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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십자밑에 고양이
작가 : ballonwolf
작품등록일 : 2022.1.9

인간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고양이가 된 한 아이가 인간성과 야성적인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

경건함을 중시하는 종교 국가에 떨어진 운석 '영혼돌'의 힘을 얻고 고양이가 된 고아. 레건은 붉은 십자국에서 전략자산으로서 대성당에 숨겨지고, 고양이로서의 욕망은 억압된다. 하지만 외부세력이 외부 만난 운명의 짝은 그를 유혹해 대성당 밖으로 탈출시킨다.
터져 나올 듯한 욕망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짐승의 육체를 가졌지만, 인간의 영혼을 가졌다고 믿는 고양이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답이라는 게 존재할까.

 
#7
작성일 : 22-01-27 13:18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6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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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문명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검푸른 고양이의 상처는 버섯의 도움으로 빠르게 치유되고 있었지만, 쥐들이 애용하는 불결한 버섯에 고마움을 느끼진 못했다. 레건은 버섯이 사람으로부터 재배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사 쥐가 이곳에 있는 약이 버섯뿐이라고 말하니 거부할 방도가 없었다.

 

 생각의 고리는 안개와 바다 너머에 있을 암고양이로 이어졌다. 암고양이와 첫 입맞춤을 나눈 날부터, 꿈에서는 자신의 짝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추락사고로 의식을 잃은 날처럼 생생한 꿈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그날처럼, 레건은 암고양이와 꿈속에서 생생히 교감하길 바랬다.

 

 “반갑습니다.”

 

 유난히 통통한 쥐 한 마리가 고민에 빠진 검푸른 고양이에게 말을 건넸다. 녀석은 은자수가 매겨진 드레스 같은 옷을 입은 체 귀여운 귀를 씰룩거렸다.

 

 “당신의 강인함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을 모든 백성이 묵도했으니. 충분히 제국을 이끄실 수 있을 겁니다.”

 

 “아, 화려한 미사여구를 벗기면 공포로 통치한다는 뜻이지. 그러나 힘만으로 한 국가를 통솔할 순 없어. 그게 최근 갑작스레 즉위한 황제라면 더더욱. 역사적으로 황제는 임기 초기에 암살당하거나 반란에 폐위되는 경우가 많았어.”

 

 전임 황제가 잿가루를 뿌리자, 레건은 전임 황제가 대성당에서 까불던 고양이와 비슷한 성격이라 생각했다. 귀족 쥐의 입가에 작은 움직임이 일었지만, 그 이상의 변화를 찾을 순 없었다.

 “일단 일을 시키는 건 나니까, 내가 조언가를 붙여 줘야겠지. 네가 일을 잘해야 나도 마음 놓고 놀러 다닐 수 있으니까 말이야.”

 

 “더러운 쥐들이랑 붙어 다니기도 싫고, 널 위해 일해 주기도 싫어.”

 

 “으헤헤! 그 생각은 곧 바뀌게 될 거야. 근데, 현임 황제의 몸이 좀 더럽지 않냐? 특히 옷이 더러운 것 같지? 아, 이런. 황제의 옷이 더럽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

 

 황제가 근처에 있던 귀족 쥐를 보고 고개를 조금 돌렸다. 눈치 빠른 귀족 쥐는 이미 그녀의 하녀들을 데려왔다. 조금 덜 귀족적인 옷을 입은 녀석들이 입을 벌린 채 검푸른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저런 옷을 어떻게 만들지?”

 

 하녀 쥐 중 하나의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와 버렸다. 그리고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이런 말을 이었다.

 

 “평생 쥐 옷만 만들어와서 조금 어설플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검푸른 고양이는 곧바로 줄자와 다양한 색의 원단을 들고 오는 쥐들을 바라보았다. 자기 몸보다 훨씬 큰 물건들을 옮기는 쥐들이 우스워 보였다.

 

 “일단은 원래 입고 있는 옷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겠습니다. 원하시는 색감이나 무늬 같은 거 있으시나요?”

 

 “너희들이 만든 옷 같은 건 필요 없어, 차라리 그냥 맨몸으로 다니지.”

 

 별 볼품 없지만, 레건은 붉은 십자국에서 입고 나온 고양이 옷을 털었다. 대성당에서 뛰쳐나온 이후로 신경을 써주지 않아서, 먼지가 앞발에 잔뜩 묻어 나왔다.

