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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 8장. 귀결-1
작성일 : 22-01-27 06:41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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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 갈 수도, 차로 갈 수도, 둘이서 갈 수도, 셋이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맨 마지막 한 걸음은 자기 혼자서 걷지 않으면 안 된다.

 -Hermann Hesse-

 

 제 8장. 귀결

 

 현재.11월.6일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요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왜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죽인거지?”

 

 “난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하게 대답하는 준영을 보자 요한은 겨우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너 이 새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그리고는 준영을 향해 무작정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패기 있게 달려든 요한이었지만 의외로 둘의 싸움은 싱겁게 끝이 났다.

 

 준영은 그동안 틈틈이 꾸준하게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해 왔었다.

 

 혹시나 악귀를 처단하기 위해 사람을 완력으로 제압해야 하는 일이 생길수도 있어서였다.

 

 그런 준영에게 요한은 애당초 게임이 되지 않는 상대였다.

 

 피범벅이 된 얼굴로 안간힘을 다해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서려는 요한을 넘어뜨린 준영도 지친 나머지 그 옆에 같이 주저 앉아버렸다.

 

 “그만 해. 그러다가 너 진짜 죽어.”

 

 “그 많은 사람들을 죽여 놓고선 이제 와서 무슨.... 잔말 말고 덤벼!”

 

 요한이 포기하지 않고 멱살을 쥐어 잡자 준영이 뿌리치며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지껄이지 마!

 너만 아니었으면 아무도 죽지 않았어.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나 때문이라고? 사람들을 죽인건 넌데 내가 왜?”

 

 “네가 그날 그 구슬을 훔쳐 먹었으니까.”

 

 “도대체 그까짓게 뭐라고 이러는건데?”

 

 “하...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그러고 나서도 나와 싸우고 싶다면 그렇게 해.”

 

 준영은 요한에게 자신이 그동안 겪은 일들을 담담히 말하기 시작했다.

 

 박노인을 만나게 된 날부터 시작해서 서한을 만나기까지 살아온 나날들과 해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악귀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나간 이유를 설명할 때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서한이 죽을 당시의 이야기를 할 때 에는 고개를 숙이고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이어진 준영의 얘기가 끝나자 요한은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거짓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잘 짜여진 각본처럼 빈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요한은 생각해 봤다. 뭐가 잘못된 것인가를.

 

 아빠가 병원에 실려 가셔서? 아니, 좋아하는 컵라면이 진열대에 없어서였나?

 그것도 아니면 하필 그날 집 앞의 슈퍼 문이 닫혀있어서?

 

 모두 아니였다.

 

 ‘내가 승아 누나를 죽게 만든 거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다 나 때문이다.’

 

 어느새 요한의 두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제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이해가 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던 상대에게 사죄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이 상황과 어쩌면 그 상대가 자신의 형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요한을 더 미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은 심장이 요한의 투쟁심을 자극했다.

 

 “네가 처음 사람을 죽인 건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뒤엔 네가 맹인이 될 각오만 했다면 더 이상 그런 일은 벌어나지 않았을 거 아니야. 안 그래?”

 

 “뭐? 너라면 그럴 수 있었을 것 같아?”

 

 “아마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랬을 거야.

 다른 사람을 죽게 만드느니 차라리...”

 

 퍽!

 

 갑자기 날라 온 주먹에 무방비로 당한 요한은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애써 감추고 있던 폐부를 정확히 찔리자 참지 못한 준영이 폭발한 것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요한이 정신을 차려 보니 손발이 묶인 채 어두운 창고 안에 누여져 있었다.

 

 묶인 손발을 풀어보려 뒤척거리자 준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히 힘쓰지 마. 그 정도로 풀릴 거면 처음부터 묶지도 않았을 테니까.”

 

 “지금 뭐하자는 거야? 어?”

 

 “네 말이 맞아.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억울한 것 같아서.

 왜 내가 너한테 그런 소릴 들어야 하는 거지?

 너한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역시 나도 죽일 셈인거야?”

 

 “잠시 그럴까 생각도 해봤지만 난 지금껏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죽인 적이 없더라고.

 한이 형이 죽기 전에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그래, 난 살인자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아니? 네가 그렇게 정한거야. 네 의지로 죽인 거라고!”

 

 “넌 끝까지 위선자 행세를 하는구나. 도둑새끼 주제에.

 뭐 어쨌든 이제 상관없어. 난 결론을 내렸으니까.”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준영이 요한의 곁으로 다가왔다.

 

 한쪽 손엔 깨진 유리조각이 들려 있었다.

 

 “네가 훔쳐간 내 물건 다시 돌려받아야겠어. 이게 내 결론이야.”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많이 아플 거야. 그래도 걱정 마. 죽지는 않을 테니.”

 

 조금 전 요한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준영의 뇌리를 스쳐간 이야기가 있었다.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어 몸이 약해지면 눈알이 저절로 몸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눈알을 강제로 떼어내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어차피 여기까지 온 마당에 못할게 뭐 있어?’

