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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23.교수
작성일 : 22-01-09 20:10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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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3일 수요일

 터벅 터벅

 

 끼이익 철컥

 

 나는 책상앞의 의자에 앉아 갈색 담배를 꺼내 들었다.

 

 문 밖에서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세발자국, 네발자국… 발소리가 잠시 멈췄다가 이내 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아래로 내려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는 소리였다.

 

 그가 집에 있다. 언제 집에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집 안에 있다. 그와 처음 만났던 그 때, 그 당시의 내 선택이 옳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침묵이었다.

 

 내 아들이 요즘 하고 있는 일들이 신경이 쓰인다. 내가 병원에서 집에 온 날 희미하게 방안의 물건들의 위치가 달라져 있었다. 그가 무엇을 알고 어디까지 아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만약 그가 나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되어도 상관은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갈색의 담배를 담뱃재에 끄고 서재에서 나와 그의 방으로 향했다.

 

 그의 방 앞에 도착한 나는 방문 틈 사이로 빛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렸다. 잠시 뒤 그가 굳게 닫아 놓은 방문을 열며 들어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방안으로 들어섰다.

 

 “어쩐 일이세요?”

 

 “아니, 그냥 아들이랑 대화나 좀 할까해서…”

 

 “아버지가 앉을 만한 의자가 제 방에는 없어요.”

 

 “괜찮아. 침대 위에 앉으면 되지.”

 

 나는 그의 침대위에 내 엉덩이를 걸쳐 앉았다. 그리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순간 당황한 나는 말을 잇지 못하다가 책상위에 놓인 한권의 책이 눈에 띄었다.

 

 “아, 소설 읽고 있었나보네. 향수라… 재밌는 책이지.”

 

 “네, 흥미로운 소설이죠.”

 

 “그 책 한번 보여줄 수 있겠니?”

 

 “아니요. 아직 다 보지 못해서 남의 손에 닿기는 싫어요.”

 

 그의 단호한 대답에 당황했지만 무엇보다 그가 남이라고 한말에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구나… 그런데… 저 봉투는 뭐니?”

 

 “사과예요.”

 

 그가 봉투를 살짝 들쳐내 보여줬다. 그 때 내 머리속에서 냉장고의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다.

 

 “아버지, 향수에서 그루누이는 결국에 무엇을 위해 사람을 죽였을까요?”

 

 그의 질문이 맥락없이 훅 들어와 나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는 상황 자체에서 기분은 좋아졌다.

 

 “흠… 그의 욕구이지? 사람은 저마다 각자의 욕구가 있잖아. 그걸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채웠던 게 아닐까?”

 

 나의 대답에 고민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그럼, 1월 1일 사건은요?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미제 사건이잖아요. 그 범인은 무엇을 위해 살인을 한 걸까요?”

 

 그의 두번째 물음에 나는 당황할 틈도 없이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그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사건에 대해서 관심이 많니?”

 

 “향수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그 사건의 살인도 그렇지 않을까 해서요. 1월 1일, 한 가정이 몰살되는, 내년에도 일어날 예고된 살인이잖아요. 그런데 범인은 아이는 살려 두면서 아이의 부모들은 살해하는 게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나는 그의 말에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흠… 구원… 그…”

 

 나는 아주 작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가 들었는지 나에게 되물었다.

 

 “구원이요?”

 

 그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재빨리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냥 예를 든거지, 만약 범인이 폭력이 많았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가정해보자는 거야. 그리고 그는 자신과 같은 삶을 살고 있을 아이들을 구원한다는… 아니, 도와준다는…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예시인거지.”

 

 그는 나의 말을 들으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나는 멋쩍은 웃음을 그에게 보였다.

 

 “더 질문하고 싶은 건 없니?”

 

 “네. 충분해요. 감사했어요.”

 

 그와 대화를 하고 싶어 그의 방안으로 들어왔지만 정작 내가 궁금했던 부분에서는 단 하나도 질문하지 못했다. 이미 그는 나에게 약점과도 같은 존재가 된 게 틀림없다. 그에게 도저히 물어볼 자신이 없었던 나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쉬어라.”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에게 짧은 잠인사를 하고 그의 방에서 나왔다.

 

 방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와의 대화로 내 마음은 이전보다 더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그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믿을 사람은 설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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