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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83. 피 묻은 적삼이여(1)
작성일 : 22-01-27 13:43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6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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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종가 비단가게. 호석과 만영의 앞에 나타난 사람. 김씨 외척의 영수, 김구준이었다.

 

 “좌상대감.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얘기 좀 할까?”

 

 만영은 긴장한 듯 보였다. 호석은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청국의 고관대작들 앞에서도, 처음 보는 양인들 앞에서도 단 한 번도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강심장이 그의 상단 행수였다. 그런 만영이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은 어색하고 불안해보였다.

 

 “행수.”

 “자넨 가게 정리하고, 신씨네 가 있어. 곧 갈 테니.”

 “예. 어르신.”

 

 만영은 구준의 뒤를 따라 가게를 나섰다. 어두운 길이었다. 운종가의 불은 이미 꺼진 지 오래. 달빛에만 의존해 걸어야했다. 구준은 가마를 타고 오지도 않아 보였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없이 혼자였다. 두 사람이 함께 걷다보니, 어느새 막다른 골목이었다.

 

 “대감. 여기 정도면 듣는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만.”

 

 만영의 말에 구준의 걸음이 멈췄다.

 

 “자네가 요즘, 채우겸에게 큰 도움을 준다지?”

 “정확히 말하자면, 주상전하께 충성을 하고 있지요.”

 

 그 말을 들은 구준은 코웃음을 쳤다.

 

 “충성?”

 “예. 충심이죠.”

 

 구준은 만영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만영은 뒷걸음질 쳤지만, 발이 땅에 닿은 듯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자네가 한땐 우리 집 노비였는데. 그땐 충성심이라는 게 없었나보군.”

 “마음이란 깊이 우러나는 곳을 향하는 법이니까요.”

 “나는 그런 마음이 생길만한 위인이 아니었다?”

 “별말씀을요.”

 “아니지. 아니야. 자네가 가진 마음은 충성심이 아니란 말이지.”

 

 구준은 마치 만영의 몸을 쓰다듬을 듯, 만영의 몸 라인을 따라 닿을 듯 말 듯, 손을 아래에서 위로 훑어 올렸다.

 

 “연정이지.”

 “나리!”

 

 만영의 동공은 흔들렸다.

 

 “우겸 그 자는 거짓말에 능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도 말이지.”

 “거짓말에 능한 것은 대감도 마찬가지지요.”

 “결국 우리의 싸움에 득을 보는 건 주상뿐이겠군.”

 “나리의 곁을 떠난 것이 그 분을 제가...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닌가? 채우겸을 보는 자네의 눈빛이 꽤나 절박하던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그때 그 말을 듣고 내가 한 말도 지금과 같지. 연정에 속은 어리석은 사람이 너라고.”

 “그 분은 절, 속이지 않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던가?”

 

 만영은 구준을 밀쳐냈다.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

 

 윤희의 처소. 윤희는 서신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붓을 내려놓은 후, 서신을 접어 빈 봉투에 넣었다. 곁에 있던 지밀상궁이 윤희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가로 가서 전해. 반드시 홍영목에게 직접 전해야한다.”

 “예, 마마.”

 

 윤희의 밀지. 윤희는 성의 경고를 새겨듣지 않기로 했다.

 

 ***

 

 그해 겨울의 칼바람은 작년보다 아니 그 전과 비교해서도 훨씬 매서운 것이었다. 이상했다. 봄날은 참으로 따스했던 기억뿐이었다. 봄바람이 불고, 매화꽃이 봉오리를 틔우던 그때, 성의 일곱 번째 생일은 모두가 행복했다. 시간이 흐르고, 하늘은 점차 어두워졌으며, 피부를 뚫은 차가운 공기는 대전 마룻바닥에 엎드릴 예정인 정훈세자에게 더 가혹했다. 그는 동궁전에서 서신을 쓰고 있었다.

 

 ‘서리 낀 칼날이 나를 향해 있는지, 나를 지키려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저 그 끝에 내 심장이 닿지 않기를 바랄 뿐, 내 남은 욕심은 그것이었다. 내가 지키려 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내 삶의 끝과 시작은 오로지 하나였고, 그를 지키는 일 그것이었다. 그것이 연모인지, 의리인지, 집착인지 이제와 생각하니 모르겠다. 눈을 감는 순간은 분명하려나.

