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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니야
작가 : 소설사랑
작품등록일 : 2022.1.16

자유로운 삶을 마음 한구석에서 꿈꿔왔던 어린 소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집안을 만나며 변화해나가는 성장 스토리

 
2화.
작성일 : 22-01-23 21:36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1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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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델티르가 나를 업고 식당으로 들어오자 식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와 유델티르, 그리고 나를 안고있던 마델리에게로 집중되었다.

 

 가주로 보이는 여자의 시선이 떨어지지를 않자 마델리의 어께가 굳어졌고 나는 그걸 느끼자마자 마델리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팔을 들어 마델리의 등을 쓸어주었다.

 

 “아가씨..?”

 

 “긴장할필요없어요, 마델리.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호오..”

 

 긴장하고있는 마델리를 달래주는 나를 본 여자는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벌써 식사를 시작하고 계셨을줄이야..제가 너무 늦은건가요?”

 

 “아니야, 식사는 이제 막 시작했어. 그렇게 늦은건 아니야. 그런데..왜 그 아이를 시녀가 계속 안고있는거지?”

 

 “아. 아가씨의 두 다리가 움직이지를 않아서요. 시간이 촉박해서 제대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마 {지옥의 족쇄} 스펠이 걸려있는 것 같습니다.”

 

 ‘내 다리에 {지옥의 족쇄} 스펠이..? 아..설마..’

 

 유델티르의 말에 곰곰이 생각하던 내 머릿속에 기절하기 직전 나를 향해 손을 휘두르던 경매장 주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였나..’

 

 “{지옥의 족쇄}라...꽤나 듣기 싫은 스펠의 이름이 나왔네. 네가 풀 수 있을정도야?”

 

 “불가능합니다. 1계제로 이루어져있는 {지옥의 족쇄}라면 제 마력으로 충분히 풀 수 있었겠지만...구조로 봐서는 1계제 이상인 것 같아서..”

 

 “하긴...네가 풀 수 있을정도의 스펠이었다면 진작에 네가 풀고 데려왔겠지. 알겠어. 그럼 일단 아가씨의 얼굴 좀 보게 의자에 앉혀줄래?”

 

 “네.”

 

 여자의 말에 유델티르는 손가락을 까딱거렸고 신호를 본 마델리는 안고있던 나를 여자 바로 옆 의자에 앉혀두었다.

 

 “....”

 

 ‘역시..위압감이 대단하네...항상 듣던대로야. 레타르 가문의 가주..’

 

 나는 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그리고 이 위압감을 알고있었다.

 

 루티아르 니엘리 레타르.

 

 선조때부터 전해내려오는 강력한 힘과 마력을 동시에 물려받아 여성이라는 다소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성별을 갖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후계자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전쟁에서 수많은 공을 세워 레타르 가문 최초의 여성 가주가 된 사람.

 

 여자치고는 커보이는 173cm의 키와 항상 앞을 바라보는 올곧은 눈빛. 그리고 무엇보다도 레타르 가문 역대 후계자들중에서도 압도적인 마력량과 힘 덕분에 자신만의 마검술을 터득한 사람.

 

 그 때문에 다른 10대 명문가 가주들조차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금 내 옆에 앉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이 사람의 눈보다 더 무서운 눈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살려줘...! 뭐든지 다 줄게..! 네가 원하는거라면 뭐든...!’

 

 죽음을 눈 앞에 둔채 정신상태가 극한까지 몰린 자의 눈..

 

 그 눈을 생각하면 이 눈은 대하기 훨씬 편한 눈이다.

 

 그리고...

 

 ‘~~야. 사람들과 대화할때는 항상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해야하는거야.’

 

 ‘..왜?’

 

 ‘그래야 그 사람이 말하는게 뭔지 제대로 들리거든.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로만 얘기하면 자신 또는 상대방의 말 뜻이 왜곡되게 들리게 되. 알겠지?’

