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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28화 왕비국밥
작성일 : 16-10-30 11:02     조회 : 479     추천 : 0     분량 : 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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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슬네 모녀가 바다에 빠지고 손달군이 단비가죽으로 무역을 시작 한 후로 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김현은 피눈물로 살생부에 한 명씩 한 명씩 이름을 새겨 나갔다. 또한 자신의 안위 따위는 전혀 고려치 않고 권력층의 비리에 대해 상소를 올리던 장진우를 사간원 대사간으로 파격 발탁하였다. 이 시대의 유일한 언론 역할을 하는 사간원에서 장진우는 왕의 후광을 업고 비리 신료에 대한 탄핵은 물로 인사문제의 불공정성 등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지적을 하니 박세동을 위시한 권력층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왕의 입김이 점점 세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막힌 것은 이 때 권력층의 실세는 무녀초선이었다. 박관수가 살아 있을 때는 음지에서 돈이나 챙겨 먹던 처지였으나, 이제는 중전의 최 측근이자 영의정의 치명적인 비밀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나으리! 요즘 듣자 하니 젊은 임금에게 쩔쩔 매신다구요? 나이를 그 만큼 드셨는데 어찌 그리 쯔쯔쯔.”

 초선은 이제 아주 대 놓고 면전에서 영의정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 참. 누가 누구한테 쩔쩔맨단 말이오. 장진우라는 미친 개 같은 놈이 혼자 설쳐 되는 것인데, 머 그런 놈도 있어야 공평한 처사가 되는구나 하고 민심도 인정 할 거 아니오. 박관수 대감 때처럼 너무 쥐 잡듯이 왕이나 백성을 잡아도 곤란 한 게요. 어험.”

 “그 동안 말솜씨는 많이 느셨습니다. 영상대감께서 그리 깊은 생각이 있는 줄 소녀는 차마 몰랐습니다. 그럼 임금이 화폐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물론 알고 계시겠지요?”

 김현이 처선과 장진우, 정찬동 등 최소인력으로 화폐개혁을 준비하였기에 영의정조차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박세동은 처음 듣는 소식에 깜짝 놀랐지만 더 이상 망신을 당하기 싫어 짐짓 아는 체를 한다.

 “흠,흠.당연하지요. 내 그런 것도 놓치고 있을 것 같소?”

 “다행입니다. 대감께서 혹시 모르고 계시면 어쩌나 시름이 깊었는데. 그럼 대비책도 이미 다 마련 하셨겠소이다. 유능하신 영상대감마님!”

 초선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비꼬면서 말의 끝 부분은 노기가 서려있다.

 “그렇소이다. 내 다 준비를 해 났으니 금명간 다시 들러 그 문제를 다시 논합시다. 오늘은 몸이 영 좋질 않아. 난 이만 가겠소.”

 초선은 영상대감의 뒤 에서 대 놓고 비웃으며 일어나지도 않은 채 인사를 한다.

 “나이가 드셔서 몸이 자주 안 좋으신가 봅니다. 저도 몸이 좋질 않아 멀리 안 나갑니다. 살펴가세요.”

 밤공기가 제법 찬 데도 불구하고 박세동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놈이 화폐개혁을? 언론을 틀어쥐더니 이제 금권을 손에 넣겠다는 것 이렸다? 기습적인 화폐개혁을 통해 부의 재분배를 노리겠다는 것인데… 백성 놈들이야 어차피 분배할 재산도 없고 결국 노리는 것은 우리의 돈 줄 이렸다. 맹랑한 놈이로구나.’

 박세동은 집으로 부리나케 향한 후 하인들을 시켜 자기의 측근들을 불러 모은다.

 

 손달군은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친근한 외모와 말투 자체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었고, 느린 듯 보였지만 예리한 감각을 지녔었다. 또한 자기 자신이 특출한 재주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람들을 기용 할 줄 알았다. 주력물품으로 단비 가죽을 선택한 안목은 탁월했다. 3년만에 남해안 일대 최고의 갑부가 되었고 이제는 단비 가죽뿐만 아니라 손을 대지 않은 물품이 없을 정도였다. 거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창고에 딸린 작은 집에서 기거 하면서 백성들의 구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하니 남해안 지방에서는 그를 칭송하지 않는 자가 없었으며 마음으로 따르는 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손달군은 정체를 감추기 위해 부인의 이름인 박정숙을 사용하고 있었고 치우도 윤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윤우야 요즘 그 쪽은 좀 어떻노?”

 “해적 놈들이 출몰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서도 아직 뿌리를 뽑을라믄 시간이 좀 더 걸릴 거 같심더.”

 윤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치우는 사병을 조직하여 무역선들을 공격하는 해적들 소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정치를 하는 자들이 자기 뱃속 채우기만 급급하니 육지에서는 산적과 화적이 들끓고 바다에는 해적이 판을 치고 있었다. 초창기 단비 가죽을 실은 무역선이 여러 차례 공격을 당하자 손달군과 치우는 자체적으로 해상병력을 조직하여 해적과 맞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군의 무역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해를 넘나드는 모든 선박이 치우 해군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나라에서 일개 상인이 이렇게 대 놓고 자체군사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용납하지 못 할 일이나, 손달군이 수입의 상당부분을 조정의 권세가들에 보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정치권력의 묵인 하에 치우의 해군병력은 날로 늘어갔다. 치우의 활 솜씨는 바다에서도 맹위를 떨쳤는데, 도저히 인간이 쏘는 활 솜씨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정거리가 길고 정확하여 해적들에게 치우의 활은 공포 그 자체였다.

 “족장님!”

