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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쇼윈도 가족
작가 : 글묵
작품등록일 : 2022.1.12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욕망.
금지 된 사랑이 남긴 상처. 그 상처를 뛰어 넘어 다시 찾아 온 사랑.

 
12화. 수연이 언니
작성일 : 22-01-19 20:12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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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수연이 언니

 

 애 아빠는 전역하자마자 수연과 결혼식을 올렸다.

 수연이 결혼 전에 친정에서 지내다가 결혼 후엔 시댁으로 들어갔다.

 승재는 복학하여 학교에 다녔고 수연은 아이를 돌보며 집에서 지냈다.

 시어머니가 육아에 도움을 줬지만,

 놀기 좋아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수연이 과거를 잊고

 아이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너무 힘들어!”

 “뭐가 힘든데?”

 “다 힘들어!”

 “그래도 어떡해. 힘들어도 참아야지.”

 “오빠는, 오빠 집이니까, 나만큼 힘든 거 모를 거야!”

 “그럼, 나보고 어떡하라고? 공부 때려치우고, 애나 봐?”

 “누가 그러래?”

 “나도 부모님 눈치가 보여 죽겠다. 등록금에다, 또 애 분윳값에다, 휴,

 그거 다 부모님 주머니서 나오는데, 우리 부모님, 우리 때문에 안 할 생고생하고 있는데,

 제발 수연아……. 나, 졸업할 때 까지만이라도 힘들어도 좀 참자. 응?”

 “후~우, 짜증 나!!”

 

 인내심이라고는 먹고 죽으려고 해도 찾아보기 힘든 그녀의 성격으론,

 승재 졸업까지의 인내는. 차라리 하늘에 있는 별을 따오는 것이 더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사고가 터졌다.

 수연이 돌도 안 된 아기를 혼자 방 안에 두고 밤에 가족들 몰래 외출을 하였다.

 그날 승재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교도서관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

 “왜, 신랑이 잘 안 해줘?”

 “몰라! 재미없어. 애 보는 것도 너무 힘들고. 또 시엄마시아빠, 잔소리 듣는 것도 졸라 싫어. “

 “그래그래. 맞다. 수연이 너하고 시집살이는 쥐똥만큼도 안 어울려.”

 “…….”

 “우리 모처럼 삼총사 한 번 뭉칠까?”

 

 삼총사란. 그녀와 그녀의 고등학교 친구인 은지와 도윤이다.

 삼총사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날라리로 유명하였다.

 셋은 툭 하면 수업을 빼먹었고, 지하철 보관함에 가발과 옷,

 화장품 등을 숨겨놓고 일탈을 하였다.

 수연이 승재와 만나게 된 것도 그녀들의 일탈 중에서였다.

 승재가 다니는 대학교의 축젯날,

 삼총사가 놀러 갔다가 여대생이라 속이고 승재와 승재 친구와 그룹미팅을 하였다.

 그때 수연과 승재가 파트너가 되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지속해서 만났고, 수연이 임신까지 하게 되었다.

 승재가 수연이가 여고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녀가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였다.

 

 ***

 

 수연이 친구들과 홍대 클럽에 갔다.

 클럽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춤을 췄다.

 즉석 만남도 했다.

 수연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클럽 안을 뛰어다니며 광기 어린 일탈을 즐겼다.

 논다는 남자들은 모두 그녀에게 다가가 추파를 던졌고,

 그런 상황을 수연은 즐겼다.

 

 그 무렵,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계속되는 아기 울음소리에 시부모가 잠을 자다가 뛰어나왔다.

 

 '똑똑…….'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방을 조심스럽게 노크하였다.

 

 “얘, 수연아 자니?”

 

 시어머니가 수연을 불렀다.

 여전히 아기 울음소리만 자지러지게 들려올 뿐이었다.

 

 “뭔 일 있는 거 아니냐?”

 

 시아버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수연아…….”

 

 속이 터질 것 같았지만 감정을 꾹 누르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그러는 사이 돌도 안 된 아기는 숨이 꼴딱 넘어가는지 목이 다 잠긴 듯하였다.

 

 “이러고 있지 말고 퍼뜩 문 열고 들어가 봐라.”

 

 참다못한 시아버지가 시어머니에게 닦달하였다.

 결국, 시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기는 울다 지쳐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시큼한 똥 냄새가 방문을 여는 순간 얼굴을 확 덮쳐왔다.

 

 “아이고, 너 혼자 있었어?”

 

 시어머니가 얼른 아기를 안고 달랬다.