 

 ‘그 사람의 말은 지켜야하니까...’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한번도 고개를 숙이지않고 눈을 마주치고있자 가주는 냅다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

 

 “어머님, 체통을 지키시죠. 사람들 앞입니다.”

 

 “아..미안미안. 내가 너무 크게 웃어서 놀랐지?”

 

 “아..아뇨..”

 

 “미안해. 너같은 아이는 처음봤거든. 너같이 조그맣고 하얗고 어린 아이가 내 눈을 똑바로 보다니.. 되게 마음에 들었어. 너랑 협상할 생각이었는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나봐.”

 

 “협상...?”

 

 “그래. 아...무거운 얘기로 넘어가기전에 밥부터 먹어볼래? 어린 여자아이가 온다고 요리사한테 전해뒀더니 꽤나 신경쓴 모양이거든.”

 

 “밥...이요?”

 

 “...? 왜 그래? 배가 안 고픈거야?”

 

 “.....저한테는...밥 먹을 자격이 없어요...그런 인간도 아니거든요...”

 

 “....!”

 

 내 말에 당황한 사람들의 변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렇겠지. 9살짜리 꼬마애가 인간 운운하다니..충격먹을만한 일이잖아?

 

 하지만...이게 나한테는 당연한 대답이야. 원래 나는 여기에 있을만한 인간이 아니니까..

 

 “..아이야, 그런 말은 입에 담지 않는게 좋아. 넌 아직 어리잖아.”

 

 “....어리다고 해도 알건 다 알아요. 저는 여기에 있을만한 인간이 아니라는거..”

 

 “....우리는 네 과거를 몰라. 그래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를 모르고 그 과거를 알고난 뒤 그렇게 말할수도 있어. 하지만...지금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거야.”

 

 “.....”

 

 “알았어. 네가 우리들을 믿지 못한다면 그래도 되. 경매장에서 이곳으로 끌고온건 우리니까. 그 대신 약속 하나만 하자.”

 

 “약속...이요?”

 

 “응. 네 과거를 알게된 뒤여도 우리가 너를 대했던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 곁을 떠나지 말아줘. 그게 약속 내용이야.”

 

 “그런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나는...내 과거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도 되. 계속 고민해보렴. 미래나 장래에 대한 고민은 그 나이대에서만 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니까.”

 

 “...네...알겠어요..”

 

 “응. 그럼 이제 먹을래? 요리사가 꽤나 기대한 모양이거든.”

 

 “...네.”

 

 가주의 말에 나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내 앞에 놓아져있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는 내 표정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걸 본 여자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맛있어?”

 

 “네..”

 

 “맛있다니 다행이네. 그럼 음식도 먹어줬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볼까? 너를 노예 경매장에서 구해줬던 사람을 기억해?”

 

 “아...네. 저 분이셨어요.”

 

 가주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그래. 우리 첫째 아들인 페리트지. 우리 레타르 가문의 기사단인 에펠타리우스 기사단의 기사단장을 맡고있어.”

 

 “깨어났을때부터 묻고싶었어요...그때 저를 왜 데려오셨던건지...”

 

 “처음에는 그저 부탁때문이었어. 어머니가 적당한 여자아이를 데려오라고 하셨었거든. 그런데...보고나니까 호기심이 좀 생기더라고.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그런 장소에서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멍하게 서있을 수 있었던건지..그래서 데려온거야.”

 

 “그랬었군요...”

 

 “그래서 말인데 이름 모를 아가씨, 아가씨 새끼손가락에 감겨있는 가시나무줄기, 혹시 뭔지 알아?”

 

 “아..이거 말이군요..”

 

 가주의 질문에 나는 내 손을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살 안쪽에서 튀어나온 듯 손과 연결되어있는 거친 가시나무줄기가 감싸고있는 새끼손가락.

 

 “이거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몰라요. 오드아이가 아닌 단색의 눈과 함께 제가 갖고있는 오점이라고만 알고있죠.”

