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일반/역사
달아난 왕비
작가 : 분홍솜사탕
작품등록일 : 2021.12.31

"무영이 낳은 아이가 아들이면 바로 죽이고 딸이면 살려두거라"

정실부인 주씨가 산파에게 이러한 지시를 내린 걸 알지 못하는 무영, 힘겹게 배에 힘을 주고 있었다.

"응애응애응애~~"

아기울음소리와 함께 소낙비가 내렸다.

두 지존이 같은 날 같은 시에 한배에 태어났으니...

 
제6화 <운명>
작성일 : 22-01-12 15:37     조회 : 194     추천 : 0     분량 : 457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약간 흐린 어느 날이었다. 무영이 부푼 배를 부여잡고 신음을 하고 있었다.

 건영댁이 놀라 주씨에게 달려갔다.

 

 “마님, 지금 황매원마님이 진통이 온 것 같습니다. ”

 

 “아니, 아직 날짜가 남지 않았느냐?”

 

 “네 맞습니다. 그런데 배를 만져보니 배 속의 쿵쾅거림이 짧아지고 커지고 있습니다. 아기씨가 빨리 나오려 하는 것 같습니다.”

 

 “휴~~ 그럼 산파를 부르게”

 

 “네~ 그리 하겠습니다.”

 

 건영댁이 산파를 부르러 물러난 뒤, 주씨는 유모 은안댁을 찾았다.

 

 “벌써 진통이 시작되었다는 구나. 미리 방비를 해놓았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큰일 날 뻔 하였구나. 나리는 아직 퇴청하지 않으셨지?”

 

 “네 마님”

 

 “도이낭이 훈명을 낳을 때도 방심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쳐버렸지. 아들이면 재산을 분배해야되기에 태어나서는 아니되느니라. 그래도 딸이면 살림밑천이 될 수도 있는지라 살릴 수도 있단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네 마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무영이 아들을 낳으면 바로 죽이고 딸이면 살려두라니.. 이일을 맡은 은안댁은 주씨가 참으로 모진 여자이구나 생각했지만 주인의 명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산파가 도착하니 일이 일사천리로 풀렸다. 여종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물을 끓이고, 미역국을 준비하고, 천을 삶고...

 무영이 힘겹게 배에 힘을 주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주세요”

 

 아악 아악 악

 

 “응애~~ 응애~ ”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소낙비가 내렸다.

 일찍 집으로 가야 될 것 같은 기분에 예상보다 빨리 퇴청하던 명성은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옷이 몽땅 젖어 버렸다. 비 맞은 쥐꼴을 하고는 초헌을 타고 서둘러 집으로 갔다.

 

 “마님, 여자아이입니다”

 

 무영의 해산을 지켜보던 주씨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안채로 돌아갔다.

 무영은 안간힘을 다하다가 기력이 다해 쓰러져 버렸다.

 

  “아니, 아기머리가~ ”

 

 산파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응애~~~”

 

 “ ........ ”

 

 “헉~ 마님, 쌍생아입니다. 그 다음은 아들입니다.”

 

 누가 들을까 염려되어 은안댁은 주씨에게 귀속말을 했다.

 주씨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더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주씨의 의중을 알아차린 은안댁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재빠르게 남자아이를 강보에 싼 은안댁이 밖으로 나갔을 때는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 뒤였다.

 은안댁은 긴장하며 종종 걸음으로 장군부를 빠져 나갔다. 멀리서 도이낭의 몸종 석분이 그 모습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

 국토의 4면이 큰강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요새를 가진 원용국, 그 중심에 위압감을 느끼기 충분한 자양성이 있었다.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고 허공을 떠 다니듯 뒤숭숭하여 마음을 다잡고자 천문대로 올라간 원용국의 황제인 훌타이는 먼저 하늘의 기운을 살피고 있는 국사인 자명대사와 마주했다. 그 옆에는 제사상이 단촐하게 차려져 있었다. 자명대사는 1년중 칠월칠석을 가장 중요한 날로 보고 스스로 하늘의 제를 올렸다.

 

 “폐하, 금일의 하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기운의 흐름을 점 쳐보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칠월칠석이라~”

 

 “7월은 한해의 기운을 바꾸는 달이지요. 그 중 7월 7일은 대자연의 기운이 가장 충만한 날로 하늘과 땅의 기운이 열리게 되면서 하늘의 기운천기를 만날 수 있게 되는 날이지요. . 요며칠간이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까마귀도 잊지 않는 날이라지 않던가. 후훗”

 

 훌타이와 자명대사는 말없이 하늘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순간 어둑어둑했던 하늘에 갑자기 별똥별이 반짝이더니 이내 민가쪽으로 순식간에 떨어졌다.

