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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76. 지킴의 무게에 대하여
작성일 : 22-01-27 13:40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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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목의 집. 특별히 성이 미령의 장례를 성대하게 치를 수 있게 허락했다. 많은 사람들이 집 마당을 가득 채웠다. 그 사이, 성이 특별히 써서 내린 위패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영목이 망연자실해 있었다.

 

 “영감마님. 전하께서 친히 술을 내리셨습니다.”

 

 한편, 혜빈의 처소. 윤희는 외로워졌다. 홀로 처소에 남아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마마.”

 

 지밀상궁이 아무리 불러도, 윤희는 답하지 않았다.

 

 “빈 책을 가져오너라.”

 “예?”

 “내가 글을 써야겠다.”

 “예, 마마.”

 

 윤희는 그때부터 글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겪었던 일련의 일들. 세자빈이 되고, 일개 평민이 되었다가 다시 궐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그 글들이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여자로 기억해 줄 것이므로.

 

 “마마.”

 

 유아는 옷을 입지 않았다. 흰 소복 차림으로 앉아있을 뿐이었다. 연실은 이유를 알았지만, 아랫사람을 위해 상복을 입는 관례는 없었기에 옷 입기를 재촉했다.

 

 “가여운 아이야.”

 “따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전하께선?”

 “당분간 곁에 도승지께서 계시질 않으시니.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하옵니다.”

 “채우겸 영감은?”

 “육의전 상인들의 일로 골치가 아프시지요. 당분간 지방으로 피신 하셨습니다.”

 “그럼 그 자리를 누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운 건 김구준이었다.

 

 “전하. 백성들의 요구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사옵니다.”

 “들어 알고 있소. 아무래도 처벌의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소. 영상은 어찌 생각하시오?”

 “억울함이 없도록 정리하시는 것은 참으로 옳은 줄 아뢰옵니다.”

 “그럼. 모든 지방의 심의기록을 모아 정리하여, 처벌의 기준을 일정하게 만듭시다. 이참에 법전정리를 해야겠소.”

 “전하... 일이 커지는데...”

 “해서.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언제고 해야 하는 일이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백성의 고통이 커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오.”

 “예. 전하. 명대로 따르겠나이다.”

 

 일사천리. 백성을 위해 성은 끊임없이 노력했고 허투루 쉬지 않았다. 미령이 죽은 슬픔을 애도할 시간도 얼마 없었다. 아슬아슬하게 쌓이고 쌓인 상소문과 서책들을 보던 성은 잠시 멈칫했다.

 

 “상선.”

 “예. 전하.”

 “도승지는 어찌하고 있다더냐?”

 “하루가 지나도록 말 한마디 않고 위패 앞에만 앉아있다 하옵니다.”

 “이를 어찌한다...”

 “헌데,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박귀인의 문제는 어찌 처결을 하실 것이 온지...”

 “아직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맞느냐?”

 “예.”

 “네가 가서, 귀띔을 좀 해주어라.”

 “예?”

 “저러다 사람 잡겠다.”

 “예. 전하.”

 

 귀띔. 의금부 감옥. 성이 말하는 그 귀띔이란 이것이었다.

 

 “귀인마마.”

 “사, 상선! 나 좀 살려주게. 내가 무슨 죄가... 난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전하께오서 정녕 아무것도 모르시겠나이까?”

 “뭐?”

 “주상전하이시옵니다. 세상에 다른 이를 속여도 전하를 속일 수는 없지요. 허나, 그 죄를 마마께서 대신 쓰신 것은 전하께오서 마마께 드리는 유일한 기회가 아니겠나이까?”

 “해서... 나에게 그걸 말하라는 것인가?”

 “그리되면 전하께오서도 폐륜이 되시니... 잘 돌려서.”

 

 박귀인은 그제야 대강 알아들은 듯 보였다.

 

 “전하께오서도 참으로 안타까워하고 계시옵니다. 헌데, 마마께오서 계속 고집을 부리시니 어찌할 방도가 없으시어 저를 보내셨습니다. 서두르소서. 아니면 용종을 갖기도 전에 몸 다 버리시옵니다.”

 “그래! 오냐, 알았다. 내 알겠으니. 염려마시라 전해주시게. 꼭 꺼내주시게.”

 “그럼요. 그럼 기다리겠나이다.”

