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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영웅전설_아포칼립스
작가 : 롱녕이
작품등록일 : 2022.1.1

세상이 변했다. 전설, 민담, 전승으로만이어지던 옛 이야기는 실화가 되었고, 아득한 신화 속에 웅크려 있던 괴수가 출현하여 세상은 공포로 뒤덮였다.
세계의 도시는 부서지고, 혼란만 가득한 세상엔 영웅이 필요로 했다. 그 아포칼립소에서 영웅이....

 
#2 《보현사(普賢寺)》
작성일 : 22-01-18 19:15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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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현사(普賢寺)》

 

  칠직스님은 가만히 유신의 단전에 손을 얹어놓았다.

 

 -웅웅웅.

 

  새하얀 백색의 기운이 스믈스믈 피어올랐다. 유리와 윤후는 조금 거리를 둔 후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별다른 이상증세가 없었다. 그저 손에서 피어나는 백색의 기운이 점차 팔에서 몸으로 퍼져 전신에서 백색의 기운이 넘실넘실 거렸다. 그러나 윤후 때처럼 유신이 힘겨워 한다거나 몸에 이상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한참동안 칠직스님의 몸에는 기가 일렁거렸다.

 

 “후우욱,,,”

 

  오랜 시간이 지나고 긴 한숨과 백색의 기운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스님. 어때요?”

 

  유리는 급한 마음에 칠직스님이 눈을 뜨자마자 물어봤다.

 

 “허허. 이거 신비롭군요.”

 

  턱을 쓰담으며 유신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유신은 운공이 끝나자 서서히 눈을 뜨며 말했다.

 

 “그러게요. 신기하네요.”

 “왜요?”

 “아주 독특하군요.”

 “무슨 말이에요?”

 “흔히들 삼단전을 이용해서 기공을 사용하죠. 하단. 중단. 상단. 그리고 이능과 초상능력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신체에는 많은 방법으로 사용해서 강해질 수 있지요. 대표전인 삼단전이고. 기경팔맥과 12경맥을 이용해하기도 하죠. 또한 세맥에 기를 배포해서 강해지는 방법도 있지요. 이처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이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기하다고 할 수 밖에 없군요. 단전이 포함할 수 있는 내공은 단전의 질에 따라 받아들이는 양이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내공을 저장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단전의 양은 일정하지요. 하지만 유신 시주의 단전은 받아들이는 그것에 비해 무궁합니다. 그러면서도 출기(出氣)는 한도가 단전만하고요. 참으로 신비한 현상입니다. 음... 흠... 이거 윤후 시주를 볼 낯이 없군요. 처음 보는 현상에 원인조차 알 수 없겠어요.”

 

  칠직스님의 말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에 모두가 할 말을 잃은 것이다. 더욱이 윤후의 표정은 극도로 안 좋아졌다. 보현사의 칠직스님은 숨은 명의다. 어지간한 병명과 내상의 원인은 순식간에 알아내고 치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명의인 것을 아는 윤후는 알 수 없는 현상이란 말에 아쉬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어 말하는 칠직스님의 말에 다시금 경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아쉬워할 것 까지는 없을 것 같군요. 분명 신묘한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출기와 흡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진 않지만 최소한 출기는 제대로 작용을 하고 있고, 흡기는 이렇다 할 부작용이 없으니까요. 다만 내기가 탈진되는 현상만 주의하면 별 탈 없을 것입니다. 이 일은 주지스님이 돌아오시면 그때 다시 대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리와 윤후는 안타까운 듯 쳐다봤다. 그렇지만 유신의 표정은 그냥 아무 변화도 없었다. 충격을 먹은 건지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부작용은 없는 듯하니 다행입니다. 전 또 단전이 망가지는 줄 알았네요. 원인은 알 수 있는 것이겠죠?”

 “흘흘. 장담은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희망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일은 주지스님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 주지스님들과 상의하여 꼭 해결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칠직스님의 말에 감동한 유신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유신의 진정성 있는 인사에 분위기는 숙연해 졌다. 칠직스님은 대견한 듯 미소를 멈출 줄 몰랐다.

 

 “그럼. 또 한 가지.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순 없겠지?”

 “무슨 말인지요?”

 

  윤후는 낄낄 웃으며 말했다.

 

 “대련이죠.”

 

 

 “그런데 왜 유리죠?”

 

  나한당으로 온 유리는 몸을 풀고 있었고 유신은 자신이 아닌 왜 유리가 대련을 하는지 물었다. 그 말에 윤후는 유신의 머리를 쓰담으며 말했다.

