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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는 어느 로판에 빙의한 거죠?
작가 : 김김쓰
작품등록일 : 2022.1.16

이름부터 완벽한 평범의 길을 걷던 김지혜, 빙의조차 평범한 백작영애에게 했다?
특징조차 없는 주근깨투성이 이 영애는 도대체 누군데요?
남들은 빙의하면 악녀도 되고, 부자도 되고, 성녀도 된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흔한 사람 1 역할을 맡고 있다.

빙의한 책을 찾기를 포기하고 돈 많은 난봉꾼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제야 풀리는 빙의의 실마리들.
난봉꾼은커녕 세상이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철벽 미남 2명을 모두 꼬셔야 한다?!

썸의 여신, 베스의 훌륭한 조언은 어려워서 성질대로 했더니.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나사가 풀린 마법사와,

"다, 다음에 한 번 가가같,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떨지 네 생각이 궁금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

생각보다 더 쑥맥인 검사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구해야하는 빙의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빌런이 100년간 계획한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온의 이야기.


#동생바보 #딸바보 #평범 #빙의 #멸망 #먼치킨 #흔녀의_2회차_삶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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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1-21 19:03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7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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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들 한다, 잘들 해~ 일은 수습도 못할 정도로 거대하게 쳐놓고, 그 와중에 초록뱀한테 걸려서 성과도 없고?"

 근엄했던 파란로브가 다리를 꼬고 삐딱하게 앉아 발끝을 까딱거리며 비꼬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 학생이 그렇게 빨리 독에 반응할지 몰라서..!"

 "그래~ 몰라서 그랬겠지~

 알고도 그랬으면 지금까지 살아있겠어?"

 히죽히죽 웃고 있었지만 짜증이 날수록 미소를 잘 짓는 대장의 성격을 아는 보라색 로브는 사색이 되어갔다.

 

 "죄송합니다."

 "어유~ 지겨워.

 죄송한거 몰라서 그거 듣자고 불렀겠어?

 그래서 특이사항에 대해 다시 자세히 설명해봐."

 "넵. 무술 대회날 이후로 파란산이 사라졌습니다."

 "오호... 아예?

 그 날 이후로 완전히?"

 "네. 혹시 크게 반응한 그 여학생이 쓰러져서 그런가 싶어 좀 지켜봤는데, 그 여학생이 무사하다는 소식이 들리는데도 계속 나타나지 않습니다."

 "흠... 대충 예상가는 사람 범위는 좁혔다면서?

 안 나타나면 확정을 어떻게 해?"

 "네. 체르밀리 아슬라 혹은 엘리온 챔버로 거의 명단을 좁힌 상황이었는데, 확정은 못하고 있습니다."

 

 톡. 톡. 팔걸이를 두드리는 손가락 소리에 맞춰 보라색 로브의 심장이 10센치씩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보스는 강하고 똑똑했지만, 성격이 지랄맞게 더럽고 변덕스러웠다.

 

 "지켜봐야지 뭐.

 별 수 있어?

 지금 자드밀 왕까지 펄펄 뛰면서 저 난린데?"

 "......네.

 당분간은 몸을 사리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정보수집은 좀 잘하나 했더니, 이벤트 벌려보려다 쪽도 못 쓰고 정보길까지 막혔네?

 진짜, 하하하, 일 너무 잘해서 보고서 읽고 깜~짝 놀랐잖아."

 "다시 한 번...... 죄... 송......."

 "닥쳐.

 짜증나니까.

 당분간 초록뱀이랑 갈색한테 붙인 정보원들은 떼어놔.

 걸려서 잡히는게 더 위험해.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네! 알겠습니다."

 

 파란 로브는 돌아서면서도 귀찮아 죽겠다는 듯이 투덜대고 있었다.

 훅, 불어온 바람에 모자가 잠시 넘어갔다.

 어둠에서도 찬란히 빛나는 그의 금색 섞인 하늘색 머리카락과 아름다운 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그의 목을 응시하던 보라색 로브가 당황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개의치 않는 듯 그는 천천히 나가 잠시 햇빛을 즐기다가 마법진으로 갔다.

 

 **

 

 나는 간만의 휴식을 즐기며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역시 한국에서나, 이곳에서나 나는 한량이 딱, 체질이다.

 왜 이렇게 귀찮은 일에 휘말려서 바쁘게 살게 된 것인지.

 이렇게 열심히 해서 세계를 구해놓으면, 다음 생에는 배부르고 등따신 최고의 한량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의지를 다졌다.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어! 다음 생을 위해서 화이팅 하자!'

 

 그러던 중, 리베론이 찾아왔다는 말에 몸을 일으켜 응접실로 나갔다.

