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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미남전생 美男傳生
작가 : 모시티사라매
작품등록일 : 2022.1.18

마계대전의 마침표를 찍은 역전의 용사 발타르. 하지만 추한 외모를 투구로 가리고 다녀야 하는 운명이다. 공적을 기리기 위해 왕을 알현하는 자리에서 공주와의 결혼을 대가로 요구하고 마침내 벌어진 약혼식에서 모종의 이유로 마력재해가 벌어지며 죽음을 맞고 깨어난 것은 지방 자작가의 미공자 요한의 몸이다.

 
미남전생 5화
작성일 : 22-01-19 00:34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7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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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자작 영지를 나와 큰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내 뮐루즈 마을이 보인다.

 

 3백여 가구가 모여 사는 중간 규모 촌락은 인근의 비옥한 토양을 이용한 농경을 주된 산업으로 삼고 있었다.

 

 더불어 수도까지 이어지는 도로와 인접하였기에 상업도 제법 발달한 편이다.

 

 길을 따라 각종 상점과 노점이 줄지어 늘어선 시장 거리의 한쪽,

 한 무리의 여성들이 우르르 몰려 서로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거나 키득거리고 있었다.

 

 “어머, 저 남자는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남자 맞지? 어쩜 나는 처음에 옆모습만 보고 여잔 줄 알았다니까.”

 “그러게. 저런 사람을 두고 꽃미남이라고 하는 모양이야.”

 

 발갛게 뺨이 달은 그녀들의 시선이 일제히 향한 곳.

 

 거기엔 금발의 사내가 노점 거리 가운데를 무심한 얼굴로 걷고 있었다.

 

 베이지색 리넨 튜닉에 가죽바지 차림의 남자는 물론 요한 하스베르크였다.

 

 그리고 그보다 반보 뒤쳐져 외출복 차림의 토르나가 그를 따르고 있었다.

 

 까르르, 저만치서 터진 여성들의 웃음소리에 토르나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흘겨보았다.

 

 그 웃음의 이유를 쉽사리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잔뜩 미간을 좁히며 마을 처녀들을 노려보고선 그녀는 다시 도련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매일같이 병상을 지키며 보아온 얼굴이기에 익숙해졌지만

 이렇게 저잣거리에 나오고 보니 요한의 미모는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각지고 거칠어 보이는 마을 남자들과 비교야 물론이고

 심지어 첫눈에 반한 듯 흠모의 눈길을 보내는 처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아니 모조리 쌈 싸먹을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지 요한 본인은 주위의 시선을 무시한 채 마을 구경에 한창이었다.

 

 “활기찬 마을이구나.”

 

 시장 거리를 빠져나와 중앙 광장에 도착한 요한이 한 마디 했다.

 

 그러자 빤히 그를 쳐다보던 토르나는 그제야 정신을 다잡고 얼른 대꾸했다.

 

 “예. 최근 2년 동안은 재난이나 전쟁도 없고 작황이 좋았으니까요. 시장도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고 있습죠.”

 

 그녀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요한은 광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토르나는 요한에게 물었다.

 

 “뭐 찾는 게 있습니까요?”

 “음, 길드 사무소를 가보고 싶은데.”

 “길드라굽쇼?”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토르나가 반문했다.

 

 “그래. 모험가 길드 말이야. 이 정도 규모의 마을이라면 하나쯤 있겠지?”

 

 말을 꺼낸 요한은 자신을 보는 시종의 표정에 아차 싶었다.

 

 이전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신체나이 열일곱,

 

 정신적으로 열넷의 요한의 입에서 나오기 힘든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의 시선을 피하며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집에서 지나가는 얘기로 들었거든. 길드에 대해서.”

 “흐음. 그러시군요. 그런데 거긴 왜 가려고 그러십니까요?”

 “그, 그야.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서 궁금해졌어. 그곳에 가면 아버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곳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도 있고.”

 

 급하게 아버지인 미하일 자작 핑계를 둘러댔지만 토르나는 이내 반박했다.

 

 “자작님은 모험가가 아니라 탐험가십니다요. 제가 알기로 탐험가는 따로 길드가 있지 않고요. 모험가와 탐험가는 엄연히 다르니까 말입니다요.”

 

 이번에도 요한은 낭패감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

 

 길드를 통해 의뢰를 받아 수행하고 보수를 받는 모험가와 달리

 탐험가는 자비 또는 투자를 받아서 미개척지나 숨겨진 비밀 들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전자가 생계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면 후자는 개인적 성취에 비중이 크다.

