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4장. 변화-2
작성일 : 22-01-12 07:20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712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현재.10.27일

 

 ‘시간 참 빠르네....’

 

 요한은 편의점으로 출근해 달력을 바라보다 생각에 잠겼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알아봤지만 대학도 안 나온 고졸 신입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도 수십 군데를 돌아다닌 끝에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요한이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편의점 사장과 처음 만나 면접을 보던 날이었다.

 

 “저, 사장님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그게 뭔데?”

 

 ‘아... 이 인간 처음부터 계속 반말이네... 나이도 얼마 안 들어 보이는데...’

 

 사장이란 사람의 말투가 거슬렸지만 요한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월급을 좀 적게 받더라도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일을 하고 싶습니다.”

 

 “뭐라고?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해가 뜨면 출근하고 해가 지기 전에 퇴근하고 싶습니다.”

 

 사장은 황당한 듯 잠시 요한을 쳐다보더니 옆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에게 말을 건넸다.

 

 “승아야~ 얘 뭐라는 거냐? 별 이상한 게 와서 개소릴 해 대네~”

 

 더 심한 소리를 듣기 전에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승아라는 아르바이트생이 사장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삼촌~ 그럼 제가 야간시간으로 옮길게요.

 삼촌이 저녁시간만 잠깐 맡아주심 되구요~”

 

 사장은 더 당황한 듯 보였다.

 

 자신의 말에 동조해 줄줄만 알았는데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다.

 

 “뭐? 야간은 무섭다며~ 갑자기 왜 그래?”

 

 “별건 아니구요. 저 사람 잘 보는 거 아시죠?

 요새 괜찮은 사람 구하기 어렵잖아요. 툭하면 말없이 안나 오구.”

 

 “그야 그렇지. 그럼 네 눈엔 얘가 쓸 만해 보인다 이거야?”

 

 “적어도 나쁜 짓 하거나 약속 안 지킬 사람은 아니에요.”

 

 “뭐 네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좋아, 내일부터 출근해~”

 

 좀 전까지도 못마땅해만 하던 사장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요한에게 악수를 청했다.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몰랐지만 요한도 일단 사장의 손을 잡았다.

 

 “승아한테 고마워 해. 내가 쟤 말 들어서 손해 본 일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들어가고 내일 보자고~

 승아도 야간에 다시 나와야 하니까 오늘은 그만 들어가고~”

 

 “어차피 내일부터 일할 텐데 오늘 온 김에 일 좀 배우고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그런 마인드 맘에 드는구만~

 그럼 승아야, 들어가기 전에 대충 중요한 것만 좀 알려주고 가 줄래?

 나 잠깐 나가서 볼일만 보고 바로 들어 올 테니까.”

 

 “삼촌 그새를 못 참고 또 언니 보러 가는 거 에요? 내가 못살아 크크.”

 

 “아니야 그런 거! 생사람 잡지 말고 인수인계나 잘해!”

 

 사장은 무안한 듯 괜히 큰소리로 호통 치듯 말을 했다.

 

 “알았어요~ 빨리 갔다 오기나 해요~”

 

 아르바이트생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사장은 서둘러 편의점 문을 나서려다 돌아서서 요한의 어깨를 한번 툭 두드리며 말했다.

 

 “어깨 좀 피고 다녀~ 무슨 죄인마냥 땅만 쳐다보지 말고~”

 

 “아.... 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대답을 하는 요한의 모습에 사장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더니 아르바이트생과 눈짓을 나누고 볼일을 보러 나갔다.

 

 왜 이런 애를 뽑자고 했냐는 무언의 항의 같기도 했다.

 

 사장이 나가자 갑자기 승아라는 아르바이트생이 요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쪽은 보이는 거죠?”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지...”

 

 “예전부터 이상하다 생각했었어요.”

 

 “절 아세요?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특이한 손님이었으니까요.

 아무도 없는데 누가 있는 것처럼 비껴 지나가고 계산하다 말고 열리지도 않은 문 쪽을 힐끔 보고 흠칫하기도 하구요.”

 

 “아... 저 그게 제가 좀 예민한 성격이라 서요... 별거 아닙니다...”

 

 “아~ 예민해서 그러신다~ 거짓말이 서투시네~

 그럼 조금 전까지 사장님이랑 면접을 보면서도 고개 한번 안 들고 똑바로 못 쳐다본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하죠?”

 

 사실이었다.