 

 봉수가 떠나고 몇 분 뒤, 의금부판사가 대전으로 달려왔다.

 

 “전하! 박귀인이 범인을 자백했나이다.”

 

 성은 요동도 없었다.

 

 “누구냐?”

 “수정전의 지밀상궁이라 하옵니다.”

 “대비전?”

 “예, 전하!”

 “당장 잡아들이라!”

 “예!”

 

 박귀인은 그 길로 무사히 처소로 돌아왔다. 대신 풍비박산 난 것은 대비전이었다. 성희는 곶감을 먹다 날벼락을 맞았다.

 

 “이게 무슨 짓이냐?!”

 “편상궁을 끌고 가라!”

 “네 이놈들! 감히 내 수족을! 내 수족을 건드는 것은 나를 건드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모르느냐?!”

 “역모입니다.”

 “역모?”

 “방금 박귀인이 자백하였습니다. 그것을 목격한 죄로 협박을 받았고, 진범이 편상궁임을 털어놓았습니다.”

 “뭐라?”

 “죄인을 끌고 가라. 대비전의 모든 궁인들이 의심스러우니 모두 끌고 가라!”

 “뭐? 편상궁!”

 

 편상궁은 성희의 발목을 잡고 늘어졌다.

 

 “마마! 마마! 살려주십시오! 마마-아!!!!”

 “편상궁! 편상궁!”

 

 성희는 분노로 온 몸이 떨렸다. 치욕스러운 상황을 겪고, 눈이 뒤집혔다. 그 길로 대전으로 향했다.

 

 “주상! 주상!”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성희의 앞을 장용영의 군대가 막아섰다.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네, 이놈! 감히 뉘 앞을 막아?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

 

 봉수가 뒤이어 나타났다.

 

 “아뢰옵기 송구하옵니다, 대비마마. 주상전하께오서 지금 법전을 정리하는 집무가 매우 중하시어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 하시었나이다.”

 “감히, 내 수족을 모조리 역모로 잡아넣고 법전?! 할미에게 불효를 저지르고 법전이 눈에 들어오십니까, 주상!!”

 

 방 안에서도 성희의 분노가 꽂히듯 들렸다. 그 자리엔 구준도 함께였다.

 

 “대비께서 많이 화가 나셨나보옵니다, 전하.”

 “성정은 잘 아시잖습니까?”

 “예, 잘 알지요. 제 누이의 성정은. 제가 나가서 자중을-”

 “괜히 화만 더 키웁니다. 업무에 집중하세요.”

 “예, 전하.”

 

 성희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텅 빈 처소에서 홀로 곶감을 씹으며 복수를 다짐했다. 성희가 분노로 눈이 뒤집히던 시각, 영목도 분노로 눈이 뒤집히고 있었다. 위패를 보며 확신했다.

 

 “대비가 내 아우까지...”

 

 왕의 아이를 가진 궁녀마저 독으로 죽이고, 중전까지 죽이려 한 여인. 자신의 편도 아닌데다가 유아와 친분이 쌓이기 시작한 미령이 미웠을 수 있었다. 결국 성희가 미령을 죽인 범인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오랜 시간 앓아왔던 폐병도, 그녀가 윤희의 조카로 궁녀가 되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모두 성희의 탓으로 돌아갔다. 영목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치 피눈물이 뚝뚝 떨어질 듯 영목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전하.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신에게 아우를 잃은 슬픔을 견딜 시간을 주셨으나, 신은 복귀하여 제 임무를 다하고자 하옵니다. 허하여 주소서.’

 

 며칠 뒤, 영목은 다시 복귀했다. 느낌은 사뭇 달랐다. 웃음도 없어졌고, 마치 그의 곁에 있으면 어디서 찬바람이 쌩 하고 불어오는 것 같았다. 모두가 염려스런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건 성도 마찬가지였다.

 

 “도승지.”“예, 전하.”

 “괜찮은 것이냐?”

 “예.”

 “안색이 좋지 않다.”

 “괜찮습니다.”

 “조금 더 쉬는 것이 어떠하냐?”

 “아닙니다.”

 

 금군들은 더 긴장했다. 금위대장을 겸하고 있는 영목이 금군들의 기강에 혹독해졌기 때문이었다.

 

 “전하.”