 

 "교수님, 오랜만이에요.

 꽃은 감사했습니다."

 "엘리, 사지를 헤매고 와서도 나를 교수님이라고 부르는구나."

 "아 이제 이름 부르기로 했죠? 리베론경."

 

 엄숙하게 말하다가 킥킥거리며 웃는 내 장난스러운 얼굴을 빤히 보던 리베론이 입을 열었다.

 

 "뭐 이렇게 벌써 살아났어.

 걱정 시켜놓고."

 "걱정했어요?

 저 완전 멀쩡해요.

 키셀이 마력을 안정시켜주기도 했고, 혹시모를 부작용도 정기적으로 체크받고 있답니다."

 "키셀...... 그 놈은 너랑 무슨 사이야?"

 

 까드득.

 방금 이를 가는 소리 비슷한 게 들린 것 같다.

 

 "키셀은 제 소중한 친구죠!

 그나저나 요새 바쁘시다고 들었어요.

 사건의 전말은 그대로 미궁인가요?

 아카데미 수업들은 그대로 진행이 되고 있어요?

 아, 저 집에만 있으니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둘이 함께 사건을 수습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이가 안 좋아보여 재빨리 말을 돌렸다.

 실제로도 둘의 사이보다 궁금한 사안이 많았다.

 

 "그래. 밤낮없이 뛰고 있는데......

 꼬리 자르기에 능한 놈들이야.

 아카데미를 지켜보던 수상한 놈들도 찾아냈는데, 잡기 직전에 숨어들어서......

 미안하다."

 

 리베론이 눈길을 떨구는 장면을 내 생에 보게 될 줄이야.

 그의 잘못이 아닌데도, 그가 피해본 것은 없는데도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분노했다.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교수라는 직책에 느끼는 책임감이 생각보다 큰가 보다.

 아니면 체리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컸을지도.

 

 "아...... 체리는......"

 "다른 학부들은 그래도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검술학부는 분위기가 안 좋아.

 개인 수련만 당분간 진행되고 있다."

 

 왜인지 체리에 관한 얘기는 딱 잘라 무시당했다.

 연인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난감한가.

 체리가 본인에게 달려온 교수님과의 사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수줍은 듯 얼굴만 붉히고 대답은 하지 않아 아카데미가 술렁이고 있다고 했다.

 베스가 아주 여우같은 게 실체도 없는 걸 부풀리는 데는 재주가 있다며 화를 10분간 냈기에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분명 리베론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분간 휴강을 고지했다고 그게 체리때문이다 아니다 핫뉴스라고 들었는데, 그것 또한 사실이 아닌 모양이었다.

 

 "아 그래서 수업시간인데도 오신 거군요?"

 "...... 오늘이 원래 수업시간인가?"

 "네.

 리베론, 괜찮으세요?"

 

 날짜 감각도 없어보이는 그를 걱정스레 들여다보았다.

 그제야 거뭇거뭇 볼까지 내려온 다크서클과 퍼석한 피부가 보였다.

 원래 건강해보이는 까무잡잡한 피부여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몰랐다.

 

 "하하, 너에게 걱정을 받을 정도인가?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군."

 "네, 다른 학생들도 이제 괜찮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 잡히지 않았다면 이미 잡기 힘든 것 아닌가요?

 이제 그만 좀 쉬셔요."

 "그래."

 

 그 말을 끝으로 숨막히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말보다는 행동을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이렇게 대화만 나누는 시간이 처음이었다.

 신변잡기에 대한 대화가 끝났음에도 그가 본론을 꺼내지 못한 것 같아 대놓고 물어봤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나요?"

 "무슨 일?

 무슨 일이 있어야......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리베론은 매우 당황한 듯 보였다.

 무술 교습 시간 외에는 그는 용건이 있어야 찾아올 수 있는 존재였다.

 베스처럼 아무때고 찾아올 수 있는 사이는 더더욱 아니었고, 용건을 사전에 적어보내 약속을 잡아야만 했다.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것도 매우 무례한 일이었지만, 내 선생님이었고 진상조사회의 일원이었기에 바로 나온 것이었다.

 실은 문전박대를 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간혹 약혼 직전 연인 사이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듣긴 했지만 정혼자가 있는 내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허둥대는 그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니 오늘은 참 신기한 날이었다.

 잠시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자니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그의 동공이 반짝 빛났다.

 

 "아, 그래!

 우리 교습시간!

 그걸 물어보러 왔지.

 네가 교습을 할 만한 상태인지 직접 보고 싶기도 했고."

 "네네.

 이것도 한참 기억을 해내야 한다니, 정말 쉬셔야해요.

 저랑 약속해요!"

