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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남주의 집착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만?
작가 : 얀티스
작품등록일 : 2021.12.30

세 남자 주인공들이 여주에게 집착하고 소유욕을 보이는 19금 피폐소설에 들어왔다? 그것도 언니를 괴롭히다가 서브 남주에게 죽임을 당하는 악녀로 말이다. 다시 돌아갈 방법은 없고 방법은 하나다! '언니에게 잘해주고 서브 남주에게 나를 죽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해주자!'‘근데 이상하다... 왜 내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같지?’ 지나칠 정도로 나를 사랑하는 언니와 나에게만 따뜻하면서도 집착하는 서브 남주. 게다가 남주까지 내게 집착하는데..."신이시여, 왜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 표지: 이온상님
* 문의: whdmsrud28@naver.com

 
13화. 모든 것은 계획대로 되었습니다!
작성일 : 22-01-12 23:10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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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이 일어나기 전 시각.

 

 로민에게 복수하려고 다짐한 나는 엘과 함께 그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

 

 나는 그 소리에 바로 달려가,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욕이 입밖으로 튀어나왔고 뒤따라오던 엘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미친놈...”

 “헉... 도련님이랑 루디아님 아니에요?”

 

 한 소녀의 등을 짓밟고 있는 로민의 모습과 그것을 말리려고 하는 루디아.

 

 그리고 로민의 발에 눌린 채 가늘게 떨고 있는 한 소녀.

 

 그 모습을 본 나는 분노에 사로잡혔다.

 

 ‘저대로 두다가는 언니도 다치게 될 거야.’

 

 그 생각에 당장 가서 로민을 때릴까라는 하다가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때리는 거로는 안 되지.’

 

 ​그리고 한 가지 좋은 방안을 생각하고는 미소를 지었고 엘에게 명령했다.

 

 “엘. 당장 어머니한테 가서 이렇게 전해.”

 “네?”

 “루디아가 레이아를 때린다고.”

 “네???"

 

 엘은 내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고 눈을 끔뻑였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야, ​어머니가 바로 달려오시지.”

 “아..네!!”

 

 엘은 내 의중을 깨닫고는 빠르게 달려갔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애초에 자식을 사랑하거나 걱정 따위 없는 헬리나.

 

 그냥 자식은 자신에게 도구일 뿐.

 

 저번에 날 바라본 헬리나의 눈빛을 보고 알았다. 그리고... 헬리나와 로민이 내게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네가 걔보다 더 위여야 해. 고작 그것밖에 못하니?]

 

 [야, 너 그러다가 부모 눈 밖에 나면 어쩌냐? 그때처럼.]

 

 나는 빙의한 이후, 짧은 시간 동안 판단을 내렸다.

 

 이 가정은 정 따위는 아예 없이, 쓸모없으면 가차 없이 버릴 거라는 것을.​

 

 그리고 레이아는... 외모가 도구일지도.

 

 소설 속에서 레이아는 외모 말고는 딱히 뛰어난 점이 없어, 아르첸스 공작과 공작부인은 그 점을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려고 했다.

 

 게다가 높은 부를 위해 레이아를 황후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있었고. 하지만 남주인 황태자는 그런 종류의 사람을 증오할 정도로 싫어했다.

 

 한마디로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레이아 죽음에 한몫했을 것이다.

 

 '잠깐... 이럴 때가 아니지.'

 

 잠시 원작을 떠오른 나는 앞에 있는 상황을 보며 생각을 정리했고 머릿속으로 판을 짰다.

 

 내가 짠 판은...

 

 로민이 헬리나에게 벌을 받도록 하게 만드는 거.

 

 완전히는 아니지만 로민에 대한 신뢰를 깨버리는 거.

 

 처음엔 이레스를 건드렸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그의 방에 가 로민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는 단검을 가져가려고 했다.

 

 소설에서 로민은 그 단검을 신줏단지 모시는 듯 아꼈으니까.

 

 그 이유는 처음으로 자신이 인정받아 아버지께 받은 선물이라나 뭐라나.

 

 하지만... 꼭 물건을 건드릴 필요는 없으니까.

 

 거기다가 로민에게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신뢰는 소중한 것 아니, 필사적인 것일 테니까.

 

 '계획 변경이다.'

 

 나는 삐뚜름하게 미소를 지으며 내가 생각한 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로민에게로.

 

 

 ‘걸려들어라. 로민.’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

 

 아까 전 상황을 떠오르며 뿌듯한 미소를 지은 나는 뒤에 서있던 엘을 불렀다.

 

 “엘.”

 “네! 아가씨!”

 “잘했어! 딱 맞춰 와줬네.”

 “그럼요! 아가씨께 무슨 일 생길지도 모르는데 딱 맞춰 와야지요~”

 

 엘의 기분 좋은 미소를 보며 흐뭇해한던 그때 자그마한 소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저....”

 “응?”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아까 로민에게 등을 밟혔던 고용인의 복장을 입고 있는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뺨을 붉게 물들고는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난 그녀의 얼굴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녹색 눈?’

 

 연두색 빛의 머리색과 녹색빛의 눈동자를 지닌 소녀를 보니 이상하게도 자그마한 토끼가 생각났다.

 

 소설에서 묘사된 것처럼 말이다.

 

 내가 빤히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내 시선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였고 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안색을 살폈다.

 

 “괜찮아?”

 “.....”

 “많이 아팠지?”

 

 내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멍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을 더듬거렸다.