 

 서신을 쓰는 정훈세자의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 점점 쳐져가는 그의 눈꼬리가 살짝 촉촉해졌다.

 

 ‘하... 다만, 이제와 떠오르는 얼굴이 참으로 그립구나. 그립고도 그립구나. 한 번 더 잡을 것을. 마지막이라 여기고 매일을 보낼 것을. 참으로 애통하고, 애달프고, 비참하구나. 아이야. 나의 아이야. 너는 나를 기다릴 수 없겠구나. 사모하는 이들을 보는 날도 이번 생이 마지막이겠구나. 참으로 아쉽다. 또한 이 그리움도 하늘의 벌이겠구나. 하늘을 무너뜨린 나의 죄로다.나는 마지막 문턱을 넘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삶을 쥐고 갈지도 모르겠다. 내 타고난 운명이 그러하다 하니, 죽음도 그렇겠지.’

 

 정훈세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의 아이야. 막아라. 막아다오.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빛이 되고 싶구나.’

 

 그리고 그는 동궁전을 나섰다. 그의 서신엔 수신자가 없었다. 애초에 누군가를 향해 쓰인 것이겠으나, 굳이 쓰지 않았다. 지금은 전해져서는 안 될 이야기였기 때문이었을까?

 

 창덕궁 대전 앞. 나이 예순은 됨직한 사내는 대전의 마른 뜰에 엎드려 고개를 숙인 젊은 사내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고 있었다. 예순의 허조대왕. 그의 움직임에 붉은 용포가 펄럭였다. 그 용포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추위를 부를 수 없었다. 분노로 달궈진 탓에 늙은 왕은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어보였다.

 

 “죽이라! 당장, 죽이라!”

 

 그의 곁을 지키는 상선 내관 하나, 제조상궁 하나, 그 아래 궁인들 수십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왕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상선 내관이 고개를 연신 숙이며 말했다.

 

 “전하. 살리소서. 부디 살리소서. 이 나라의 국본이십니다. 훗날을 기약하시어 부디 살리소서.”

 

 올해 스물일곱의 사내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스물일곱의 정훈세자였다. 대왕의 분노는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귀가 떨어질 것 같은 것이 아비의 고함 때문인지, 추위에 그런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세자는 세포 하나하나 빠짐없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나는 그저 살아야 하는가...? 죽어야, 하는가...?’

 

 분노하던 대왕에게 열일곱 살의 어린 중전, 김성희가 걸어왔다. 세자보다도 열 살이나 어린 국모였다. 어리고 붉은 꽃의 눈빛은 가시처럼 날카롭게 돋아 매서웠다.

 

 ‘이 향기는 그대의 마지막 인사로구나. 그대는 이제 없구나...’

 

 정훈세자는 한 곳만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의 시선이라 믿었지만, 그의 시선은 그곳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옆. 하얀 눈 위 붉은 동백꽃잎처럼 붉은 여인이 있었다.

 

 ***

 

 대비전. 성희는 외출을 준비 중이었다.

 

 “마마. 행궁으로 갈 채비는 다 되었습니다.”

 “가자.”

 

 성희는 가마에 올랐다. 그녀의 행렬이 향하는 곳은 온양행궁이었다. 성과 유아가 성희를 배웅하고자 대비전으로 왔다.

 

 “요양 가는 길까지 배웅을 오고 그럽니까?”

 “빨리 돌아오소서, 대비마마.”

 “내가 있으나, 없으나 그게 무슨 차이라고.”

 

 유아가 성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몸 건강히 회복하시고 돌아오시옵소서.”

 “나보다는 중전이 요양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신첩은 전하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요양이 되옵니다.”

 “하긴. 이리 팔불출도 잘 없지.”

 

 성희가 탄 가마는 길을 떠났다. 가마는 곧 온양행궁에 도착했다. 온양행궁엔 정훈세자의 흔적이 있었다. 그가 머물면서 심었던 나무가 벌써 크게 자라있었다. 성희는 나무 기둥에 손을 갖다 댔다.

 

 “많이 컸구나. 시간이...”

 

 성희는 온양행궁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쓸쓸하구나. 여긴.”

 

 ***

 

 영의정의 집무실. 우겸은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이게 무슨!!”

