면…, 야 그 시간에 공부나 더…

 ‘에이, 선생님. 저 반에서 성적 나쁘지 않은 건 아시잖아요. 아! 1등하라고요? 선생님, 다른 선생님들처럼 1등만이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그러면 저 진짜 선생님한테 실망할 거예요. 1등을 해야지만 최고는 아니잖아요.’

 공부를 꽤 잘하던 하나였다. 그랬던 하나가 자신을 위해 학을 천 마리나 접어 주었다.

 “늘 피곤해서 힘들어하던 녀석이 이런 건 왜 만들고 그래? 아무튼 녀석도...”

 자신을 생각하며 열심히 만들었다던 하나를 떠올리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왠지 불퉁했던 얼굴이 보고 싶기도 했다.

 “학교는 잘 다니고 있나? 남자친구는 사귀었을까?”

 ‘선생님을 좋아해요.’

 자신에게 고백했던 하나가 어쩌면 캠퍼스에서 또래 남자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하나는 예쁘니까. 그렇게 예쁘고, 야무진 하나를 못 알아 본다면 남자 녀석들이 바보다.

 하지만, 남자 녀석들을 떠 올리자 이마가 저절로 구겨졌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남자친구가 있든말든 내가 무슨 상관인데?”

 태호는 벌렁하고 침대 위에 누워 버렸다. 그리고는 천장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똑똑

 갑자기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태호는 문을 보았다. 막내인 태성이 들어왔다. 태호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형, 과일 먹으래.”

 “생각 없다.”

 “그래? 참, 앞집에 오늘 이사 왔던데. 혹시 봤어?”

 “아직. 넌?”

 “나도 아직.”

 “엄마 말로는 예쁜 여자라던데....”

 “여자?”

 “응, 어리데.”

 태성이 조금 들뜬 얼굴로 말하자, 태호는 피식하고 웃었다.

 “과일 안으로 가져다 줘?”

 “됐어.”

 “그럼 잘자.”

 “너도.”

 태성이 문을 닫자, 태호는 다시 벌러덩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보자, 또 하얀 얼굴이 떠올랐다.

 “일이나 해야겠다.”

 벌떡하고 일어난 태호는 책상에 앉아 번역문을 펼쳤다.

 *

 월요일 아침,

 태호는 하얀 와이셔츠에 짙은 갈색 정장 바지를 입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오다 앞 집을 보았다.

 새로 이사 온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지만, 출근을 위해 엘리베이터 내림 버튼을 눌렀다.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 주차장 버튼을 누르고, 벽에 몸을 기대며 팔짱을 낀 채로 문이 닫히길 기다렸다. 스르륵하고 문이 닫히는데,

 “잠깐만요.”

 여린 손이 들어와 닫히는 문을 잡았다. 혹시나 다칠까 싶어 얼른 태호도 열림 버튼을 눌렀다.

 “죄송합니다. 어?”

 인사를 하며 엘리베이터로 들어서는 얼굴을 본 태호는 가슴이 철렁했다.

 “선..생...님?”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들어서다 멈칫했다. 태호와 마주하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태호도 하나를 보고 심장이 뛰었다.

 하나는 청바지에 스트라이프 셔츠형 맨투맨을 입고 있었다.

 긴 머리는 웨이브를 줘 발랄하게 보였다.

 “안 타?”

 “네? 타요!”

 하나는 태호의 말에 얼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갑자기 태호를 본 하나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쿵쿵쿵

 엘리베이터에 타자, 자신의 심장 소리가 태호에게 들릴 것 같아 최대한 그와 거리를 뒀다. 아무리 하나가 그와 거리를 둔다 해도 엘리베이터 안은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하나가 벽에 딱 붙어 있는 꼴이 되었다. 태호는 그런 하나를 보며, 헛웃음이 났다.

 “누가 잡아 먹어?”

 “네?”

 하나는 깜짝 놀라 태호를 올려다보았다. 하나의 순수한 갈색 눈을 보자, 마치 자신이 나쁜짓을 한것처럼 느껴진 태호는 살짝 인상을 썼다.

 하나가 슬쩍 벽에서 몸을 떼고, 긴장한 채로 똑바로 섰다. 후리지아 향이 엘리베이터 안에 은은하게 퍼졌다.

 냄새가 좋다는 생각을 하던 그는,

 “선생님, 여기 사세요?”

 하나의 질문에 정신을 차렸다.

 “어. 혹시 1202호 이사 온 게 너였어?”

 “네. 선생님은 1201호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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