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쇼윈도 가족
작가 : 글묵
작품등록일 : 2022.1.12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욕망.
금지 된 사랑이 남긴 상처. 그 상처를 뛰어 넘어 다시 찾아 온 사랑.

 
10. 사랑의 아픔
작성일 : 22-01-15 16:54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482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0. 사랑의 아픔

 

 “안 돼! 누가 보면 어쩌려고 여긴 내 지역구야…….”

 

 지원이 농담조로 말하였다.

 

 “알았어. 내가 먼저 갈게.”

 

 그 사이 종업원은 퇴근했는지 찻집이 캄캄했다.

 가게 문도 닫혀 있었다. 지원이 열쇠를 꺼내 가게 문을 열었다.

 

 “들어가자.”

 

 두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불 켜진 찻집에 혹시 손님이라도 올까 영업을 마쳤다는,

 푯말을 가게 문 앞에 내걸었다.

 

 “앉아. 차 내 올게.”

 

 성호가 지원이 안내하는 자리에 말없이 앉았다.

 지원이 대추차와 유과 몇 개를 가지고 나왔다.

 

 “내가 만든 대추차야. 마셔.”

 “자기는…….”

 “여러 잔 마셨더니 생각이 없네.”

 

 성호가 천천히 대추차를 마셨다.

 

 “대추차, 맛있네.”

 “얼굴이 많이 상했다.”

 “너는 좋아 보인다.”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

 “그래, 그래야지.”

 “수정인 잘 있지?”

 “모르겠다. 잘 있는지…….”

 “대답이 왜 그래?”

 “그게, 사실이니까…….”

 “아직도. 너희 부부 전쟁이야?”

 “나도, 이젠 지친다.”

 성호가 짧은 신음을 토해냈다.

 

 “하소연하러 왔어?”

 “어. 염치없고 미안하지만 나 힘들어서 왔어. 너무 힘들어서…….”

 

 성호가 괴로운 듯 마른세수를 하였다.

 

 그런 성호를 보고 있자니 지원은 가슴이 답답하였다.

 멀쩡한 남자를 이렇게 만든 것 같아 괴로웠다.

 

 “다, 나 때문이야. 나 아니었으면, 너희 부부 잘살고 있을 텐데…….”

 “너 잘못 아니야. 자책하지 마.”

 “어떻게 내 잘못이 아니야. 명백한 내 실수지.”

 “나, 이제 쇼윈도 부부 그만하고 싶어.”

 “그래서 뭐, 이혼이라도 할 생각이야?”

 “응, 그러고 싶어. 아니, 그렇게 할 거야.”

 

 성호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거, 나한테 보고하러 왔어?”

 

 지원이 성호를 차갑게 쏘아보았다.

 

 “너, 많이 보고 싶었다.”

 “당신이 이러면 내가 반가워할 줄 알았어?”

 “나 좀 봐 줘라.”

 

 지원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차 식는다. 마셔.”

 

 성호가 지원의 양손을 움켜잡았다.

 

 “손이 왜 이렇게 차?”

 

 지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원래, 내 손. 차잖아.”

 

 지원이 조심스럽게 성호의 손을 뿌리쳤다.

 

 “그랬지. 자기 손은 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 왔어.”

 “성질이 더러워 처먹어서 손이 찬가 봐.”

 “대추차 많이 마셔야겠다. 자기…….”

 “안 그래도 많이 마시고 있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다시 시작하자는 말에 지원은 안타까움과 함께 화가 났다.

 

 “뭐?”

 “다시 시작하자.”

 “그 말이 그렇게 쉽게 나와?”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 나도 많이 생각해 봤어,”

 

 지원은 성호와 헤어지고 나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실연의 아픔 이상으로 죄책감에 시달렸다.

 친구의 남편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며, 마음을 다잡아 보아도

 감정을 단속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를 잊으려 하면 할수록 더 맹렬하게 그리움이 밀려왔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문자를 썼다, 지우고. 썼다가 지웠다.

 낯선 전화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와 있으면, 혹시 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다. 대부분 스팸 전화였다.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잊으려 했는데, 죽지 못해 살아왔는데,

 수정 이와 헤어지겠다니. 다시 시작하자니. 수정 이와 자신은 이 남자에게 무엇일까.

 그토록 모질 게 떠났으면 잘 살았어야지.

 

 “내가 그렇게 우스워?”