 

 우겸은 책상을 내리쳤다. 그때, 구준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영상대감.”

 “좌상. 언제까지 정훈세자의 일을 걸고넘어질 셈이오?”

 “화가 많이 나셨군요. 여론 때문에 화가 난 것입니까? 여론을 가장 중시하는 것이 영상 아니었던가요?”

 “지금 주상전하를 몰아내기라도 하겠다는 거요?”

 “그럴 리가요. 그건 역모입니다.”

 “당신. 무슨 생각인거야?”

 “난 아니, 대다수의 대신들은 다만,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뿐이야.”

 “그래서 김행수를 협박했나?”

 “협박이라니. 오랜만에 만나 얘기 했을 뿐인데.”

 “자네. 비열한 사람은 아니었잖나?”

 “오호! 그랬나?”

 

 구준이 자리를 뜨려할 때. 우겸은 구준의 뒤를 향해 말했다.

 

 “그림자. 자넨 오랜 시간 주상의 그림자였어. 헌데, 왜?”

 “지금도 그렇다네.”

 “왜 주상의 그림자가 되기로 결심 했나?”

 

 그 말에 구준은 웃음이 터졌다.

 

 “자네가 그렇게 오랜 시간 외쳐왔던 대의를 말하는 건가?”

 “그럼 그림자는 왜 하려 한 건가?”

 “솔직해지세. 채우겸. 자네의 주군은 지금의 주상이 맞나? 아니면, 죽은 정훈세자인가?”

 “그게 무슨-”

 “지금 주상이 하는 일이 정녕, 주상만의 구상인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지.”

 “내가 정훈세자의 망령에 사로잡혔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아닌가?”

 “이보게!”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밀고 나가보려고. 자네의 반응도 보고 싶고 말이야.”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걸세.”

 

 우겸은 구준의 어깨를 치고 집무실을 나가버렸다.

 

 “사람 참. 신경질 하고는.”

 

 ***

 

 윤희의 서신을 받은 영목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윤희의 밀지에는 다른 말은 없었다.

 

 “서둘러라. 내일은 도성을 떠나야 한다.”

 “예, 영감마님.”

 

 ‘당분간 고향에 있거라. 식솔들의 눈을 피해 두소마을로 이동해 관찰해. 주상이 천도를 꿈꾼다. 주상에게 마지막 의리가 있다면, 막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다.’

 

 영목의 짐은 곧 출발했다. 수레에 실린 짐들이 이동하고, 말에 오른 영목은 도성을 떠났다. 하지만 영목은 윤희가 하라는 대로 할 생각이 없었다. 뒤를 따르려던 여종을 쳐다 보았다.

 

 “송나인, 너는 이만 궐로 돌아가라. 이제 내 곁에 있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나으리-”

 “마마께 돌아가라.”

 “저는 나리의 곁을 지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거역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지 않는다면, 너를 죽일 수밖에 없다.”

 “혜빈마마를 배신하시려는 겁니까?”

 “돌아가서 전해. 내가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

 

 온양행궁. 성희는 그곳에서 한 사람의 추억을 떠올렸다.

 

 “여기였지, 아마?”

 

 성희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 느껴졌다.

 

 “오라버니?”

 겨우 기운을 차린 정훈세자는 어딘가에서 들리는 성희의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눈물이 가득 찬 얼굴로 성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찌 왔느냐?”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

 “괜찮으십니까?”

 “참을만하다.”

 “곧 주상전하께서, 온양행궁을 가라 하실 겁니다. 거기로 피하세요. 거기서 기다리면, 곧 때가 올 겁니다.”

 “성희야.”

 

 성희는 정훈세자의 앞으로 걸어가 그 앞에 앉았다.

 

 “오라버니...”

 

 정훈세자의 얼굴은 많이 상했다. 그것이 아파 성희는 눈물을 흘렸다. 정훈세자는 성희의 얼굴에 흐른 눈물을 닦아주었다.

 

 “난 괜찮다. 울지 말거라.”

 “이 방법밖에 없어서...”

 “네가 아바마마를 설득했구나. 날 온양행궁으로 보내라고.”

 

 성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거예요. 주상전하의 신경이 그곳에 가지 않게,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고맙다. 또 미안하고.”

 “멈추려 하는데도, 왜 계속 난 오라버닐 향해 걷고 있을까요?”