 

 “와~ 별똥별이다”

 

 여기저기서 퍼져나오는 소리들이 뭉쳐서 함성같은 메아리가 되어 자양성의 뜰을 넘어 천문대로 흘러 들어왔다.

 칠월칠석을 맞이하여 은하수를 보러 나온 백성들이 입밖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훌타이와 자명대사도 섬광처럼 번쩍이는 불빛에 놀라 별똥별의 행방을 쫓던 중이었다.

 

 “앗 자명!”

 

 “네 폐하 보셨습니까?”

 

 “어느 방향이더냐?”

 “시전이 있는 저잣거리 근처인 듯 싶습니다.”

 

 “저건 요성(妖星)이 아니라 대성(大星)아니더냐?”

 

 “그러하옵니다. 큰 기운이 느껴집니다.”

 

 “짐은 뭔가 불길하다. 어젯밤 꿈도 그러하였느니라. 내 그리하여 온종일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느니라”

 

 “어떤 꿈이었습니까?”

 

 훌타이는 작은 뱀이 다가오다가 용포을 휘감더니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르는 꿈을 꾸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깬 일을 회상하며 꿈에 대해 자명대사에게 걱정스러운 듯이 이야기 했다.

 

 “내가 홀로 정처없이 원림을 걷고 있는데 풀숲에서 뱀이 내게 다가와 용으로 변하더니 용포를 휘감으면서 하늘로 올라가지 않겠소. 그 꿈이 어찌나 생생한지 아직도 아찔하오. 이게 대체 무슨 징조란 말이오? 또 좀전의 대성은 무엇이란 말이요?”

 

 “흠~ 용은 큰 용입니까?”

 

 “작았다가 갑자기 커졌소. 힘차게 날아올랐소. 그리고 머리에 뿔이 나 있었소. 흠~~ 그리고 날아 오를 때 빛이 났소”

 

 자명대사는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무섭진 않으셨는지요?”

 

 “무섭진 않고 놀랍고 신기하고 아름다웠소. 용이 되어 놀랐고 뿔이 생겨 신기했고 빛이 무지개 색으로 오색찬란하여 아름다웠소. 잠에서 깨어 다시 생각해보니 내 용상을 빼앗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식은 땀이 났오”

 

 훌타이는 둘러 말할 줄 모르는 아주 솔직한 성격대로 훌훌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길몽인 듯 합니다. 전하의 용상을 지켜 줄 누군가가 이나라 원용국에 나타났나 보옵니다. 아니면 태아로 잉태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름다웠다라~ 흠~”

 

 “그럼 나는 어찌해야 하오?”

 

 “그를 곁에 두면 큰 도움이 되겠지요. 원용국은 사방에 큰 하천을 끼고 있는 형세로 지금 원용국은 선대 몽타이(원용국에서는 제1왕에 타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의 아드님들이 4천을 다스리고 계시지요. 동천은 기명, 서천은 구명, 남천은 정명, 북천은 대명이 맡아서 힘을 쏟고 있으니 전하께서는 4천왕들의 보고만 받으면 된다 생각할지 모르오나, 흠~ 4왕의 힘이 서로 대등하다면 팽팽한 안정을 바랄 수 있으나 어느 한쪽이 느슨하거나 강성해 진다면 왕좌보전에 최대 치명타가 될 수도 있겠지요.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를 어찌 찾소?”

 

 “아마 찾아오겠지요.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지 않습니까. 운명은 피하려고 해도 도무지 피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짐이 그 자인지를 어찌 알아보겠오?”

 

 “글쎄올습니다.. 하늘만이 아실 것이옵니다만 아마도 그때는 그때의 계시가 있을 듯 합니다.”

 

 “흠.. 계시라~ 아니요. 내가 직접 찾아서 관리하는게 마음이 더 평온할 듯 하오. 내일 아침이 밝으면 사흘안으로 태어난 태아들을 조사해서 명단을 작성해서 올리도록 해야겠소이다.”

 

 “그게 폐하의 마음을 평온케 한다면 그렇게 하시지요”

 

 그 다음 날이 밝자

 훌타이는 황제의 직속기관인 ‘금관위’를 긴급 소집했다.