 

 그러니 탐험의 성격을 지닌 의뢰를 수행하는 모험가는 있을 수 있어도

 탐험가 길드는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가? 그건 몰랐네, 하하하. 그래도 기왕 나온 김에 한 번 구경해볼까.”

 

 딱히 둘러댈 말이 없어진 요한은 ‘난 아무 것도 몰라요’라는 식으로 받아쳤다.

 

 그러곤 마침 눈에 들어온 모험가 길드 간판이 걸린 곳을 향해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도련님! 저랑 같이 가셔야지요.”

 

 종종걸음으로 쫓아온 토르나에게 요한이 말했다.

 

 “이제 됐어. 난 괜찮으니까 지금부턴 따로 둘러보자.”

 “예? 도련님 혼자 두고 가라는 겁니까요?”

 

 다시금 놀란 토끼눈을 뜨며 토르나가 물었다.

 

 “그래. 여기까지 길안내 역으로 함께 온 거잖아. 그러니까 여기서 찢어졌다가 다음 종이 울리면 여기서 만나자고. 토르나 너도 개인적으로 용무가 있을 거 아니야?”

 

 그러면서 요한은 광장 가운데 분수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하지만 그건…….”

 

 주저하는 그녀에게 요한은 쐐기를 박듯 말했다.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계속 그렇게 따라다니면 창피하거든. 아까부터 사람들이 자꾸 흘끔대는 거 몰랐어?”

 

 저편에서 이쪽을 훔쳐보다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돌리는 여성 쪽을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요한은 불만을 토로했다.

 

 ‘아닙니다, 도련님. 그런 이유로 보는 게 아니거든요.’

 

 토르나가 갑갑하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말레나 부인이 토르나를 동행시킨 건 마을까지 길을 기억 못하는 요한을 수행하란 취지였다.

 

 이제 마을 안으로 들어왔고 이곳의 치안 상태는 백주대낮에

 성년을 앞둔 남성이 혼자 다닌다고 염려할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요한의 말처럼 토르나 역시 마을에 볼일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를 수행해야 하기에 눈치를 봐서 요한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차라리 다음으로 미루려던 참이었다.

 

 요한이 모험가 길드 문 앞에서 멈추어 서자 그때까지 졸졸 따르며 고민하던 토르나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얼른 일을 마치고 분수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요.”

 “서두를 거 없으니까 느긋하게 일 보고 와.”

 

 요한은 그런 토르나에게 어서 가보라며 손을 흔들었다.

 

 ‘흑여우 모험가 길드 - 뮐르주 분점’

 나무로 만든 간판에 새겨진 글자를 새삼 확인한 요한은 사무소 안으로 들어섰다.

 

 그가 발타르로 살던 시절 용사 칭호를 받고 전장에 나서기 전,

 

 잠시나마 모험가 생활을 했던 기억이 있기에 사무소 안의 풍경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넓은 실내엔 5개의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그중 셋은 이미 모험가로 보이는 이들이 차지하고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더 안쪽으로는 의뢰 확인과 보상지급을 위한 창구가 있고

 옆으로 보이는 벽에는 널찍한 게시판에 각종 소식과 수배서 등이 붙어있다.

 

 요한은 망설임 없이 홀을 가로질러 창구 쪽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창구 담당인 건장한 체구의 대머리 남성에게 인사를 건네자 이내 무뚝뚝한 답이 돌아온다.

 

 “처음 보는 얼굴이군.”

 “처음 왔으니까요.”

 

 요한은 열일곱 풋내기로 보일 자신의 외모에 맞춰 상대를 대했다.

 

 “무슨 일로 왔지? 모험가로 보이진 않고, 의뢰를 하려고?”

 

 사무소 직원은 상당히 고급스런 요한의 옷차림을 살피며 물었다.

 

 “아니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뭐가 궁금하지?”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채 무뚝뚝하게 대꾸하는 창구원.

 

 하지만 그런 응대에도 요한은 당황하지 않았다.

 

 험한 일들을 하는 모험가의 특성상 길드 창구엔 별별 부류의 종자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여느 상점이나 관공서처럼 말랑말랑하게 응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요한은 창구 테이블 위에 한쪽 팔꿈치를 슬그머니 올리며 자신일 알고 싶은 바를 전했다.

 

 “마을에 솜씨 좋은 접골사가 있는지 알고 싶군요.”

