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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27.정설
작성일 : 22-01-09 20:24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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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

 무덥고 힘들었던 여름이 지나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평소와 같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들과는 달리 나는 다른 삶을 살아가다 오랜만에 그의 고아원을 찾아갔다.

 

 “왔니?”

 

 “오랜만에 뵙네요. 원장님.”

 

 나는 신발과 옷에 묻은 눈을 털며 고아원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온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많은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왔다.

 

 “형, 선물”

 

 “오빠, 선물”

 

 “아저씨, 선물”

 

 여기저기서 선물이란 단어가 들려왔고 나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큰 봉투에서 여러 장난감과 인형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각자 하나씩 선물을 챙기자마자 내 곁을 순식간에 떠나갔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아이만이 내 앞에 남아 있었다.

 

 “아저씨…”

 

 나는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말을 했다.

 

 “선물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니?”

 

 아이는 나의 질문에는 대답은 하지 않고 느닷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저씨, 수민이형 알아요? 수민이형은 언제 와요…?”

 

 나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아이를 쳐다보다가 나는 내 옆에 서있던 원장님을 힐끗 쳐다봤다.

 

 “수민이형 잘 알지. 그런데, 수민이형이 지금은 멀리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서 아직 못 온대…”

 

 아이는 나의 대답에 한층 더 얼굴이 안 좋아졌다. 그리곤 아이는 선물도 챙기지 않고 그의 친구들이 떠난 방향의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원장님이 아이가 간 방향을 보며 말했다.

 

 “그 친구가 우리 고아원에 자주 봉사하러 왔었단 사실을 나도 얼마전에 알았어. 저 아이가 그 친구를 많이 따랐다 하더라고… 세상이 참 좁지 않니?”

 

 그는 슬픈 눈으로 아이가 떠난 자리를 지키다 발걸음을 돌려 원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굽혔던 무릎을 피며 자리에서 일어나 원장실로 따라 들어가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마시렴. 몸이 따뜻할거야.”

 

 그가 나에게 믹스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그도 자리에 앉은 뒤, 그는 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그 아이, 1월 1일의 아이야. 제 작년 사건 알지? 유일하게 그 놈이 데려가지 않은 아이. 원래 다른 고아원에 있다가 이번년도에 우리 고아원으로 왔었어. 넌 알고 있지 않았어?”

 

 “아니요… 제가 맡은 사건이 아니어서…”

 

 “그렇구나…”

 

 그의 눈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저 아이도 그렇지만, 그 놈이 데려간 다른 아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파…”

 

 나는 생각보다 뜨거운 커피를 짧게 끊어 마시며 그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그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그는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 맞아. 내일 현이 보러 간다고?”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커피를 내려놓고 그를 쳐다보았다.

 

 “네…”

 

 “그나저나 죄송해요. 그 일 이후로 이제야 찾아 뵙네요.”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나야 말로 아들 재판에 참석도 못했는데… 나에게 소중한 아들이지만 그런 짓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지.”

 

 “하지만… 그 일 이후로 일도 못하시고…”

 

 “아, 학교에서 짤린 거 말하는 건가? 괜찮아. 어차피 관두려 했거든.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든 난 상관없어. 애초에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런 식으로 불리는 것도 부담스러웠는데 잘된 일이지… 그리고 현이 사건으로 날 측은하게 보는 시선은 얼마 못 가고 다 사라질거야. 그러니 걱정말아라. 난 진짜 괜찮아.”

 

 나는 그의 괜찮다는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진짜 범인이라면… 그가 나에게 잡힌 이유로 나는 온갖 생각들에 빠져 살았다. 나는 그가 건넨 usb와 김수민의 수첩을 매일 같이 반복해서 봤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가 진짜 범인일 수도 있다는 상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와 같이 있던 약 20년의 세월의 믿음때문에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거의 반년만에 그와 같이 있는 이 시간동안 나는 자연스럽게 온갖 상상들을 떠올렸다. 1월 1일 사건의 피해자 아이가 그의 고아원에 있는 이유. 그의 고아원 안에는 다른 아이들도 있을 가능성. 교도소에 들어간 현이. 이 모든 일들을 차분히 이야기하고 있는 내 앞의 이 사람.

 

 나는 그 아이가 김수민의 이름을 꺼냈을 때 그 아이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김수민의 수첩에서는 어떤 아이가 자주 등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수민은 왜 하필 이 고아원으로 봉사를 왔을까. 김수민은 그 아이가 1월1일의 피해자였음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또한 원장님은 이 사실들을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지 않았을까. 그 날, 교수실에서 원장님이 김수민을…

 

 “설아, 설아.”

 

 “아…네?”

 

 “무슨 걱정있니?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

 

 “아, 아니에요. 그냥 원장님에게는 죄송해서…”

 

 “괜찮다니까. 이러면 내가 더 미안해져.”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다. 지금 그의 얼굴을 본다면 나의 상상들이 모두 들통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나는 그의 다음 말에 고개를 더 푹 숙여만 했다.

 

 “혹시 향수라는 책 알고 있니?”

 

 심장이 내 가슴에서 탈출할 것만 같다. 향수… 대체 왜 그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는가.

 

 내 심장소리가 그의 귀에 들릴까 조마조마해져만 갔다. 그리고 심장뿐만 아니라 모든 혈관들이 떨기 시작했다. 나는 커피를 마시는 척하며 그에게 말했다.

 

 “그건 왜…?”

 

 “아… 현이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책이 안보여서… 아, 현이가 전에 읽고 있던 책이었는데 너에게 빌려줬나 싶어 물어 봤어.”

 

 “아, 아니요.”

 

 향수라는 단어가 책을 뜻한다는 사실을 현이가 경찰서에 찾아온 날 알게 되었다. 그 책은 현이가 그녀의 집에서 가져왔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껴 있던 usb. 그는 그 안의 usb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에게 그 말을 한다는 건…

 

 현이가 경찰서로 나를 찾아온 그날, 그는 나에게 체포되었다. 그렇다. 그는 나를 의심하고 있다. 현이에게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고.

 

 “저는 처음 들어봐요. 제목이 향수예요? 원장님도 아시잖아요. 저 책이랑은 연 없는 거…”

 

 “하하, 듣고 보니 그렇네. 괜한 질문을 했어.”

 

 나는 벽에 붙은 시계를 바라봤다.

 

 “원장님, 저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뵈요.”

 

 그도 나와 같이 벽에 붙은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그래 조심히 가렴.”

 

 나는 서둘러 그 공간을 탈출하듯이 빠져나왔다. 밖은 너무나 춥다. 하지만 이 추위가 나를 반겨주고 있다는 사실에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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