 

 “오점이라..그렇게 부를수도 있겠네. 실은 그거에 대해 조사한게 있어. 그리고 그 조사 도중에 렐리오베드라는 단어가 나왔지.”

 

 “렐리오베드..?”

 

 “들어본 적 있어?”

 

 “아뇨..”

 

 “그럼 거기에서부터 설명해줄게. 렐리오베드는 아주 멋 옛날...역사라는 이름으로도 잘 기록되어있지 않는 그런 시간대에 존재했던 종족이야. 아니...종족이라고 단정짓기에도 좀 그렇네..”

 

 “사람은 아닌건가요?”

 

 “사람이라고 하기에도 그래. 좀 적긴 하지만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악마와 인간의 혼혈이라고 적혀있어.”

 

 “악마와 인간의 혼혈이요? 그런게 존재했었다고요?”

 

 “잘은 모르겠지만 존재했었던 모양이야. 이제는 믿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존재했었다. 믿지 못한다.

 

 악마와 인간의 혼혈은 이 두 문장으로도 설명 가능하다. 다른 종족과 인간의 혼혈은 드물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존재해서 볼 수 있지만 악마는 다른 종족과는 다르게 인간에게 배척당하는 종족이기 때문에 혼혈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제 새끼손가락에 가시나무줄기가 돋아나있었던거군요. 가시나무는 악마족의 상징이니까..”

 

 “아직 그렇다..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어. 정보가 너무 없으니까. 악마와 인간의 혼혈이라는 정보도 사실이라는 증거도 없고...가설 중 하나일뿐이야.”

 

 “제가 렐리오베드일 가능성이 있는건가요?”

 

 “하나 있긴 해. 네 가족 족보중에 렐리오베드가 있을 경우.”

 

 “아...그렇네요. 잠들어있던 악마의 피가 제 대에서 깨어났을수도 있으니까요.”

 

 “그 증거로 너한테서는 악마의 마력도 느껴지고 악마족의 상징까지 나타나있지. 하지만 악마족 특유의 더러운 냄새는 미약해. 그래서 그 가능성을 생각해본거야.”

 

 “...거기까지 알아내셨다면 왜 저를 이 가문의 일원으로 만들려고 하시는거죠?”

 

 “나한테는 여자아이가 필요했거든. 적당한 나이대, 조사 불가능한 신분. 다른 트러블 없이 가문의 일원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한 조건이잖아?”

 

 “여자아이를 왜...”

 

 “그건 지금 이 자리에서 정확히 얘기하지는 못해. 내가 너한테 거래를 걸기 위해서는 아직 완벽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거든.”

 

 “조건...”

 

 “대신. 우리 가문의 아주 중요한 비밀을 알려줄게.”

 

 “앞뒤가 안 맞지 않나요? 거래를 걸기에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하시더니 갑자기 가문의 비밀을 알려주신다고 하고...”

 

 “그래야 네가 우리 가문에서 떠나지 않으니까..”

 

 “네..?”

 

 “아까 그랬잖아. 네 과거를 알고 나서 우리 태도가 예전과 달라진다면 언제든지 떠나라고. 그때 너를 붙잡아놓을 미끼 하나를 넣어놓는거야.”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네요. 저는 가문의 비밀을 알고있다고 해서 덜덜 떨고 가문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다른 바보들과는 다르거든요. 태도가 달라진다면 저는 주저없이 도망칠 각오가 되어있어요.”

 

 “재미있는 각오네. 그럼 맘놓고 알려줄게. 우리 가문과 하이리우스 가문의 연관성을.”

 

 “...! 어머니!”

 

 “페리트, 입 다물어. 지금부터는 가주의 시간이야.”

 

 “윽...”

 

 “하이리우스 가문이라면...”

 

 “그래. 지금 우리 아리네아트 제국을 다스리고있는 601대 페하의 가문이지. 그럼 우리 아리네아트 제국의 폐하 선별방법을 알고있어?”