 

 “아...네!! 괘....괜..찮습니다. 레이아님.”

 

 그녀의 볼은 완전 홍당무가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치마를 부여잡더니 다짐한 듯 나에게 말했다.

 

 “가....감사합니다! 레이아님!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는 내 뒤에 서 있는 루디아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응...”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하며 그녀는 자리를 뜨려고 했고 내가 그녀를 부르자 걸음을 멈추고 날 바라봤다.

 

 “잠깐만!”

 “네?”

 “네 이름이 뭐야?”

 “네?”

 

 내가 이름을 묻자 그녀는 눈을 크게 떴고 더듬거리며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저... 저는! 리아예요!!”

 

 ‘역시. 너구나?’

 

 나는 그녀의 이름을 듣고는 눈웃음을 지었고 리아는 눈을 계속 끔뻑였다.

 

 “그래. 리아. 앞으로 로민을 보면 조심하고. 혹시 로민이 또 때리면 나한테 말해!”

 “아...네!!!”

 

 나는 해맑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리아는 내 손길을 받다가 고개를 숙이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마치 토끼처럼 빠르게 벗어나는 그녀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아가씨께 반한 듯합니다.”

 “응?”

 

 어느샌가 내 옆에 선 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 네가 보기에도 정말 그래보여?

 “네!!”

 

 ‘다행이네.’

 

 엘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리아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서다.

 

 리아는 내가 찜했기 때문에.

 

 루디아의 전속 하녀로 말이다.

 

 다른 하녀들과 달리 유일하게 편견 없이 루디아를 끝까지 사랑해줄 수 있는 소녀이기 때문에.

 

 '다음에 또 보자! 리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누군가 내 손을 부여잡는 것이 느껴졌고 나는 뒤를 돌아 상대방을 바라봤다.

 

 “레이아..”

 

 루디아는 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잡으며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만으로도 루디아가 내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향해 괜찮다는 뜻으로 활짝 웃어주었다.

 

 “언니! 나 괜찮아!”

 “미안해...”

 

 

 루디아는 그 말을 하며 나를 품에 안았고 나는 그녀의 품에 안기며 그녀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을 조심스레 토닥여주었다.

 

 ***

 

 방에 들어오자 루디아는 나를 품에 안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그런 루디아의 등을 두드리며서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차츰 진정된 루디아는 나를 놓아주고는 날 바라봤다. 그리고 울상을 지었다.

 

 “미안해.”

 “언니. 뭐가 미안해?”

 “나 때문에 네가....”

 “언니!”

 

 나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을 허리에 놓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언니. 언니가 로민을 때렸어?

 아니면 언니가 날 때리기라도 했어?”

 

 루디아는 나의 말에 고개를 저었고 난 한숨을 쉬었다.

 

 “그치? 아니지? 그럼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로민이야. 언니가 아니고. 그리고 언니는 지금 미안해하는 게 아니라 화를 내야 당연한 거야. 근데 계속 나한테 미안해하기만 하면 어떡해.”

 

 나는 루디아를 보며 울상을 지었고 그녀는 날 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미...”

 “또!”

 

 그녀의 말을 막은 나는 루디아의 뺨을 살포시 부여잡고는 날 보게 했고 그녀를 향해 미소 지었다.

 

 “언니. 앞으로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 하지마. 언니가 계속 그 말 하면... 마음이 아파.”

 “레이아...”

 “그리고 앞으로 누가 언니 괴롭히면 참지마. 당하고만 있지 말고.”

 “응.”

 

 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는 루디아를 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렇게 착해서야 원. 세상살이 어떻게 살아가려고.’

 

 '아마 내가 이 말을 해도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

 

 하지만....

 

 나는 많이 울어 눈이 팅팅 부은 루디아를 보며 생각했다.

 

 순진하고 착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하지 못하는 루디아에게는 뭔가를 지키려고 하는 강인함이 있다는 거.

 

 눈물이 많은 울보이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두고 가지 않는 거.

 

 특히 그녀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계기는 오로지 레이아.

 

 내가 아까 위험에 처했을 때는 무서움도 잊고 나를 지키려고 했다.

 

 “저... 레이아?”

 “응?”

 “어디 안 좋아?”

 

 생각에 빠져있어 가만히 있던 나를 보고는 루디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고 난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언니가 바보 같아서.”

 “어?”

 

 내 말에 루디아는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난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사실 내 팔이 그녀의 허리쯤에 와서 내가 그녀에게 안긴 모습일테지만.

 

 “자기 생각 안 하고 남을 지키려고 하는 언니가 바보 같다고.”

 “아...

 “언니... 언니가 남에게 상처 주는 거 싫어하는 거 알아. 마음도 여리고. 특히 눈물이 많은 거,”

 “레이아...”

 “근데 난 그런 거 싫어.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언니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니까.”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루디아의 얼굴을 보며 옅게 미소 지었고 루디아의 눈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자 그녀는 잽싸게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해맑게 웃었다.

 

 “그리고 언니! 언니. 아까 정말 멋있었어!”

 “레이아...”

 “정말 언니한테 반할 정도였어! 아까 로민 표정이 어땠는지~”

 

 나는 로민의 표정을 떠오르고는 킥킥 웃어댔고 루디아는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언니의 손길을 받으며 해사하게 웃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따스한 햇살은 우리 둘을 비추어주었고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시끌벅적했던 아까와 달리 참으로 포근한 오후였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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