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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미스터 트윈스
작가 : 메이플
작품등록일 : 2016.10.31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 사이의 미스터리를 풀어라!

 
무모한 남자
작성일 : 16-10-31 01:10     조회 : 416     추천 : 0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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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무모한 남자

 

 

 지애는 하얗게 질리고 퀭한 얼굴로 회의실에 들어온다. 허옇게 뜬 그녀를 보고 놀라 윤 박사가 걱정한다.

 

 “지애 씨, 어디 아파?”

 

 “장염인 것 같아요. 화장실을 몇 번 들락날락하는 게. 회식 날 먹은 횟감이 안 좋은 거였나...... 그 집 고급이라더니. 다신 가나봐라.”

 

 회의실 테이블 책상에 머리를 대고 배를 양 팔로 부여잡고 있던 지애가 고통과 짜증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린다.

 

 “박사님, 몸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병원 가보세요. 오늘은 퇴근하셔서 쉬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그래, 괜히 다른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들지 말고.”

 

 장 박사가 지애를 염려하자 최 박사는 신문 기사를 읽으며 건성으로 이야기한다.

 

 “안 그래도 그럴까 했어요.”

 

 지애는 새침한 목소리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박사님, 제가 병원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남 박사가 지애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아뇨. 괜찮아요. 택시타고 가면 되요.”

 

 “어제 저 때문에 병원도 여기저기 다니시고 무리하셨던 것 같아요.”

 

 “음...... 그런가요? 그럼 호의를 거절하진 않을게요.”

 

 남 박사는 본인의 차로 지애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지애는 차에 타며 자신의 차보다 한 참 급이 낮은 경차를 보고 놀라며 물었다.

 

 “원래 경차 좋아하세요? 박사님 정도면 충분히 더 비싼 차 몰 수 있으실 텐데.”

 

 “특별히 선호하는 차종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저렴하고 주차하기도 편해서요.”

 

 “보통 남자들처럼 차에 대한 애정 같은 게 별로 없으시군요.”

 

 “하하. 네, 그냥 잘 굴러가면 되요.”

 

 아픈 와중에도 지애는 남 박사와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병원에 도착했다.

 

 

 **

 

 

 “의사 말로는 신종 바이러스나 그런 건 아니고 노로 바이러스인가에 감염된 것 같대요.”

 

 “그랬군요. 원래 겨울철에 걸리기 쉬워요. 자 이거, 물 마셔요. 장염은 수분 섭취를 잘 해야 되요.”

 

 남 박사는 진찰을 받고 나온 지애에게 물이 든 페트병을 건넸다.

 

 “나 박사님, 여기 종이컵에 침 좀 뱉어보실래요?”

 

 “네? 왜요?”

 

 “바이러스 균이 필요해서요. 한 번 실험해 보려고요.”

 

 지애는 무슨 실험인가 싶다가도 남 박사가 직업병에서 기인한 바이러스 덕후 인가보다 라는 생각에 순순히 종이컵을 입에 가져가 침을 뱉어냈다.

 

 “됐나요?”

 

 지애는 자신의 침이 든 종이컵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남 박사에게 건네주었다.

 

 남 박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수통의 뚜껑을 열더니 방금 지애에게 받은 종이컵에 물을 채웠다. 그러더니,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지애는 깜짝 놀라 아픈 것도 잊고 남 박사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남 박사는 지애의 침과 물이 섞인 종이컵을 단숨에 들이켰다.

 

 “이 방법이 최선일 것 같아요.”

 

 어리벙벙한 표정을 한 지애에게 남 박사가 담담하게 해명했다.

 

 

 **

 

 

 지애는 2일을 쉬고 나서 가뿐하게 연구소로 출근했다. 남 박사는 지애로부터 감염된 장염으로 며칠 간 회사에 나오지 못했다.

 

 남 박사는 일부러 병원에 가서 진료도 받지 않고 자신의 몸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남 박사가 걱정되던 지애는 남 박사가 전화를 받지 않자 남 박사가 만약을 대비해 문자로 알려줬던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혼자 앓다가 기절해서 잠들어버린 남 박사를 보고 놀라서 119에 신고를 했다.