 

 “네..전 대의 폐하가 붕어하신 뒤 폐하 선별식이 치러지는 그 해에 신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불리는 혜안이 발현된 사람을 찾아 선별하고 최종선별 때 합격하면 폐하가 되는 식이죠.”

 

 “맞아. 그리고 이번년도에 선별된게 하이리우스 가문의 후계자. 텔티르 유하스 하이리우스지.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그 녀석의 가문과 우리 가문의 관계겠지?”

 

 “네..”

 

 “....500년 전..우리 레타르 가문의 초대 수장님께서 참가하셨던 커다란 전쟁이 있어. 그때 우리 수장님은 적의 함정에 빠져 치명상을 입으시고 아군한테 버림받고 전장에 그대로 버려졌지. 그때 우리 수장님을 구해주셨던 분이 계시는데..그 분이 바로 하이리우스 가문의 초대 수장님이야.”

 

 “그렇게 인연이 닿았던거군요..”

 

 “맞아. 그렇게 두 분은 다시 아군쪽으로 돌아가 그들의 무례를 용서하고 전쟁에 참여한 결과 승리한 채 돌아오셨지. 그 이후 레타르 가문의 수장님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것에 대한 보답으로 가문의 대가 끊길때까지 하이리우스 가문을 수호한다고 멩세했어. 그래서 우리 레타르 가문은 하이리우스 가문을 평생 수호해야 해. 가문의 대가 끊길때까지.”

 

 “하이리우스 가문을 평생 수호한다..”

 

 “어때? 네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심각한 비밀이지?”

 

 “네...”

 

 “뭐...옛날에는 하이리우스 가문만의 힘과 권력이 약해져있어서 명문가라고 불리지도 못할정도로 약한 가문이라 수호할 일도 없었는데 지금은 그 가문의 후계자가 폐하가 됐으니...상황이 완전 역전된거지.”

 

 “상황이 많이 안 좋긴하네요..”

 

 “그렇지? 그래서 내가 이 안 좋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한가지 방안을 생각해냈어.”

 

 “한가지 방안이라면...”

 

 “그 방안은 바로..입양이야.”

 

 “이...입양이요?”

 

 “그래. 너도 알고있다시피 우리 아들 딸들은 체격도 다부지고 우리 가문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녀석들이라 하이리우스 가문 수호를 시킬 수가 없어. 그래서 적당한 여자아이를 구하려고 했던거야.”

 

 “그런데..수호 일을 시키려면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낫지 않나요..?”

 

 “아. 그건...내가 되게 귀엽고 순진한 여자아이를 좋아하거든. 그런데 우리는 남자 둘 여자 하나인데 그 하나밖에 없는 여자아이가 좀..”

 

 “어머니...바로 앞에 있는데 그런 말은 너무 심하신거 아니예요?”

 

 “미안해~~”

 

 “그럼...가주님 말씀대로라면..저를 이 가문의 막내딸로 받아들이겠다는건데..”

 

 “그렇지?”

 

 “제가 그런 혜택을 받아도 되는걸까요?”

 

 ‘어두운 곳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가던 내가...빛을 봐도 되는걸까?’

 

 “당연하지.”

 

 ‘눈이 멀지는 않을까..? 언젠가 모두 빨리고 버려지지 않을까..?’

 

 “....그럼...받아들일게요.”

 

 ‘아니...이제 버려진데도 상관없어..’

 

 “거절하지는 않네? 아까 그 태도를 보면 한번쯤은 거절할 줄 알았는데..”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어찌 마다할 수가 있을까요...”

 

 ‘이미 나는 그 환한 빛을 보고 눈이 멀어버렸으니까..’

 

 “그럼 입양 성공! 그럼 빠르게 가족 구성원 소개로 넘어가볼까? 아..그 전에...나는 네 이름을 모르는데..네 이름부터 말해줄래?”

 

 “아..저는..”