 “접골사?”

 

 석상 같던 창구원의 얼굴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었다.

 

 “예, 연결해주시면 소개비 정도는 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잠시 요한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창구원은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갔다.

 

 “보아하니 부유한 집 도련님 같은데 굳이 접골사는 왜? 힐러를 찾아가면 되지 않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되묻는 상대의 반응은 이미 요한이 예견한 대로였다.

 

 접골사란 어긋나거나 빠진 관절을 맞춰주고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재주는 평상시에 크게 소용이 없다.

 

 발목을 접질렸다거나 심한 근육통에 시달린다면 창구원의 말처럼 힐러를 찾아가면 된다.

 

 치료마법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고 이쪽이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나 결과 면에서도 월등하니까.

 

 더군다나 접골사가 다루는 경상의 치료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많고 때문에 비용도 저렴하다.

 

 그나마도 돈이 없다면 신전의 승려들이 무상으로 치료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도저도 불가능한 경우라도 적절한 처치를 하고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길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고로 접골사에게 굳이 찾아가 돈을 지불하면서 치료를 받을 일은 없다.

 

 그렇기에 창구원은 요한이 접골사를 찾고 있다는 말에 의문을 보였던 것이다.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지만 힐러에게 치료 받게.”

 “제가 원하는 건 접골사입니다.”

 

 재차 접골사를 찾는다는 요한의 주장에 창구원은 더욱 관심이 동하는지 슬그머니 이쪽으로 상체를 기울였다.

 

 “솜씨 좋은 접골사를 찾는다 이거지?”

 “예, 실력이 좋은 분을요.”

 “흐음…….”

 

 작게 신음성을 내뱉으며 민머리 중년 사내는 요한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돈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물정 모르는 멍청이도 아니다.

 

 그렇다고 장난을 치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청년의 청색 눈동자는 유난히 맑고 깊었다.

 

 그리고 새삼 금발을 길게 드리운 그의 얼굴이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이게 사내야 계집이야?’

 

 볼수록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문객이다.

 

 요한을 찬찬히 살피며 창구직원이 뭔가를 생각하는 와중

 누군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더니 불쑥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아저씨, 이 의뢰 내가 가져가겠수다.”

 

 요한의 앞을 가리며 새치기 하고 들어온 것은 젊은 사내였다.

 

 상대의 대답이 곧 나오리라 기대하던 요한은 갑작스런 불청객에 인상을 찌푸리며 반보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불청객의 행색을 곁눈질로 살피며 한 소리 했다.

 

 “이봐요, 아직 내 얘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요한에게 등을 돌리고 있던 젊은 사내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요한보다 머리 하나가 큰 키의 사내는 대충 스무 살 초반으로 보였다.

 

 볕에 그을린 얼굴은 인중이 길고 구레나룻이 길게 내려와 얼핏 원숭이를 닮았다.

 

 차림은 쥐색 가죽 갑옷에 허리춤에 묵직한 브로드소드와 가방을 차고

 이마엔 두툼한 머리띠를 둘렀는데 허리가 길고 어깨가 넓어 가까이 서니

 금방이라도 내리누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라고 했냐?”

 

 요한을 보더니 모험가 사내는 피식 웃으며 말부터 놓았다.

 

 상대를 깔보는 사내의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요한은 재차 따져 물었다.

 

 “내가 먼저 저분과 상담하던 중이었으니 순서를 지키라는 겁니다.”

 “하하, 상담? 이봐 기생오라비, 너 길드 소속이냐?”

 “아닙니다.”

 “그렇지, 매일같이 오가면서 처음 보는 면상이거든. 모험가 자격은 있어?”

 “나는 모험가가 아닙니다.”

 “모험가가 아니면? 그럼 직접 의뢰라도 하러 온 건가?”

 

 빈정대며 따져 묻는 상대의 태도에 요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도 아닙니다.”

 “모험가도 아니고 의뢰인도 아니다. 그런데 왜 창구를 차지하고서 있냐고? 너 때문에 정작 길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거 보이지 않냐?”

 

 주변 테이블에 모여 앉은 모험가들을 가리키며 사내가 따졌다.

 

 하지만 그중 누구도 당장 창구에 용건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괜한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다. 요한이 다시 대꾸를 하려는데 보다 못한 창구원이 제지를 하고 나섰다.

 

 “적당히 해, 랄프. 이쪽은 나랑 상담 중이었어.”