 아기는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얼라 똥 싼 거 아니냐.”

 “네. 아기 기저귀부터 갈아줘야겠어요. 당신 얼른 욕실 가서 따뜻한 물부터 받아요.”

 

 시아버지는 아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욕실로 달려가 목욕물을 받았다.

 

 “엄마야, 이게 다 뭐냐?”

 

 시어머니가 기저귀를 벗겨내고 아기를 안고 욕실로 달려갔다.

 아기가 배가 고픈지 계속 칭얼거렸다.

 

 “가서 분유 좀 타요.”

 “어찌 타는데…….”

 “옛날에 해 봤잖아…….”

 “그게 언젠데…….”

 

 시아버지는 오래전 승재 키울 때의 기억을 더듬어 갔다.

 하지만 기억은 잘 나지 않았다.

 결국, 돋보기를 쓰고 분유통에 적힌 사용방법을 읽어갔다.

 

 ***

 

 아기가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시아버지는 손자 입에 분유통을 들이밀었다.

 아기는 단숨에 분유를 빨아먹었다.

 손자 입에 분유 들어가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던 부부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세상에 아기가 배가 얼마나 고팠으면…….”

 

 시어머니가 혀를 차며 말했다.

 

 “애 엄마는 어데 갔나?”

 “분유 먹이고 나서 전화해 볼게요.”

 배가 부르자 아기는 금방 잠이 들었다.

 시어머니가 수연에게 전화하였다.

 전화를 받을 리 없었다.

 

 “전화 안 받아요.”

 “어디 갔나? 이 밤중에…….”

 

 시부모는 걱정이 되었다.

 

 “당신이 승재한테 전화 한번 해 봐요.”

 시아버지가 승재에게 전화했다.

 

 “어디고?”

 “도서관인데요.”

 “수연이가 안 보인다.”

 “네? 수연이 가요?”

 

 그는 며칠 전 그녀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결국, 일이 벌어진 모양이다.

 

 “지금 집으로 갈게요.”

 

 승재는 허겁지겁 도서관을 빠져나갔다.

 도서관을 빠져나오면서 계속 수연에게 전화하였다.

 하지만 받을 수 없다는 멘트만.

 승재는 속이 바짝 타들어 갔다.

 

 "제발 수연아"

 

 입술도 바짝바짝 말랐다.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어."

 

 승재는 수연의 철없는 행동에 화가 났다.

 수정에게 전화했다.

 그 시간, 수정은 밤늦도록 공부를 하고 있었다.

 

 “수정아…….”

 “오빠, 왜요?”

 “수정아, 혹시 언니 못 봤어?”

 “언니가 왜요? 언니 못 봤는데…….”

 “언니가 연락이 안 돼.”

 “에이, 어디 잠깐 나갔겠죠. 애 두고 나가긴 어딜 나가겠어요.”

 “애 두고 나갔어.”

 “뭐라고요?”

 “애 두고 나가서 지금 몇 시간째 안 들어오고 있어.”

 “미쳤다. 정말…….”

 “어디 집히는 데 없어?”

 “어디서 놀고 있을 것 같은데요.”

 “언니가 갈만한 곳이 어디야?”

 “음…….홍대 클럽요.”

 “홍대 클럽?”

 “네. 언니가 친구들이랑 거기 가끔 다녔거든요.”

 

 승재가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었다.

 

 “클럽 가 보시게요?”

 “나도 모르겠다.”

 “가려면 나랑 같이 가요.”

 

 두 사람은 수연이 있을 것 같은 홍대 클럽을 찾아갔다.

 말로만 들었지. 홍대 클럽이 어떤 곳인지. 그녀에겐 낯선 곳이었다.

 수정이 승재를 따라 조심스럽게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클럽 안은 피 끓는, 청춘들로 가득했다.

 어둑한 클럽 안에서 그것도 많은 사람 중에 수연을 찾기란

 명동에서 김 서방 찾기와 다를 바가 없었다.

 시끄러운 댄스음악에 맞춰 청춘들이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수연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수연을 찾지 못하고 클럽을 빠져나왔다.

 

 “어떡하죠?”

 “집에 데려다줄게.”

 “나 혼자 갈게요. 오빠는 얼른 집으로 가 봐요.”

 “이 시간에 처제 혼자 어떻게 보내.”

 

 승재는 수정을 집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갔다.

 그 시각까지 수연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승재가 집에 오니 부모님이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아버지가 호통을 쳤다.