 

 편의점에 들어설 때부터 사장이라는 남자 뒤쪽에 여자 한명이 바짝 붙어 서 있었다.

 

 그간의 경험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사장이 나가자 바로 따라 나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면접을 봤지만 역시나 어색해 보였었나 보다.

 

 ‘뭐라고 둘러대지?.... 가만.... 근데 저 여자도 뭔가 아는 눈치잖아?’

 

 “그래서요? 대체 뭐가 보인다는 겁니까?”

 

 “저도 그게 뭔지는 모르죠, 전 당신처럼 보이질 않으니까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설마 그쪽도......”

 

 요한은 귀신이란 단어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진 못했다.

 

 그래봤자 자신한테 좋을 게 하나 없다는 걸 이미 충분히 경험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르바이트생의 입에서 그 단어가 먼저 튀어나왔다.

 

 “귀신을 볼 수 있는 거죠? 당신은.”

 

 처음이였다.

 

 요한이 귀신이 보인다고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라곤 몸이 약해서 헛게 보이는 거다, 머리에 이상이 있는 것 같으니 병원에 가봐라, 굿을 해야 한다, 신앙으로 치유 할 수 있다, 모두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잣대에만 맞춰 생각하려 할뿐 그 아무도 요한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준 사람은 없었는데 이 여자는 달랐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반응에 요한은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네.”

 

 “역시! 그럴 줄 알았다니까!”

 

 아르바이트생은 마치 엄청난 선물이라도 받은 것처럼 신이 나 춤을 추듯 계산대를 빠져나와 요한의 옆에 앉았다.

 

 그제 서야 요한은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 게다가 또렷한 눈매까지 전형적인 미인의 얼굴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매력을 가진 얼굴이었다.

 

 사실 귀신을 보기 시작한 이후로 요한은 사람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사람과 귀신을 구분하기조차 어려웠기에 괜히 눈이 마주쳤다가 험한 꼴을 또 당하지 않을까 싶어 아예 땅만 쳐다보고 걸어 다녔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점점 그렇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게 습관이 되어 몇 번 마주친 사람도 못 알아보는 경우도 허다했다.

 

 ‘오랜만이네... 이렇게 가까이서 사람 얼굴 쳐다보는 게...’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 에요?

 우리 통성명부터 하죠. 전 오승아 라고 해요.”

 

 “아... 죄송합니다...., 전 이요한 입니다.”

 

 요한은 머쓱해하며 자세를 바로잡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손님들이 올 때를 제외하곤 승아는 계속 요한의 옆에 앉아 질문들을 쏟아냈고 요한이 대답해주는 식이었다.

 

 요한의 생각대로 승아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무속인의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사람이 아닌 것들의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한처럼 뚜렷하게 귀신의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어디쯤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있다는 것 정도만 어렴풋이 알 수 있다고 했다.

 

 승아는 자신의 엄마를 포함해 용하다는 무속인 들을 많이 봐왔지만 살아생전 요한처럼 제대로 귀신의 모습을 보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했다.

 

 “근데 이 삼촌은 왜 여태 안 오는 거야? 나 참.”

 

 그러고 보니 편의점 사장이 나간 지 한참이 지났는데 돌아오질 않고 있었다.

 

 어느새 밖은 어둠이 내려 캄캄해진 후였다.

 

 요한은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저기 혹시 사장님 주변에 요 근래 돌아가신 분이 계신가요?”

 

 “아니요? 그런 얘긴 못 들었는데 갑자기 왜요?

 

 “저... 사실 면접 볼 때 사장님 뒤에...”

 

 요한이 아까 본 여자귀신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때 승아의 휴대폰 벨소리가 크게 울렸다.

 

 “잠깐만요. 삼촌전화에요.

 여보세요~ 삼촌 지금 어딘데..... 어... 삼촌 지금 울어요?”

 

 요한은 제발 자신의 생각이 그냥 기우였으면 바랐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잠자코 듣고만 있던 승아가 통화가 끝나자마자 울먹이며 말했다.

 

 사장의 아내가 집 근처에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고 했다.

 

 얼떨결에 승아와 함께 병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타고 가던 도중 요한에게 승아가 물었다.

 

 “아까 삼촌과 함께 있던 귀신 생각나요?”

 

 “네... 그런데 그건 왜?”

 

 잠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승아가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사장과 함께 한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었다.

 

 ‘역시.... 그랬구나....’

