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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21.정설
작성일 : 22-01-09 19:46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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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6월 27일 일요일

 별다른 소득은 없이 하루들을 보냈다. 또한 그는 그 뒤로는 다시 깨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날 이후 몇 번을 더 병원에 찾아갔지만 병원에서는 그의 어머니를 만날 수가 없었다.

 

 이대로 무의미하게 시간이 흘러 원장님의 무죄가 입증된다고 해도 앞으로 그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확실치 못한 악의적인 꼬리표는 달고 살아가게 된다. 나는 그러한 꼬리표가 없을 완전무결한 무죄를 입증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증거를 확보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지금 당장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재판날에 증인으로 참석해 그의 참된 인성의 증언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깊은 한숨을 내뱉으면서 담배 연기만 내뿜는 현실에게 막혀 있는 중에 팀장님이 저 멀리서 내가 있는 곳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지금 당장 출동이다. 담배 꺼.”

 

 나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팀장님은 다짜고짜 내가 피고 있던 담배를 가로채더니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리고는 내 손을 붙잡고서 끌고 가듯이 데려갔다.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그의 속에 이끌려 그의 차 보조석에 탔다. 그와 함께 차에 탄 나는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기에 얼떨떨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저, 팀장님 무슨 일입니까?”

 

 내가 질문을 해도 답을 하지 않는 그는 심각한 얼굴로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열을 내며 물어 볼만한 기운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었다.) 마치 담배를 피듯이 그저 한숨을 쉬며 창밖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창밖 너머의 풍경을 보던 나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꽤나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가 대답을 하지 않는 이유를 나는 점차 내 감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그의 차는 내 기억한편에 저장되어 있는 근처에 세워졌고 팀장님과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나는 말없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와 걷고 있는 이 길에서 또 다시 어딘가 익숙한 기분을 받았다. 그저 내가 상상하고 있는 일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내 기도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난 검은 대문 앞에 서있었고 어두운 밤에 보았던 검은 대문이 밝은 햇빛 아래에서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검은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골목길은 좁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검은 대문에는 관계자 이외의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노란색의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다.

 

 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찰나의 시간동안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광경이었다. (내 불길한 느낌들이 실제의 감정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끊임없이 빌었다.) 나는 폴리스 라인을 지나 경찰들이 몰려 있는 지하로 내려갔다. 검은 대문과 지하에 있는 하얀 문 사이에서는 과학수사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고 있었고 나는 그들의 틈을 지나 하얀 문 안으로 들어섰다.

 

 아…

 

 그녀가 누워있다. 싸늘한 시체의 그녀가 눈을 뜬 채로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았다.

 

 그녀의 죽음과 이번 사건을 억지로는 연결시킬 수는 없지만 내가 놓지 않고 잡고 있던 그의 완전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음표가 사라졌다. (그녀가 향수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고 확신했었다.) 그녀의 죽음이 그의 목을 더욱더 졸라 맬 수 있을 미래가 내 머리안에서 그려졌다.

 

 이런 생각들을 하는 내 자신이 싫었지만 내 앞에 누워있는 시체가 나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인 원장님과 관련된 김수민의 어머니였기에 계속해서 밀려오는 싫은 감정들을 멈출 수는 없었다. 물론 그녀의 죽음과 병원에 누워있는 그녀의 아들의 상황 자체 또한 슬프면서 이해하지 못할 일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에 존재하는 소중한 이들이 먼저였다.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면서 나를 괴롭히는 중에 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아, 설아.”

 

 그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 또 어디 아픈거야?”

 

 나는 그의 얼굴을 한참을 쳐다보다 정신을 부여잡으며 일어섰다. 괜찮냐는 그의 몇 마디가 들려왔지만 나는 괜찮을리가 없었다. 다시 쓰러지지 않게 어떻게 해서든 난 내 정신을 놓치지 않고 그와 함께 그녀의 시체 앞으로 다가갔다.

