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영웅전설_아포칼립스
작가 : 롱녕이
작품등록일 : 2022.1.1

세상이 변했다. 전설, 민담, 전승으로만이어지던 옛 이야기는 실화가 되었고, 아득한 신화 속에 웅크려 있던 괴수가 출현하여 세상은 공포로 뒤덮였다.
세계의 도시는 부서지고, 혼란만 가득한 세상엔 영웅이 필요로 했다. 그 아포칼립소에서 영웅이....

 
#3 《황건적(黃巾賊)과의 전쟁》
작성일 : 22-01-12 12:20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801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 《황건적(黃巾賊)과의 전쟁》

 

 “퇴각이다. 퇴각. 모두 물러나!”

 “도망쳐!!! 빨리!”

 -두두두두.

 

  상황은 아비규환이었다. 모두들 도망치기 바빴다. 멀리서 원호 사격을 해 주지만 택도 없었다. 만약 진형을 갖추었다면 해 볼만 할 것이다. 아무리 많다한들 전술 탄두 몇 방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타이밍과 위치는 그러한 것들이 무의미했다. 이정도 거리면 무력 충돌밖에 없다. 문제는 수백 마리의 괴수와 괴인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괴수들이 다가올수록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도망치기 바빴다. 이미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괴수들과의 전투 후 낙승을 한 후라 그런지 모두들 안심하고 있을 때 나타났다. 전열은 무너졌고, 한바탕 전투를 치러서인지 다들 조금씩 지쳐있었다. 방금 전 괴수와 비슷한 숫자로 백병전을 치른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유원진은 당황했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상황이 더 어이없었다.

 

 “젠장. 레이더엔 병력이 안 나왔는데.”

 “유원진 부장.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최대한 버텨야하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괴수가 나타나자마자 장연창은 유원진한테 바로 붙었다.

 

 “후... 그래야겠지요. 이거 묫자리도 알아보지 못했는데.”

 “원래 죽음과 더불어 사는 인생이지 않습니까. 저도 같이 막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삼원신권이면 믿을만하지요. 대원들은 모두 들어라! RTA - 47, RT - 140 모두 퍼붓고 화랑들은 돌진한다. 외곽은 엄호사격으로 학생들을 최대한 빠져나가게 한다. 이상”

 “Yes, sir!”

 

  화랑들은 하나둘씩 모여 대형을 갖추었다. 유원진은 결사의 각오다 잡았다. 이런 곳에서 학생들을 잃을 순 없었다. 그저 빨리 달려가 그저 학생들한테 달려드는 괴수의 수를 줄일 뿐이다. 장연창도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학생들한테 다가가는 괴수들을 줄이기 위해 방진에 합류하려는 것이었다. 이 정도 인원으로 저 정도 괴수의 수에 대항하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마주친 상황에 가슴 아프긴 하지만 학생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선생님!”

 “김시민 니가 왜 여기 있어!”

 “한 사람이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멍청아. 니들 살리려고 이러는 거 안 보여?”

 “최대한 많이 살리기 위해선 최대한 붙어 막아야 합니다.”

 

  김시민의 말에 유원진은 할 말을 잃었다. 맞는 말이다. 이 인원으로는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유원진과 자신이 버틴다하더라도 어차피 뚫고 지나갈 괴수는 많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답은 정해졌다. 김시민의 말처럼 최대한 버틸 인원으로 최대한 살릴 인원이 되는 것이다. 다 같이 막자고 하면 다 죽는다. 다 같이 살자고 하면 대부분 죽는다. 그렇다고 이도저도 아니면 다 죽는다. 그렇기에 살릴 사람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 찰나의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것뿐이다.

  장연창은 이 갸륵한 학생의 마음가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들 살기 바쁜데 그들을 위해 자신이 사지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에고. 이 놈 때문이야. 이 놈”

 “그래도 우리들 덕에 몇 명이라도 더 살겠지.”

 “그러게 빨리 좀 도망치지 그랬냐.”