 

 멈칫.

 

 가주님의 질문에 나는 선뜻 내 이름을 답할 수 없었다.

 

 그곳에서 불리는 내 이름은 지금 이곳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하고있던 나는 문득 그곳에서 그녀가 나에게 읽어주던 책을 떠올렸다.

 

 누더기를 입고 평생을 생활하던 여자아이가 어떠한 이유로 인해 모험을 떠나게 됐고 그 모험중에 중요한 무언가를 찾게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고민하다가 그 책의 주인공 이름을 내 이름으로 소개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이름을 갖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제 이름은..니야...니야예요..”

 

 “니야..라..이쁜 이름이네. 그럼 이제 우리 소개를 해볼까? 일단 내 소개를 하기전에...널 이곳으로 안내한 우리 집사장 유델티르부터 소개해줄게.”

 

 “아..”

 

 “레타르 가문의 집사장을 맡고있는 유델티르입니다. 편하게 유델티르 또는 집사장이라고 불러주세요.”

 

 “네. 잘 부탁드려요. 집사장님.”

 

 “네 옆에 서있는 주황색 머리의 메이드 아가씨는 마델리. 앞으로 니야의 모든 것을 옆에서 도와줄 전속 시녀야.”

 

 “잘 부탁드려요, 니야 아가씨.”

 

 “나도 잘 부탁해요. 마델리.”

 

 “그럼 이제 다음은...나부터 하는게 낫겠지? 내 이름은 루티아르 니엘리 레타르. 레타르 가문의 현 가주이자 에펠타리우스 기사단 지휘 겸 참전병사로 활동하고있어. 잘 부탁해.”

 

 “네.”

 

 “그럼 다음은...페리트!”

 

 “네?”

 

 “뭐야...그 놀랐다는 네? 는.”

 

 “하..하지만...소개라니...어린애도 아닌데..”

 

 “그래서...가주의 말을 거역하겠다는거니?”

 

 “으윽...아...아닙니다..”

 

 “그럼 페리트부터.”

 

 “네..”

 

 가주의 말에 페리트가 일어나 말했다.

 

 “이름은 페리트 하리드 레타르. 레타르 가문의 첫째이자 최연소의 나이에 공작 지위를 받은 실력자. 현재는 레타르 가문 공식 기사단인 에펠타리우스 가시단을 이끌고 있다.”

 

 ‘에펠타리우스..신의 검이라는 이름답게 완벽한 실력으로 레타르 가문의 최고 기사단이라는 타이틀을 갖고있는 기사단...그 기사단을 이끌고있는 사람이라니..나는...되게 대단한 사람한테 구해진거구나..’

 

 “다음은 난가?”

 

 페리트가 소개를 끝맞치고 자리에 앉자 옆에 있던 긴 회색 머리의 여자가 일어났다.

 

 “이름은 테리아 유스 레타르. 레타르 가문의 둘째이고 레타르 가문 공식 기사단인 에펠타리우스 소속 귀사야.”

 

 “귀사..?”

 

 “간단히 얘기해서 기사단을 이끌고있는 사람의 보조를 맡는 사람을 말해. 나같은 경우에는 페리트 오빠를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거지.”

 

 “이끌기는...항상 실수해서 내 발목만 잡는 주제에...”

 

 “그건 내 실력이 아직 부족해서 그래..언젠가는 페리트 오빠의 뒤를 완벽하게 보조할 수 있는 귀사로 클거니까 기대하라고!”

 

 “기대하고있을게.”

 

 “그럼 이제 나지?”

 

 테리아가 자리에 앉자 앞에서 소개하던 두 사람과는 달리 영롱한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테리트 티아 레타르. 레타르 가문의 셋째. 레타르 가문의 마법을 연구하고있고 전투는 취미가 아니라서 참여하지않아. 지금은 왕궁 전속 마법연구단에 소속되어있어.”

 

 “마법연구단..?”

