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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약혼자가 왕이 되었다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2.1.26

집안이 순식간에 몰락해 결혼을 이틀 앞두고 기생이 되었다. 타고난 예능과 미모로 불과 1년만에 도성에서 가장 이름난 기녀가 되었고,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킨 왕을 뒤흔들어 기적에서 자신의 이름도 지우고, 벼슬도 떡하니 받았다. 그 왕마저 죽은 후, 들려온 소식. 자신의 약혼자였던 그 사람이 새로운 왕이 되었다는 것. 미련 없이 기생일도 접고 상단을 꾸려 살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왕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자신의 아내가 되어달라 손을 내민다. 그녀는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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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1-26 23:20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6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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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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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사에 온화하고, 차분함을 유지하던 동공이 그토록 흔들리는 것을 종찬은 처음 보았다. 그가 꿈에라도 기회가 있다면 꿈꾸고 싶어 하던 것이었다. 처음 주상의 서신이 동래에 왔을 때, 그는 도성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여겼다. 하지만 나이든 자신의 노모가 한 달이 걸리더라도 도성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후부터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다. 노모가 어릴 적 해준 이야기가 있었다.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도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때문에 더 열심히 학문에 매진했고, 먼 길을 걷고 산을 넘어 유명한 스승을 찾아다니며 수학했었다. 그 가르침을 익혀 아들, 태율이 태어났을 때 고스란히 물려주었다. 동래를 떠나기 전날 저녁, 노모가 방을 찾아왔었다.

 

 “몸을 사려야한다.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조용히 왕자들의 싹을 자른 자가 주상이다. 하고픈 말이 있어도 참아라. 종친은 입을 열어 득을 볼 것이 없다. 가만히 있어도 위태로운 것이 왕의 핏줄이다. 태율이를 위해서라도 몸을 사려야 해. 명심 또 명심해라.”

 

  아마도 노모는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지아비가 선대왕에게 미운털이 박혀 동래로 쫓겨나던 날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주상은 그의 아들이다. 다시 도성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살아온 그녀가 꿈에 그리던 순간을 곧 마주할 참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종찬도 화수군에게 신신당부했다.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야하네.”

 “무슨 뜻인지 알고 있습니다.”

 

  화수군은 집안 식구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 하지만 열다섯의 태율은 혈기가 넘치기 시작하는 나이 인지라, 바깥세상을 너무나 구경하고 싶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하지만 아버지의 당부로 당분간 도성 구경은 어려워보였다. 아버지에게 이끌려 간 곳은 도성에서 가장 크다는 서당이었다. 스승이라는 사람은 꽤나 맹숭맹숭한 인상에 풍채도 비쩍 골아서 귀품이라고는 한 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야 안 것이, 스승은 관직에는 나서지 않으면서도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나 둘 서당으로 들어오는 또래 동무들을 보니, 조금씩 긴장이 되었다. 소문은 어찌나 빠른지, 새로 들어오는 신입이 동래에서 온 시골 촌뜨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다들 도성 양반가 자식입네 하는 것들이라 텃세며 사람 무시는 시선부터 시작되었다.

 

 “야, 쟤가 걔야?”

 “어. 동래에서 왔대.”

 “동래? 거기가 어디야?”

 “저~기 땅 끝에 있어. 바다라던데? 그런 곳에도 사람이 사는 구나.”

 “어휴, 어디서 비릿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만.”

 

  얄밉게 동래를 무시하는 녀석의 이름은 정백화로 눈이 쪽 찢어져서는 족제비 같은 얼굴형을 가졌는데, 자신의 코를 막고는 손을 휘휘 저으며 태율을 향해 눈을 흘겼다. 그 과장된 행동에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어했다. 아무래도 이곳의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인 가보다.

 

 “그럼, 매일 생선만 먹고 살았나? 난 생선이면 질색인데.”

 “서당이 아니라 천자문부터 배우고 와야 하는 거 아니야? 글을 알겠어?”