 

  주절거리며 온 네 명이 있었다. 김예리, 이용석, 조용규, 김유신. 이들은 전장에서 멀리 빠져나가지 못했다. 탈진한 유신 때문에 굼떴지만 점차 기력을 회복한 유신은 퇴각하다가 부상자들을 발견하곤, 하나둘 챙기다가 전투가 끝났다. 그리고 수습하는 와중에 괴수가 나타났다. 네 명은 퇴각하는 와중 화랑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말았다. 네 명은 곧 사태를 파악하곤 고민하다 다른 사람한테 부상자를 맡기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장연창은 절로 힘이 났다. 희생과 정의를 알기에 이 자리에 있는 이 학생들을 보고 불굴의 의지가 생겨났다. 이 정신이 올곧은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좀 더 분투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피어났다. 그래서 방진에서 나와 앞으로 걸어 나갔다.

 

 -뭉클뭉클.

 

  파란색의 기. 태극기공을 연공하면 대게 푸르른 기운이 생겨난다. 그리고 장연창을 태극기공을 극성으로 연마한 초고수다. A급에서도 오직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는 별호. 삼원신권(三元神權). 그 이름은 권법, 보법, 기공이 절륜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그 강대한 무력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전장에 등장한 것이다.

  별호에 걸맞은 무지막지한 기가 넘실넘실 거렸다. 엄청난 광경에 방어선에 있는 모든 사람이 집중되었다.

 

 -두두두두.

 “자 모두 돌격!!!”

 

 유원진의 외침에 화랑들을 모두 괴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워낙 가까이에 있었던 지라 금세 괴수들과 조우했다. 그 중 이동이 빠른 황건달 한 마리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장연창은 자리를 박차 오르며 일장을 내질렀다.

 

 -펑!!!

 

  단 일장으로 황건달이 몸이 뒤로 훨훨 날아가 멀리 따라오던 황건귀들까지 같이 날려 보냈다. 무지막지한 위력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무력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고무(鼓舞)되었다. 그리고 곧 황건적이 들이닥쳤다.

 

 -퍼퍼퍼퍽!

 

  장연창은 신들린 신권으로 돌격하는 일진을 쳐냈다. 순식간에 수 십여 마리의 괴수들을 날려 보냈다. 그 덕분에 돌격충격량을 상당히 줄여드는 역할이 되었다. 수백 마리의 괴수들. 그 파괴력은 결코 일개 개인이 막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원진의 백업와 화랑들의 무위에 곧 괴수들 사이를 갈라내기 시작했다. 장연창의 시위에 쐐기형에서 방원진으로 진형을 바꿨고, 괴수들은 양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수는 넘쳐흘렀다. 횡건귀, 황건달 뿐만 아니라, 문제는 황건수였다. 단 한 마리의 황건수 때문에 진형이 크게 일렁였다. 장군검을 가진 황건수. 그 위력은 장연창의 그것을 필적하는 위력이었다. 때문인지 점차 갈라지던 괴수들이 좁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는 결사의 눈을 지니고 격전을 벌였다. 시간은 괴수의 편인가. 아니었다. 멀리서 커다란 굉음이 울렸다.

 

 -콰콰쾅.

 -버텨라! 지원이다.

 

  멀리서 소리가 들렸다. 뒤쪽이 아닌 서쪽에서 들린 굉음이다. 유원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원들도 지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는지 생기가 넘쳐흘렀다.

 

 -콰콰쾅. 두두두.

 

  순식간에 외각이 무너졌다. 누군가 강대한 무력으로 순식간에 치고 들어온 것이다. 거기서 화려한 무예를 뽐내며 질주하는 한 사람이 보였다.

 

 “팀장님!”

 

  백마부대 5팀장 멸살도사(滅殺道士) 고우리. 오행급살계(五行急煞系)라는 부적술의 달인으로 백마부대 전체에서 상당히 강한 인물이다. 대인전, 개인전 가릴 것 없이 강하며 지금처럼 수많은 부적을 날리며 괴수들을 죽이는 모습은 유신에게는 천외(天外)의 능력이다.

 

 -폭살계(爆殺系) - 폭룡멸살진(暴龍滅殺陣)

 

  수백 장을 허공 뿌리자 부적은 붉은 기운을 띄며 용의 움직임처럼 이리저리 괴수들 사이로 휘저었다. 그리고 부적과 부딪칠 때마다 폭발이 일어나 괴수들이 죽어나갔다. 순식간에 수십여 마리의 괴수들을 죽이고 그 사이로 파고들어 유원진과 조우했다.