 

 이를 알아챈 것은 다름 아닌 운검, 어수였다.

 

 “무엇이냐?”

 “금군대장을 저대로 두어도 되옵니까?”

 “왜?”

 “기강이 바로 잡히는 것은 참으로 옳은 변화이오나. 너무 지나친 것 같아서...”

 “그래? 이해해. 누이의 일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

 “애초에 좀 더 쉬는 것을 제안하시면 어떠십니까?”

 “통하지 않아. 좀 두면 괜찮아지겠지.”

 

 그러나 나아지기는커녕,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었음을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

 

 한편, 성희는 늦은 밤 몰래 박귀인의 처소로 향했다. 박귀인은 자고 있다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성희를 보고 기겁했다.

 

 “쉬-잇!”

 “마마... 잘못했습니다. 허나, 너무 무서워서...”

 “안다. 내 네 마음을 다 아느니라. 그러니, 날 좀 도와줘야겠구나.”

 “예?”

 “금군의 호위가 심하여 내 궐을 나갈 수가 없다. 네가 날 좀 도와다오.”

 

 성희는 박귀인의 가마에 올랐고, 박귀인은 성희의 앞에 앉아 그녀를 숨겼다. 금군들은 철통경호로 가마 문까지 열어보았는데, 다행히 들키지 않고 무사히 궐 밖을 나갈 수 있었다. 성희가 도착한 곳은 박귀인의 친정이었다.

 

 “아이고, 대비마마!”

 

 박귀인의 친정아버지는 죄를 지은 것 마냥 성희를 보자마자 땅에 엎드렸다.

 

 “다 모였는가?”

 “물론이옵니다.”

 “병판도?”

 “그럼요!”

 

 성희는 한쪽 입 꼬리만 스윽 올리고는 이내 싸늘한 표정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리자 모두가 일어나 성희를 맞이했다.

 

 “대비마마.”

 

 성희는 눈으로 모인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적당한 인재는 알아보셨소?”

 “예. 들어오게.”

 

 병조판서의 말에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바닥에 엎드렸다.

 

 “대비마마를 뵈옵니다. 구명겸이라 하옵니다.”

 “큰일을 기꺼이 하겠다고?”

 “예! 큰 영광이옵니다. 기꺼이 목숨도 바칠 수 있습니다.”

 “충신이다. 이것이 진정 역사에 길이 남을 충신이지.”

 

 성희는 만족스러워 했다.

 

 “군사는 얼마나?”

 “삼백은 거뜬하옵니다.”

 “그렇게나 많이?”

 

 그때 병조판서가 말했다.

 

 “훈련대장이옵니다. 그 정도는 거뜬하지요.”

 “좋습니다.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금군대장이 아주, 눈이 돌아 가있거든.”

 

 ***

 

 성희는 아침부터 중궁전을 찾아왔다.

 

 “대비마마.”

 

 유아는 준비를 하다 성희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가 늦잠을 잤나봅니다.”

 “아닙니다. 내가 요즘 잠이 없어서. 이것도 나이 탓인가...?”

 

 연실은 입을 삐쭉였다. 올해 불혹을 넘긴 자신도 있는데, 그래봤자 유아보다 열 살 정도 더 많을 뿐이면서 나이 탓을 하니 아니 꼬았다.

 

 “아침부터 어쩐 일이시옵니까?”

 “몸이 많이 나아졌나보네?”

 “더 나빠지길 원하신 건 아니지요?”

 “무슨 말을 그리하나?”

 “편상궁이 성소용을 죽였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 말에 성희가 피식 웃었다.

 

 “날 가두고 싶었겠지. 날 찢어죽이고 싶었겠지? 하지만 네들이 할 수 없는 것이지. 여긴 성리학의 나라이니, 불효는 죽어도 안 되지 않느냐? 연산과 광해를 능가하는 폐군이 되고 싶지 않다면.”

 “그 벽에 숨고 싶다면, 그러세요. 허나, 그 벽이 얼마나 견고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넌 날 절대 건드리지 못해. 주상도 봐. 해봤자 내 수족? 그건 내가 얼마든지 다시 가지면 돼.”

 

 이번엔 유아가 피식 웃었다.

