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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86. 옥좌를 노리는 여인
작성일 : 22-01-27 13:44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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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는 백씨의 책방에서 나왔다. 그 뒤를 백씨가 따라 나왔다. 다른 비밀결사 요원들은 모두 흩어진 뒤였다.

 

 “마마.”

 “예, 스승님.”

 “수장께서 허락하셨다 해도, 저는 반대입니다.”

 “어째서요? 왜요?”

 “여긴 피난처가 아니니까요.”

 

 유아는 멈칫하고 백씨의 눈을 쳐다보았다.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서로 바라보았다.

 

 “한때는 제 방패가 되어주셨잖습니까?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왜 지금은 안 됩니까?”

 “지금도 저는 여전히 마마의 든든한 방패입니다. 허나, 이 일은 다릅니다. 이 일이 아니어도 이젠 마마께서 할 수 있는 일은 충분히 많잖습니까?”

 “아니요. 없습니다. 단 하나도요.”

 “비하가 과하시군요. 세상이 웃습니다.”

 “중전자리에 앉으면, 전 갇힙니다. 세상을 보고 듣고 느낄 수도 없지요. 필요합니다. 전 제 이름이.”

 “마마.”

 “스승님. 전, 제 이름을 잃고 싶지 않아요.”

 “욕심입니다.”

 “알아요. 그래서 계속 벌을 받겠죠?”

 

 유아는 다시 궐로 걸음을 옮겼다. 곁엔 연실도 없었다. 홀로 터벅터벅 궐로 향해야 했다. 그러나 유아가 가는 곳은 궐이 아니었다. 달빛에 의지에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 오르지 않아 달빛이 훤히 내려앉을 만큼 휑한 공간이 나왔다. 유아가 특별히 마련한 터였다. 그 휑한 터전 중앙엔 봉분이 있었다. 성상궁의 무덤이었다. 유아는 그 앞에 섰다. 아무 말도 없이 무덤을 내려다보았다. 한참을 말이 없던 유아는 무덤 곁에 피어난 꽃을 손으로 뽑아버렸다. 노란 꽃이었다.

 

 “욕심이 났다. 그래서 내 마음에 너의 아이를 이미 품고 내어주지 않았다. 하늘은 나에게 벌을 주었다. 너도, 그 아이도 잃게 했다. 이젠 나에게 생명 따윈 품지 못하게 했다. 네가 가여워 이곳을 너에게 주었으나, 이젠 주고 싶지 않구나. 난 어째서 무엇 하나 제대로 가질 수 없는 것이냐. 믿었던 너마저 나의 것을 가져갔구나.”

 

 ***

 

 같은 시각, 윤희와 성희가 방에 마주앉아 있었다.

 

 “이 시간에 온양까지는 무슨 일로?”

 

 성희는 궁녀들의 도움을 받아 머리를 빗고 말리며 말했다.

 

 “경고를 하러 왔습니다.”

 “경고? 갑자기?”

 “순진한 아이. 건들지 마시라고요.”

 

 윤희의 눈에 불꽃이 이는 것 같았다. 그 말에 성희는 피식 웃었다.

 

 “아직도 품에 담을 수 있는 아이라 생각하는가?”

 “흔들지 마세요. 주상이 국본이 된 이후엔 흔들림 없이 잘 지내왔던 아이입니다.”

 “아이라... 혜빈에겐 그렇겠군. 허나, 나에겐 다르게 보이던데. 지금의 주상이 긴장해야 할 왕재가 아닌가?”

 “마마!”

 

 성희는 눈을 무섭게 부릅뜨고는 윤희를 쳐다보았다.

 

 “조금 앞당기는 것뿐이야. 네 계획을.”

 

 윤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헛소리! 다신 인선군을 만나지 마세요. 흔들지 마세요! 역모입니다.”

 

 성희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넨 부러워. 예전도, 지금도. 선택권이 있으니까.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버리고, 선택하고. 난 언제나 그럴 수 없어서 화가 났는데 말이지.”

 “혹여나 주상이 알까 두렵군요. 효심 지극한 주상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마세요. 정신 차리시고. 요양 잘, 하시고.”

 

 윤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성희는 윤희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기회는 언제든 있네. 빠르면 좋아, 난!”

 

 ***

 

 아침. 성은 등에 종기가 나기 시작했다. 페데르가 직접 상처를 살폈다.