 

 구급차에 의해 실려 간 남 박사는 심한 장염 증세를 보여 일단 그의 집에서 가까운 국립의료원으로 이송되었다.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온 남 박사는 유행중인 원인불명의 장염 증세 환자일 수도 있다고 의심한 의료진에 의해 그토록 들어가고자 했던 WS격리병동에 환자의 자격으로 당당히 입성하게 되었다.

 

 

 **

 

 

 며칠이 지난 후, 남 박사는 혼자 있던 1인 병실에서 상태가 호전된 환자들이 치료 받는 4인 병실로 옮겼다.

 

 남 박사는 같은 병실에 있는 다른 환자들로부터 증세에 대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병마와 싸우느라 힘든 시기를 겪은 사람들의 마음은 생각만큼 여유롭지 못해 남 박사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박사님, 오늘은 좀 어때요?

 

 “많이 나아졌어요. 이러다 얼마 안 있으면 퇴원시킬 것 같아요.”

 

 남 박사는 휴대폰으로 지애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격리 병동이라 면회도 어렵고. 다른 박사님들도 많이 걱정하세요.”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잘 전해주세요. 근데, 나 박사님. 여기 있는 분들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 박사님이 심리 전문가니까 도움 좀 받고 싶은데요.”

 

 “음, 그 동안 별로 대화를 안 했나요? 연령대는요?”

 

 “다양해요. 20대도 있고. 40대, 50대 분도 있고요. 근데 퇴원 후에 기다리는 가족도 없는지 삶에 의욕이 별로 없는 분들 같아요.”

 

 “그래요? 다들 조용한 분들이 모이셨나? 그럼 먹는 거로 이야기 한 번 해보는 거 어때요?”

 

 “음식이요?”

 

 “네, 어차피 병원 밥은 맛도 없어서 밖에 음식 생각이 간절할걸요? 먹는 주제로 얘기하다 보면 어떻게 잘 풀리지 않을까요?”

 

 “시도해볼게요.”

 

 

 **

 

 

 남 박사는 자신이 있는 404호실의 문을 열기 전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어린 시절 왕따로 고생한 이력이 있던 남 박사는 미국에서의 생활로 변하긴 했지만 좁은 공간에 한국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떠올라 그 자리를 피하고 싶기도 했다.

 

 남 박사는 숨을 한 번 훅 들이키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병실에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환자(환자1)가 창가를 보며 서 있었고 60대 정도 된 환자(환자2)는 자신의 침대에 몸을 움츠리고 누워 잠을 자는 듯 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년 환자(환자3)는 침대 머리맡에 베개를 밭이고 앉아 책을 보며 뭔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뭐가 나온다고 하나요?”

 

 조용한 침묵. 어색함에 남 박사는 지구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점심 먹은 게 허해서 그런지 저녁은 맛있는 게 나왔으면 좋겠어서요.”

 

 “키 큰 양반 배부르려면 병원밥 만으로는 안 될 거야.”

 

 자고 있는 줄 알았던 환자2 씨가 벽을 보고 누운 상태 그대로 사투리 구수한 말투로 맞장구를 쳐준다.

 

 “하하. 그렇죠? 제가 입원하기 전에는 체격이 더 좋았어요. 아프면서 살 좀 빠졌죠.”

 

 “저는 원래 말랐는데 살 더 빠졌어요. 면접 가면 더 약골로 보일 텐데......”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공부하던 환자3 씨가 남 박사를 한 번 쳐다보며 말하고는 다시 펼쳐 놓은 책으로 얼굴을 묻는다.

 

 “무슨 공부하세요?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열심히 보시던데......”

 

 “별거 아니에요. 취업 스펙 쌓는 공부죠 뭐.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고 있어요.”

 

 남 박사의 물음에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힘빠진 목소리로 말한다.

 

 “원하는 곳이나 목표로 둔 데가 있나요?”

 

 “에이, 그런 거 없어요. 어디든 뽑아만 주면 고맙죠.”

