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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우리 동거한다!!
현실적이고 폐쇄적이지만 마냥 어린 자취생 예현과,
노랗고 쾌활한 감정 밑으로 칙칙한 불만이 얽혀있는 악마 대빈과,
그를 막기 위해 찾아온 다정하고 예의 바른 천사 연재의 이야기.
Writing by 백지백, 태현 @copyright 2022
백지백, 태현 All right reserved

 
8. 어긋
작성일 : 22-01-24 23:36     조회 : 301     추천 : 2     분량 :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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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어긋

 .

 .

 .

 .

 "네? 저랑요? 지금 밖에 나가신다고요...?"

 

 천사님은 다정하리만치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내 일으켜 세웠다.

 

 "응, 너랑 나가고 싶어. 안 될까?"

 "아뇨, 안 되는 건 아닌데요. 그럼 잠깐 옷이라도 갈아입어야...... 할까요...?"

 "아니야, 너 불편하지만 않으면 그대로 나와도 돼."

 "..."

 

 어디를 가냐고 묻고 싶었지만, 천사님의 바다 같은 파란 눈동자가 지금은 꽤나 구슬퍼 보여서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없었다.

 

 /

 

 밖에 나왔다. 말을 해야 하나? 생각은 늘어났고

 가뜩이나 최근에 잦은 혼란을 겪어댄 내 머리가 뱅뱅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고민을 하던 중이었을까.

 천사님은 머지않아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 하나를 사더니,

 걷고 걷고 또 걸어 벤치에 다다르자 그것을 내 손바닥 위로 건네며 말을 걸었다.

 

 "무슨 말을 해야 네가 좋아하려나."

 "제가 좋아할 말... 요?"

 "... 예현아, 너 백대빈 어떻게 생각해?"

 

 다정한 천사님은 핀트가 자주 엇나가는 거 같다.

 내가 이 얘기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어... 꼭 답해야 하나요?"

 "음, 대답해 준다면 좋을 것 같은데. 혹시 불편하다면 거절해도 되고."

 "아, 아니에요! 말할게요."

 "응응, 말해줘."

 "음, 솔직히 말하면... 여고생 혼자 사는 집에 같이 살자고 누가 쳐들어왔는데, 처음엔 불쾌할뿐더러 기분이 썩 좋지도 않았죠. 더군다나 사람도 아니고 악마가 제 집에 온 거잖아요."

 "그러면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

 "음... 그냥 같이 지냈을 때 엄청나게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요... 가끔 앙탈 부릴 때가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마냥 시끄러운 줄로만 알았는데 같이 살다 보니 느낀 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은근히 조용해요. 청소도 잘 해주는 것 같고? 요리도 벌써 두 번이나 해줬어요. 제가 이걸 일일이 설명하는 게 자랑 같아서 좀 낯부끄럽긴 한데요..."

 "응, 다행이다. 앞으로는 나도 요리 많이 해줄게."

 "네?"

 "아니야, 대빈이랑 며칠 동안 지내면서 불편했던 점은 없었고?"

 

 같이 나가자는 게 이런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나. 내가 낯부끄럽다고 했잖아!!!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자꾸 악마 얘기를 하시는 걸까. 어색한 건 맞지만 나는 천사님이랑 얘기할 줄 알고 나온 건데.

 

 "... 네."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마냥 텁텁한 분위기 속에서 나와 천사님은 말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도착했다.

 

 /

 

 집에 도착하니 벌써 아홉시가 넘어있었다.

 얼른 씻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똑똑~

 

 "나 왔어~!"

 

 뭐야, 평상시에는 오지도 않던 백대빈.

 배고픈 걸까 놀아달라는 걸까, 둘 중 뭐가 됐든 난 피곤하니까 그냥 나갔으면 좋겠다.

 

 "본론 말하고 나가세요."

 "치이. 너는 왜 맨날 본론만 추구하냐? 난 서론부터 시작해서 빠지는 문장 없이 다 말할 건데."

 "그야, 올 때마다 배고프다거나 놀아달라 하거나 이런 것들만 말하니까 그렇죠."

 "아, 들켰다. 나 배고파. 예현아."

 "... 그렇군요. 아 맞다, 천사님은 배 안 고프시대요? 아까 저한테 삼각김밥 주시고는 아무것도 안 드신 것 같던데... 뭐라도 챙겨드려야 하는 건 아니겠죠?"

 "뭐야? 야... 김예현, 네가 걔를 왜 걱정해. 걔가 아니라 내가 배고프다고."

 "아니, 갑자기 왜 급발진을 하고 그러세요, 제가 누굴 딱히 걱정한 건 아니고 그냥... 그저... "

 "와, 요것 봐라? 급발진? 급발지이이이인?"

 "? 네, 맞잖아요."

 "하... 됐어. 그냥 너한테 얘기를 하지 않는 게 낫겠다."

 

 ?????

 뭐지? 내가 잘못한 거야, 지금 이게?