 

 정훈세자는 성희의 손을 잡았다.

 

 “내가 아주 나쁜 사람이라 널 계속 붙잡고 있는구나.”

 “맞아요. 오라버니는 참 나쁜 사람이야.”

 “날 지키기 위해 나쁜 사람이 될 필요는 없어.”

 “악녀가 돼서라도, 난 당신을 지키고 싶어요.”

 

 그때였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교대 하던 궁인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만 가야하지 않겠느냐?”

 “예. 그만 가야겠습니다.”

 

 성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염치없지만, 언제 온양으로 와 주겠느냐?”

 

 성희가 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성희는 사라졌다.

 

 

 “난 막으려 최선을 다했어. 그 사람을 지키려고. 그런데, 오라버니를 죽인 사람이 왕이 아니라 홍윤희. 그 여자였다는 걸 알았어. 이 성. 그 아들놈을 지키려고, 그 사람을 죽였어. 홍윤희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 사람을 죽인 그 여자를. 절대.”

 

 ***

 

 성은 밀려드는 상소문이 골치가 아팠다. 상소문만 쌓이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직접 찾아와 통촉을 외치니 더 골이 흔들렸다.

 

 “전하! 어찌 선왕의 유지를 어기시려 하시옵니까?”

 “어기려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잡으려는 것이다.”

 “전하! 정녕 도성을 버리고 천도를 원하시옵니까? 이 나라의 종묘사직을 모두 버리고 어찌 새로운 나라를 꿈꾸시옵니까?”

 “버리는 것이 아니다. 종묘는 한양에 둘 것이다.”

 “당치않사옵니다!”

 “이보게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어찌 정훈세자의 허상을 쫓으시옵니까?”

 “허상이라니!”

 

 이는 유아도 도울 수가 없었다. 답답해진 유아는 중궁전으로 만영과 운종가 식구들을 초대했다.

 

 “당분간은 제가 궐 밖을 나설 수가 없어서 말이죠.”

 

 백씨는 야윈 유아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얼굴이 왜 그리 상하셨습니까?”

 “그래요?”

 

 유아는 자신의 얼굴보다 만영에게 시선이 더 쏠렸다. 만영의 안색은 어두웠다.

 

 “고모. 무슨 일 있으세요?”

 “전하께선 별 말씀 없으십니까?”

 “무슨...?”

 

 유아는 만영이 뭔가 알고 있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깊은 대화가 필요하겠군요.”

 

 모두가 돌아가고, 방 안엔 유아와 만영 둘 뿐이었다.

 

 “무슨 일이예요?”

 “좌상을 만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찾아온 거죠.”

 “왜요? 갑자기?”

 “과거 일로 협박을 하더군요. 해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뭘 넘기셨는데요?”

 “금등의 존재요.”

 “!!!”

 

 유아는 그 길로 중궁전을 뛰쳐나갔다.

 

 ***

 

 대전. 윤희는 성과 얘기 중이었다.

 

 “말하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주상!”

 “어마마마.”

 “금등은 대왕의 변명입니다. 허조대왕의 꾐에 넘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유아는 대전으로 향하는 문을 통과했다.

 

 “중전마마.”

 “전하께 고하세요. 어서!”

 “하지만, 혜빈마마께오서 안에 계시온데...”

 “고하세요!”

 

 윤희는 성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뭐라 적혔습니까? 주상의 품에 있는 것 압니다. 명심하세요. 허조대왕은 정훈세자를 죽였습니다. 끔찍하게... 내가 그 치욕의 세월을 어찌 살아왔는지 잘 알잖습니까?”

 “압니다. 알고 있습니다.”

 “내 앞에서 태우세요. 태워버리세요!”

 “어마마마. 허나, 금등은...”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아버지를 끝까지 죄인으로 만들 겁니까?”

 

 유아는 봉수를 압박했다.

 

 “상관없다니까! 고하세요!”

 

 유아는 봉수를 밀치고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전하! 전하!”

 

 유아가 대전으로 오기 전.

 

 “금등의 존재를 궁금해 했습니다. 마마께서도 이제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 김구준이 전하의 그림자라는 것을. 해서 금등의 위치만 안다면, 그 사람은 금등을 태워버릴 겁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혜빈도 마찬가지죠. 그들이 정훈세자를 죽인 범인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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