 

 말을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택시가 신호에 걸려 잠시 정차하게 되었다.

 

 “저기요. 이 사진 속 여자가 맞나요?”

 

 대답을 재촉하는 승아의 목소리에 요한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어색한 상황에 고개를 돌려 무심코 창밖을 쳐다본 요한은 그만 비명을 지를 뻔했다.

 

 ‘저 사람... 도대체 뭐야?’

 

 요한이 탄 택시를 스쳐 지나간 남자의 뒤로 엄청난 수의 귀신들이 들러붙어 있었던 것이었다.

 

 지난 십년간 수많은 귀신들을 봐왔지만 한 사람에게 저렇게 많은 귀신이 붙어 있는 걸 본적이 없었다.

 

 ‘저 정도면 분명 수십 명을 죽였거나 죽게 만든 사람 일 텐데...

 신고를 해야 하나? 하지만 무슨 근거로....’

 

 그때 옆자리에 앉은 승아가 다시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택시기사가 건넨 휴지를 쥐어주며 요한은 금세 그 남자의 정체에 대한 관심을 지워버렸다.

 

 ‘휴... 됐다... 내 일이나 신경 쓰자...

 아... 근데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승아의 떨리는 어깨를 다독여 주고 싶었지만 이도 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던 와중 어느새 택시는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

 

 서둘러 택시에서 내려 사장을 찾아가 보니 그 큰 덩치의 사내가 다른 남자를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었다.

 

 “흑흑흑.... 형님...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는데 이유도 모른다는 게...이게 말이 되냐 구요! 네?.....

 도대체가 이게 무슨..... 흑흑흑...”

 

 “덕배야... 일단 정신 차리고.... 이러다 너도 쓰러지겠어....”

 

 “오빠... 삼촌....”

 

 잠시 지켜만 보던 승아가 다가서자 사장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승아야..... 우리...연주가... 우리 연주가...... 흑흑흑....”

 

 승아는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사장을 꼭 안아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엄마가 우는 아이를 달래 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부럽단 생각이 드는 거지? 에라... 이런 미친...’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든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만 여겨졌다.

 

 잠시 후 조금 진정이 된듯한 사장이 장례식장 직원과 함께 먼저 떠나고 나머지 셋 또한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저 친구는 누구야?”

 

 빈소에 들어가기 직전 사장과 함께 있던 남자가 승아에게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소개를 안했네... 정신이 없어서...

 여긴 오늘 알바 구하러온 친구, 이요한.

 그리고 여긴 우리 오빠에요 오민수.”

 

 얼떨결에 인사를 하고 보니 남자의 목에 경찰 공무원증이 걸려 있었다.

 

 ‘아... 오빠가 경찰이었구나....’

 

 “그런데 뭐 여기까지 데려와....

 이봐~ 그만 가도 돼...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민수가 난데없이 퉁명스럽게 굴자 요한은 조금 짜증이 났다.

 

 ‘나 참... 누가 오고 싶어 온줄 아나... 어이가 없어서....’

 

 승아가 눈치를 챘는지 재빨리 끼어 들며 말했다.

 

 “또 시작이다~ 나랑 아무사이도 아니니까 괜히 트집 잡지 말고 그냥 들어가자 구요~

 요한씨도 오늘부터 우리랑 함께 일하는 사람이니까~”

 

 “알았다, 알았어~ 어련 하시겠냐~”

 

 둘이 잠시 티격태격하는 사이 요한은 영정사진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준비할 틈이 없어 휴대폰 속에 있던 사진중 하나를 출력한 것 같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의 사진을 보니 잘 모르는 사이지만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순간 요한의 머릿속에서 스쳐간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잠깐만..... 저 얼굴...

 그래.... 아깐 너무 놀라서 몰랐었는데 분명 그중에 있었어!”

 

 택시를 타고 오다 봤던 엄청난 수의 귀신들이 붙어있던 그 남자의 뒤를 따르던 여자의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남자가 이 여자의 죽음과 관련이 있단 말인데.....’

 

 어릴 적 귀신과 눈이 마주쳐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요한은 그 후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귀신과 관련된 일엔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이런 일이 생기자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어떡하지?’

 

 그때 민수가 어깨를 툭 건드리고 지나가며 속삭였다.

 

 “만약에 승아한테 수작 부렸다간 아작 날줄 알아.”

 

 ‘보자보자 하니 이 인간이!’