 

 ‘죄송합니다. “

 

 승재는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철딱서니가 없어도 그렇지. 깐 난쟁이를 혼자 놔두고 말도 없이 집을 나가는 어미가 어디 있나?”

 

 수연이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살금살금 집 안으로 들어섰다.

 갑자기 거실 불이 확 켜지면서 실내가 환하게 밝아졌다.

 수연이 깜짝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 갔다. 오니?”

 

 시어머니가 팔짱을 끼고 도끼눈으로 수연을 쏘아보았다.

 옆엔 시아버지와 승재까지 수연을 차갑게 노려보고 있었다.

 수연이 놀라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죄송합니다.”

 “내가 지금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은데, 저기 저 방에 있는 애기 때문에

 아기 놀랄까 봐. 참고 있는 거야.”

 

 시어머니가 간신히 화를 누르고 있었다.

 

 “아기는 잘 자고 있나 봐요.”

 “아기가 잘 자고 있나 봐요?”

 

 시어머니가 수연이 했던 말을 따라 하면서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웃었다.

 

 “네 생각엔 아기가 잘 놀고 잘 자고 있을 줄 알았어?”

 “아기가 깼어요? 울었어요?”

 “가서 아이한테 직접 물어봐라.”

 

 이런 철부지 아기 엄마에게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시어머니는 할 말을 잃었다.

 

 ***

 

 그날 이후로 수연과 승재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부모님과 수연과의 사이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숨 막혀서 더는 못 살겠어.”

 “어떡할까?”

 “이혼해!”

 

 수연이 먼저 이혼을 원했다.

 

 “알았어. 이혼하자!”

 

 승재도 더는 참고 사는 데 한계가 왔는지 기다렸다는 듯 이혼에 동의했다.

 

 “애는 어떡할래?”

 

 승재가 물었다.

 

 “나, 자신 없어. 애, 키울 자신이 없다고.”

 

 수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았어. 애는 내가 책임지고 키울게.”

 

 두 사람은 함께 산 지 1년 만에 남남이 되었다.

 수연은 홀가분했다.

 아기를 두고 나오면서도 아기가 불쌍하다거나,

 아기를 두고 나온 죄책감 같은 것도 없었다.

 육아의 고통과 시부모의 잔소리에서 벗어 난 것에 대한 홀가분한 마음뿐.

 수정은 그런 언니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언니 생각만 해?”

 “내가 내 생각을 해야지. 누가 내 생각을 해 줘. 그거 당연한 거 아냐?”

 

 수연은 늘 그런 식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애가 무슨 죄가 있어? 그럴 거면 애를 왜 낳았어.”

 “내가 애 낳고 싶어서 낳았어?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어떤 여자가 애 엄마가 되고 싶겠어?”

 “누가 언니더러 애 엄마 되라고 했어? 언니 말대로 꽃다운 나이에!”

 “그만. 그만해. 안 그래도 속상해 죽겠는데…….”

 “속이 상하기 전에 미안한 마음부터 있어야 그게 정상이야.”

 “그렇게 미안하면 네가 아기 데려다가 키우든가.”

 “언니!”

 “…….”

 “언니가 사람이야? 짐승도 본능적으로 자기 자식은 챙겨.”

 “자식 챙겼으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있는 곳에 두고 왔잖아.”

 

 수연의 말은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애를 두고 친정집에 돌아와서도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에 대한,

 그 어떤 반성이나 후회도 없었다.

 여전히 그녀의 정신세계는 유흥의 한가운데에 가 있었고, 그곳에만 머물렀다.

 

 “앞으로 어떡할래? 계획은 없어?”

 

 엄마가 걱정되어 물었다.

 

 “차차 생각해볼게.”

 “언제, 언제, 생각할 건데…….”

 

 그런 딸을 아버지는 곱게 보지 않았다.

 

 “앞으로 네. 용돈은 네가 벌어서 써! 당신도 수연 이한테는 용돈 한 푼도 주지 마.”

 

 용돈이 똑 떨어지자 수연은 수정에게 용돈을 구걸했다.

 

 “만 원만 빌려줘.”

 “언제 갚을 건데?”

 “며칠 있다가 갚을게.”

 “며칠 있다가 언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가서 직접 용돈 벌어서 써! 나도 이제 돈 없어.”

 “돈 있잖아.”

 “내가 돈이 어디 있어.”

 “참고서 산다고 받은 돈 있잖아. 그거 나 잠깐만 빌려줘.”

 “참고서 사야 해.”

 “급해서 그래.”

 

 수연은 그렇게 동생의 참고서 값까지 넘보며 미래가 없는 일상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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