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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카데미의 망나니
작가 : 최현우
작품등록일 : 2022.1.19

파멸이 예정된 게임 속 망나니 왕자에게 빙의했다.
전직 사기꾼의 화술과 계략으로 살아남아라!

 
01. 생텀행 급행열차 -4-
작성일 : 22-01-19 23:28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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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여기는 또 어디야?”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곳은 판타지 배경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중세 왕족의 방이었다.

 화려한 실내장식에 내가 입은 고풍스러운 옷까지.

 나는 어안이 벙벙한 기분을 느끼며 세련된 장식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또 공간이 바뀌었어?’

 

 나는 침대에서 벗어나 벽에 기대어 있던 전신거울 앞에 섰다.

 다행히 빙의된 인물까지 바뀌지는 않았는지 거울 속의 인물은 여전히 로이 킬버그였다.

 그렇다면 이 으리으리한 장소는 로이의 고향에 있는 킬버그 왕가의 궁전인가?

 거울 앞에 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텀행 열차를 타기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온 건가?’

 

 그렇게 시간을 되돌려서 내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건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어쩐지 처음부터 너무 어이없는 상황을 던져 준다 했다.

 느닷없이 제국 황녀의 얼굴에 주스를 쏟고 그 상황을 수습하라니?

 지금까지의 상황은 본 게임이 시작하기 전의 맛보기였던 모양이었다.

 

 ‘가만, 이제 내 행실만 똑바로 하면 아무 문제 없는 거잖아?’

 

 물론 로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성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다.

 숨만 쉬어도 사방에 적을 만드는 특성들을 가졌으니.

 그래도 초대형 사고를 친 직후에 빙의한 것보다는 백 배 나았다.

 

 ‘어쩌면 내가 처음부터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건지도 몰라.’

 

 나는 평소에도 한번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네거티브한 성격이었다.

 언젠가는 꼭 고치고 싶었던 나쁜 버릇 중 하나인데.

 결국 죽을 때까지 고치지 못했구나.

 

 ‘뭐 어때? 지금부터라도 긍정적으로 살면 되지.’

 

 조금 늦었지만 나는 이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지방간은 없다!

 요산 수치도 정상이다!

 온몸이 성한 곳이 없던 아저씨에서 평생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소년이 되었다.

 게다가 약소국이기는 해도 로이는 엄연히 왕자.

 썩어도 준치인 왕족이었다.

 새롭게 살아갈 희망을 얻은 나는 게임 속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창문 밖으로 킬버그 왕가의 성벽이 불타고 있었다.

 

 “불이야!”

 

 “사람 살려!”

 

 “으악!”

 

 긍정적이고 희망찬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꿈에 부풀었던 나는 당황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은 직후에 이 무슨?

 사방에서 칼과 방패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불타오르는 성벽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명과 고함이 뒤섞인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내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얼이 빠져 있는 사이 누군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왕자님! 큰일 났어요! 지금 당장 피하셔야 해요!”

 

 방으로 뛰어들어 온 여자의 얼굴이 익숙했다.

 그녀는 생텀행 급행열차에서 나를 보좌하던 하녀 샬롯이었다.

 

 “샬롯?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적의 습격이예요! 로마니아 제국이 쳐들어왔다고요!”

 

 “...뭐?”

 

 로마니아 제국은 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제국이라는 칭호에 어울리게 여러 제후국을 거느린 국가였다.

 그런 군사 강국이 약소국인 튜토리아를 침공했다면 성이 함락되는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

 

 ‘생텀행 열차를 타기 전의 과거로 돌아온 게 아니었어...?’

 

 튜토리아와 로마니아의 전쟁이 발발했다니?

 생텀행 열차를 타기 전의 과거로 돌아온 게 아니라 오히려 전쟁이 발발한 직후의 미래로 날아간 거야?

 게임상에서 전쟁이 발발해 게임오버가 되었을 때처럼?

 

 ‘뭐야, 이게?’

 

 시간을 되돌린 줄 알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서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적병들이 목전까지 치고 왔으니 이제 내가 뭔가 해볼 기회조차 없었다.

 황녀의 얼굴에 주스를 끼얹었을 때보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

 샬롯은 다급히 내게 말했다.

 

 “이럴 시간 없어요! 지금 당장 피하셔야 해요!”

 

 나는 마음속으로 샬롯의 충성심에 감탄했다.

 국가가 멸망하기 직전이니 왕족이고 뭐고 내버리고 자기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괜히 억지로 그녀를 칭찬하려 했다간 특성에 의해 말이 왜곡되어 나올 것 같았다.

 

 “대체 어디로 피하라는 거야? 샬롯. 네 치마 속에 숨을까? 성이 함락되기 직전인데, 달아날 곳도 없잖아?”

 

 이런 상황에서도 내 양아치 같은 특성은 여전했다.

 

 “예전에 폐하가 알려주셨던 비밀 지하실이 있어요! 일단 거기에 몸을 피하죠.”

 

 “진작 그렇게 말했어야지! 샬롯. 빨리 앞장서!”

 

 이대로 허무하게 죽을 순 없지.

 나는 허둥지둥 샬롯을 따라 방 밖으로 나왔다.

 싸우는 소리와 병사들의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왔다.

 성벽은 진작에 뚫렸고 적국의 병사들이 성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모양이었다.

 일단은 살아야 했다.

 튜토리아가 함락되든 킬버그 왕조가 멸망하든 일단 내 목숨이 우선이었다.

 

 ‘비밀 지하실이라니….’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살면서 침공당할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으니 성 어딘가에 대피용 비밀 공간 하나쯤은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나는 샬롯을 따라 허둥지둥 뛰었다.