 

 “전하. 오늘 하루라도 좀 쉬시는 건 어떠십니까? 잠은 또 이루지 못하셨습니까?”

 

 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종기의 통증이 생각보다 심했다.

 

 “중전마마께서는요?”

 

 페데르가 곁에 서 있는 봉수를 보며 말했다.

 

 “중궁전에 계십니다.”

 “모셔 와주세요.”

 “됐다.”

 

 성은 말렸다.

 

 “의원의 처방 중 하나입니다. 중전마마를 모셔 와주세요.”

 

 봉수는 성의 눈치를 살폈다. 성은 내심 유아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봉수가 고개를 살짝 숙여 밖으로 나갔다. 봉수가 직접 중궁전으로 향했다. 중궁전. 연실과 봉수가 만났다. 두 사람은 속삭이며 부부의 근황을 교류했다.

 

 “몇 시에 들어오신 거야?”

 “새벽에.”

 “그렇게 길었나?”

 “몰라. 눈이 잔뜩 부어서는. 전하께선?”

 “한숨도 안 잤어.”

 “그래서 온 거야?”

 “종기가 또 도졌어.”

 “페데르는?”

 “시료 중이야.”

 “기다려. 모셔 갈 테니.”

 

 연실이 유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마마.”

 “응?”

 

 유아는 백선생이 보내준 새 서책을 읽고 있었다.

 

 “주상전하의 옥체가 미령하다 하시옵니다.”

 “뭐?”

 “찾으신다고요.”

 “어디가? 어디가 아픈 거래?”

 “종기라합니다.”“또?”

 “사흘째 잠도 주무시지 않으셨다합니다.”

 “못살아.”

 

 유아는 책을 덥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처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봉수와 마주쳤다.

 

 “상선?”

 “모시러왔습니다. 중전마마.”

 “직접? 그 정도로 나쁜 것인가?”

 

 봉수는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유아는 다급해졌다.

 

 “아니, 마마! 가마는-”

 

 연실이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유아는 성이 있는 대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전하!”

 

 유아는 빠른 걸음으로 성이 있는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창 시료중이라 웃통을 벗고 있던 성은 화들짝 놀랐다.

 

 “어머...”

 

 유아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

 

 “부인.”

 “어찌 또 재발한 것입니까?”

 

 유아는 성에게 다가가서는 상처를 살펴보았다.

 

 “뿌리가 깊은 것이야?”

 “아니요. 금방 나으실 수 있습니다. 잠이 부족하여 증상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성은 유아를 잡아 자신의 앞에 이끌어 앉혔다.

 

 “괜찮소.”

 

 유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땅 꺼지겠소.”

 “제 탓입니다. 제 잘못입니다.”

 “그러게, 어째 그리도 바쁜가? 내 곁에서 잠도 못 이룰 만큼 바쁜 것이었나?”

 “송구합니다.”

 “오늘은 꼭 곁에 있어야하오.”

 “예. 그럼요.”

 

 페데르는 헛기침으로 신호를 주었다.

 

 “전하. 통증이 있을 것이옵니다. 고름을 빼낼 것이옵니다.”

 “알겠네.”

 

 유아는 성의 손을 꼭 잡았다.

 

 “읍...”

 

 성은 입을 앙 다물었다. 유아는 성의 얼굴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성의 종기는 페데르가 걱정 말라고는 했지만, 생각보다 뿌리가 깊었고, 부위가 넓었다. 피고름이 줄줄 흘러내려 등을 붉게 물들였다. 유아는 그것을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조금만 참으십시오. 거의 다 끝나갑니다.”

 “윽!...”

 

 성은 생각보다 강한 통증에 눈앞이 흐릿해졌다. 호흡이 가빠졌다. 이를 느낀 유아는 페데르를 쳐다보았다.

 

 “전하. 전하?”

 “괜찮소...”

 “숨이 가쁘십니까?”

 “조금...”

 “조금만, 조금만 참으세요.”

 

 유아는 성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치료는 겨우 끝이 났다. 성은 기운을 다 뺀 듯 보였다. 그 때문에 오늘 대신들과의 만남은 불가능해졌다. 성은 유아의 곁에서 잠들었다. 유아는 성의 이마에 손을 얹고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중전마마.”

 

 봉수가 유아를 불렀다.

 

 “네.”