 

  저들끼리 온갖 헛소리를 해대며 키득거리는 이야기가 모두 태율의 귓가에 또렷하게 박혔다. 듣는 것은 귀로 들었는데, 심장에 불똥이 하나 둘 튀는 기분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스승이 태율의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말했다.

 

 “서책을 들고 마련한 빈 자리로 가서 앉으면 된다.”

 “예.”

 

  서당의 노복이 건네는 새 책을 받아 들고 신발을 벗고 올라서는데, 분명 자신에게 쏠렸던 시선이 약속이나 한 듯 거두어졌다. 무시는 텃세의 시작인 셈이다.

 

 “자, 오늘은 어딜 할 차례냐?”

 

  어떤 인사치레도 없이 그저 빈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친 태율은 머릿속이 띵했다.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이겨내야 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몸이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책의 글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목이 굳어 고개도 돌려지지 않았다. 등에 진땀은 어찌나 나는지. 겨우 글공부를 끝내고 서책을 덮었다. 옆자리에서 아까부터 몰래 소매에 숨긴 정과를 꺼내 하나씩 입에 넣던 녀석이 태율에게 말을 걸어왔다.

 

 “먹을래?”

 

  흰 천에 하나 남은 정과 하나를 내밀었다. 어떤 편견도 텃세도 느껴지지 않는 맑은 눈동자였다. 통통한 볼 안에는 아직 채 씹지 못한 호두 덩어리가 우직하며 부서지고 있었다.

 

 “꿀로 조려서 달달해. 도라지야.”

 

  태율이 머뭇거리자 혹여 못 먹는 것을 건네나 의심하지 않도록 설명해주는 이 사내의 이름은 서이수. 이름만 들어서는 멋들어진 사내 같지만 현실은 뱃살과 볼살이 두둑한 아이 같은 풋내 나는 사내 아이였다. 서당에는 벌써 머리를 틀어 올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수는 아직 상투를 들지 않았다. 태율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흰 천안에 하나 남은 정과를 집어 입에 넣었다.

 

 “맛있지?”

 

  태율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수가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더 고단수의 텃세일까 싶어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있는데, 공부를 끝내고 나가던 녀석들이 한마디씩 던지고 갔다.

 

 “멍청이가 드디어 짝을 찾았네?”

 “좋겠다, 서도야지. 벗을 찾았구나! 하하하하하!”

 

  태율이 이 서당에 들어오기 전까지 이수도 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었던 것이었다. 태율은 사람의 눈빛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런 눈빛이라면, 다소 똑똑하진 않아도 좋은 벗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경계를 푼 태율이 이번엔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이태율이라고 한다. 너는?”

 “어, 나는 서이수라고 해. 너, 그 귀신 나온다는 집으로 이사 왔다면서?”

 

  인사 뒤에 붙는 말로는 어울리진 않았지만, 사실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소복 입은 귀신이 나와? 봤어?”

 “우리 집엔 귀신같은 거 없어.”

 “혹시나 진짜 귀신 보면 얘기해줘.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

 “없다니까...”

 

  순수하고 엉뚱하지만, 악의는 없는 말에 화도 낼 수 없었다. 태율은 처음으로 오랜 시간 자신의 곁에 있어줄 절친한 벗을 사귀게 되었다.

 

 

 ***

 

  경혜는 잔뜩 신이 나서는 유모의 방 앞에서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방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나오는 사람은 유모가 아니라 그의 아들이었다.

 

 “유모는?”

 “마님께 가셨는데요?”

 

  경혜는 치마를 부여잡고 어머니가 있는 안채로 내달렸다. 그 사이 유모는 윤씨에게서 돈을 받고 있었다. 윤씨는 보석함에서 작은 엽전 주머니를 건넸다. 유모가 조심스레 받아 들어보니, 스무 냥은 넘는 것 같았다.

 

 “첫 외출이니 신기한 것도 많을 것이고, 먹겠다하는 것도 많을 것이네. 유모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리라 믿지만 그 고집 꺾으려면 입에 뭐 하나 물려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엔 너무 많은데요, 마님. 엿가락 몇 개면 충분 할 것입니다.”

 “두고두고 쓰시게. 외출 한 번으로 되겠는가. 모자라면 말하고.”