 

 “괜찮나? 천만다행이군. 혹시나 했는데 근처에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기의 폭주가 느껴졌었는데, 저 사람이군.”

 

  삼원신권 장연창. 최전선에서 홀로 무시무시한 기를 뿜어내며 무위를 뽐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천장(天將)의 장수가 내려와 악수(惡獸)를 제압하는 신장(神將)의 현신(現身)이었다. 황건수와 더불어 격전을 벌이는 장연창을 보며 고우리는 감탄했다.

 

 “오호라! 천신이 우릴 버리지 않는구나! 저런 인재가 있기에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모두 백마진(白馬(陣) 준비!”

 

  장연선의 선전에 감명 받은 고우리는 바로 진형을 바꾸었다.

 

 “백마진 쐐기형, 가자. 돌격.”

 

  선두에서 선 고우리는 부적을 뿌리며 나아갔다.

 

 -금살계(金殺系) - 맹호금살진(猛虎金殺陣).

 

  노란 빛을 내뿜은 수십 장의 부적은 장연장과 격전을 벌이는 황건수한테 날아갔다. 황건수는 갑작스럽에 날아오는 부적을 장군검으로 쳐내려고 했지만 부적은 검로를 무시하며 황건수한테 박혀들어갔다. 순식간에 넝마가 된 황건수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장연창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하다 다가온 고우리를 보았다.

 

 “그대의 무위를 잘 보았습니다. 이제 쉬시지요. 이젠 우리가 맡겠습니다.”

 “아... 고우리님입니까. 아직 아닙니다. 지금 괴수의 대장이 여기 있습니다. 고관대면 같은 괴인가 있는데 그 괴인을 잡아야 합니다. 은형진을 다루는 것을 보아 전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할 것 입니다.”

 “알겠습니다. 도와주시겠다면 같이 가시죠.”

 “당연히 그래야죠.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을 처치해야 합니다.”

 

  잠깐의 대화로 서로를 확인한 장연창과 고우리는 나란히 선두에 서서 괴수들을 빠르게 처치하며 나아갔다. 일장 하나하나에 괴수들이 쓰러져 갔고, 부적의 휘날림에 괴수들은 처치되었다. 그 뒤를 따르던 백마 대원들에 의해 괴수들은 반 토막으로 갈라졌고, 그렇게 쭉 전진하던 둘은 괴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긴 환도를 거꾸로 쥐고 가만히 쳐다보던 괴인은 손에 들고 있던 보패를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공간이 일렁거림이 보이더니 기파가 펴지며 그대로 괴인은 사라졌다. 대장을 잡으려던 둘은 닭 쫒던 개 마냥 괴인이 사라진 자리에 서 있었다. 은형진(隱形陣). 주변이 투명한 비눗방울을 바라보는 것 같이 보였다. 고우리는 한방 당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옆에서는 장연창이 주변을 둘러보고는 연신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뭉클뭉클.

 -태극항마심공(太極降魔心空).

 

  장연창이 기를 끌어올리더니 크게 외치며 기파(氣波)를 퍼트렸다. 그러자 기파와 부딪친 주변의 투명한 공간이 흔들흔들 거렸다. 하지만 내력이 부족했는지 조금 일렁인 정도였다. 고우리는 장연창의 모습을 보자 자신도 부적을 뿌리며 외쳤다.

 

 -항요불마진(降撓不魔陣).

 

  부적은 허공으로 날아가 투명한 벽에 붙듯 곳곳에 붙더니 공간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역시 역부족인 듯 본래대로 돌아갔다. 그런 은형진을 바라보다가 고우리는 장연창을 쳐다보았다. 장연창도 고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곤 둘은 같이 외쳤다.

 

 -태극항마심공太極降魔心空)

 -항요불마진(降撓不魔陣)

 

  둘은 기파와 부적을 뿌렸다. 그러자 주변 공간이 크게 일렁거리고, 점차 물결이 퍼지면서 끝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이미 괴인은 사라지고 없었고, 고요한 바람만 지나갈 뿐이었다.

  고우리는 괴인을 눈앞에서 놓쳐 안타까워했다. 유원진도 같이 안타까워했지만 할 일이 남아있는지라 잔당을 처치한다고 보고하곤 곧바로 부대를 이끌고 나섰다.

 

 “젠장. 보구(寶具)인가? 그런 것도 쓰다니.”

