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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6장. 과오-3
작성일 : 22-01-21 07:16     조회 : 187     추천 : 0     분량 : 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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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10.31일

 

 ‘여기가 어디지?’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보였다.

 

 정신을 차리고 힘겹게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주위를 둘러보니 병실 이었다.

 

 ‘내가 왜 여기에....’

 

 그때 누군가 달려와 와락 안기며 울어댔다.

 

 “오빠! 깨어났구나! 흑흑흑...”

 

 “어.... 승아야....”

 

 민수는 우는 승아를 껴안고 토닥이며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봤다.

 

 ‘덕배가 쓰러지고 나서 내가 총을 쏘고 달려들었었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질 않네..... 아... 덕배는?’

 

 조금 진정이 된듯 하자 민수는 승아를 떼어놓고 자초지종을 물어봤다.

 

 그 날 총소리를 들은 동네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덕배는 숨을 거둔 뒤였다고 한다.

 

 민수 역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지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병원으로 옮긴 뒤 3일이 지나고 나서야 눈을 뜨게 된 것 이었다.

 

 그리고 둘이 쓰러져 있던 집의 주인은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하천가에서 불탄 차량과 함께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하.... 덕배야.... 이놈아..... 이 미련한 놈아..... 흑흑...’

 

 민수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소리 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화장시키던 날 소리 내어 울며 두 번 다신 승아 앞에서 눈물 따윈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던 민수지만 오늘만큼은 도저히 참을 재간이 없었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어서 그놈을 찾아야 해!’

 

 하지만 민수는 퇴원을 하자마자 경찰공무원증을 반납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총기사용의 적법성을 가리기 위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이었다.

 

 해명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왜 덕배가 그곳에 가서 죽게 되었는지 범행에 사용된 도구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설명할 방법이 없어 마냥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덕배를 먼저 데려다준 택시기사의 증언과 흐릿하긴 하지만 현장모습이 담겨 있던 cctv 영상 덕분에 정상참작이 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그날 오후 덕배의 유골이 있는 납골당을 다녀 온 민수는 요한을 집근처 고깃집으로 불러내 승아와 셋이 마주 앉았다.

 

 요한은 덕배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며칠을 속앓이를 했고 승아 역시 민수를 간호하느라, 또 민수는 병실에 누워만 있던 지라 셋 다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자. 잔들 채워.”

 

 셋은 소주잔을 가득 채우고 덕배를 기리며 쭈욱 들이켰다.

 

 “어서 많이들 먹어. 그리고 기운내서 그놈을 꼭 잡는 거야. 알겠지?”

 

 그러자 말없이 고개만 푹 숙이고 있던 요한이 민수를 불렀다.

 

 “형사님....”

 

 “왜?”

 

 승아가 옆에서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요한은 말을 이어갔다.

 

 “왜 형사님만 살아남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사실 민수도 왜 자신이 멀쩡히 살아 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눈앞에서 덕배가 그렇게 어이없게 죽는 것을 봤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넌 알고 있다는 거야?”

 

 “네. 제 생각이 맞다면요.”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봐. 안 그래도 궁금해 죽겠으니까.”

 

 요한의 설명은 이랬다.

 

 자신의 눈엔 귀신도 보이지만 사람들 몸에 달려 있는 다른 것도 보이는 게 있다고 했다.

 

 사람들 뒷목에는 모두가 투명한 줄 하나씩이 연결되어 있는데 요한의 추측으론 그 줄이 사람의 육신과 영혼을 이어주고 있는 거라며 아마도 그 줄을 끊어낼 수 있는 어떤 도구가 있어 범행에 사용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했다.

 

 그런데 민수의 뒷목에 달려 있던 줄은 다행히도 반 정도만 잘려나가 완전히 끊어지질 않고 남아있어 목숨을 유지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승아는 또 무슨 사단이 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민수는 생각보다 별 동요 없이 차분하게 요한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서 말없이 소주잔을 들이켰다.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던 민수가 요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나만 물어보자. 그럼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영혼들은 어떻게 되는 거니?”

 

 의외의 반응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요한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제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지켜본 바로는 사람이 죽고난후 영혼들은 생전 살아왔던 것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냅니다.

 극장도 가고 차를 타고 여행도 가구요.

 어쩌면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누려보라고 시간이 주어진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49일이 지나면 연기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게 아마도 우리들이 말하는 천국이나 지옥이겠지요.

 하지만 49일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귀신들도 있습니다.