 “영상께서 마마를 뵙길 청하시옵니다.”

 “나를?”

 “예.”

 “옆방으로.”

 “예. 마마.”

 

 유아는 성을 두고 옆방으로 옮겨갔다. 방엔 이미 채우겸이 앉아있었다. 우겸은 유아가 등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영상께서 절 보자셨다고요?”

 “알현해주셔서 황공하옵니다.”

 “영상답지 않으십니다. 그 말은.”

 “그럴 수밖에요.”

 “무슨 일입니까?”

 “주상전하를 대신할 분은 중전마마뿐이십니다.”

 “예?”

 “역모를 고하려하옵니다.”

 “대감.”

 “아십니까? 아니, 아시겠지요? 그리고 제 입에서 나온 이상, 대소신료 모두가 알게 될 겁니다.”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마마.”

 “전하께서 원치 않으실 겁니다. 저도 원치 않습니다. 그러니 돌아가세요.”

 “허면, 어찌 막으실 겁니까? 연민에 묻혀 두실 겁니까?”

 

 유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 믿습니다.”

 

 우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의 욕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저는 과거에 보았습니다. 해서, 이젠 두고 보지 않으려합니다.”

 “그럼, 이번엔 벗을 버리셔야 할 겁니다. 전하께서 영상을 놓진 않으실 테니.”

 

 유아는 자리를 떴다.

 

 “역시... 보통내기가 아니라니까?”

 

 ***

 

 인선군은 홀로 방에 앉아 성이 보낸 서신을 손에 꼭 쥔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때, 인선군의 사가에 윤희가 찾아왔다.

 

 “어마마마!”

 

 인선군부인이 윤희를 맞이했다.

 

 “인선군은 어디에 있느냐?”

 “사랑채에 계십니다.”

 

 윤희는 기척도 없이 곧장 사랑채의 문을 벌컥 열어 들어갔다.

 

 “인선군!”

 “어마마마!”

 

 인선군은 급히 성의 서신을 자신의 엉덩이 아래에 깔았다. 윤희는 인선군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윤희는 인선군의 손을 꼭 잡았다.

 

 “정신 차려. 안 된다.”

 “어마마마.”

 “김성희가 뭐라 했든, 홀려선 안 돼.”

 “어마마마. 괜찮습니다.”

 “괜찮지 않아. 안 된다. 정신 차려야한다.”

 “하지만, 늦었습니다.”

 

 인선군은 자신의 방석 아래에 숨겨두었던 성의 서신을 꺼내 보였다.

 

 “전하께선 이미 알고 계십니다.”

 

 윤희는 서신을 읽고는 털썩 내려놓았다.

 

 “당분간 도성을 떠나 유람이나 하거라.”

 “어마마마. 이왕 이렇게 된 거-”

 “네 형을 모르느냐? 용서란 없다. 그러니 지금 기회를 줄 때 물러서야한다.”

 

 인선군의 눈빛이 달라졌다.

 

 “어마마마께서도 절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언제고 형님을 견제해야 할 때마다 절 앞에 두지 않으셨습니까?”

 “내 탓이라는 것이냐?”

 “전 할 수 없는 겁니까? 이제라도 가보려 합니다.”

 “어미더러 자식을 선택하라는 것이냐? 어찌 불효를! 주상은 적어도 그 일만은 피하기 위해 너에게 기회를 준 것인데!”

 “평생을 포기하고 숨어 지낼 수만은 없습니다.”

 “그것이 왕자의 운명이다.”

 “아니요. 제가 왕자가 아니면, 왕이 되면 됩니다.”

 “제발!”

 “대비마마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기로 했고요.”

 

 인선군은 윤희의 손을 뿌리쳤다.

 

 “욕심이 나는 걸요. 옥좌가.”

 

 ***

 구준은 우겸과 두소마을로 향했다. 그곳엔 홍영목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보게. 영목이.”

 

 우겸이 부채질을 하며 논두렁 밖에서 영목을 불렀다.

 

 “대감!”

 

 영목은 옷에 흙을 잔뜩 묻힌 채로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두 사람은 살짝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까진 어인 걸음이십니까?”

 “농사를 짓나?”

 “예. 저수지도 크고. 저도 먹고 살아야지요.”

 “고생하는 군.”

 “어쩐 일이십니까?”

 “잘 지내나 싶어서.”

