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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5장. 인지-1
작성일 : 22-01-13 07:19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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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종종 진실 때문에 비틀거리지만, 대부분 일어나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던 길을 재촉한다.

 -Sir Winston Churchill-

 

 제5장. 인지

 

 현재.10.17일

 

 준영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찬밥에 즉석카레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대충 섞어서 우겨넣는 중이었다.

 

 맛이고 뭐고 느낄 겨를도 기운도 없었다.

 

 변화가 시작 된지 불과 넉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준영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삶의 의욕조차 느끼질 못하고 있었다.

 

 준영이 어릴 적부터 기다려왔던 변화 후의 삶은 이런 게 아니었다.

 

 악귀로부터 사람을 구하는 히어로가 될 줄 알았지 지금처럼 혹시라도 악귀가 붙은 사람을 만날까 두려워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처음 악귀를 처단할 때 사람도 함께 죽은 것이 이렇게까지 반복될 줄을 알았다면 차라리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혼자 살기를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열여덟명이 목숨을 잃었구나....

 운 좋게 죽지 않은 사람은 고작 세명뿐....

 내가 악귀를 죽이지 않았다면 그래도 더 오래 살았을 사람들일 텐데.....’

 

 여전히 준영의 눈엔 사람의 영혼줄은 보이질 않았고 악귀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러다간 나도 할아버지처럼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방법이 없을까..... 아...... 미치겠네...’

 

 하지만 암만 머리를 굴려 봐도 딱히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다시 출근할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일년여 전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에서 나와야 했던 준영에게 주어진 거라곤 단돈 오백만원 뿐이였다.

 

 방한칸 구하기도 힘들어 앞날이 막막하던 찰나 다행이도 같은 보육원 출신의 선배들이 차린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변화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일도 열심히 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였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요샌 툭 하면 지각에 실수도 잦아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 제발 오늘은 마주치지 말자... 부탁이다....’

 

 마음속으로 아무일 없기를 기원하며 집 밖으로 나와 발걸음을 재촉하던 준영의 눈앞에 한 여자가 스쳐 지나갔다.

 

 ‘아.... 제길.... 또 시작이네.....

 이 조그만 동네에 무슨 악귀들이 이리 많은 건지....’

 

 준영의 바람과 달리 그 여자의 뒷목에 악귀가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가던 발걸음을 돌려 준영은 여자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적당한 장소가 나오길 기다리며 몇 분여를 미행하다 드디어 인적이 없는 곳에 다다랐다.

 

 ‘지금이다!’

 

 준영은 재빠르게 여자의 뒤로 다가가 손에 쥔 벽조목검으로 악귀의 목을 베어냈다.

 

 악귀는 곧바로 소멸되었지만 그 순간 여자 역시 뒷목을 잡고 쓰러져 버렸다.

 

 준영의 우려대로 이번에도 여자의 영혼줄을 함께 끊어버린 것이었다.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피고 서둘러 자리를 뜨려던 준영은 쓰러진 여자를 바라보곤 그대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뒤에서 계속 따라가느라 알아채질 못했었는데 만삭의 임산부였던 것이었다.

 

 갑자기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샘솟듯이 터져 흘러 나왔다.

 

 ‘하다하다 이젠 뱃속의 아기까지 죽게 만들어?’

 

 한계였다.

 

 더 이상 사명감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

 

 잠시 멍하니 서있던 준영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현장을 떠나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달려 멈춰선 편의점에서 소주 한병을 사 그 자리에서 입안으로 들이 부었다.

 

 하지만 전혀 취기가 오르질 않았다.

 

 오히려 정신이 더 또렷해지면서 그동안 죽어갔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준영이 그렇게 편의점 앞에 그대로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감싸 안고 괴로워하고 있는 동안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선 계속 전화가 오고 있었다.

 

 하지만 준영은 전화도 받질 않고 그냥 그렇게 한참을 꿈쩍 않고 시간을 흘려보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또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요 몇 달 동안 악귀를 만나는 것을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일하러 나갈 때 빼고는 항상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인파 속에 묻힌 자신이 조금 어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어색함마저도 느끼질 못할 만큼 준영의 마음은 이미 너무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온몸을 휘감는 열기에 놀란 준영은 그 자리에 멈춰 서버렸다.

 

 무심히 지나가는 자동차와 사람들뿐 별다른 것은 없었지만 이 느낌은 분명히 박노인에게 전해들은 그것이었다.

 

 ‘악귀를 보게 되는 순간부터 해님의 아이들은 서로를 알아 볼 수 있단다.

 한번 능력을 얻게 되면 나중에 능력을 잃게 되더라도 그것만은 사라지지 않아.