 

 “당연히 유리지. 원래 넌 해당사항에 없었어. 내가 하는 거였지. 다만 지금은 유리가 더 낫다 싶어서 하는 거고, 안 그래도 눈썰미는 좋은 편이니 잘 봐두라고. 저 애. 꽤 강한 것 같으니.”

 

  윤후의 말에 유신은 주억거렸다. 그럴 것이 윤후의 무위는 상상초월이다. 세간에 A급라 칭하는 고수들조차 유신이 보기엔 ‘딱히?’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윤후는 그 강함의 척도가 훌쩍 넘어가 경이롭기 때문이다. 그 무위는 유신의 그것으론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유리는 다르다. 유리는 유신보다 강하지만 몇 수 차이 안 나는 실력이기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후후. 잘 봐둬. 이곳은 유성창법의 성지다. 금지인 무정창법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정도의 호의만 해도 복에 겨운 거야.”

 

  윤후의 말처럼 대련이라고 하나 시대를 풍미했던 하나의 무공을 견식하거나 대련하는 것은 무인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연과 같다. 현대의 창법인 황룡창법과 궤를 달리하기도 하고, 무정대사의 사망이후 역사의 뒷편으로 물러나면서 지금은 아는 사람만 아는 사찰로 변모하게 되었다. 하지만 유정창법의 그 오의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최상위의 창술에 속하는 무공이다.

 

 “흘흘. 유리 시주의 상대자는 이곳의 이대제자인 반승스님이십니다. 시주께선 많은 가르침을 얻을 것입니다.”

 

  유리의 상대자는 한 자루의 곤봉을 나타났다. 검은 무복을 입은 평범한 인상의 남자는 가만히 봉을 들고 서 있었다.

 

 “이대 제자 중 반승입니다.”

 

  반승이란 말에 윤후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왜? 반승이란 게 대단한 거야?”

 “그럼! 이대제자가 나온 것도 놀라운데 반승이라니! 각 제자들 중 대표가 바로 반승이라고.”

 “이대제자라자나. 삼대 제자도 아니고.”

 “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여기 시스템은 다른 곳과 달리 일대라 함은 저기 칠직스님 정도 짬밥이 돼야 일대 제자로 불려. 이대제자라면 앞으로 십년 안에 차기 방장을 노리는 사람이라 볼 수 있지. 거기에 반승이다? 보면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을 거다.”

 

  윤후의 말에 유신은 다시 반승을 바라봤다. 단지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유리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종일관 몸을 풀고 있었다.

 

 “시주. 준비는 되셨습니까?”

 “아. 죄송해요. 빨리 시작하죠.”

 

  펄쩍펄쩍 뛰며 준비운동을 하던 유리는 반승의 말에 기수식을 취했다.

 

 “그럼. 다치지 말고. 대련임을 잊지 말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 그럼 시작하세요.”

 

  칠직스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리는 자리를 박찼다.

  황룡무공(黃龍武功). 김춘추의 아버지. 화랑이었던 김용춘의 손에 태어난 희대의 무공이다. 가전비공인 황룡무공을 사용하는 유리는 유신이 지금까지 유리보다 동년배 중에 유리보다 강한 사람이 없다고 확신하게 만드는 무공이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단숨에 파고들었다. 반승은 봉의 이점을 굳이 살릴 것도 없이 파고드는 유리를 지켜봤다. 일권. 복부를 찌르는 주먹을 단지 한발 물러나며 몸을 비트는 것으로 피했다. 그와 동시에 곤봉의 길이를 반으로 잡더니 뒷부분으로 그대로 돌려 쳤다. 하지만 유리는 고개를 바로 숙이고 잽싸게 빠져 나왔다. 인파이터적인 움직임처럼 저돌적으로 파고들었다가 순식간에 아웃파이터처럼 치고 빠졌다. 반승은 차분히 막거나 반격하는 등 단조로운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움직임에 유리는 유효타 한 대를 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기세가 변했다.

 

 -쿵!

 

  유리는 진각을 크게 밟고 그대로 파고들어 장법을 크게 넣었다. 빠르게 파고든 유리의 장법은 그 위력을 경시할 수 없었던지 반승은 봉을 세워 막았다. 그러자 장력은 뱀처럼 휘어지며 들어와 배를 가격했다.

 

 -팡.

 “?!”

 

  느낌이 옅었다. 그 순간에 반승은 봉으로 바닥을 밀며 뒤로 빠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 찰나를 노칠 유리가 아니었다. 다시금 파고들어 쌍장을 크게 내질렀고 반승은 두 팔로 올려 막았다. -펑! 둔탁한 소리가 울리고, 반승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천천히 팔을 내렸다.