 

 “그래도 병원까지 와서 공부하는 거 보니까 열정이 대단하네요.”

 

 “갑자기 아픈 바람에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었어요.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패스트푸드 먹으면서 지냈는데.”

 

 “치즈버거세트.”

 

 창가에 서서 밖을 쳐다보며 대화에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던 환자 1 아저씨가 갑자기 말을 내뱉는다.

 

 “학생이 패스트푸드 얘기하니까 늘 먹던 버거 세트가 생각나서. 병원 오기 전엔 매일 질리도록 먹어서 끔찍했는데 여기 있다 보니 땡기네.”

 

 환자 1은 담배가 없어서 답답해하는 것도 같았다. 연신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창가를 두들기며 초조해 보이는 인상을 풍겼다.

 

 “얘기 들으니까 나도 김치불고기버거가 엄청 먹고싶구마잉. 병원 오기 전에 밖에서 일할 때 종종 먹었제이.”

 

 환자 2 아저씨도 멀지 않은 과거의 햄버거 기억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았다.

 

 그렇게 그들은 패스트푸드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남 박사는 속으로 ‘나 박사님, 고마워요.’를 외쳤다.

 

 환자 1. 김성준 씨는 40대 중후반으로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었다.

 

 두 자녀와 아내를 캐나다에 조기유학 보내면서 기러기 아빠로 김 씨만 한국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일 년에 며칠 만나지 못하던 아내와 불화가 쌓여 이혼하게 되었다.

 

 한국에 혼자 남은 김 씨는 아이들의 양육비를 위해 꾸역꾸역 회사를 다니며 외로움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 패스트푸드 등 나 홀로 저녁을 먹는 나날을 보냈다.

 

 특별히 운동을 챙겨 하지는 않았고 술과 담배도 꽤 하는 편이었다.

 

 생활 습관은 회사 야근과 주말 출근 등으로 불규칙적이었고 식생활과 스트레스 관리가 엉망이라 건강이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환자 2. 이영만 씨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공장을 가진 사장님이었다.

 

 수출이 잘 되었고 크게 경기 여파를 타지 않던 이 씨의 사업은 중국이 예상치 못한 침체기에 접어들며 거래처의 줄도산으로 한 순간 문을 닫게 되었다.

 

 이 씨가 파산을 하고 신용불량자가 된 후, 가족들은 뿔뿔이 각자의 살 길을 찾아 나서게 되고 이 씨 자신도 일용직 노동자로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육체노동을 하기에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았고 식사는 주로 공사장 함바에서, 그리고 일하던 동료들과 감자탕 집, 삼겹살집, 혼자 먹을 때는 눈치 안 보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동네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해결했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모두 취약한 상황이었다.

 

 환자 3. 박희수 씨는 대학 졸업을 몇 번 유예한 취업준비생이었다.

 

 박 씨는 중위권 소재 대학의 문과 전공생으로 서류와 면접에서 몇 번의 쓴 잔을 마셨다. 학자금 대출 상환과 부모님의 은퇴가 다가오며 경제적인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스펙이 부족해서 떨어지고 있나 라는 불안감에서 각종 자격증 취득 준비와 취업 스터디 등에 참여하며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역시 바쁜 일정으로 식사는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김밥집과 편의점 도시락, 패스트푸드를 선호했다. 운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부족으로 원래도 마른 체격이 근육도 없이 약한 체질이 되었다.

 

 그 이후로 며칠 동안 같은 방 환자들과 친해지게 된 남 박사는 환자들의 입원 전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였다.

 

 환자들의 발병이 있기 전의 먹었던 음식들과 생활습관, 거주 환경과 체질, 성격 등 환자와 관련된 일련의 광범위한 자료들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하였다.

 

 

 **

 

 

 “으아악!”

 

 어두운 밤, 병실에서 꿈과 현실을 오가며 숙면을 취하지 못하던 남 박사는 단말마와 같은 비명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었다.

 

 다른 3명은 평화로이 계속 잠을 자는 걸 보니 꿈에서 잘 못 듣고 놀라 깬 모양이었다.

 

 병실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눈을 굴리던 남 박사는 다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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