 “예, 마님.”

 “오는 길에 자네 아들 줄 간식도 사게. 한창 클 때가 아닌가.”

 “아이고, 과분합니다.”

 

  최근 유모에게는 고민거리가 생겼다. 아들 윤이가 곧 장가를 갈 나이가 될 텐데, 결혼을 시키고 나면 외거라도 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작은 초가집이라도 얻어 색시와 집을 오가며 일을 하고 그 삯으로 가정을 꾸려가길 바랐다. 그걸 주인들에게 말하기에는 염치가 없어서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집 마님은 종들도 사람으로 대하는데다 특히 경혜를 키운 자신에게 잘해주어 계속 희망을 품게 했다. 아마도 유모는 언젠가는 그 이야기를 주인마님에게 꺼낼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받은 돈은 외거를 할 비용으로 요긴하게 빼돌릴 생각이다.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가보게.”

 

  안방에서 나오니, 안방 마당에 주인을 기다리는 백구마냥 유모를 기다리는 경혜가 서 있었다.

 

 “어머니가 왜? 나가지 말래?”

 “잘 다녀오라 십니다.”

 “휴, 다행이다.”

 

  유모는 일찌감치 가마꾼들을 대기시켜놓았다. 경혜를 가마에 안전하게 태우고 유모의 신호에 발을 뗀 가마꾼들이 집을 나섰다. 오늘은 날씨가 선선한 편이었는데, 볕은 따스하니 좋았다. 작은 개울 다리를 건너니 조금씩 운종가 거리가 나왔다. 날이 좋아서인지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구름처럼 바글바글 한 거리가 가마도 쉽게 지나지 못할 지경이었다. 유모는 고민했다. 천방지축 아기씨를 가마에서 내리게 하여 감당을 할 수 있을지 말이다. 하지만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가마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대놓고 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아하니, 더는 이 꼴로는 갈 수가 없었다. 한숨을 푹 내쉬고 가마를 내리려 입을 여는데, 사람들이 거짓말처럼 가마의 양 옆으로 비켜섰다.

 

 “응? 뭐지?”

 

  유모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가마 안에서 답답했던 경혜가 가마의 창을 힘껏 열고는 고개를 내밀었다.

 

 “유모, 아직 이야?”

 

  그때, 유모는 어딘가로 시선이 꽂혀 혼이 멍해지고 있었다. 경혜도 유모의 시선을 따라 갔다. 양 옆으로 비켜선 사람들의 시선도 모두 같은 방향이었다. 맞은편에서부터 사람 걸음처럼 사뿐사뿐 오고 있는 화려한 가마 한 대. 앞뒤 사방이 모두 막혀 창구라고는 양 옆의 작은 창뿐인 경혜의 가마와는 다른, 양반들이 타는 교인지 가마인지 모를 모양새였다. 야시시한 천을 사방에 쳤는데, 그 천이 바람에 팔랑이면 가마 안에 탄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자신을 광고하려 일부러 그리 개조를 한 것이리라. 그때, 곱고 새하야며 가느다란 손이 천을 스윽 걷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우와...”

 

  경혜는 자신도 모르게 나지막이 감탄을 내뱉었다.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앉아있는 것 같았다. 말로만 듣던 기생이었다. 천하고 사내에게 꼬리를 친다는 여우같은 것이 저런 얼굴이라니. 역시 소문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하면서 경혜는 기생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사람 얼굴을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시선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기생의 가마는 경혜의 가마로 가까이 다가왔고, 유모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있다가 흐르는 침에 정신을 차렸다. 경혜와 눈이 마주친 기생은 자신을 보는 시선이 익숙하다는 듯, 경혜를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

 

 ‘쿠궁!... 쿠궁!... 쿠궁!... 쿠궁...’