 

 “에? 그래도 나름 쎄게 친 건데. 너무 멀쩡한 거 아닌가요?”

 

  유리가 뭐라 하던 반승은 가만히 봉을 들어올렸다. 수성(守城)에만 쓰이던 봉이 흔들렸다. 이번엔 턴이 바뀌었다.

  봉이 회전하면서 봉끝이 수십 개가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유리는 그 하나하나를 실초와 허초를 알 수가 없어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반승의 봉은 유리의 모든 방위를 가둬 맞추려는 듯 사방에다가 찔러 넣었다. 몇 자루의 봉을 상대하는 듯 힘겨워한 유리는 이대로는 안 되겠는지 얼굴로 날아오는 봉을 치고, 몸으로 날아오는 봉을 한 바퀴를 돌며 피했다. 그러면서 진각을 크게 밟으며 파고들어 옆차기를 시전 했다. 그러자 봉은 크게 유연하게 휘어지며 땅을 밟고 있는 발목을 후려쳤다.

 

 -딱!

 

  나름 반격을 가했지만 유려하게 들어오는 봉에 맞은 유리는 발길질이 헛나가며 쓰러졌다.

 

 “아야야. 이거 차이가 너무 나는 것 같은데? 한 대도 못 때리겠는데요?”

 “흘흘. 시주는 그래도 그 정도면 또래에서 상당히 강한 편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는 이곳에서 반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요. 반승의 법명은 아무나다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소저보다는 최소한 두 단계 이상의 격차는 날 것입니다.”

 

  유리는 그 말에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흠. 근데 끝인가요? 그래도 좀 더 해보고 싶은데,,,”

 “흘흘. 대련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해진 것도 없고요. 아이야. 좀 더 해봐도 괜찮겠느냐?”

 

  칠직스님의 말에 반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칠직스님은 껄껄 웃으며 계속 하라는 손짓을 했고 유리는 자리를 박차 일어나 계속 덤벼들었다.

 

 “네가 보기엔 어때 보이니?”

 “그냥 봉술로 간결하게 싸우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좀 더 자세히.”

 “움직임 자체는 깔끔해요. 그리고 봉술의 사용은 음,,, 유연하고 빠르네요.”

 “그러냐? 그래 보이겠지. 유정창법의 진정한 위력은 괴수를 상대할 때 나타나지. 유연함과 빠름. 제대로 봤다. 특히 유연함이 큰 장점이지. 극성으로 펼친 봉은 구절편(九折片)과 같은 움직임을 내고. 그리고 법기. 지금은 극소수만 익히고 있는 기공과 법술의 조화를 이룬 법기의 그 위력은 아무도 예상하기 힘들다. 지금 앞에 보여주는 건 어디까지나 형식이야. 저 형식에 법기를 씌우면 유리는 일합에 끝나.”

 “일합이요?”

 “그래. 네가 생각하는 무의 크기를 넓혀라. 네가 유리를 목표로 두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한계를 넓히는 것이 무인으로 기본소양이다.”

 

  윤후는 유신한테 주옥같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건넸다. 유신은 그 말들을 흘려듣지 않고 소중히 새겨들었다.

  한참을 대련한 후 주저앉은 유리가 헥헥 거리며 말했다.

 

 “밥 먹고 해요.”

 

 

 “아오~ 살 것 같다.”

 

  기지개를 펴는 유리의 얼굴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두 시간 내내 싸워댔으니 힘들법한 하지만 밥 먹고 나니 배터리 충전하듯 다시 멀쩡해진 모습이다. 유신 일행은 보현사에서 이별을 하고 윤후가 말한 숙소로 향했다.

 

 “여기에요?”

 “그래.”

 “... .”

 

  유신과 유리는 할 말을 잊었다. 이게 어떻게 집인지 알 수가 없었다. 흉가(凶家)도 이런 흉가도 없을 듯 했다. 아니 집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일단 집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문이 없었다. 또한 창문도 없었다. 한쪽 벽은 허물어졌고 지붕의 한 쪽도 완파 당한 듯이 무너져 있었다. 게다가 덩굴이 곳곳에 자라 주위에서 단 이 장소만이 밀림에 온 듯한 느낌이 물씬 났다. 유신과 유리는 설마 설마하면서 집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 중 다행이랄까. 집 안은 비교적? 깔끔했다. 밖에서 본 느낌과 다소 괴리감이 있을 정도였다.

 

 “물은 나오네요?”

 “방은 방문이 달려있어. 화장실도.”