 

 “경들은 어제 대성이 떨어지는 걸 보았소?”

 

 “네~ 폐하 어제같이 중요한 날, 어찌 하늘의 기운을 살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 무엇을 느꼈소?”

 

 “저희 원용국에 길조가 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 안일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오”

 

 “폐하 그럼 폐하는 달리 생각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흠~ 7월에 이곳 장안에서 태어난 태아들을 조사해 명단을 만들어 올리도록 하시오. 아비의 직급별로 순서를 정하여 명단을 만드시오”

 

 “네~ 폐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단 한번도 진겸은 훌타이의 의사에 반한 적이 없었다.

 명이 떨어지자마자 황제와 회의하던 정전에서 나와 연구기관인 집성전으로 모여 조사할 대상과 세부 일정을 짜고 조를 편성하여 그 다음 날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겸은 총지휘를 맡아 어떻게 보고를 할 것인가 어떻게 자료를 만들 것인가를 생각했다.

 

 훌타이황제는 적장자는 아니었다. 종법제도의 기본인 적장자 계승을 원칙으로 하는 원용국이었지만 정처(正妻)였던 소민황후에게서 아들을 얻었으나 16세에 아버지 몽타이(그 당시는 왕의 신분)를 따라 ‘바르 전투’에 나섰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였다. 아들사망에 충격을 받은 소민황후는 시름시름 앓다가 달을 못 넘기로 승하하였다. 태자의 부재로 후비 경화황후 소생인 훌타이가 태자로 책봉되었다. 진겸은 훌타이가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존재가 된 것은 태자 윤의 불행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것은 훌타이에게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 행운이 흔들릴까봐 훌타이는 근심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침이 밝자 자양성 , 시전(지금의 시장) , 연화문을 기준으로 하여 3인 3조로 나뉘어 출생아들에 대한 조사가 들어갔다. 한 집도 빠짐없이 조사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다.

 

 진겸을 제외한 금관위 소속 대신들이 며칠에 걸쳐 조사하고 조사한 것을 모아서 정리하였다. 정리된 것을 일목요연하게 보고서로 만드는 일은 진겸의 차지였다. 원용국의 가장 큰 도시인 장안에서 이번 7월에 태어난 아기들은 의외로 많았다. 진겸은 완벽을 기하고자 훌타이에게 요청을 하여 7월 출산아(兒)들을 관창에 신고하도록 방(榜) 을 붙였다. 혹시나 누락자가 발생할까봐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진겸다운 준비성이었다. 보고서를 훑어보던 훌타이의 눈동자가 어느 한군데에 멈춰서서 움직임이 없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진겸이 긴장하여 숨을 죽이고 그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진건천이라?”

 

 “......”

 

 “혹 금관위정의 집안인가?”

 

 “네 같은 집안이긴 한데 먼 친척뻘 되는 걸로 압니다.”

 

 “흠 잘 주시하도록 하시게”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명단에 있는 아기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행방을 조사하여 보고도록 하시오”

 

 “네 폐하~ 분부 받잡겠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일 공지 2022 / 1 / 3 317 0 -
15 제 14화 <숨겨진 신분> 2022 / 2 / 12 198 0 1474   
14 제13화 <동윤의 비밀> 2022 / 2 / 2 167 0 4354   
13 제12화 <무영의 눈물> 2022 / 1 / 28 199 0 4376   
12 제 11화 <이씨부인의 한> 2022 / 1 / 24 182 0 5117   
11 제10화 <궁녀모집> 2022 / 1 / 21 197 0 4918   
10 제9화 <하여원과 건진천> 2022 / 1 / 19 192 0 5285   
9 제8화 <순수한 그녀> 2022 / 1 / 17 208 0 5448   
8 제7화 <명성의 행복> 2022 / 1 / 15 182 0 4709   
7 제6화 <운명> 2022 / 1 / 12 195 0 4577   
6 제5화 <그 남자의 여인> 2022 / 1 / 10 191 0 5043   
5 제4화 <애원> 2022 / 1 / 7 201 0 4757   
4 제3화 <야속진의 야망> 2022 / 1 / 5 186 0 4155   
3 제 2화 <진퇴양난> 2022 / 1 / 3 185 0 4851   
2 제 1 화 <절망의 밤> (1) 2021 / 12 / 31 233 1 4979   
1 제 0화 <달아난 왕비> (1) 2021 / 12 / 31 359 1 6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