 

 참다못한 요한이 뒤에서 어깨를 잡아채려 하자 민수가 순식간에 팔을 잡아 옆으로 몸을 넘겨 넘어뜨리고 말았다.

 

 쿵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쏠리자 민수가 큰소리로 말했다.

 

 “아~ 이 친구가 갑자기 미끄러졌나보네요~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

 

 뒤에 있던 승아가 놀란 얼굴로 요한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오빠 미쳤어? 지금 언니 장례식장에서 뭐하는 짓이야!”

 

 승아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그치자 민수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변명을 했다.

 

 “이 친구가 갑자기 몸에 손을 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렇게 됐어. 이봐, 괜찮지?”

 

 승아 앞에서 벌어진 이 상황이 너무나도 창피했던 요한은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선 바로 뒤 돌아서 나가려다 그만 그 자리에 멈춰 서 버리고 말았다.

 

 사장의 아내였던 귀신과 눈이 마주쳐 버린 것이다.

 

 ‘이런, 큰일 났다.....’

 

 하지만 요한은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그대로 여자를 통과해 앞으로 걸어갔다.

 

 귀신의 몸과 스쳐 지나가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들키지 않으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아... 이 느낌 정말 싫은데... 설마 알아채진 않았겠지?’

 

 다행히 저쪽은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 것 같았다.

 

 승아가 따라와 미안하다며 대신 사과를 했다.

 

 ‘아, 쪽팔려... 이게 무슨 개망신이냐...’

 

 쥐구멍이라도 있음 찾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던 요한은 연신 괜찮다며 서둘러 장례식장을 빠져 나갔다.

 

 그런데 승아가 갑자기 요한을 불러 세웠다.

 

 “저기요~ 잠깐만요~”

 

 하는 수 없이 멈춰서 돌아선 요한에게 승아가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혹시... 언니가 여기 와 있나요?”

 

 “그게 무슨 말인지....”

 

 당황한 요한이 말을 얼버무리자 승아가 더 가까이 다가와 재차 물었다.

 

 “좀 전에 무언가 본거죠? 저도 느꼈으니까요.

 그게 언니가 맞는지 물어보는 거잖아요.”

 

 이때 요한은 딱 잡아떼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요한은 그러질 못했고 결국 그날 운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비 한 마리가 번데기를 뚫고 나와 날갯짓을 일으키며 날아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작은 날갯짓은 커다란 태풍이 되어 요한과 그 주변 사람들을 모두 휩쓸어 가 버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제 8장. 귀결-3 & 에필로그 2022 / 1 / 28 173 0 2343   
23 제 8장. 귀결-2 2022 / 1 / 28 174 0 4221   
22 제 8장. 귀결-1 2022 / 1 / 27 187 0 4845   
21 제7장. 조우-3 2022 / 1 / 26 187 0 4289   
20 제7장. 조우-2 2022 / 1 / 25 193 0 4693   
19 제7장. 조우-1 2022 / 1 / 24 179 0 4278   
18 제6장. 과오-3 2022 / 1 / 21 188 0 4183   
17 제6장. 과오-2 2022 / 1 / 20 174 0 4341   
16 제6장. 과오-1 2022 / 1 / 18 179 0 5308   
15 제5장. 인지-3 2022 / 1 / 17 181 0 6077   
14 제5장. 인지-2 2022 / 1 / 14 182 0 7160   
13 제5장. 인지-1 2022 / 1 / 13 181 0 4442   
12 제4장. 변화-2 2022 / 1 / 12 175 0 7128   
11 제4장. 변화-1 2022 / 1 / 11 178 0 5216   
10 제3장. 기로-3 2022 / 1 / 10 195 0 3424   
9 제3장. 기로-2 2022 / 1 / 7 175 0 2667   
8 제3장. 기로-1 2022 / 1 / 5 193 0 4369   
7 제2장. 인연-3 2022 / 1 / 4 191 0 3515   
6 제2장. 인연-2 2022 / 1 / 3 183 0 3168   
5 제2장. 인연-1 2021 / 12 / 31 180 0 2445   
4 제1장. 좌절-3 2021 / 12 / 30 199 0 3222   
3 제1장. 좌절-2 2021 / 12 / 29 201 0 1818   
2 제1장. 좌절-1 2021 / 12 / 28 194 0 3795   
1 프롤로그 2021 / 12 / 27 311 0 307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비범인(非凡人)
MJfafa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