 

 준영은 요한의 양말을 벗겨 입에 우겨 넣고선 손에 쥔 유리조각을 눈 쪽으로 가져갔다.

 

 놀란 요한이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준영은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요한의 한쪽 눈을 도려냈다.

 

 “웁... 웁....”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체 요한은 온몸을 비틀며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 쳤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눈알을 집어든 준영은 별다른 변화가 보이질 않자 다른 한쪽도 도려내기 위해 유리조각을 들이댔다.

 

 그 순간 손에 쥔 눈알이 조금씩 색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검정색 구슬이 되어 굴러 떨어졌다.

 

 ‘성공이다!’

 

 구슬을 집어든 준영은 박노인의 잔해가 담긴 상자를 챙겨 창고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나선 폐가 뒤편에 있는 커다란 소나무 밑을 파 박노인의 잔해를 묻고 두 무릎을 꿇었다.

 

 ‘할아버지. 이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원망도 많이 했었지만 할아버지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이젠 편히 쉬세요.’

 

 잠시 눈을 감고 묵념을 올린 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구슬을 바라봤다.

 

 ‘또 그때처럼 온몸이 찢어지게 아프고 정신을 잃게 되는걸까?’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구슬을 입에 가져가 삼키자 예전처럼 금세 사르르 녹아 없어져 버렸다.

 

 큰 고통이 따르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었지만 몸에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든 순간 준영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수많은 귀신들이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다 뭐야!’

 

 당황한 준영은 재빨리 눈을 감았다.

 

 ‘제대로 된거구나. 드디어 악귀가 아닌 다른 귀신들도 보이는 거야.

 그렇다면 사람의 영혼줄도 보일 테고 난 더이상 사람이 죽을까 전전긍긍 하지 않아도 돼.

 그런데 이 원귀들은 어떡하지?’

 

 저들의 입장에선 영문도 모른체 죽임을 당했으니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준영의 곁에 붙어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준영은 어쩔수 없다는 걸 깨닫고 감은 눈을 떴다.

 

 그동안 자신의 손에 죽어나간 사람들의 얼굴들이 하나둘 보이자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괴로웠지만 익숙해져야만 했다.

 

 ‘언젠가는 다 떠나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만 참자.’

 

 준영은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 요한의 상태를 살폈다.

 

 떨어져 나간 상처로 인해 아직 피가 나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 자리에 새 눈알이 돋아나 있었다.

 

 준영이 입에 물린 양말을 걷어내자 요한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허업... 무슨 짓을 한거야....”

 

 “다 끝났어.

 솔직히 나도 결과가 이렇게 될거라고는 생각 못했었는데.

 뭐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것 같네. 너나 나나.”

 

 그제야 요한은 자신의 두 눈이 멀쩡히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준영에게 붙어있던 수많은 귀신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민수의 집부터 계속 자신을 따라온 승아의 영혼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도 안보여....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귀신들이 득실거렸었는데....”

 

 “당연하지. 넌 이제 보통 사람이니까.

 앞으로도 귀신을 보게 되는 일따윈 없을 거야.”

 

 요한은 십년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았다.

 

 ‘누나한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왜 하필 지금인거야....’

 

 “우리도 이제 그만 헤어질때가 된 것 같네.”

 

 “이 난리를 쳐놓고 어디로 가겠다는거야?”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앞으로 사람을 죽일 일따윈 절대 없을테니 다신 날 찾지 마.”

 

 “그럼 지금까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체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아야하는 그 가족들은 어쩔 건데?”

 

 “적당히 해! 나라고 아무렇지도 않은줄 알아!”

 

 준영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내가 그들의 인생을 망쳤다면 내 인생을 망가뜨린 건 바로 너야!

 그것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 적어도 넌 나한테만큼은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정을 가져야 하는거 아니야? 안 그래?”

 

 그 말을 듣자 요한도 더 이상은 반박을 할수가 없었다.

 

 이 모든게 자신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을 해 벌어진 일들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좀 알아들은 모양이네.”

 

 준영은 요한의 휴대폰을 꺼내 폐가 위치를 민수에게 문자로 알려주었다.

 

 “조금만 더 참아. 곧 사람이 올 테니까.

 그리고 우리 살아있는 동안은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

 

 그 말을 끝으로 준영이 그곳을 떠나려 하자 요한이 다급하게 불러 세웠다.

 

 “잠깐만!”

 

 “뭐야? 아직도 할 말이 남았어?”

 

 “그게.... 아무것도 아니야....”

 

 요한은 둘이 형제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낼수가 없었다.

 

 ‘이 상황에 그런 얘기가 가당키나 해?

 확실한 것도 아니잖아... 그래, 나한테 가족은 엄마뿐인 거야.’

 

 요한은 그냥 다 잊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길고 긴 꿈을 꾼 거라고.

 

 결국 요한은 그날 준영을 그냥 그렇게 떠나 보내버리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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