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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3
작가 : 갈마루
작품등록일 : 2016.9.5

선(善)은 승자의 역사이고 악(惡)은 패자의 더럽혀진 이름일 뿐, 선과악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어! 정말 선과 악이 싸우는 거라 믿는 거야? 천만에! 악(惡)과 악(惡)이 싸우는 거야!

 
4화. 거룩의 땅_2
작성일 : 16-10-31 01:03     조회 : 663     추천 : 0     분량 : 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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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동안 꼼짝을 않던 아이랑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박달마을을 향해 시선을 돌린 아이랑은 무엇인가 결심한 듯 풍랑과 운랑을 보며 입을 열었다.

  “풍랑! 운랑! 더 이상은 안 돼! 너희들은 산으로 돌아가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아이랑의 말엔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풍랑과 운랑은 꼬리를 흔들며 아이랑 주위를 뱅뱅 돌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자 아이랑이 풍랑의 얼굴을 잡고 풍랑의 두 눈을 응시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풍랑! 운랑을 데리고 산으로 돌아가!”

  아이랑이 손으로 산을 가리키자, 풍랑의 시선이 아이랑의 손을 따랐다. 그리고 잠시 후, 풍랑이 산을 향해 내달리자 운랑이 풍랑을 따라 달렸다. 한참을 내달려 언덕아래에 다다른 풍랑이 달음박질을 멈추고 아이랑을 되돌아보자, 아이랑이 어서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풍랑과 운랑은 아이랑의 뜻을 알았다는 듯이 손살 같이 내달려 산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움집과 움집사이에 나있는 좁다란 골목길의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아이랑의 시선은 어디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연신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고가는 모습을 처음 보는 아이랑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모습은 자신과 전혀 달랐다 자신처럼 몸에 난 털도 없었고 저마다 온몸에 치렁치렁 무엇인가를 두르고 있었는데, 색상과 모양이 다 달랐다. 처음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신보다 한아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아이랑은 선뜻 골목길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그렇게 숨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아이랑은 자신의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등 뒤로 고개를 돌렸다. 한 어린 아이가 자신을 향해 손을 가리키며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악! 악! 악!”

  아이의 비명소리에 당황한 아이랑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골목어귀에서 아이의 어미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놀란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이가 비명을 지르는 영문을 모르던 아이의 어미가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 아이랑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철퍼덕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악! 괴물이야!”

  아이와 어미의 비명소리에 당황한 아이랑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쳤다. 그러자 이번엔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황한 아이랑이 엉겁결에 골목길 밖으로 몸을 드러내자, 아이랑의 흉측한 몰골을 본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치기 시작한 것이다.

  “저게 뭐야?”

  “으악! 괴물이다!”

  “두…두억시니다!”

  “뭐야? 두억시니?”

  사람들은 처음 보는 괴수의 모습에 아이랑을 자신들도 본적 없는 두억시니로 불렀다.

  “으악! 두억시니면 우린 다 죽어!”

  “아 뭣들하고 있어! 도망가지 못하게 어서 잡아서 죽여야 해!”

  라고 외치던 한 사내가 주변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 들어 아이랑을 향해 힘껏 던졌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돌멩이를 집어 들고는 아이랑을 향해 던졌다. 아이랑의 얼굴과 몸은 사방에서 날아온 돌멩이로 시퍼렇게 멍들고 피부가 찢어져 피가 터졌다. 통증을 느끼지도 못할 만큼 당황하고 두려운 것은 외려 아이랑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한 아이랑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돌멩이를 무의식적으로 피하며 제자리를 빙빙 맴돌고만 있었다.

  어느새, 길 한가운데 아이랑을 두고 그를 빙 둘러싼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돌멩이나 자신이 들고 있는 것들을 아이랑을 향해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랑은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본능적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랑이 달리는 쪽에 서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아이랑을 보고는 겁에 질려 일제히 몸을 피했다. 인파를 뚫고 자리를 벗어난 아이랑은 정신없이 달음박질쳤다. 그런 아이랑을 씩씩거리며 쫒아오는 사내들의 눈은 살기로 번뜩였다. 박달마을의 중앙로를 따라 내달리는 아이랑과 갑자기 달려드는 아이랑의 모습에 놀란 사람들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뒤로 넘어지고 그들을 지나치며 아이랑을 추격하는 사내들,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따라 요리조리 사람들의 시선들을 피해 도망치는 아이랑은 자신을 쫒아오는 사내들을 연신 힐끔거리며 돌아보았다. 한참을 달려도 아이랑을 쫒아오는 사내들은 도무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내들은 저마다 몽둥이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런 사내들의 모습을 보며 저들에게 잡히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겁이 덜컥 들었다. 그들을 피해 도망치는 내내 아이랑은 살려달라고 기도를 했다. 그런 아이랑의 기도를 하늘이 저버렸는지, 급하게 돌아들어간 골목의 막다른 벽이 아이랑의 달음박질을 막아섰다. 아이랑이 골목을 되돌아 나가려 할 때, 아이랑을 쫒아오던 사내들이 골목의 입구를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놀란 아이랑이 엉거주춤하자, 그들 중 한 사내가 아이랑을 향해 소리쳤다.

  “몹쓸 놈의 악귀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나타나! 오늘이 네 놈의 제삿날이다.”

  잔뜩 겁에 질린 아이랑은 슬금슬금 뒷걸음치자, 그 걸음에 맞추어 예닐곱 명의 사내들이 천천히 아이랑을 좁혀오고 있었다. 뒷걸음치던 아이랑의 등이 벽에 부딪쳤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느낀 아이랑은 절망감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순간, 아이랑은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는 사내들을 향해 두 손을 싹싹 빌었다.

