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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작성일 : 22-01-24 16:26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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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수호는 보경의 제스처에 순간 당황했지만, 그의 행동이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돕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너무 다가가서는 안된다.

 지켜야할 선이 있는 것이다.

 

 "글쎄, 곧 있으면 도착한다고 하긴 했는데, 다시 한 번 선장님께 물어보고 올게."

 

 그는 선장이 있는 조타실로 향했다.

 

 선장은 조타실에서 신중하게 항해중이었다.

 수호가 그에게 도착시간을 물어보면서 간단히 잡담를 나누었다.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섬이 여전히 그대로인지, 바뀌었으면 얼마나 바뀌었는지 미리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분간 그곳에서 지내야 했기 때문에 약간의 정보도 얻을 필요가 있었다.

 

 때마침 선장은 대화상대가 생겨서 즐거웠는지, 그에게 섬에 대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해주었다.

 대부분은 쓸데없는 잡답이었지만, 그와의 대화로 수호는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섬은 그가 떠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그곳은 여전히 문명의 세계와는 단절된 장소였다.

 선장과의 잡담에 큰 수확은 없었지만, 수호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섬이 그대로라면, 그곳에서 지내기에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호는 선장과의 잡담을 끝마치고 다시 갑판 위로 올라왔다.

 

 보경은 여전히 바다를 감상하고 있었다.

 어쩐지 그녀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는 좀 떨어져서 그녀를 지켜보다가 옆으로 다가갔다.

 

 “보경씨."

 

 수호는 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불었다.

 보경이 바다에게서 시선을 떼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아까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녀가 그의 말을 기다렸다.

 

 "선장님이 한 시간쯤 지나면 섬에 도착한대. 그러니까 그 동안 보경씨는 안에 들어가 좀 쉬어. 여기서 계속 서있으면 피곤하잖아. 섬에 도착하면 많이 걸어야 할 거야. 거기는 버스나 택시가 없거든.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우리는 자전거가 없잖아. 우리가 섬에 도착하면 저녁시간이라서 자전거를 빌리지도 못할 거야. 더구나 그 시간대라면 거리에 사람들 보기도 어려운 곳이야. 워낙 해도 빨리 저물고, 섬이라 즐길거리도 없어서 주민 대부분은 집안에 있을 거거든. 우리는 섬에 도착하는데로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걸어서 돌아다녀야 하잖아. 그러니까 배에 타고 있는 동안 푹 쉬도록 해.”

 

 수호는 그녀가 잠시라도 편하게 쉬기를 바랐다.

 그러다보니 말이 길어지고, 장황하게 설명되어 버렸다.

 보경은 그런 그의 의도를 수긍하는 뜻으로 갑판에서 내려와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그녀의 등 뒤로 하늘 위의 태양이 수평선으로 기울고 있었다.

 

 수평선 저 멀리에서 노을빛 바다에 하나의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탄 작은 어선은 그 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점은 점점 뚜렷한 형체를 띄어갔다.

 

 섬마을이었다.

 

 어선은 부두에 차분하게 정박했다.

 선장의 숙달된 솜씨 덕분에 배는 그들을 무리없이 땅으로 내려주었다.

 부두에는 그들이 타고 온 어선 외에는 정박된 배가 없었다.

 마을 주민의 어선이나 보트 정도는 있을 법도 한데, 여타의 배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해질녘이라 부두가 적막하게 느껴졌는데, 텅빈 부두는 더욱 외로워보였다.

 

 부두에서 차가운 바닷바람이 그들을 맞이해주었다.

 섬의 첫인사치고는 외부인을 그리 반기는 느낌이 아니었다.

 지리상으로는 육지의 가장 아래보다도 더 남쪽에 있는 섬이었지만, 바람은 어느 육지보다도 차가웠다.

 남쪽이라 따뜻할 거라 생각했던 보경은 예상치 못한 쌀쌀함에 어깨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어선의 정리를 끝마친 선장이 배에서 내렸다.

 때마침 수평선을 넘어가던 노을이 그들에게 작별인사라도 하듯이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그리고 어두워진 밤하늘에 달이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었다.

 

 둥근달이었다.

 

 검게 물든 바다 위로 아주아주 크고 동그란 달이 떠오른 것이다.

 달은 마치 그들에게 어서오라고 손짓하듯이 검은 수면 위로 서서히 올라왔다.

 

 그 달은 지금까지 본 어느 보름달보다도 컸다.

 그들은 그 크기에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저........저 달은 뭐죠?”

 

 수호가 말을 더듬으면서 선장에게 물었다.

 낚시 그물을 어깨에 메고 배에서 내리던 선장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저 달이 왜요?"

 

 “달이 너무 커서요.”

 

 “달이 크다? 원래 저런데?”

 

 선장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수호는 그의 대답에 당황스러웠다.

 

 "그럼, 선장님은 저 달을 매일밤 보시나요?"

 

 그가 육지에서 보던 달과는 너무도 달랐다.

 그런데, 선장은 매우 태연스럽다.

 

 "거참, 당연한 일을 왜 묻소? 달이야 밤이 되면 뜨는 것이고, 아침이면 지잖소. 왜 그러는 거요?"

 

 "아.........아닙니다. 그냥 바닷가에서 뜬 달은 처음봐서 물어본 겁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요."

 

 수호는 선장에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에게 더 말하다가는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할 것 같았다.

 달에 대한 질문은 이쯤에서 그만 두자.

 

 “멀쩡하신 분이 싱겁기는. 거, 괜한 거에 신경 쓰지 마시고, 부인이나 잘 챙기슈."

 

 그는 선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선장님, 여기까지 태워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십시요.”