 “상담은 무슨. 이런 코찔찔이까지 일일이 상대할 만큼 한가하신 겁니까, 제이크 아저씨?”

 

 창구원에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랄프라는 사내는 그제야 옆으로 비켜섰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요한을 대놓고 어린애 취급한 후였다.

 

 그래놓고도 귀를 후비며 얄밉게 딴청을 부리는 랄프였다.

 

 그 모습을 묵묵히 응시하는 요한에게 창구원 제이크가 다시 말을 붙였다.

 

 “자네가 참게. 저 녀석 대신 내가 사과하지.”

 “괜찮습니다. 풋내기 시절엔 저렇게 열정만 넘치는 바보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한은 코웃음과 함께 고개를 내저으며 제이크의 사과를 받았다.

 

 물론 거기엔 지금의 상황을 조용히 넘기겠다는 배려는 없었다.

 

 “뭐라고? 풋내기, 바보? 이 자식이 미쳤나! 야, 어디서 굴러먹다 온 놈인지 모르겠지만, 쾌검의 랄프라는 이름은 못 들어본 모양이지?”

 

 랄프가 버럭 호통을 치는 모습에 창구원 제이크가 피곤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이젠 그냥 넘어가긴 글러먹었다.

 

 하지만 사무소 안의 그 누구도 나서서 두 사람의 언쟁을 말리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생겼다는 듯 흥미를 보이며 이쪽으로 의자를 고쳐 앉는 이들마저 있었다.

 

 “스스로 별칭까지 만들었습니까?”

 

 애처롭다는 눈빛을 보내는 요한의 모습에 랄프의 얼굴이 벌게졌다.

 

 “뭐라고, 보자보자 하니까 이 자식이!”

 

 억센 팔이 요한의 목덜미를 쥐고 거칠게 흔든다.

 

 그 바람에 튜닉의 목이 찢어지며 요한의 속살이 드러났다.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칼과 뽀얀 속살,

 

 그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는 푸른 눈동자.

 

 “흐읍!”

 

 거친 숨을 집어삼키는 소리에 랄프는 흘끔 뒤를 돌아보았다.

 

 뒤편 테이블에 앉은 여성 모험가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랄프의 만면에 분노와 실망의 감정이 겹쳤다.

 

 “그런 건가? 빈 수레가 요란하기 마련이라더군요.”

 

 상대의 모습을 지켜보던 요한이 피식 웃으며 속삭였다.

 

 갑자기 창구원과의 대화에 끼어들어 센 척 하는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여성 모험가가 놀란 이유가 요한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는 건 눈치 채지 못했다.

 

 그저 실랑이가 점점 커지는 데에 놀랐던 거라 생각할 뿐이다.

 

 반면 속내를 들킨 랄프는 터질듯 얼굴이 붉어져선 그를 거칠게 떠밀었다.

 

 “건방진 자식!”

 

 뒤이어 랄프가 허리춤의 칼로 손을 뻗는 순간, 거친 손길이 그의 뒷덜미에 닿았다.

 

 “랄프, 거기까지다. 여기서 그걸 뽑으면 나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성을 놓을 뻔한 랄프를 저지한 것은 제이크였다.

 

 길드 사무소에서 사소한 다툼이야 늘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무기를 꺼내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관리자로서 그런 상황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사정을 랄프 역시 모를 리 없었다.

 

 “알겠수다.”

 

 허리춤에서 손을 떼면서도 랄프는 씩씩대며 요한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도 시끄러워지는 건 바라지 않으니 이쯤에서 그만하죠.”

 

 요한도 능글맞은 태도로 양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제이크와 약속을 다시 잡는 것은 잊지 않았다.

 

 “제이크 씨라고 하셨습니까. 다음에 다시 들를 테니 방금 이야기는 그때 마무리하죠.”

 “알겠네.”

 

 그렇게 혈기 방장한 청년들의 깜짝 소동은 마무리가 되는 듯 보였다.

 

 제이크에게 인사를 하고서 출입문 쪽으로 뒤돌아나가는 요한을 향해 다시금 랄프가 빈정대기 전까지는 말이다.

 

 “꼬리 내리고 도망치는 꼴이라니. 겁쟁이 자식. 오늘은 제이크 아저씨 덕에 운 좋은 줄 알아라.”

 

 순간 밖으로 향하던 요한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러곤 고개를 옆으로 돌려 랄프를 쳐다보며 물었다.

 

 “지금 뭐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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