  “퍽!”

  두 손을 비비며 눈물로 애원하는 아이랑의 머리위로 둔탁한 몽둥이가 매몰차게 날아들었다. 시뻘건 핏방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와 동시에 아이랑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때,

  “멈추시오!”

  쓰러진 아이랑의 몸뚱이 위로 몽둥이를 내리치던 사내들은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작고 볼품없는 노인의 모습을 보자, 한 사내가 노인을 향해 소리쳤다.

  “노인장! 이 놈은 두억시니라는 악귀요 이놈이 나타나면 온 마을사람들이 역병으로 죽소! 그러니 노인장은 참견 말고 가던 길을 가시오!”

  “두억시니라니? 가당치않은 소릴세! 모습이 흉할 뿐이지 그 아이는 내 손자일세! 그러니 그만 노여움들을 풀고 그 아이를 놔주시게.”

  그러자, 사내의 두 눈이 싸늘하게 변했다.

  “두억시니가 손자라니? 저 노인네가 역병일세 그려?”

  “그러게? 그렇다면 저 노인부터 죽여야 해!”

  그렇게 말하며 사내를 거들고 나섰던 다른 사내가 노인을 향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노인은 손을 들어 손바닥을 펴고는 허공을 ‘쓱’하고 그었다. 그와 동시에 사내들이 일제히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마을을 빠져나온 노인은 들녘으로 가는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작고 여윈 노인의 몸으로 커다란 몸집의 아이랑을 얹은 지게를 짊어지고 고개를 오르는 모습은 기괴하게 느껴졌다. 혼자 몸으로 언덕을 오르는 것조차 힘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았다. 외려 평지를 걷는 것보다 더 가뿐한 발걸음이었다. 언덕위에 오르자 노인은 짊어지고 있던 지게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노인이 아이랑을 향해 뻗은 손을 땅바닥을 향해 천천히 옮기자 아이랑의 몸도 지게위에서 천천히 땅바닥으로 옮겨졌다. 아이랑의 몸이 풀숲에 닿자 아이랑의 몸이 잠시 출렁거렸다. 그때, 의식을 잃고 기절했던 아이랑이 힘겹게 실눈을 떴다.

  “하…한아비.”

  “인석아! 그러게 이 한아비가 뭐라 그러든 그냥 있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한아비! 난 아무 짓도 안했어…. 그냥 구경만 했을 뿐이야.”

  “이 한아비도 다 안다…. 휴~~ 쯧쯧쯧!”

  길게 한숨을 내쉬며 혀끝을 차던 노인의 두 눈이 갑자기 번뜩였다. 언덕 아래를 힐끔 보던 노인의 시선에 언덕아래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자신과 아이랑의 동태를 살피던 한 사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러나 노인은 모른 채 하며, 아이랑의 몸에 생긴 상처를 살폈다.

  “랑아! 상처는 어떠냐? 견딜만하냐?”

  “한아비! 이 정도는 끄떡없어.”

  대답과 달리 아이랑은 또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얼레? 이놈이 끝까지 한아비를 힘들게 하네.”

  노인은 아이랑을 지게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풀숲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노인이 휘파람을 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풀숲을 비집고 작은 들쥐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들쥐를 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네가 나를 좀 도와줘야겠다.”

  라고 말하고는 쥐를 집어 들더니 ‘후’하고 길게 숨을 불어넣었다. 들쥐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노인은 지게를 짊어지고 걸음을 옮겼다. 노인이 자리를 뜨자, 이리저리 풀숲을 헤매던 들쥐가 갑자기 언덕 아래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언덕아래서 노인의 동태를 살피던 사내는 노인의 모습이 언덕 너머로 사라지자 빠르게 언덕을 오르려고 할 때였다. 언덕위에서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사내는 혼비백산이 되어 비명을 지르며 줄행랑을 쳤다. 언덕 너머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노인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이놈아! 정신이 아주 바짝 들었을 거다. 하하하!”

 

  노인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녘으로 퍼져나갔다. 언덕너머, 꽁무니가 빠지도록 줄행랑을 친 사내가 숨어있었던 나무아래엔 들쥐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었다.

 

  “그 말이 사실이냐?”

  “여부가 있겠습니까? 제가 어느 앞이라고 감히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다라한이 다그치는 물음에 사내는 그렇게 대답했다. 다라한을 마주하고 있는 사내는 아이랑과 노인의 동태를 살피다 호랑이에 놀라 혼비백산이 되어 줄행랑을 친 사내였다. 사내는 다라한의 심복으로 우연히 마주친 노인과 아이랑을 수상히 여겨 마을에서부터 몰래 그 뒤를 밟았다. 그리고 자신이 보았던 모든 일들을 소상히 다라한에게 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다라한의 곁에서 사내의 말을 말없이 듣고 있던 바라칸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네 공이 크다. 너는 그만 나가보도록 하라.”

  “네.”

  사내가 밖으로 사라지자, 다라한이 바라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주군! 나락입니다. 저자가 본 노인은 나락이 틀림없습니다.”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괴수는 아이랑?”

  “그렇습니다. 주군! 나락이 아이랑을 돌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후후! 실로 십 수 년 만에 지도를 찾게 되는 것인가?”

  “주군! 하늘이 주군을 버리지 않은 것입니다. 아이랑과 나락이 같이 있다니 이는 하늘이 주군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바라칸이 감았던 두 눈을 떴다. 그리고는 밖을 향해 소리쳤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바라칸의 고함소리에 문밖을 지키고 있던 장수들이 황급히 들어서며 무릎을 조아렸다.

  “군사를 준비하라! 내 직접 나락을 잡으러 가겠다.”

  “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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