 

  경혜는 난생처음으로 여성을 보고 가슴이 설렜다. 손끝마저 굳어버릴 만큼 충격적이었다. 기생은 자신을 따라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고, 경혜는 멀어져가는 기생의 가마를 따라 고개를 더 내밀었다. 좁아터진 가마의 창이 원망스러웠다. 얼굴을 쭉 내빼고는 겨우 가마 벽에 의지해 사라져가는 가마의 꽁무니까지 다 보고 나서야 시선을 거뒀다. 그러고 나니 거리에 서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들 자신과 같이 홀린 듯한 얼굴을 하고는 이내 정신을 차리는 모습들이었다.

 

 “유모도 봤어? 엄청 예쁘지?”

 “예쁘지요. 그래봤자 기생팔자지만.”

 

  경혜는 사람들을 보고 피식 웃었다. 기생이 지나가는 것을 보느라 생선을 들어 올리고는 멍을 때리는 사내도 보였고, 곡식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도 모르고 멍하니 쳐다보는 곡식 가게 주인도 보였다. 기생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거리의 모든 이들의 시선을 대낮에 훔쳐갈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천한 것들 중에서도 가장 천한 것입니다. 사내에게 웃음을 팔고, 노리개가 되는 삶 말입니다.”

 “저렇게 빛나는 데?”

 “관심도 두지 마십시오.”

 

  하지만 경혜는 이미 기생이라는 사람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지나는 길목의 사람들을 죄다 홀릴 만큼 빛나는 것이 세상 가장 천하디 천한 것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있는가. 한 번 더 기생 이야기를 했다가는 유모에게 혼날 것 같아서 더는 묻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안 되겠습니다. 자네들은 입구에 가마를 세워놓고 근처에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하다가 대기하게. 한 시진 후에 입구에서 보세.”

 “예.”

 

  유모는 가마꾼들에게 몇 닢을 국밥 값으로 주고는 경혜에게 가마에서 내리라고 했다. 경혜는 한결 몸이 편안했다.

 

 “우와! 여기가 운종가구나아!”

 

  말 그대로 사람천지, 온갖 물건 천지였다. 육전거리 말고도 골목 사이사이 작은 좌판을 깔거나 수레를 채로 끌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많았다. 새하얀 엿가락도 먹어보았고, 또래의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다니나 구경도 했다. 자신이 하는 것보다 더 화려한 댕기와 옷감도 많았고, 냄새나는 생선들도 많았으며, 하늘에 닿을 듯이 물건을 지고 다니는 지게꾼들도 보았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인 곳 중앙에서는 발인지 손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재빠른 재주넘기를 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하도 많은 일들이 펼쳐지니 정신이 반 정도는 붕 떠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까 전에 지나갔던 기생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비슷한 복장의 기생들이 모여서 장신구며 옷감을 구경하는 것도 보았다. 경혜는 그 모습을 눈으로 잘 담아두었다. 난생 처음 시장 나들이는 참으로 알찼다. 가마에 올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곯아떨어질 만큼 열정적으로 보낸 시간이었다.

 

 “아가씨. 집에 다 왔습니다.”

 

  곧 해가 질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버지는 아직 퇴궐하지 않았다. 그런 날이 꽤 잦았다. 어느 날은 집에 오지 않는 날도 있었고, 늦은 밤에 퇴궐하는 날이 허다했다.

 

 “오늘도 아버지는 퇴궐하지 않으셨나보다.”

 “그런가봅니다.”

 

  저녁도 먹고 잠자리에 일찍 누웠는데, 경혜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얼굴이 있었다. 이것이 사랑일까? 천장에 계속 그 모습과 하고 있는 장신구와 얼굴 화장이 떠올랐다. 경혜는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눕기를 두 차례, 뭔가 결심을 하듯 세 번째로 다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방문을 열고 나가서 집안에서 우물을 긷고 있는 또래의 여종을 발견하고는 살금살금 걸어갔다. 우물에서 물을 거의 다 길어 올린 여종의 어깨를 톡톡 쳤다.

 

 “엄마야!”

 “쉿!”

 “아가씨! 아이고, 간 떨어질 뻔했잖아요.”

 “너, 이거 잠시 두고 따라와.”

 “왜요?”

 “토 달지 말구!”

 

  경혜는 또래의 여종을 이끌고는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작가의 말
 

 손을 내밀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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