 내가 바로 널 알아본 것처럼 말이다.

 해님의 아이를 만나게 되면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잠시 동안 열기가 오를게다.

 하지만 이내 가라앉으니 너무 놀라지 말거라.’

 

 그렇다면 지금 준영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이 근처 가까이에 있다는 얘기였다.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도대체 누구인지 알아챌 수가 없었다.

 

 뜨거운 느낌도 이내 사라져버렸고 상대방은 눈치를 못챈건지 아무도 두리번거리나 누구를 찾는듯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제길! 누구지? 분명 지나쳤을 텐데.... 왜 날 못 알아 본거지?’

 

 준영이 이도 저도 못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준영의 팔을 낚아채 좁고 어두운 골목 사이로 끌고 들어갔다.

 

 놀란 준영이 팔을 뿌리쳐 보려 했지만 힘에 부쳐 그대로 골목 벽에 밀쳐지고 말았다.

 

 “잠깐 얘기 좀 하지.”

 

 사십대 정도로 보이는 건장한 사내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어찌 보면 비웃는듯한 모습인 것 같기도 했다.

 

 “뭡니까? 누군데....”

 

 “우선 묻는 말에 대답부터 해.”

 

 사내는 준영의 말을 끊으며 명령조로 얘기했다.

 

 “너 사수가 누구야?”

 

 갑자기 나타나서 알 수 없는 질문을 해대니 준영은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몰라 버벅거렸다.

 

 “사.... 사수요? 그게 뭔데요?”

 

 그러자 사내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물었다.

 

 “너한테 눈깔 넘겨준 사람이 누구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준영은 좀 전에 느꼈던 열기가 이 사내 때문이었을 거라 직감했다.

 

 “당신..... 설마 해님의 아이?”

 

 “뭐? 하하하. 그 말을 아직도 쓰는 사람이 있었네, 너 어느 시대 사람이냐?”

 

 사내는 준영의 반응이 재밌어 죽겠다는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거... 얘기가 길어질 거 같은데.... 따라와.

 내 사무실로 가서 마저 얘기하자고.”

 

 말을 마치자마자 사내는 골목을 빠져나가 택시정류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준영은 머뭇거리다 이내 사내를 쫓아 달려 나갔다.

 

 그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 준영의 머릿속에 채워지지 않던 퍼즐 한 조각을 끼워줄 사람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 이었다.

 

 함께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사내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잠을 자는 듯 했다.

 

 준영이 복잡한 심정을 달래려 창밖을 한참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있자 자는 줄만 알았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어이~ 그냥 눈감고 잠이나 자.

 그러다 보고도 그냥 지나치면 큰일 나는거 몰라?”

 

 ‘맞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악귀가 붙어있는 사람을 볼 수도 있지....

 근데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길래 이 모든 걸 다 꿰뚫고 있는 거지?’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지 않나요?”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그러는 사이 어느새 택시가 목적지에 다다랐다.

 

 ‘서한레이저?’

 

 간판을 보니 철판가공을 하는 업체인 듯 했다.

 

 사내와 준영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한쪽에 있던 컨테이너 숙소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와 인사를 했다.

 

 “어어~ 사무실에 볼 일이 좀 있어서. 들어가서 쉬어~”

 

 사내는 서둘러 사람들을 들여보내고 건물 외벽에 있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준영이 따라 들어가자 사무용 책상과 컴퓨터들이 여러 대 있고 그 한켠에 사무실 하나가 따로 딸려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사내는 작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준영에게 건넸다.

 

 “전 괜찮습니다.”

 

 사내는 머쓱한 듯 어깨를 살짝 들썩이곤 소파에 걸터앉아 맥주를 들이켰다.

 

 “끄억~ 아 시원하다~ 뭐해? 밤새 서있을 거야?”

 

 사내가 손가락으로 소파를 가리키자 준영은 자리에 앉아 사무실을 쓱 훑어보았다.

 

 그러다 책상위에 대표 서한 이라 적힌 명패가 눈에 들어왔다.

 

 ‘이 사람이 대표인건가?’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던 준영에게 사내가 말을 건넸다.

 

 “너 지금 네가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는 있는 거냐?”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리고 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아 됐고~ 그냥 내가 하는 얘기나 들어. 그게 더 빠르겠다. 알겠어?”

 

 사내는 준영의 말은 관심 없다는 듯 맥주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잘 듣고 나서 내가 묻는 질문에 거짓 하나 없이 다 대답해야 돼. 알겠어?”

 

 준영은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됐든 이 사내의 얘기를 다 듣고 나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누군가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사내의 얘기가 마무리 되어 갈 때 즈음 준영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곳간은 텅텅 비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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