 

 “별말씀을. 어쨌든 고맙소. 그쪽도 잘 지내시구려. 그런데, 젊은 양반."

 

 선장이 갈길을 가려다 말고 걸음을 멈추었다.

 

 “네?”

 

 “어디 잘 곳은 정해뒀나?”

 

 선장이 보경을 흘긋 보고는 묻는다.

 

 “아뇨. 이제 차차 찾아보려고요.”

 

 수호가 머리를 긁적였다.

 생각보다 일찍 날이 어두워져서 숙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잘 곳이 없을 수도 있다.

 그는 걱정은 되었지만, 그렇다고 입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보경이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 보는 선장에게 부탁을 할 입장도 못되었다.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신세를 진 것이다.

 

 “쯧쯧, 내 그럴 줄 알았지.”

 

 수호는 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겼였다.

 지금은 그가 십수년 전에 머물었던 곳까지 갈 수는 없었다.

 이곳이 변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밤중에 그가 지내던 장소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임산부인 보경을 데리고 이 부근의 숙소를 찾을 생각이었다.

 

 “새댁이 힘들어 보이는데, 이대로 보낼 수는 없지. 그럼, 그렇고말고."

 

 선장이 혼잣말하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확신히 섰는지 크게 외쳤다.

 

 "마땅히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나 가세. 날 따라오슈.”

 

 선장의 파격적인 호의였다.

 수호는 놀란 표정으로 보경을 바라 보았다.

 그를 따라가는 게 여러모로 좋지만, 그녀의 의견이 우선이었다.

 그녀는 움츠러든 몸으로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수호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오늘밤만 잘 지내면 된다.

 내일은 예전에 그가 묵었던 곳으로 가면 될 것이다.

 저 달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해보자.

 섬마을의 밤은 길다.

 

 그들은 앞서가는 선장의 뒤를 쫓아갔다.

 

 “그런데, 어쩌자고 무작정 여기에 올 생각을 다 했수? 육지에서는 여기에 오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선장이 뒤돌아보며 수호에게 말했다.

 

 “그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이곳에 온 적이 있었거든요. 우연히 오게 된 것이었지만, 지내다 보니, 여기가 공기도 좋고, 한적하니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휴가를 내고 다시 오게 된 거예요. 아무래도 아기가 태어나면, 쉽게 돌아다니지는 못할테니까요.”

 

 수호는 어느 정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십수년 전에 방문했던 곳은 맞으니까.

 

 선장은 그의 대답이 수긍이 가는지 굳이 더 물으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는 가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선장이 지나는 길에는 마을의 주택들이 촌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골목길에는 가로등이 듬성듬성 어두운 길을 밝혔다.

 그러나,

 그 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은 다름아닌 달빛이었다.

 어느새 달이 밤하늘에 높이 떠있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막다른 골목에 낮은 언덕이 하나 보였다.

 거기에서는 작은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선장은 그곳이 목적지인 듯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가 서두르자, 그들은 혹시라도 놓칠세라 서둘러 그 뒤를 쫓아갔다.

 

 언덕 위에는 정돈이 잘 된 마당 넓은 집이 한 채 있었다.

 선장은 이미 집안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집주인의 초대를 받기는 했지만, 막상 현관문이 닫혀있는 집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그들은 천천히 마당을 둘러보았다.

 

 마당의 끝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한그루 심어져 있었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같은 절벽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들이 방금 지나온 바닷가 마을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위에 커다란 둥근달이 떠있었다.

 

 달은 나무 맨 위의 나뭇가지에 닿을락말락할 정도로 매우 가까이 떠있었다.

 그러기에 그 크기는 더욱 커보였다.

 보경은 이렇게 큰 달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사당에서 본 달도 이처럼 크긴 했으나, 그때와는 또 달랐다.

 

 이 달은 그 달이 아니었다.

 그들은 달이었지만, 같은 달은 아니었다.

 인간의 성별로 치자면, 그때의 달은 여성이고, 지금 이 달은 남성이었다.

 이 달은 더 크고 더 빛나지만, 섬세하고, 자상한 느낌은 없었다.

 그는 매우 진취적이며, 저돌적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가장 큰 차이점은 그녀의 생명체와 서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명체가 이 달에게는 냉랭했다.

 당연하겠지만, 달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면서도 굳이 인사를 나눈다거나, 안부를 묻지 않았다.

 각자 썩 내키는 상대가 아닌 느낌이었다.

 

 보경에게는 그들이 모두 느껴졌다.

 하지만, 둘이 왜 그런지는 뱃속의 생명체도, 밤하늘의 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달과 생명체의 관계가 궁금했다.

 그들은 대체 어떤 관계이길래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누구에게,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할지 몰랐다.

 물론, 묻는다 해도 누가 대답을 해줄 수 있겠느냐만.

 

 그리고 그녀는 달에 대해 새로운 의문이 생겨났다.

 

 또 다른 달.

 

 어째서 이곳의 달은 육지와 다를까?

 다른 달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이지만, 말로는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보경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 사이, 수호는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면서,

 

 “보경씨, 바람이 차. 이제 그만 안으로 들어가지."

 

 그녀를 향해 말했다.

 

 보경은 고개를 돌려 수호를 바라봤다.

 달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며칠 새 부쩍 핼쑥해보였다.

 그녀에게 힘든 내색은 안하지만, 그도 힘이 드는 것이다.

 아무리 자발적으로 그녀를 돕는다지만, 도망자 신세로 머물 곳조차 없다는 건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이리라.

 더구나 그는 임산부인, 그것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것도 아닌 여자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의 제공자로써 그가 너무도 측은했지만, 달리 도울 방법이 없었다.

 현재 그녀가 의지할 사람은 그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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