 “우리도 놀랐습니다. 1차전을 치르고 나서 바로 기습이 왔습니다. 근처까지 와서야 무언가 잘못됨을 느껴서 간신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죠.”

 “다행입니다. 그래도 덕분에 희생을 줄였습니다.”

 “... . 아닙니다. 알아채는 게 늦었습니다. 학생이 사상자 많을까 걱정입니다.”

 “‘화랑’이 되면 부상이나 죽음은 달고 사는 것이죠. 이러한 세상에 태어나 천명이 다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너무 상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고우리는 장연창을 바라보며 위로를 건냈다. 하지만 장연창은 굳은 얼굴을 필 수가 없었다.

 

 “백마 7팀. 괴수 처리가 끝났습니다. 다른 곳도 끝나간다고 합니다.”

 

  백마 7팀장인 보동랑이 보고했다. 그리고 고우리의 부장인 벽계수, 장첸, 유원진이 모여 들었다.

 

 “학생들도 수습하고 있습니다. 현 총원 40명에서 현재 30명 정도입니다. 부상자가 20명 확인된 사상자는 6명입니다. 나머지 4명은 찾아보고 있습니다.”

 

  유원진의 말에 장연수는 침통한 얼굴을 펴지 못했다. 사실 상황만 보자면 엄청난 승리다. 수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괴수를 상대로 이겼기 때문이다. 다 같이 죽을 각오로 임했던 그 순간에 이정도 승리를 축하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학생들도 암울한 분위기를 바꿀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화랑사관학교에 오랜 시간을 지내며 생과 사를 오고가며 지냈지만 육성반까지 들어온 인재들이 이렇게 많이 사망할 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했다.

  학생들은 전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갔다. 장연창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불가항력적이라기보다는 엄밀히 따지면 안일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거듭된 방어와 무의미했던 출정이 쌓여 마음의 빈틈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럼에도 생각했어야했다. 어쩔 수 없다? 변명을 하자면 그렇다. 괴인이 가지고 나타난 보패는 은신을 할 수 있게 하며 기까지 차단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상황에 맞물려 결국 이런 사단이 초래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이정도로 그친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운 것과 같았다. 장연창은 황건수 두 마리를 단숨에 잡느라 단전(丹田)이 상할 지경이었다. 전투가 끝난 지도 시간이 지났지만 기는 아직도 들끓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단체로 괴수들한테 전멸할 뻔 한 이 상황은 당연히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그런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앞으로 화랑으로써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인재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이대로 끝인가.”

 “선생님. 괜찮으신가요?”

 

  유신이 다가와 말했다. 하지만 장연창은 손을 얼굴을 감싸며 자책했다.

 

 “선생님 덕에 살아난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선생님. 힘내셔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를 않구나. 죽음과 늘 가까이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렇게... 익숙하지 않구나.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내가 더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선생님...”

 

  유신은 점점 자괴감에 빠지는 장연창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런 말씀은 오만이십니다.”

 “?!”

 

  갑자기 나타난 김시민의 말에 장연창과 유신은 당황했다.

 

 “왜 오만이라는 것이냐?”

 “저희는 이미 생과 사를 넘나들며 괴수와 싸우고 있습니다. 중등반 시절에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교육을 받아 오고 이 세상에 나타난 괴수들로부터 저희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피나는 노력을 하며 강해지도 있습니다. 파견 때 심하게 부상당해서 퇴학당해서 폐인처럼 생활하는 애도 있고, 또는 훈련받다 죽은 학생들도 보며 자랐습니다. 특히나 육성반까지 오면 그러한 자부심으로 더욱 크게 됩니다. 그런 자부심으로 임하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고 전부 떠안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김시민의 말은 구구절절 맞는 소리 같았다. 유신만 해도 육성반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고, 죽을 뻔한 적이 한두 번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아가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왔다. 선생으로써 걱정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거기까지다. 각자가 치열한 삶을 살며 그 길에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든 죽음이든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의 학생들의 삶까지 짊어지고 가려는 것은 어쩌면 자기만의 강박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러니 이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죠.”

 “... . 그래. 알겠다. 어쩌면 내가 수양이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지.”

 

  장연창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고우리도 그 모습을 보고선 철수 명령을 내리고, 사령부로 다 같이 돌아갔다.