 

 “헉…! 헉…!”

 

 그런데 함께 달아나던 샬롯이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다.

 샬롯은 성인 여성이면서도 어린 소년인 나보다 더 달리기 힘들어했다.

 당장 적국의 병사들에게 칼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 마당에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체력이 약해?

 온종일 쉴 틈 없이 육체노동 하는 직업을 가졌으면서!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어 거친 숨을 쉬던 샬롯은 급기야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나는 마음이 다급해져서 샬롯을 다그쳤다.

 

 “이 쓸모없는 암퇘지가! 샬롯! 당장 일어나지 못해?”

 

 “헉…! 헉…! 저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왕자님.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먼저 가세요!”

 

 “먼저 가기는! 그 비밀 지하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먼저 가라는 거야?”

 

 샬롯은 숨이 턱까지 차서 도저히 내게 지하실의 위치를 알려줄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때 왕실의 복도 저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성안에 숨어 있는 킬버그 가문 놈들을 찾아라! 왕족은 모조리 죽여 버려!”

 

 젠장! 벌써 코앞까지 왔나?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지쳐 쓰러진 샬롯을 버리고 반대편으로 달아났다.

 당장 내 목숨을 구하는 게 우선이었다.

 로이 처럼 대놓고 망나니는 아니었지만 나 자신도 결코 정의롭다고는 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았다.

 

 ‘아, 그런 인생을 살아서 로이의 몸에 빙의한 건가?’

 

 무작정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왕성의 복도를 내달리다가 나는 문득 생각했다.

 성이 포위된 마당에 뚜렷한 목적지도 없으면서 이렇게 아무렇게나 도망쳐도 되는 건가?

 그때 갑옷을 입은 한 병사가 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다! 저기에 로이 왕자가 있다!”

 

 들켰다!

 한 병사의 외침을 시작으로 로마니아 제국의 정예 검병들이 순식간에 내게 들이닥쳤다.

 

 “죽어라! 이 망나니놈!”

 

 제국의 검병이 내지른 글라디우스의 칼날이 손쉽게 내 흉부를 파고들며 피가 튀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자 나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악! 으아아아악!”

 

 아파! 아파! 너무 아프다!

 태어나서 처음 칼에 찔렸다.

 온몸에 식은땀이 나는 격통에 나는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배에 깊게 한 방 찔린 것만으로도 이미 죽을 것 같은데 이 잔혹한 병사들은 배를 움켜쥐고 쓰러진 나를 계속 칼로 찌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악! 그만 찔러! 너무 아파! 으아아아악!”

 

 복도가 내가 흘린 피로 흥건해지는 게 느껴졌다.

 쉴 새 없이 푹푹 찔리자 더는 몸도 말을 듣지 않았다.

 점차 의식이 멀어졌다.

 기껏 다시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는 줄 알았더니 적국의 병사들에게 무수한칼침 세례를 받고 사망?

 설마 이대로 허무하게 끝나는 건 아니겠지.

 물론 칼에 찔리는 고통을 다시 겪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이윽고 눈앞이 완전히 캄캄해지고 고통마저 사라졌다.

 그러자 눈앞에 익숙한 허상이 떠올랐다.

 

 ================

 《실패》

 재도전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이건 게임오버 화면이잖아?

 내가 놀라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자동으로 자세한 설명이 떠올랐다.

 원래 게임에서도 지원하던 기능이었다.

 

 ===============================

 《배드앤딩A -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로이 킬버그가 율리우스 칼리에게 벌인 무례는 결국 외교적 분쟁의 불씨가 되어 세계전쟁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전쟁의 뒤에는 조국의 세계정복을 꿈꾸던 로마니아의 원로 가이우스의 계략이 숨어 있었습니다.

 전 세계는 잿더미가 되었고, 인류는 단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를 향해 창칼을 겨눌 것입니다.

 ===============================

 

 그 망할 노인네가!

 나는 생텀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렸다.

 수려한 말솜씨로 황녀의 검에서 나를 구해주었던 그 노인은 사실 그 일을 빌미로 전쟁을 벌인 로마니아의 원로였다.

 어쩐지 생판 남인 내게 친절을 베푼다 했더니만!

 이딴 식으로 뒤통수를 맞다니!

 평생 남을 속이는 일로 먹고살았으면서도 속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게 치욕스러웠다.

 

 ‘그나저나, 이 화면이 떴다는 건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는 뜻인가?’

 

 당연히 재도전해야지!

 다시 칼에 찔리게 된다면 그건 싫지만.

 인생을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긴다면 칼이 아니라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수 있었다.

 나는 게임오버 화면의 ‘예’라는 선택지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눈앞이 다시 밝아지며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할 말 없나? 그럼 그냥 베어버려도 불만 없겠지?”

 

 여기는?

 그곳은 다시 생텀으로 향하는 급행열차 안이었다.

 주위의 승객들은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로마니아 제국의 황녀는 내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내가 처음 게임 속에 들어왔을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정말로 다시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네?’

 

 기왕 시간을 되돌리는 거 주스를 끼얹기 전으로 되돌려주지.

 아니 지금은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허둥지둥했지만 벌써 두 번째 겪는 일이라 마음이 차분했다.

 

 “계속 입 다물고 있을 건가!”

 

 마치 재방송을 시청하는 것처럼 칼리 황녀는 똑같은 말을 하며 내게 윽박질렀다.

 좋아.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볼까?

 나는 칼리 황녀의 박력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황녀의 얼굴에 삿대질하며 외쳤다.

 

 “그대는 일국의 황녀로서 부끄러움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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