 그것들은 사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진흙덩어리처럼 변해버려 해가 비추는 곳을 피해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어릴 때 그것과 한번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한 달이 넘게 절 따라다니며 울부짖듯이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아마도 무언가에 대한 원한이나 아쉬움이 짙게 남아 쉽게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요한이 말을 마치자 민수는 심경이 복잡한 듯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더니 승아에게 물었다.

 

 “승아야. 넌 이 녀석 말을 백 프로 다 믿는 거야?”

 

 “응. 난 믿어. 오빠한테는 말 못했지만 엄마 돌아가시고 49재 지낼 때 까지 우리 옆에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었으니까.”

 

 “그랬구나.... 나도 너처럼 처음부터 믿었더라면 덕배가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형사님. 그건 제 잘못입니다. 제가 그때 전화를 받지만 않았어도....”

 

 “아니야. 요한이 넌 잘못 없어.

 삼촌이 옆에 있는데 내가 더 조심했어야 했어. 이건 다 내 잘못이야.”

 

 셋은 한참을 그렇게 서로 자신의 잘못이라며 언쟁을 벌였다.

 

 시간이 흐르고 소주병이 하나둘 늘어갔지만 누구 하나 취기가 오른 사람이 없었다.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민수는 승아를 먼저 집으로 들여보낸 뒤 집 앞 골목 계단에 걸터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야~ 이거 승아한텐 비밀이다~”

 

 옆에 서 있던 요한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담배 한 모금을 깊게 들여 마셨다 내뱉은 민수는 요한을 옆에 앉혀 놓고 말했다.

 

 “49일이라고?”

 

 “네?”

 

 “사람이 죽고 나서 영혼이 사라지기 전까지 49일 걸린다며.”

 

 “아... 네.”

 

 “그럼 시간이 얼마 없단 얘기네.”

 

 “그게 무슨..”

 

 “덕배나 제수씨나 사람 모습으로 떠나야 할 거 아니냐.

 네 말대로 진흙덩어리로 변해버리기라도 하면.... 휴... 그럼 안 되지,,,,.

 그 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놈을 잡아야 돼.”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럼 제가 어떡하면 될까요?”

 

 “일단 승아는 제껴두고 우리 둘이 나서야지.

 그놈한테 전화는 해봤는데 역시나 계속 꺼져 있더라.

 어차피 그놈도 오갈 데가 없으니 근처 모텔이나 찜질방 같은데 다 뒤져봐야지 뭐.

 각오는 돼 있겠지?”

 

 “네. 형사님.”

 

 “야~ 나 지금 형사 아니거든? 앞으론 그냥 형이라고 불러.”

 

 “네?”

 

 “왜? 싫으냐?”

 

 “아니요... 갑자기 변하신거 같아서요.

 오늘 제 얘기 다 들어주신 것도 그렇고...”

 

 “범인이 누군지 뻔히 알고 있는데 그게 뭐가 중요하냐?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잡기만 하면 그만이지.

 그냥 그런 거니까 별 의미는 두지 말라고.”

 

 “그런데 그 사람 정체가 뭘까요? 왜 그런 짓을 벌이고 다니는 건지....”

 

 “나쁜놈이 나쁜짓 하는데 이유가 왜 있어? 별걸 다 궁금해 하고 앉아 있네.”

 

 “그래도 무슨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하...이거 인생 헛살았구만.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어?

 다 그렇게 여기저기 치이면서 사는 거지.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어. 사람도 충분히 고쳐 쓸 수 있는 거라고.

 덕배처럼 새사람이 된 케이스도 있었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게 아니더라고.

 가정환경 탓하고 사회 탓하고 이런 범죄자들? 다 말도 안 되는 얘기야.

 그냥 그런 놈들은 천성이 그런 거라고. 교정? 교화? 웃기지 말라 그래.

 제일 어이없는 것들이 빵에서 하나님 부처님 들먹거리며 회개했다 용서받았다 하고 다니는 것들이야.

 누가 누굴 용서해? 용서는 피해자나 그 가족들이 해야지. 미친놈들.”

 

 요한은 민수의 말을 듣고 보니 교도소라는 곳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반성하고 뉘우치는 시간을 가지는 곳이라고 막연히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것 같았다.

 

 그들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겠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의 시간은 사건이 일어난 날 멈춰 버린 채 영원히 고통 받으며 살아갈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결과에 책임을 지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는 변명을 늘어댄다.

 

 어쩔 수 없었다고, 상황이 그랬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은 없다.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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