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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24.정설
작성일 : 22-01-09 20:16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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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6월 29일 화요일

 “설아, cctv영상은 확인해 봤어?”

 

 “지금 확인해보려고요.”

 

 나는 내 자리의 의자에 앉자마자 컴퓨터에 usb를 꽂았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은 병원cctv로, 그 날(내가 팀장님의 부탁을 받고 병원에 갔다가 집에도 찾아갔지만 그녀를 만나지 못한 날) 간호사가 보았던 그의 어머니와 한 남성이 병원에서 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현재 상황에서 유력한 용의자인 cctv속의 남성의 정체를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를 시작으로 수사망을 좁혀 나아가야만 했다.

 

 병원 cctv영상 이외에는 그녀의 집 근처 어디에도 cctv가 없었기 때문에 이 cctv영상이 어떻게 보면 마지막 보루인 셈이었다.

 

 영상을 확인하던 나는 남성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아 확대해서 확인했다. 영상속에 담긴 남성의 얼굴이 처음에는 희미했지만 눈을 지그시 뜨면서 들여다볼수록 또렷해져 갔다. 그러다 마침내 나는 그의 얼굴을 정확히 확인했다.

 

 하지만 그녀와 같이 있는 영상속의 남성을 확인한 나는 무슨 영문인지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영상 속의 남성은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원장님의 아들 박현이었다. 내가 잘못 본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봤지만 아무리 봐도 그의 얼굴이었다.

 

 “설아, 확인했어?”

 

 팀장님이 내 뒤로 다가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영상을 첫 부분으로 돌려놓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네. 그런데… 그 날 간호사가 잘 못 봤나 봐요. 수현 학생 어머님 혼자 병원에서 나가는 거 말고는...”

 

 나의 맥 빠지게 만드는 대답에 그는 한숨을 깊게 내뱉으면서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힘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갑자기 책상을 손으로 탁 치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말했다.

 

 “그러면 피해자 집 근처 인근 cctv는 싹 다 뒤져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관없으니까.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cctv 확보는 막내 시킬게요.”

 

 나는 그에게 cctv영상을 몇 번만 더 확인해본다는 핑계로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막내에게 다른 cctv영상들을 확보하는 일을 맡겼다. 그리고 나는 신속하게 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몇 번이고 영상을 돌려볼 때마다 아닐 수도 있다는 내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져만 갔다. 꿈을 꾸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했으며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 매고 있어봤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나는 처절히 느끼게 되었다. 그 때, 장난 같은 타이밍에 전화기의 벨이 울렸다.

 

 전화받아. 전화받아!

 

 현이었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끝내 그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형.”

 

 그의 작디 작으면서 차가운 목소리가 오늘따라 유독 더 한기를 띠우고 있었다.

 

 “어, 현아 무슨 일이야?”

 

 나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형, 경찰서야?”

 

 “응…”

 

 “그래, 알겠어.”

 

 그가 전화를 끊었다. 도통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통화가 끊기고 몇 초 지나지 않았을 때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의 이름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설마 했던 그가 서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와 눈이 마주쳤고 그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형, 말할 게 있어서 왔어.”

 

 전화기너머로 들렸던 차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내 앞에 있다. 어느때와 똑같이 표정의 변화가 없는 그의 얼굴은 차가운 목소리와 더해져 통화를 하면서 느낀 한기보다 더욱 더 한기를 띠게 하고 있었다.

 

 “어… 응. 저기로 가자.”

 

 나는 텅 빈 회의실로 그를 데려갔다.

 

 “음료수라도 줄까?”

 

 “아니, 괜찮아. 금방 갈거야.”

 

 나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다시 밖으로 나가 음료수를 가지고 올려 했지만 주춤하며 그의 앞자리에 앉았다.

 

 “할 말이 뭐야…?”

 

 그는 자신의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손가락 한마디만한 usb를 바지주머니에서 꺼내 노트북에 꽂았다. 그러고나서 그는 내가 노트북화면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노트북을 돌려주더니 확인해보라는 말을 하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일방적의 그의 제안에 나는 이 상황 자체를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의 말에 따라 파일을 확인했다.

 

 아주 찬찬히 노트북 화면속의 파일들을 하나씩 확인을 하는 이 시간동안 나는 점점 더 깊은 미궁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파일을 확인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체감상으로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끝내 모든 내용을 다 확인한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이게…무슨… 현아. 너 지금 이게…”

 

 나는 내가 무슨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내 표정은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내 표정과는 무관하게 노트북안의 내가 본 파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듯이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이어갔다.