 

 “폐하가 직접 뽑은 10명의 인원으로 이루어져있는 왕궁 소속 연구집단이야. 아리네아트 제국 마법의 본질을 추구하는 마법연구가 주 우선시되지.”

 

 “폐하가 직접 뽑았다니..”

 

 “그 10명중에서 우리 테리트는 최연소이기도 하고 실력도 뛰어나서 꽤나 중요한 자리를 맡고있어.”

 

 “대단하네요..”

 

 “하, 빈말은 그만하지?”

 

 “...네?”

 

 테리트의 말에 화가 난 페리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야,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쟤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아까부터 계속 퉁명스럽게 대하는데?”

 

 “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뭐?”

 

 “저 애가 뭐가 좋다고 우리 고귀한 레타르 가문의 양녀로 삼겠다는거야? 렐리오베드일수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분도 모르는 애를? 그것도 경매장에서 사왔던 애잖아. 나중에 왕궁재판으로 회부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어! 우리 가문이 받을 수 있는 피해가 더 크단말이야!”

 

 “테리트, 그만해!”

 

 “그리고 렐리오베드는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녀석이야. 내가 마법연구단 고서를 뒤지고 뒤져서야 나왔던 정보라고. 무슨 존재인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우리 가문에서 보호를 해?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잖아!”

 

 ‘그래. 저게 나한테 익숙한 반응이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반응이 너무 극과 극이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네.’

 

 “니야, 걱정하지마. 테리트는 그동안 마법연구로 인해 방에만 갇혀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히키코모리였거든. 그래서 성격이 좀..”

 

 “테리아 누나! 무슨 개소리하고 있는거야? 내가 히키코모리여서 그렇다고? 나는 그냥 저 여자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뿐이야! 차라리 경매장에서 다른 녀석한테 먼저 팔려갔다면 우리 가문이 떠맡지 않아도 됐을텐데. 운도 드럽게 없네.”

 

 ....익숙한 반응이야. 걱정마. 참을 수 있어.

 

 내 감정을 하나의 표정 아래에 모두 숨기는 것. 그게 내 유일한 특기였잖아.

 

 지금도 그러면 되.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잖아?

 

 당연한거야. 내가 그동안 받아왔던 취급에 비하면 상관없..

 

 ‘그런 생각하지마, 니야.’

 

 “.....!”

 

 익숙한 목소리.

 

 ‘너는 저런 말을 들으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돼.’

 

 나를 달래주는 안정감있는 포근한 말투.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해줄게. 너는 안전한 곳에서 쉬고있어.’

 

 그때부터 듣지 못했던 목소리........

 

 “사나야..?”

 

 빠지직-

 

 그때부터 내 기억은 사라졌다.

 

 <전체 시점>

 

 처음에는 그저 니야의 긴장을 풀려는 테리트의 장난인 줄 알았다.

 

 하지만...그 장난이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듯 하여 말릴려고 했지만 테리트는 내 말을 듣지도 않은채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테리아 누나! 무슨 개소리하고 있는거야? 내가 히키코모리여서 그렇다고? 나는 그냥 저 여자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뿐이야! 차라리 경매장에서 다른 녀석한테 먼저 팔려갔다면 우리 가문이 떠맡지 않아도 됐을텐데. 운도 드럽게 없네.’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말투에 페리트 또한 언성이 높아져 테리트의 말에 반박했고 그 말을 온전히 듣고있던 니야의 표정은 그저 무 였다.

 

 표정 변화 없이 페리트와 테리트의 싸움을 그저 보고만 있던 니야의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9살의 어린 나이에는 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특징이었다.

 

 그렇게 계속 변화가 없던 니야의 표정이 어느 시점에서부터 놀란 듯 변화가 시작되더니 곧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니야의 머리 위에 두 개의 뿔이 높게 솟아난 것이다.