 

 “잊고 있는 게 있으십니다. 내명부는 제 소관입니다. 어찌 확신하십니까? 정녕 이 궐 안에 수정전의 사람이 되고픈 궁인이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아직도 어리석구나. 권력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 같으냐?”

 “중전의 자리가, 제 권한이 곧 권력이지요. 당분간은 매우 불편하시겠습니다. 수정전엔 마마의 수발을 들 궁인이 단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제가, 허락하지 않을 거니까요.”

 “지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느껴보아라.”

 

 성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길에 그녀의 신발을 신겨주는 사람도 없었고, 계단을 내려갈 때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으며, 그녀의 가마를 대령하는 사람도 없었다. 성희는 중궁전을 노려보았다. 그리곤 씩씩하게 걸어서 중궁전을 벗어났다. 맞은 편, 입구에서 성과 마주쳤다.

 

 “대비마마.”

 “주상. 바쁘시다면서?”

 “그래도 중전은 봐야지요.”

 “멀쩡하던데?”

 “아파야만 보겠습니까? 부부사인데요. 아침문후를 함께 갈까 하였는데, 이리 얼굴을 뵈었습니다.”

 “주상에게도 같은 조언을 해야겠군요. 지키는 것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이번에 잘 알았으면 좋겠군요.”

 “명심하겠습니다. 대비마마.”

 

 그날 저녁. 궐 담장을 넘는 검은 무리들. 담을 넘어 궐로 들어온 이들은 의도적으로 궐의 기와를 빼서 바닥에 내던졌다.

 

 ‘쨍그랑~!’

 

 매우 큰 소리가 들렸고, 지키고 있던 금군들이 그 소리에 우르르 달려왔다.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

 

 바닥에 깨진 기와. 그러나 침임자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지붕 위로 숨은 뒤였다. 검은 무리들은 지붕사이를 넘고 넘어 궐 안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성은 개인서고에 있었다.

 

 “침입자다!”

 

 금군들의 외침에 책을 내려놓은 성에게 수가 달려왔다.

 

 “전하!”

 “침입자라니?”

 “기와가 깨져있었다 합니다. 지금 수색중이니, 곧 잡힐 겁니다.”

 

 금군들과 함께 대기하던 영목도 궐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성의 개인 서고는 침소 맞은 편 건물이었기에 그곳을 떠나지 않는 것이 나았다. 검은 무리들은 끝내 침소까지 지붕을 타고 나타났다.

 

 “저기다!”

 

 성이 서고에 있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검은 무리들이 지붕에서 내려와 금군들을 공격했다. 장용영의 군사들이 즉시 나타나 이들을 막아섰지만, 검은 무리들은 기를 쓰고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성도 칼을 빼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쨍!’

 

 “누구냐?!”

 

 성은 검은 무리들과 맞섰다. 봉수도, 수도, 장용영의 군사들도 검은 무리들을 막아냈다. 영목이 검은 무리들 피리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이 유아가 잠든 침전임을 알아차리고는 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마마!”

 

 연실과 유아는 떨고 있었다. 궁녀들 몇은 이미 칼에 베여 쓰러져 있었다. 검은 무리 다섯이 서서히 연실과 유아를 옥죄며 다가왔다.

 

 “네 이놈들!”

 

 연실은 유아를 막아섰다. 검은 무리 중 하나가 연실의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무거운 연실의 몸이 그대로 벽에 처박혔다. 그때, 영목이 나타나 검은 무리를 뒤에서 공격했다. 수도 따라 들어와 맞섰다. 그 사이, 칼날이 번뜩이더니 유아의 팔을 스쳤다.

 

 “아악!”

 “마마!”

 “중전마마!”

 

 유아의 피가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영목과 수가 유아에게 시선이 팔린 사이, 검은 무리들은 창문을 뚫고 밖으로 도망쳤다.

 

 “도망쳤다.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모두 잡아라!”

 

 성은 유아에게 달려왔다.

 

 “부인!”

 “괜찮으십니까?”

 “다쳤소?”

 “조금 스쳤을 뿐입니다.”

 “어의를 부르라!”

 “전하는요? 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소.”

 

 같은 시각. 궐은 소란스러운 가운데 유일하게 두 곳. 대비전과 혜빈의 처소만은 고요했다. 아니, 그 처소의 주인들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성희는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고, 윤희는 빈 종이에 글을 써내려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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