 

 과학수사대 한명이 그녀의 사진을 찍다가 나의 기척을 느꼈는지 뒤돌아보았다.

 

 “정형사 왔어? 김팅장님도 오셨네.”

 

 그는 피에 덮여져 있는 그녀의 모습을 사진에 담다가 멈추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와 팀장님은 자연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갔다.

 

 하얀 문 밖으로 나온 그는 쓰고 있던 고글을 벗으면서 동시에 모자를 뒤로 재꼈다. (그의 얼굴은 팔자주름이 강하며 머리카락이 풍성하지는 못하였다.)

 

 “후, 덥다, 더워. 오랜만이네.”

 

 우리는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팀장님이 그녀의 사인이 어떻게 되는지 그에게 물어봤다.

 

 “흠… 집안 봤지? 이것저것 물건들이 어질러져 있었잖아. 그래서 단순 강도 사건처럼 보이거든. 그런데…”

 

 그가 말을 끌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다.

 

 “확실하게 부검해봐야 알겠지만 목에 난 자상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려.”

 

 확실한 답이 없는 대답을 하는 그에게 나는 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단순 강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그게 말이야. 현금이나 귀중한 귀속품들이 안 보여서 처음에는 단순 강도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목에 난 자상이… 그거 한 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야. 아주 정확하게 목 급소를 노렸어.”

 

 그는 자신의 손으로 목을 긋는 행동을 취하며 말했다. 그는 말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듯이 손에 들고 있던 고글을 하얀 문의 손잡이에 걸어 놓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까도 말했듯이 부검해봐야 알겠지만, 내 추측은 이래. 만약 단순 강도이고 어쩔 수 없이 죽였다고 한다면 당황한 대부분의 범인들은 그렇게 깔끔하게 죽이지는 못해. 즉 이건 단순 강도 사건이다? 아니, 살인. 사건. 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걸리게 있어…”

 

 그가 뜸을 들이며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우리의 눈치를 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진짜 말이 안 되는 가정이긴 한데… 범행에 쓴 칼의 크기랑 길이. 그리고 과정들이… 진짜 말도 안 되는 가정이야. 그러니 흘러 들어도 돼. 이게… 1월 1일 사건의 범행이랑 비슷해.”

 

 그가 진짜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의 21년도의 범행은 끝이 났다. 경찰들만이 아닌 전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건이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셔야죠…”

 

 그 살인마가 대체 이 사건과 무엇이 연관되어져 있다고 그녀를 죽였을까. 말도 안 되는 가정이다.

 

 “하하. 그러니까 그냥 한 귀로 흘러 들으라 했잖아. 크흠 어쨌든…”

 

 그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한 뒤,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말을 할수록 손짓을 점점 더 크게 묘사하며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다 끝내 그의 반복되는 이야기의 마지막 말의 결론은 결국 부검해봐야 알겠다는 말로 끝이 났다.

 

 그는 자신의 소임을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지 흥분된 감정을 가라 앉히며 손잡이에 걸린 고글을 집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열변을 같이 들으면서 옆에 있던 팀장님이 작게 혼잣말을 했다.

 

 “설마… 그 교수와 연관이…”

 

 의도치 않게 그의 혼잣말을 들은 나는 벌컥 화가 났다.

 

 “팀장님, 단정 짓기에는 증거가 없습니다. 그리고 김팀장님의 가설… 그건 진짜 말이 안 됩니다.”

 

 그는 나의 느닷없는 반응에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으며 반문했다.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그냥 가능성을 열어 두자는 거지. 너도 알잖아. 김팅잠이 헛말 안 한다는 거.”

 

 그의 말을 끝으로 나와 그 사이에는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 그는 침묵을 이기지 못했는지 그도 다시 하얀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열정적인 설명에 나도 팀장님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오히려 내가 그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내 자신에게 짜증이 났던 것이다. 그가… 만약 진짜로 그와 연관되어 있다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아니,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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