 

 그 장면을 발견한 모두는 그대로 얼음이 되었고 니야의 변화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피같이 붉었던 니야의 한쪽 눈에서 피눈물이 나더니 눈 색깔이 빠진 듯 하얀 눈으로 변했고 팔 부분에서는 살이 껍질처럼 변화한뒤 일부분이 떨어져나갔다.

 

 그 뒤 변화가 끝난 듯 아무런 일도 생겨나지 않더니 입을 벌리며 니야가 목소리를 냈다.

 

 “...아..드디어 끝난건가..? 시끄러워서 혼났네..”

 

 “이...이게 대체...어떻게 된 일이지?”

 

 “흠...이 몸...꽤나 마음에 드네. 처음 봤을때는 삐적 말라가지고 그녀석들 홧김에 다 죽여버리고 싶었는데..너희들 덕분인거야?”

 

 ‘말투가 달라졌어..평소의 니야와는 전혀 달라..’

 

 “그래서...너희들은 누구?”

 

 “니야..너 대체 어떻게 된거야..말투도 아까와는 전혀 다른데..”

 

 “그게 너희들이 이 아이한테 지어준 이름이야? 흠...그녀석들이 지어준 이름보다는 훨씬 낫네.”

 

 ‘그녀석들이 지어준 이름보다 훨씬 낫다..? 진짜 이름이 아니었던건가? ...일단은 말을 맞추는게 낫겠어.’

 

 “아니..그건 그 아이가 직접 지은 이름이야.”

 

 “...그렇구나. 하긴..그 책을 유난히 좋아하긴 했지..”

 

 ‘그 책..? 책에 나오는 이름이었던건가..?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한거지? 거짓말을 자주 할 아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런데..당신은 날 언제 봤다고 반말이지?”

 

 “반말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이름을 밝혀주겠어? 렐리오베드.”

 

 움찔.

 

 “어라..바로 내 정체를 눈치채다니 역시 레타르 가문의 가주님...눈썰미가 좋으신데?”

 

 “간단해. 마력이 달라졌으니까..순수하기 짝이 없는 밝은 색의 작은 마력 덩어리에서..블랙홀처럼 까만색의 무한한 마력으로..”

 

 “마력의 모양이 달라졌다고 해도 내가 렐리오베드라는건 모를텐데...어떻게 알았지?”

 

 “글세...가주의 감?”

 

 “인간다운 답이라서 재미있네.”

 

 “왜 나타난거지?”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뭐..?”

 

 “너희들은 아직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해주지는 못하지만..하나만 말해준다면...나와 니야는 한몸이라는거?”

 

 “니야랑..렐리오베드가..한 몸이라고?”

 

 “그래. 그래서 이 아이가 듣는 모든 말도..이 아이가 느끼고있는 모든 감정도..그래..네 녀석이 이 아이에게 한 말도 전부 말이야.”

 

 “내가 틀린 말을 한건 아니잖아?”

 

 “그래..틀린 말은 아니지..하지만...이거 두가지만 기억해. 하나는 내가 니야를 정말로 좋아한다는거. 그리고 또 하나는...니야의 몸이 아직 내 마력을 견디기에는 너무 약하다는걸.”

 

 “....!”

 

 “만약 니야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않고 흐트렸더라면 내가 손을 쓰기도 전에 니야의 몸이 터져버렸을거야.”

 

 “터...터진다고?”

 

 “그래. 풍선처럼 펑~ 하고 말이야.”

 

 “그...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일어날 수 있어. 그만큼 니야의 몸은 그 어떤 아이들보다 연약해. 그건..니야의 새끼손가락을 보면 알 수 있지.”

 

 “새끼손가락이라면...가시나무줄기로 감겨있는 그 새끼손가락 말하는거야?”

 

 “응. 원래는 내가 안에 있는게 이 정도로 티나지는 않아. 니야의 몸이 내 마력을 견뎌내지 못해서 이렇게 나타난거지. 하루빨리 몸을 강하게 만들어야해.”