 

 지원이 소리를 꽥 질렀다.

 

 “한 번도 너, 가볍게 생각한 적 없었어. 진심으로 너 사랑해.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 한 순간도. 너를 잊은 적은 없어.”

 “우리 인연은 십 년 전에 이미 끝났어.”

 “너도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거잖아.”

 “착각하지 마. 나, 너 안 기다렸어.”

 “그 사람이랑 각방 쓴지 십 년이야.”

 “하…….”

 “나도 참을 만큼 참았고, 애들은 다 컸어.”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너랑 같이 살고 싶어.”

 “으흐흐…….”

 

 지원은 헛웃음이 나왔다.

 

 “자식들 인생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중요해. 내가 좋아하는 여자랑 살고 싶어.”

 “늦었어. 이제…….”

 “뭐?”

 “늦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

 “거짓말!!”

 “곧, 결혼도 할 거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아니야.”

 “그만해.”

 

 '꽝'

 

 성호가 주먹으로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

 

 “거짓말, 아니야.”

 

 지원의 입술에 경련이 일었다.

 

 “…….”

 “그만 일어나자.”

 

 성호는 갑자기 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그녀마저 자신을 거부하면, 살아갈 의지마저 꺾일 것 같았다.

 세상에서 자기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줄 여자가 그녀인데,

 그녀만 곁에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았다.

 지원이 틀림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남자가 있다는 말도, 곧 결혼한다는 말도, 모두 거짓말이다.

 그녀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눈빛은 절대 속일 수 없다.

 그녀도 자신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자신을 밀어내는 것은 수정이 때문일 것이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다. 나쁜 놈이라고 해도 좋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고 싶었다.

 

 ***

 

 민영이 커피를 들고 휴게실로 가는데, 한 여학생이랑 부딪혔다.

 그녀는 신입생 환영회 때. 상욱에게 흑기사 노릇을 해 달라고 했던 여학생이다.

 커피가 민영의 옷에 쏟아졌다. 여학생이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나갔다.

 그녀의 행동은 다분히 고의적이었다.

 

 “야!!”

 

 여학생이 돌아보았다.

 

 “왜 그냥 가?”

 “그냥, 안 가면…….”

 “너, 일부러 이랬지?”

 “내가 왜?”

 “사과해.”

 “너 불찰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

 

 어디선가 민영의 단짝 친구인 하나가 달려왔다.

 

 “민영아, 왜?”

 “저 계집애가…….”

 “야! 박슬기, 또 네 짓이야? 너, 사과해.”

 “넌 또 왜 끼어들어. 너야말로 오지랖 한 번 쩐다.”

 “야! 너, 오늘 한 번 제대로 당해 봐라.”

 

 하나가 양팔을 걷어붙이더니 슬기의 머리채를 확 휘어잡았다.

 민영이 하나를 말렸지만, 순식간에 두 사람은 엉겨 붙었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몰려와 구경하였다.

 민영이 두 여자를 떼놓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민영이 발을 동동 굴렀다.

 두 여자는 상대방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상대방의 힘에 따라 이리저리 떠밀려 다녔다.

 민영이 급히 상욱에게 전화하였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던 상욱이 그녀의 호출에 놀라 달려왔다.

 

 “뭐 하는 거야?”

 

 상욱이 고함을 쳤다. 상욱의 등장에도 두 여자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물리적으로 두 여자를 떼놓았다.

 슬기가 상욱을 보자 창피한 듯 달아났다.

 구경꾼들은 순식간에 흩어졌다.

 민영이 하나의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괜찮아? 다친 데 없어?”

 “괜찮아, 뭐 이 정도로…….”

 

 민영이 안도의 한숨을 푹 쉬었다.

 

 “슬기 저 계집애 왜 너한테 자꾸 심술을 부리는데?”

 

 하나의 말에 상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도 저 계집애가 일부러 와서 부딪힌 거지?”

 

 그제야 상욱이 민영의 옷에 묻은 커피 얼룩을 보았다.

 

 “우선 커피 자국부터 지워보자.”

 “됐어. 집에 가서 지우면 돼.”

 “그렇게 입고 갈 수 있겠어?”

 “괜찮아. 이 정도 갖고”

 “부잣집 딸이라 그런지 싸가지가 없어.”

 

 하나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

 “해서 다니는 거, 반의반만 싸가지가 있어 봐,”

 

 하나의 말에 민영이 씁쓸하게 웃었다.