 

 “그럼 저희가 알아서 만들겠습니다. 일단 결과물이 나오면 만족하실 거예요. 털 색에 어울리시도록 검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필요 없다고,”

 

 “웬만하면 그냥 주는 대로 입지.”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전임 황제가 끼어들었다.

 

 “알았어. 황제가 싫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뭐. 꾀죄죄하게 다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래도 샤크 투스의 동생이라면 기적을 좀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 겉모습부터 글러 먹었는데.”

 

 레건의 침묵을 거부로 받아들인 전임 황제는 다시 한번 말을 이었다.

 

 “다 좋아. 넌 황제야. 그리고 샤크 투스의 동생이야. 하지만 여기서 영원히 살 생각이야? 나가고 싶으면 어느 정도는 협조적으로 나와. 그래야 샤크투스의 동생이 불꽃과 함께 떠나는 장면을 만들어 주지.”

 

 “날 여기서 내보내 주는 걸 보장할 수 있어?”

 

 전임 황제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모든 동물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 안개 속에서, 우리 쥐들은 방향을 제대로 가늠하는 동물이라고. 우리 도움 없이 이 안개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뭘 하기를 원하는 거지?”

 

 “널 이용한 내 판단이 빛을 볼 시간이야. 우리가 뭘 원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네게 요구된 것이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을게.”

 

 레건이 짜증 난 듯이 녀석을 바라보았고, 입을 열다가 만 황제 쥐는 자신이 세운 꼭두각시 황제의 시선을 회피했다.

 

 바로 앞에서 익살스럽게 여생을 즐기는 황제 쥐를 쥐포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쥐들의 협조를 받아야만 어둠의 숲에서 떠날 수 있기에, 레건은 쥐들과 갈등을 일으켜 좋을 게 없었다.

 

 *

 

 “후, 늦어서 죄송해요. 역시 안개 밖은 위험해.”

 

 지도를 든 탐험가 쥐가 레건 앞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레건을 쥐들의 소굴 입구까지 데려왔던 그 녀석이었다. 녀석이 앞발로 태엽을 감자, 아름답고도 서글픈 음이 흘러나왔다. 오르골, 녀석이 정확한 물건을 가져온 것이다.

 

 “그렇게 겁이 많아서, 너희가 그렇게 부르짖던 개척이라도 하겠냐? 샤크 투스의 뜻대로라면, 쥐들은 선택받았고 어둠의 숲을 평정해야 한다며.”

 

 말을 끝맺고서, 안개 너머 일렁이는 빌라촌을 바라보았다. 예언가 쥐와 전임 황제 쥐의 권위를 세워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레건은 어둠의 숲 주변 폐허에서 ‘기적’이라고 불릴 물건들을 직접 가져오겠노라고 선언했고, 그대로 만류 당했다.

 

 “위험하다고, 어둠의 숲을 평정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잖아요. 마지막 물건은 얇은 원통에 움직이는 붉고 푸른 마름모가 들어 있는 거죠?”

 

 “그래.” “그럼 갈게요.”

 

 어둠의 숲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전임 황제와 예언가 쥐, 귀족 쥐의 반대에 맞닥뜨렸다. 결국 어둠의 숲과 붉은 십자국의 경계 부분에서, 기적이라 부를 물건을 탐험가들에게 가져오라 명령한 뒤, 이를 확인하는 신세가 되었다.

 

 “신비한 물건들이네요. 샤크투스의 동생이 여기에 왔는데, 이런 기적이 없다면 이상한 거겠지만요.”

 

 이어서, 귀족 쥐는 물건들을 만져보며 이런저런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쥐들이 사람들의 물건에 무지 헸기에, 결국 아름다운 오르골은 뒤틀린 음을 내며 망가져 갔다.

 

 “건드리지 마라. 그리고 나한테 말 걸지도 말고. 너희가 맨날 나한테 하는 이야기는 기적이니 뭐니 하는 것들이고, 거기에 내가 일일이 대답해주는 건 싫증이 난다.”

 

 그렇게 수다거리를 빼앗긴 귀족 쥐는, 잠시 자신의 드레스에 놓인 십자수를 만지작거렸다. 이에 질렸는지 다른 수행원을 붙잡고 수다를 시작했다.

 

 모든 수행원이 저마다의 장식과 옷가지를 자랑하기 시작하자, 원래 황제의 말동무였던 수행원들은 레건에 대한 관심을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과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멀어져갔다.