 

 드디어 용건을 기억해냈는지 의기양양한 그의 흑요석 같은 눈을 보자 풋, 웃음이 새어 나왔다.

 위엄있는 흑표범 같다고 생각했던 그는, 실은 아주 귀여운 면이 많은 강아지였다.

 둘이 차를 앞에 두고 열심히 교습 스케줄을 짜고 나자 안나가 곧 내게 다가왔다.

 

 "아가씨 키셀님이 오셨습니다.

 약속을 다시 잡고 방문하라고 할까요?"

 

 조용히 속삭이는 말이었지만 리베론의 귀에 다 들린듯 했다.

 부드러웠던 그의 기세가 다시 날카로워졌다.

 

 "지금은 손님이 계시니 잠시 기다리시라 해."

 "실은 아까부터 와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방해하지 않겠다고 기다리셨는데, 리베론 경이 안에 계시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꾸 재촉을 하셔서......"

 

 안나가 입술을 비죽일 정도라니, 어지간히 들볶은 모양이었다.

 이제 스케줄을 다 짜긴 했는데, 더 할 말이 있으려나 싶어서 리베론을 쳐다보았다.

 키셀과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다는 내 느낌이 맞았는지 그는 매우 불쾌해보였다.

 

 "무례하군.

 약속도 없이 찾아와서 재촉이라니."

 

 '님...? 너는요?'

 

 매우 당황스러운 자기중심적인 발언에 할 말을 잃고 쳐다보았다.

 

 "하지만 마음이 넓고 관대한 진정한 어른이 내가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거겠지.

 나는 이제 가보지."

 "네. 교수님 정말 오늘은 집에 가서 쉬셔야 해요?"

 "그 놈의 교수님 소리, 정말 다음 번까지 고치지 않으면 엄청나게 굴려줄 줄 알아.

 나이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늙어보이게."

 "뭘 얼마 안 나요!

 족히 10살은 나지 않나?"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리베론의 눈빛을 무시하며 억지로 배웅을 했다.

 배웅을 나가 키셀과 마주한 순간, 삐걱대던 리베론은 다시 흑표범의 기세를 되찾았다.

 

 "키셀군, 안에 손님이 있는데 약속도 없이 무슨 무례지?"

 "리베론경, 갑자기 나온 휴식시간으로 봤을 때 피차 일반이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이동 마법을 안 쓴 게 이렇게까지 한이 될 줄은 미처 몰랐네요."

 

 둘 다 눈은 웃고 있었지만 입에서는 칼날이 춤추고 있었다.

 어쩌다가 저렇게까지 둘 사이가 안 좋아진 걸까.

 

 "다들 사이가 좋으시네요?

 키셀은 들어가 있고, 안나 차와 다과를 다시 내와줘."

 "엘리!"

 "금방 갈게."

 "그래 키셀군.

  할 얘기 얼른 끝내고 어서 집에 가도록 해."

 "리베론경, 오늘 직접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의 더 훌륭한 컨디션을 위해서 배웅을 여기까지만 하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둘이 그만 싸우고 그만 집에 가라는 의미로 리베론에게 찡긋, 윙크를 날리자 그는 급히 돌아서 나갔다.

 그 순간 그의 볼에 성급히 물드는 발간 빛을 본 것 같았지만 곧 내 신경은 뒤에 선 키셀에게로 집중됐다.

 하하. 리베론과 발간 색이라니 말도 안 된다.

 지옥불의 뻘건색은 그와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엘리! 그 자는 갔어?"

 "그 자라니, 누가 보면 리베론이 범인인 줄 알겠어."

 "엘리, 웃을 일이 아니야!

 아주 속을 모를 검은 놈이라고!"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래?"

 "널 아주 잘 아는 듯 말하면서!

 사사건건 내 말에 태클을 걸고!

 잠깐만, 엘리.

 그 자를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야?"

 

 내게만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는 키셀을 더 놀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왜인지 쓰러질 듯 하얗게 질린 그를 더 이상 놀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이름으로 부르지 않으면 훈련 강도를 높이겠다고 하셔서 연습하는 중이야.

 나이차이도 많은데 왜 자꾸 그러시는지 모르겠어."

 "많다니...... 엘리.

 겨우 2살인걸......"

 

 키셀의 중얼거림이 천둥처럼 들려왔다.

 

 "2살????"

 "몰랐어?"

 "전혀?

 당연히 30살은 아주 후우우울쩍 넘은 줄 알았지!

 그런데 저렇게 검을 잘 쓴다고?"

 "치이, 엘리.

 동갑내기 대륙 제일의 마법사를 눈 앞에 두고 저 시꺼먼 놈에게 감탄할거야?"

 "알았어, 알았어.