 

 “그걸 경고하기 위해 온건가?”

 

 “뭐...겸사겸사라고 할 수 있지..내 소중한 니야의 감정을 이정도로 흐트러뜨린 녀석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기도 했고...니야를 그 지옥에서 빼내준 고마운 사람의 얼굴을 보고싶기도 했고..”

 

 니야의 몸을 지배하고있던 렐리오베드는 말을 하며 페리트를 바라봤다.

 

 “...나?”

 

 “그래. 너. 그 지옥에 홀로 서있는 아이를 구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었어. 정말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들을려고 했던 일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그럼..이제 얼굴을 기억하기로 했으니 이만 돌아가기로..”

 

 “잠깐! 그 전에 질문이 있어.”

 

 “...끝까지 반말이네..뭐가 궁금한건데?”

 

 “니야가 네 힘을 완벽하게 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알려줘.”

 

 “..그거라면 이미 알고있지 않아? 여기에 있는 너희들이라면 잘 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유명하신 레타르 가문의 자제들이잖아? 물론..여기에서 니야에게 제일 도움을 줘야 할 사람은...너지만.”

 

 “...나?”

 

 “너라면 니야가 내 마력을 알맞게 쓰기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있지?”

 

 “잘 알고있긴하지만...왜 내가 해야하는거지?”

 

 “하지 않으면 니야가 내 힘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이 가문 전체를 날려버릴테니까.”

 

 “협박이냐?”

 

 “진심이야. 어쨌든 이 몸의 주체는 니야니까. 니야가 내 힘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나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거든.”

 

 “하아...그럼 그 아이..”

 

 “니야.”

 

 “...그래..니야가 힘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일단 어떤 일부터 해내야하는건데?”

 

 “음...일단...이거?”

 

 테리트의 질문에 고민하던 렐리오베드는 팔을 움직여 머리에 나있는 뿔을 가리켰다.

 

 “뿔?”

 

 “그래. 니야가 자기 스스로의 힘을 이용해 내 힘을 제어한 뒤 뿔을 내보낼 수 있게하면 일단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어.”

 

 “그 뿔의 의미가 뭔데?”

 

 “니야가 내 힘을 좀 더 쉽게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맡고있지.”

 

 “통로..라...그럼 일단 네 말대로 뿔을 내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는구나.”

 

 “테리트!”

 

 “시끄러워! ...우리 가문이 저 애 때문에 무너지는건 보기 싫으니까 어쩔 수 없이 도와주는거야.”

 

 “나에 대해 궁금한것도 있는 것 같은데?”

 

 “뭐..?”

 

 “네가 소속되어있는 마법연구단 고서에서도 한 문장으로만 기재되어있는 의문의 존재 렐리오베드가 네 눈 앞에 나타났잖아. 연구해보고 싶지 않아?”

 

 “....”

 

 “대답하지 못하는걸 보아하니 그런 마음이 어느정도는 있었다는거네.”

 

 “...없지는 않지..”

 

 “만약..네 연구를 위해 니야가 렐리오베드의 힘을 갖고있다는걸 마법연구단의 그 누군가나 왕궁 녀석들에게 얘기한다면 난 널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런 짓은 절대 하지않아. 마법연구단의 그 위대한 문장에 걸고 멩세하지.”

 

 “허세 부리기는...그럼 난 간다~”

 

 ‘나를 렐리오베르라고 말한건 눈 감아주지..그런 녀석이랑 나를 같은 사람으로 보다니..뭐...저녀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있으니까...일단 나도 이용해볼까..?’

 

 테리트의 대답에 사나야는 눈을 감았다.

 

 사나야가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쉬면서 몸의 힘을 서서히 빼자 니야의 머리에 나있던 뿔이 사라지고 악마의 피부처럼 변해있던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오고 눈 색깔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원래의 니야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니..니야야..?”

 

 “...........”

 

 

 

 

 

 

 

 
작가의 말
 

 2화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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