 마음속에서는 억울한 건지, 짜증 난 건지 모를 감정이 진하게 피어올랐다.

 그때였다.

 

 쿠당탕!

 

 '아 또 뭐야, 쥐새끼라도 숨어있었나.'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창피해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구든지 나랑 백대빈이 했던 대화를 듣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데,

 

 '... 잠깐만, 이 집에서 악마 놈도 아니고 나도 아니면 누가 남지?'

 

 "아 미안.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아니, 천사님이 왜 하필 거기에서......"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내 머릿속에서는 알 수 없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가득 찼다.

 

 "미안해. 진짜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 나는 냉장고에 있던 우유를 너에게 가져다주려고..."

 "...... 어쨌거나 이게 다 천사님 때문이에요!"

 

 /

 

 나는 그렇게 천사님을 밀어낸 채로 방문을 닫았다. 쾅 소리를 동반해 닫히는 문에 내가 놀랐으니, 천사님도 많이 놀라셨겠지.

 쾅 소리를 빼더라도 사실 말도 안 되는 투정을 부리고 온 게 맞았기에 천사님께 미안했다.

 악마 놈이 앙탈을 부린다고 천사님께 하소연하던 게 나였는데, 이제는 되려 내가 그 짓거리를 하고 있네.

 

 똑똑,

 

 "아, 예현아. 자나?"

 

 '아 깜짝이야.'

 

 문 틈새로 들려오는 천사님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무덤덤해서 사실은 은근히 안심했다. 그 뒷말을 듣기 전까지는, 정말로.

 

 "나 챙겨줘서 고마워.

 그리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나는 내가 너를 챙겨주는 일만큼이나 네가 나를 챙겨주는 일 또한 좋아하거든. 장난 아니고, 진심으로."

 

 후회될 락 말락, 수치스러울 락 말락... 혼돈은 계속해서 내 품 사이로 넉넉하게 안겼다.

 

 이 방문을 나가면 뭐라고 해야 하지,

 우선은 내일이 심히 걱정된다.

 

 '사실 제가 잘못했다는 걸 인지했는데 그렇게 능글맞게 말씀하시면 사과를 못 하겠잖아요?'

 

 ... 지금 말하고 올까?

 아냐, 졸린데 귀찮게 나서서 수고를 하지는 말자.

 그럼 누워서 내일 할 말이라도 시뮬레이션 돌려볼까.

 

 제발 천사님은 천사님이시니까 악마 놈처럼 변하지 마세요.

 원래 모습이 백대빈이라면 저는 조금 슬플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저는 조금...

 그러니까 천사님은...

 저는 조금 천사님을...

 .

 .

 .

 그렇게 까무룩, 나는 잠에 들고 말았다.

 

 /

 

 문밖에서 기다리던 연재가 차츰 안정되는 그녀의 호흡에 안심하며 걸음을 뒤로 향했다.

 

 "... 연재야, 우리 아직 안 끝난 얘기 있지..."

 

 자신을 붙잡은 건 다름 아닌 대빈이었다.

 

 천사를 무서워하는 악마.

 이에 반성문과 같은 손 편지를 커다랗게 써온 악마.

 문득 든 이질감에 연재는 피식 웃었다.

 

 "그니까...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니었어. 내가 미안..."

 

 연재가 마저 웃으며 대빈의 머리를 헝클였다.

 동시에 그의 양손에 가지런히 들렸던 편지를 낚아채 자신의 주머니 밑으로 넣었다.

 

 "겁 많네, 아까까지만 해도 이런 캐릭터 아니었으면서."

 "... 그거는 내가 김예현한테 보여지고 싶은 모습대로 걔를 대할 때고, 너는... 어쨌거나 내 화살이 너를 향했던 거니까 사과해야지."

 "그래, 지금처럼 너는 네가 백 퍼센트 회개됐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 그게 내가 널 따라다니는 이유야, 덜 갱생한 입술 아무렇게나 열어젖혀서 저렇게 곱고 예쁜 인간을 상처 주고 돌아다닐까 봐."

 

 "곱고 예쁜...? 근데 너 지금까지 만난 인간 김예현밖에 없잖아."

 "응, 근데... 어...?"

 "뭐...?"

 

 "아니, 예현이한테 그런 게 아니라, 물론 그 애는 예쁘지, 그렇지만...... 잠시만?"

 

 연재가 소리를 지르려다가도 잠든 예현을 위하고 의하여 음성을 낮추었다.

 

 "...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 애 깬다. 그냥 내일 얘기해 볼까? 아니다, 그냥 얘기하지 않는 게 더 좋겠다. 대빈아."

 

 짓궂은 호기심 반과 알 수 없는 감정 반이 예쁘게 섞여 눈을 반짝거리는 대빈을 방 문턱 너머로 구겨서 밀어 넣은 채로.

 
작가의 말
 

 백지백 : 지금까지의 글 중 제일 쓰기 복잡했던...

 태현 : 글마다 자기도 훗날 까먹을 떡밥을 넣어대는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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