 알수록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왜인지 이럴때마다 나를 뚫어지도록 쳐다보는 키셀의 눈빛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 그래서, 무슨 얘기가 그렇게 급했어?"

 

 잘못한 게 없는데도 저렇게 나를 추궁하듯 쳐다보는 그의 눈에 왜인지 뿔이나 불퉁하게 물었다.

 

 "계약한 거.

 설명해주기로 했잖아."

 "아, 그거.

 잘 해결됐어?"

 "응. 사인했고.

 50.1프로를 얻었어.

 서로의 동의 없이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으니까 반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동시에 원하는 현금의 양이 좀 늘었는데 그 사이 사건이 터져서 내 사재를 보탰어.

 그런데 엘리 너는 0.1이라는 개념은 도대체......

 분수를 어떻게 숫자로 표현할 생각을 한 거야?

 정말 너무 아름다워.

 언젠가 네 모든 생각을 느낄 수 있는 마법을 개발하고야 말....... "

 "왜 그랬어!

 얼마야?

 내가 돈 모으는 대로 줄게."

 "엘리, 괜찮아.

 돈은 정말......

 그 정도는 괜찮아."

 

 요즘들어 대화마다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거나, 할 말을 참아 보이는 키셀을 조만간 제대로 고쳐놓으리라 마음먹으며 계속 보고를 진행시켰다.

 

 "아티팩트는 이미 모두 제작이 끝난 상황이라 설치했고, 방금 마력 흐름을 확인하고 시제품도 만들어보고 왔어.

 이미 제조 과정에 대해 많은 의견의 오간 터라 장착하자마자 괜찮은 제품들이 생산되더라고.

 오류는 생산해 봐야 알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바로 판매가 가능한 정도야?"

 "응. 계약금과 투자금으로 이번 도래 어음은 막을 수 있다고 했고, 다음 어음은 겨울이라고 했어.

 이제 인건비나 관리비가 많이 줄어서 나아질 거 같아."

 "와! 정말 대단하다, 키셀.

 이렇게 빠르고 완벽하게 진행될지 몰랐어.

 내 머리에만 있던 계획인데!

 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거야!"

 

 실제로 감탄하기도 했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한국의 격언을 믿는 나는, 칭찬의 고수가 되기로 했다.

 

 "항상 그렇게 말하지만 엘리, 역시 네가......

 아니야. 이런거 매력없댔지."

 

 이상한 말들을 중얼거리는 키셀을 가볍게 무시했다.

 캐스트를 외던 탓인지, 워낙 중얼거리기를 잘하는 그였다.

 

 "판매처와 마케팅은 알려준대로 진행되고 있는거지?"

 "응. 같은 방식으로 일링상단은 5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했어.

 사업 계획 듣더니, 바로 지분과 독점권을 교환하더라고.

 역시 네 말대로였어.

 아주 똑똑하고 열려있는 사람이던데?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그 초토화가 된 미래의 대륙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아 최고의 상단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책에서 봤어."

 

 거짓말은 아니다.

 

 "아......?

 하여튼 우리 상품 한정 30프로의 유통비 할인을 해주기로 협약했고, 대신 제품의 시범 판매와 매장 확보에 대해서는 상단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어.

 마케팅은 말한대로 준비하고 있고.

 장부 매뉴얼은 전달했는데......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 얼버무렸어.

 엘리, 나의 태양.

 나에게 너의 지식을 좀 알려주지 않겠어?"

 

 지식을 배우는데 저런 아름다움이 필요했다면 나는 한국에서 공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항상 저렇게 내가 제일 약해지는 표정과 손짓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파트너가 아니었다면 당장 어깨에 매달리고 싶게 만드는 촉촉한 눈빛이었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 싶게 만드는 그의 눈을 외면하며 좌뇌를 열심히 움직였다.

 

 주식에 필수적인 요소는 투명성이었다.

 백날 지분을 확보해도 속이면 이익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평생을 앉아서 공부만 하던 나는 나름 회계를 공부했던 사람이었다.

 '장부=가계부' 수준인 이 세계의 경영을 한 단계를 끌어올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물론 기억나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 허점을 지적할만큼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나중에나 나올 것이다.

 곧 저작권도 만들어 '엘리의 경영학'을 전세계에 팔아넘기리라.

 인세만 대충 계산해도 빅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달리 할 것도 없다.

 마법으로 보호되는 이 세계의 계약에서는, 마법사인 키셀과 사인한 계약서만 지키면 된다.

 그렇게 부자가 되면 요트를 사서 망망대해에서 '아임 킹 오브 더 월드!'를 외쳐보리라!

 원래도 욕심이 많았던 나의 눈은 야망으로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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