 “지낼 만하다니깐? 이런 곳에서 놀다 가는 게 캠핑이지.”

 

  이 상황이 더욱 황당한 건 전기도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어떤 원리로 전기가 통하는지 신기한데 방안에 텐트와 침낭도 있었다.

 

 “여기 은신처에요? 왜 짐도 풀기 전에 텐트와 배낭이 있는 거죠? 도망칠 때 딱 인데?”

 “혹시 형 범죄자였어?”

 “,,, ."

 

  둘은 그렇게 웃고 떠들며 짐을 풀었다.

 

 “그나저나 이제 우리 뭐 해요?”

 “그러게. 이제 4시인데 벌써 저녁 먹기엔 이르지 않아?”

 “하하. 저녁 준비는 내가 해 놓을 테니 산책이나 하고 와. 저녁에 몰빵 해야지.”

 “정말요? 유신 오빠~ 우리 산책 가지.”

 

  유리는 유신의 팔짱을 끼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형 혼자 괜찮겠어요?”

 “이 놈의 시끼야. 이럴 땐 그냥 다녀오는 거야.”

 

  유신의 머리를 벅벅 쓰담으며 등을 떠밀었다. 유신은 연식 뒤돌아보며 밖으로 나갔다.

 

 

 “근데 윤후라고 했지? 그 오빠 강해?”

 

  산책을 하며 유리는 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어 보았다. 처음 봤을 때나 고연무와의 대치 때나 항상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분명 범상치 않다.

 

 “강하다라. 몰라.”

 “엥? 몰라?”

 “어. 사실 어렴풋이 강하다는 건 일찍이 알고 있었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강한지 몰라.”

 “흠. 오빠. 나 어제 집에서 학교 내 윤후라는 이름 검색해 봤거든. 근데 그거 알아? 윤후 오빠가 화랑학교 출신이야. 그것도 북화랑사관학교.”

 “어? 진짜? 근데 왜 몰랐지?”

 

 윤후와 유신의 나이차는 얼마나지 않았다. 더군다나 북화랑학교에서 윤후 정도의 실력자라면 한번쯤 이름을 오르락내리락 할테지만 단 한번도 윤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또한 같이 지내면서 학교를 간적도 없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저만한 인재가 두각을 그 기간 동안 안 나타날 수도 없었다고 생각 했다.

 

 “근데 이게 사용자 접근권한에 걸렸어. 최소한 교감 이상만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

 

  유신은 유리의 말을 들으면서 알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왜 그동안 그런 얘기는 안 했지.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왜 이렇게 낯선지. 그러고 보면 항상 대화의 시작과 끝은 유신 자신의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서운한 감정보다는 윤후의 비밀에 한 발자국 다가가 기분이라 조금은 기분이 좋았다. 그 밖에 법민의 이야기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없이 길을 걸었다.

 

 “아! 그만 돌아가자. 너무 늦은 것 같아.”

 

  한동안 돌아다녔는지 시간이 꽤나 흘렀고 날은 어두컴컴해 지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시간 흘렀다는 것을 자각 못한 유신은 자책하며 유리와 길을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유리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우리 언제 이 길로 왔었나?”

 “어? 왜? 그대로 돌아가면 되는 거 아냐?”

 “맞아. 하지만 이 길은 아냐. 확신할 수 있어.”

 

  뒤돌아선 유리는 이상한 말을 내뱉었다. 유신이 보기에는 똑같은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리의 말에 저절로 긴장이 되었다. 1학기에 전방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되면 즉시 태세를 바꿔야 한다.

  유리는 눈앞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뒷주머니에서 하얀 부적을 꺼냈다. 그리고 허공에 부적을 날렸다.

 

 -화르륵.

 “젠장.”

 

  유리는 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유신은 그런 유리를 보며 주변을 경계했다. 유리의 핸드폰에는 신호음이 연결되지 않았다. 전파가 차단되는 듯 했다. 유리는 초조한지 연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지만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고, 이상이 없어보였다.

 

 “일단 가 볼까? 혹시 모르자나.”

 “아씨. 방금 부적이 항마(降魔) 부적이야. 결계가 있으면 불타오르는 부적이라고.”

 

  아까 했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인지 깨달았다. 절로 경각심이 높아갔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날이 점차 어두워져 갔다.

 

 -저벅저벅.

 

  누군가 어둠을 뚫고 나타났다. 달빛에 비춰지며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고연무 일행이었다. 아침에 보현사에서 만난 5명의 인물이 전부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약속은 지켜 드리겠습니다. 하하.”

 

  고연무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부채를 탁탁 치며 오연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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