 

 그저 안부를 물을 것이었다면, 아랫사람을 시켜 서신을 보내도 될 일이었다. 직접 그것도 영상과 좌상 두 사람이 행차를 했다는 건 분명, 도성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였을 것이었다. 영목은 대강은 알고 있었다. 비밀결사의 사람들을 통해 은밀하게 전달받은 바가 있었다. 물론, 성에게서도 가끔 서신이 오고갔다.

 

 “우선 근처 주막이나 가시지요. 저희 집에 가도 대접할 것이 없어서요.”

 “그러지. 여기 술맛은 좋은가?”

 “그럼요. 물론, 좌상대감 댁 술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주막으로 가는 길목은 상인들로 가득했다. 좌판이며 사고파는 풍경이 꽤나 활발해보였다. 성이 계획했던 상업도시. 이곳은 굶는 사람이 없었다. 거리에 부모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저마다 손에 먹을 것 하나씩은 쥐고 있었다.

 

 “주모. 여기 막주 하나랑 먹을 것 좀 가득 내오게. 귀한 분들이 오셨어.”

 

 주모가 엉덩이를 실룩이며 술을 먼저 내왔다.

 

 “술 좀 작작 드시지?”“나만큼 팔아주는 사람이 또 어디 있다고 그래?”

 “그러다 추수 전에 죽어.”

 

 주모가 전이며, 안주를 가득 내왔다. 우겸과 구준은 자리에 앉아 놀란 듯 상을 쳐다보았다.

 

 “웬만한 기방보다 잘 나오는 군.”

 “다른 이들도 이렇게 먹나?”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반찬도 허술하지 않았다. 모두 기름진 반찬 하나씩은 놓고 먹고 있었다.

 

 “역시, 다르군.”

 “전하께서 뿌듯해 하시겠네.”

 

 술을 한두 잔 주고받은 세 사람은 본격적으로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문제가 좀 생겼네.”

 “무엇입니까?”

 “대비께서 인선군을 만나셨네.”

 “누가 먼저 찾은 것입니까?”

 

 구준이 술을 들이켜고 말했다.

 

 “대비일세.”

 

 영목은 구준의 빈 술잔에 술을 채웠다.

 

 “역모입니까?”

 “아마도?”

 “저런...”

 “남 일이 아닐세. 주상전하의 일이란 말이네.”

 “전 주상에게 버림받은 몸입니다.”

 

 우겸이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런 사람치고는 너무 편한 걸?”

 “대감들께서도 사직하시고, 이리로 오십시오. 편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구준은 또 한 잔을 들이켰다. 영목이 말했다.

 

 “인선군께 정훈세자의 능에 참배 한 번 오시라 청하시지요.”

 

 우겸이 부채를 촤악 펼치고는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오겠구만.”

 

 ***

 

 온양행궁. 성희는 자리를 비운 상태. 그녀가 있는 곳은 온양에서 조금 떨어진 산 지하 굴이었다. 지하굴 입구에서부터 남자들의 기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 하! 하!”

 

 성희는 소리가 들리는 굴 입구를 들어갔다. 점점 더 들어갈수록 소리는 강해졌다. 동굴 가득 울림이 커졌다. 성희의 눈앞엔 횃불이 환하게 켜진 공간이 나타났다. 군대로 꽉 채워진 공간. 군사들이 한 호흡으로 훈련은 받고 있었다.

 

 “하나!”

 “허이!”

 “둘!”

 “허이!”

 “셋!”

 “허이!”

 

 성희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이들을 지켜보았다.

 

 ***

 

 구준과 우겸은 말에 올랐고, 말의 걸음은 여유로웠다.

 

 “좋은 마을일세.”

 “그렇지.”

 “올까?”

 “오려고?”

 “나도 농사나 지을까?”

 “지을 수나 있고? 농사는 아무나 하는 줄 아나? 장사나 해. 그게 더 잘어울리겠군.”

 “그것도 좋겠네.”

 “갑자기 왜 그래?”

 “내 아우의 욕심을, 그 야망을 내가 막아야할 것 같네.”

 “이보게, 구준이-”

 “이번엔 막지 말게. 자네가 막을 것은 주상에게 겨두는 누군가의 칼. 그것 하나뿐일세. 이번엔 집안이니 뭐니 하는 핑계로 역사를 망칠 수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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