 

 “이 파일, 형에게 보여줄 생각은 없었어. 그런데 어제 수민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내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형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거야.”

 

 그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내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잠시만 그게 다 무슨 말이야? 너가 김수민을 어떻게 아는 거야? 그리고 이 파일은 대체...?”

 

 나는 그에게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뜬금없이 나를 한기 띤 눈으로 쳐다보던 그가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말하기 시작했다.

 

 그와 김수민의 관계, 그리고 그의 집에서 찾게 된 수첩… 그리고 usb.

 

 “여기 수첩. 수민이가 쓴거야.”

 

 그가 건네는 수첩을 받은 나는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펼쳐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수첩을 지금 당장 봐야 할지 망설이고 있자 그는 usb를 노트북에서 분리해 내 앞에 놓은 후 노트북을 챙기더니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자리에 일어서며 나에게 말했다.

 

 “형이 모든 준비가 끝나면 말해. 그때가 되면 나머지도 다 이야기 할게.”

 

 그가 회의실 밖으로 나서려고 하자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를 붙잡았다.

 

 “너 대체 뭘 알고 있는거야…?”

 

 “지금 이 자리에서 형에게 전부 이야기하게 된다면 지금의 형은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버지를 선택하게 되겠지.”

 

 “그게 무슨 말이야. 나보고 네 아버지를 의심해야 한다는 말이야? 원장님이 그럴 분 아니라는 거. 너가 제일 잘 알지 않아?”

 

 나는 그를 붙잡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던 내 손을 밀어냈다.

 

 “나는 아버지를 믿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아니, 애초에 나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아. 심지어 나 자신도, 형도 단 한번도 믿은 적 없어. 그저 보이는 사실들을 믿는거야.”

 

 그가 다시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 나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다시 그를 붙잡았다.

 

 “현아. 넌 여기서 못 나가. 너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 진실… 그래. 만약 내가 알게 된다면 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현아. 난 원장님을 믿어.”

 

 나는 수갑을 꺼내 그의 손목에 걸었다.

 

 “당신을 김명숙씨의 유력한 가해 용의자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나는 미란다 고지를 정확한 발음으로 읊어 내려갔다.

 

 “뭐하는 짓이야.”

 

 평범한 사람이라면 놀라서 목소리가 커지고 발버둥치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겠지만 그는 수갑을 차는 그 순간에도 이성을 잃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는 감정이란 단어 자체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취조실로 끌고 갔다.

 

 소식을 들은 팀장님이 숨을 헐떡이며 취조실 문 앞으로 뛰어왔다.

 

 “설아, 이게 무슨 일이야?”

 

 “팀장님 죄송합니다. 실은 아까 cctv영상 확인했을 때, 이상 없다고 한 말… 거짓말이었어요. 지금 취조실 안에 있는 사람이 김명숙씨가 살해당한 날에 같이 있었던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그는 벙찐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아까 전에는 왜 말 안했어?”

 

 “죄송해요. 실은 저 안에 있는 사람… 박형원 교수의 아들입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

 

 “됐고, 너가 아는 사람이란 거지?”

 

 “네…”

 

 그는 깊은 고민을 하는 듯 제자리를 빙빙 돌며 손톱을 깨물어 댔다. 그러다 내 앞에 멈추더니 나를 바라봤다.

 

 “설아, 너 그냥 여기서 빠져라.”

 

 “네… 네?”

 

 “솔직히 이 사건이 너와 연관이 없다고 했으면 몰라도, 이미 전 사건과 연관되어졌다고 생각한다. 너 이 사건… 사적인 감정 다 빼놓고 조사할 수 있어? 난 아니라고 보는데?”

 

 “팀장님, 저 이 사건 무조건 해야 합니다!”

 

 “설아… 지금 네 표정부터 확인해.”

 

 그가 핸드폰의 카메라를 키더니 내 얼굴에 들이댔다.

 

 내 표정은 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의 얼굴은 아니었다. 두려움, 그리고 불안이었다. 나는 내 얼굴 앞에 놓인 그의 손을 순간적으로 탁 쳐냈다.

 

 “팀장님, 이건…”

 

 “됐다. 그리고 너가 한 행동, 징계로는 안 끝나는 거 너도 알고는 있지? 하지만…! 그냥 넘어가 줄게. 대신에 넌 이제부터 이 사건에 개입하지마.”

 

 그는 단호하게 내 말을 끊어내더니 취조실 안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들이다. 내가 지금 무슨 행동들을 했는지 가늠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러다 순간 다시 이성이 돌아왔다. 하지만 불과 몇 분전의 일들이 과거라는 단어안에 속해져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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