 

 -다다음날.

 “이제 돌아가시는 군요.”

 “그렇습니다. 이번에 큰 공세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전장이 더 긴박하게 흐를 것이라 들었습니다. 걱정입니다.”

 “하하. 새롭게 출몰하는 황건적이 출몰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러다할 큰 걱정은 없습니다. 이번에 큰 위험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무탈하여 다행입니다.”

 “학생들이... 이번 전투에 사상자가 많았습니다. 선생으로써 부찰이 큽니다.”

 “이 곳은 전장입니다. 저 학생들도 군인이고, 앞으로는 화랑이 될 사람들입니다. 이 나라를 위해 하루 빨리 나아지길 바랄 뿐입니다,”

 

  장연창이 북중서 군단 총대장 강이식 사령관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서 유신은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강이식. 현 청룡가의 청룡가주(靑龍家主)로써 권력단체인 ‘고려’의 핵심인물이다. 그가 만든 무상청룡무공(無常靑龍武功)은 기존에 있던 청룡무공을 한층 더 끌어 올려 국내의 단 열 명밖에 없는 S급들로만 이루어진 십전제(十全帝) 중 한 명이다.

  유신은 그런 인물이 저 멀리 떨어진 사령부에서 이곳까지 와 공치사를 해주는 것에 대해 신기하게 바라봤다.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저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에 하얀 제식무복을 입은 모습은 그냥 서생의 느낌이 강했다.

 

 -힐긋.

 

  순간 유신과 강이식이 눈을 마주쳤다. 씨익 웃는 모습에 유신은 왠지 모를 오싹함이 느껴졌지만 곧 눈을 돌린 강이식은 장연창과 대화를 마쳤다. 장연창은 몸을 돌리곤 학생들한테 말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 《도주(逃走)》 2022 / 2 / 27 185 0 5307   
33 #2 《도주(逃走)》 2022 / 2 / 27 181 0 6804   
32 #1 《도주(逃走)》 2022 / 2 / 25 183 0 4703   
31 #4 《억울함의 비탄》 2022 / 2 / 25 176 0 4438   
30 #3 《억울함의 비탄》 2022 / 2 / 25 184 0 4371   
29 #2 《억울함의 비탄》 2022 / 2 / 23 185 0 5072   
28 #1 《억울함의 비탄(悲嘆)》 2022 / 2 / 23 187 0 5288   
27 #9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2 175 0 4218   
26 #8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2 184 0 4309   
25 #7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2 181 0 6827   
24 #6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2 182 0 5367   
23 #5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1 175 0 5398   
22 #4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20 190 0 4002   
21 #3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14 185 0 5790   
20 #2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14 179 0 5613   
19 #1 《화랑무예대전(花郞武藝對戰)》 2022 / 2 / 5 187 0 6523   
18 #3 《남화노선(南華老仙)》 2022 / 1 / 26 203 0 5527   
17 #2 《남화노선(南華老仙)》 2022 / 1 / 25 183 0 3281   
16 #1 《남화노선(南華老仙)》 2022 / 1 / 24 195 0 5823   
15 #3 《보현사(普賢寺)》 2022 / 1 / 19 199 0 3095   
14 #2 《보현사(普賢寺)》 2022 / 1 / 18 196 0 7541   
13 #1 《보현사(普賢寺)》 2022 / 1 / 17 195 0 4385   
12 #1 《폭주(暴注)》 2022 / 1 / 16 197 0 6925   
11 #1 《소매치기》 2022 / 1 / 14 201 0 6611   
10 #3 《황건적(黃巾賊)과의 전쟁》 2022 / 1 / 12 209 0 8012   
9 #2 《황건적(黃巾賊)과의 전쟁》 2022 / 1 / 10 198 0 7076   
8 #1 《황건적(黃巾賊)과의 전쟁》 2022 / 1 / 9 201 0 6754   
7 #6 《화랑사관학교(花郞士官學校)》 2022 / 1 / 7 206 0 4969   
6 #5 《화랑사관학교(花郞士官學校)》 2022 / 1 / 6 195 0 5217   
5 #4 《화랑사관학교(花郞士官學校)》 2022 / 1 / 5 190 0 540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영웅전설(英雄傳
롱녕이
⟪내 옆집에 살
롱녕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