 

 ***

 

 한성이 강릉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옮겨 편집하였다.

 문득 강릉 바닷가에서 만났던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는 잘 있을까? 궁금했다. 연락처라도 받아 왔을 걸 아쉬웠다.

 금방이라도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슬픈 눈동자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한성이 여행 작가가 된 것은 타고 난 역마살 때문이었다.

 한곳에 정착하여 지내는 것이 그에겐 매우 힘든 일이었다.

 시간만 나면 배낭을 메고, 발길 닿는 곳이 목적지인 여행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행지를 소개했는데, 방문객들이 많아, 인기 블로그가 되었다.

 그 덕에 모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아 책을 냈다.

 운 좋게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이 잘 팔리자, 여기저기서 섭외가 들어왔다.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졸지에 직업이 되었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독일에서 만난 독일 여자도 있었고, 영국에서 만난 영국 여자도 있었다.

 또, 프랑스에서 만난 중국 여자도 있었다.

 그의 발길이 닿는 곳엔, 언제나 여자들이 따라 다녔다.

 그는 쉽게 사랑에 빠졌고, 쉽게 싫증을 냈고, 쉽게 헤어졌다.

 역마살만큼 그의 사랑 또한,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그가 사는 마을은 한남동 해방촌 예술인 마을이다.

 108계단을 올라가야 그의 집에 갈 수 있었다.

 그가 사는 집은 지대가 높아 서울 시내가 한눈에 훤히 내려다보였다.

 그는 해방촌의 전망에 반해 정착하게 되었다.

 108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때로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계단 위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그 정도의 수고를 상쇄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황홀했다.

 

 ***

 

 수정이 서울 소재 중상위권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이 잘 안 되어 1년 이상 백수로 지내고 있었다.

 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졸업 후 그녀가 쓴 이력서와 자소서는 조금 과장해서 백 장은 될 것이다.

 정규직을 고사한 것도 아닌데,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가기도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겨우 취업한 곳이 홈쇼핑 콜센터였다.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동력보다 수입도 많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중년의 한 남자 고객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전화도 끊지 않고

 온갖 진상을 다 부렸다. 너무 힘들어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게 문제가 되어 회사에서 쫓겨났다.

 억울했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다니고 싶은 직장이 아니었다.

 미련을 두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속이 후련했다.

 1년을 백수로 지내다 보니 급한 마음에 일단 백수나 면해 보자는

 심정에서 입사했던 터라 쫓겨났지만, 오히려 마음은 홀가분했다.

 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다시 직장을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콜센터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정 씨, 요즘 뭐해?”

 “그냥, 쉬고 있어요.”

 “소개팅 한번 해 볼래?”

 “소개팅요?”

 “수정 씨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연락해 봤어.”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21. 자존심 2022 / 2 / 11 184 0 4697   
20 20화. 각자도생 2022 / 2 / 4 189 0 4993   
19 19화. 연애하니? 2022 / 2 / 2 185 0 4337   
18 18화. 금지된 사랑이 더 뜨겁다. 2022 / 1 / 26 182 0 5185   
17 17화. 찻집 가는 길 2022 / 1 / 24 198 0 5173   
16 16화. 이혼 2022 / 1 / 23 206 0 5004   
15 15화. 내려놓음 2022 / 1 / 22 193 0 4937   
14 14화. 애증 2022 / 1 / 21 199 0 5277   
13 13화. 인연 2022 / 1 / 20 192 0 4630   
12 12화. 수연이 언니 2022 / 1 / 19 191 0 5212   
11 11화. 소개팅 2022 / 1 / 17 193 0 5292   
10 10. 사랑의 아픔 2022 / 1 / 15 202 0 4829   
9 9화. 통성명해요. 2022 / 1 / 15 185 0 4816   
8 8화. 트라우마 2022 / 1 / 15 193 0 4729   
7 7화. 일상탈출 2022 / 1 / 14 184 0 5109   
6 6화. 일상탈출 2022 / 1 / 14 185 0 5457   
5 5화. 운명 2022 / 1 / 14 191 0 4930   
4 4화. 불청객 2022 / 1 / 13 190 0 5296   
3 3화. 첫사랑 2022 / 1 / 13 202 0 4890   
2 2화. 상흔 2022 / 1 / 13 193 0 4868   
1 1화. 상흔 2022 / 1 / 12 298 0 513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도플갱어
글묵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