 

 사교계에서 벗어난 레건은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리며 어둠의 숲에서 벗어나려 했다. 폐허가 된 건물들이 한없이 가까워 보였고, 신화 속 존재를 연기하며 살아가는 삶 또한 끝나가고 있었다.

 

 안개가 일렁였고, 건물들은 전과 비슷한 거리에 서 있었다. 머리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은 길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검푸른 고양이를 비웃듯이, 안개 너머 보이던 건물들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어둠의 숲 내부로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외곽에서는 어둠의 숲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누가 여기 좀 와봐!”

 

 그리 먼 거리를 헤맨 건 아니었는지, 1분 후 귀족 쥐와 그 수행원들이 레건에게 달려왔다. 치마 같은 옷 가짐과는 별개로, 체력이 좋은지 날렵하게 달려와도 그리 지친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

 

 “왜 사라지신 거죠?” “볼일 좀 보고 돌아오는데 길을 잃었어.”

 

 드레스를 차려입은 쥐들은 레건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듯 수군거렸다.

 

 “그럼 마지막 탐험가 쥐를 기다리러 가자고.”

 

 시간이 흐를수록, 레건을 보좌하는 귀족 쥐와 다른 수행원들의 고민은 점차 외부로 표출되었다. 시간이 더 지나자, 레건은 유리구슬과 작은 공책을 찾고 돌아왔던 다른 탐험가 쥐 하나를 불러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녀석을 찾아오라고 명했다.

 

 해가 지기 시작했고, 안개 너머의 색이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걸 보았다. 며칠 만에 시간의 변화를 체감하며,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노을빛을 등지며, 유리구슬과 공책을 가져왔던 탐험가 쥐가 어둠의 숲 너머에서 돌아왔다.

 

 “도통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길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요?”

 

 “일단 돌아가야겠군요.”

 

 수행원들은 더 이상 사라진 탐험가 쥐를 기다리지 않았다. 레건은 돌아가던 중 잠시 뒤를 바라보았다. 안타깝게도, 나침반을 찾으러 떠난 탐험가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일행은 쥐들의 마을로 들어섰다. 레건은 대중의 환호와 관심을 차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수줍음에 쥐구멍을 찾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4개의 기적을 향한 수많은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넓은 광장에 들어서자, 수행원들이 태양광으로 돌아가는 계산기와 작은 동화책, 그리고 작은 거울을 꺼내놓았다. 유리구슬은 수행원 중 하나가 빼돌린 것 같았다. 소문과 소란을 듣고 튀어나온 쥐들이 물건들에 관심을 보였다.

 

 “오, 여기 쥐 한 마리 들어 있다.”

 

 “너랑 완전 똑같이 생겼는데? 어, 쟤 더러워졌다.”

 

 거울에는 흙먼지가 묻었고, 계산기의 버튼이 부서지며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차마 더는 봐줄 수 없었는지, 레건은 기적중 가장 훼손되기 쉽다고 여긴 동화책을 낚아채 물었다. 종이에 묻은 흙의 끔찍한 맛이 혀에 녹아들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좀 소중히 다뤄라. 다 부서지면 이 신기한 보물들을 다시 보긴 어려울 거다.”

 

 “보물?”

 

 보물에 눈이 먼 군중을 등지며, 검푸른 고양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더는 대중의 비위를 맞춰주기 싫었고, 광장으로 들어온 큰길로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먼 거리에서 종이 울렸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수행원들은 광장에서 이런저런 기적을 추상적으로 설명하느라 바빠 보였다. 시간이 많았던 붉은 십자국 시절처럼 고독을 느끼고 싶었지만, 샤크투스의 동생을 향한 수많은 관심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저기요!”

 

 먼 곳에서 보이는 점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처음에는 떠들썩한 소음에 묻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점은 점차 커져 쥐의 형태를 갖추었다. 녀석은 지도를 꺼냈다가 집어넣고서 어둠의 숲에서 표류하게 된 이야기를 쏟아낼 것처럼 달려들었다.

 

 “드디어 찾아왔네요. 너무 늦어서 행사가 끝난 건 아니겠죠?” “한참 활기를 띨 시간인걸.”

 

 탐험가 쥐의 표정이 밝아졌고, 나침반을 내밀었다. 녀석이 들고 있던 지도와 어울리는 모양이었지만, 자석 부분은 완전히 녹슬어, 자력을 잃고 중력에 따라 밑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망가졌는데?”

 

 “원래는 마름모가 붉은색과 푸른색이었는데, 어느새 녹슬어 버리더라고요. 끝까지 책임지고 가져오느라 길을 잃은 건 덤이고요.”

 

 검푸른 고양이는 인과관계를 짚어가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탐험가 쥐는 침묵만이 오간 자투리 시간에 지도를 살펴보다 걱정스러운 듯 초점을 잃은 레건의 눈을 바라보았다. 녹슨 구리끼리 부딪치는 듯한 둔탁한 종소리가 고민의 사슬을 끊어버렸다.

 

 “왜 길을 잃어버린 거지? 너희들은 어둠의 숲에서 방향감각을 잡는 유일한 동물일 텐데?”

 

 “돌아올 때, 어둠의 숲에 들어오니까 어디가 어느 방향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다시 방향감각이 점차 돌아오더라고요.”

 

 “무슨 소리지?”

 

 익숙하지 않은 종소리가 울렸다. 레건은 탐험가 쥐에게 부가 설명을 요구했지만, 질문이 종소리가 울린 직후에 던져졌기에 탐험가 쥐는 종소리에 관한 대답을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리 좋은 종소리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겠죠.”

 

 탐험가 쥐는 대로변에서 벗어나 작은 길로 도망쳤다. 쥐들이 당황하는 소리가 모든 길마다 깔려 있었지만, 정확한 이유를 모르는 레건은 근처 도로변에서 작은 사고가 하나 났겠거니 생각했다.

 

 “어디로 가는 거지?”

 

 레건은 작은 도로변으로 도망가던 탐험가 쥐를 붙잡고 물었다. 녀석은 발걸음을 멈추고 현임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탐험가 쥐는 곧 제 갈 길을 재촉했다.

 

 탐험가 쥐는 길가 왼쪽 세 번째 건물에 들어가서, 가장 안전한 공간을 탐색했다. 마침내 건물 한구석에 웅크렸지만, 모서리 방향에서 울리는 굉음을 듣고 반대쪽 구석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어딘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탐험가 쥐는 샤크투스의 이름을 거론하며 좀비들을 무찌르지 못한 그 동생을 탓했다.

 

 탐험가 쥐는 주변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건물의 최고층으로 올라갔다. 균사체로 이루어진 건물은 아직 멀쩡했으며, 비명은 멀리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뒤틀려가는 속을 붙잡고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나갔다. 아직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스스로 속삭였다. 그리고 탑 꼭대기에 머리를 내밀었을 때, 세 마리의 좀비가 탐험가 쥐를 반겨주었다.

 

 순식간에 건물에서 뛰어내린 탐험가 쥐의 지도가 하늘에 뿌려졌다. 중력을 거스르는 짧은 순간 동안은, 자신이 날고 있다고 착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희망이 담긴 거친 숨소리가 비명이 되기 시작했고, 결국 옆 건물에 부딪히기 직전에 이르렀을 때, 녀석의 등가죽에 누군가 이빨을 박았다. 정교하면서도 강력한 인력이 가죽을 타고 흘렀다.

 

 “믿고 있었다고요!”

 

 구해주질 않는다며 욕한거 다 들었는데. 레건은 탐험가 쥐를 물고 벽을 올랐다. 좀비들이 그들을 쫓아왔지만, 속도가 느려 별 방해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좀비들보다 훨씬 빠르게 무너지는 건물들이었다.

 

 “왜 좀비들을 해치우지 않는 거예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봐. 굳이 우리가 좀비들을 상대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 말이야.”

 

 탐험가 쥐는 비합리적인 영웅심을 불태웠다. 레건의 앞쪽에 무거운 균사체 파편 하나가 굉음을 내며 떨어졌고, 검푸른 고양이는 몸을 틀어 한 치 차이의 회피에 성공했다.

 

 “그래도 당신은 샤크투스의 동생... 우와왁!”

 

 탐험가 쥐에게 생존본능이 일자, 영웅심이 잦아들었다.

 

 “다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그리고 두 블록 건너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지하로 이어지는 구멍이 보일 거예요. 그쪽 대피소로 들어가면 돼요.”

 

 레건은 왼쪽 갈림길을 막던 좀비의 다리 사이를 돌파했다. 거대한 그림자 밑을 지나가자, 탐험가 쥐에겐 용기 대신 두려움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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