 치우가 오랜만에 예전 호칭으로 달군을 부르자 달군은 곰방대에 담배를 쑤셔 넣어 불을 댕긴다.

 “그래. 이제 때가 됐지? 내는 그럴 무예도 안 되니 니가 내 대신 그리 해 줄 수 있겄나? 아니믄 그냥 사람을 써도 된다. 니 사 그리 원한이 깊은 것도 아닐 낀데.”

 이 들이 말하는 할 일이란 조남박과 이관용을 제거 하는 일이다. 3년 전 조남박은 손달군을 놓쳤지만 오봉의 시체를 손달군 이라고 속여 나라에서 포상을 받았다. 그 포상이란 조남박이 선대부터 염원해 마지않던 푸른 평야가 넘실대는 전라도 지방으로 발령을 받는 것이었다. 물산이 풍부하니 백성들에게 쥐어 짤 것도 많았고 제 탐욕스런 욕심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조남박이 시체를 바꿔 치기 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이관용은 조남박의 손발이 되어 백성들 착취의 선봉장이 되어 있었다.

 “지가 와 원한이 없심니까? 그리 말하시면 섭합니다. 육봉이 저놈아가 속이 깊어서 대 놓고 못 우는 거 지도 압니다. 저 어린 것이 하루라도 맘속으로 눈물을 안 흘린 날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데 우짜 사람을 와 씁니까. 그라고 이 활이 있는데 머 하러 사람을 씁니꺼!”

 “그래 이왕이면 니 화살로 그 두 놈들 대갈빡이나 시원하게 뚫어졌으면 우리 부인의 한이 좀 풀리지 싶다. 근데 참말로 혼자 가도 괜찮겠나?”

 “야. 그 일은 지가 알아서 마무리 하고 다시 말씸 드리겠습니다. 그라믄 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삼년 전 윤슬네가 해적들에 의해서 바다에 던져 질 때 인어소년은 윤슬의 한 서린 비명소리를 들었다. 인어소년이 상황을 파악하고 배 아래에 도착하니 윤슬네 모녀가 나란히 바다에 던져졌다. 인어소년은 같이 온 무리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윤슬네와 정신은 잃었지만 살아있는 몇몇 사람들을 구해냈다. 그리고 네 개의 물기둥을 일으켜 해적선을 박살냈던 것이다. 인어들은 살아남은 윤슬네 일행을 안전하게 바닷가 해안에 옮겨다 놓고 소리 없이 사라졌다. 윤슬네 모녀와 일행이 다음날 아침 강한 햇볕에 눈을 떠보니 그 곳은 다름 아닌 왜국이었던 것이다. 이 곳은 대형 항구를 끼고 있어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큰 고장 이었다 이곳에서 최대 객주로 불리는 있는 공씨 성을 가진 자가 있었는데 윤슬네는 이 곳에 몸을 의탁하게 되었다. 공객주는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젊은 시절 도자기공으로써 왜국에 건너와서 큰돈을 벌었고 이를 기반으로 50년 만에 오늘날의 막대한 부를 이루게 된 것이다. 공객주는 같은 동포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윤슬일행을 거두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일자리도 알아봐 주었다. 이 고장은 비록 타국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따로 거주하는 마을이 있을 정도였다. 무역을 위해서 오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예 자리를 잡고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다. 윤슬네는 공 객주의 배려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국밥집을 운영하게 되었다.

 “왕비님! 여기 국밥 좀 빨리 주소!

 “아따 알았다! 영의정 니 아가리 닥치고 쫌만 기다려야. 먼 놈의 승질 머리가 그리 급해서 나랏일 하겄냐?”

 “왕비님 여기는 깍두기가 다 떨어졌어라!”

 “아따 저 썩을 놈의 형조판서! 니 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깍두기는 알아서 갔다 처먹으라.”

 공 객주의 가계 한 귀퉁이에서 시작한 윤슬의 국밥집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윤슬엄마의 국밥솜씨가 그리운 고향의 맛을 제대로 낸 것이 제일 큰 이유이다. 다른 이유는 윤슬이 만의 장사하는 방식 이었다. 먼저 윤슬이 고집을 피워 국밥집 이름을 왕비 국밥집으로 하였다. 손님들이 처음에는 놀려먹으려고 왕비님이라고 윤슬을 불렀을 때 윤슬이 특유의 입담으로 관직의 이름을 불러대며 막말을 하니 손님들이 오히려 더 좋아하여 이런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때 공객주가 윤슬의 딸을 등에 업고 국밥 집으로 들어섰다. 윤슬은 해적두목에게 떠밀려 하혈이 있긴 했지만, 천지신명의 도움인지 김현을 쏙 빼 닮은 딸을 무사히 낳았던 것이다. 공 객주가 들어오자 일대에 그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는 터라 국밥과 술을 마시던 손님들 모두가 하나 둘 씩 일어나서 인사를 한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던 윤슬네도 공객주의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며 뛰어 나온다.

 “아이고 어르신. 어째 또 이리 아를 업고 나오셨어라? 지송스러워서 어째야 쓰까나!”

 윤슬네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민망해 한다. 공 객주의 위상은 어지간한 고장 현감보다 높은데 예순이 넘은 노인이 손녀딸을 업고 나오니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괜찮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래 요즘 장사는 좀 어떻소?”

 “아이고 객주님께서 이리 잘 보살펴 주시니 장사가 안 될 수가 없지라.”

 윤슬도 손님들 상에 음식을 날라주고 뒤 늦게 공노인 앞으로 와 꾸벅 인사를 한다.

 “오셨어라?”

 윤슬은 공객주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고 목소리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공객주 등에 업혀 자고 있는 아기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아따 참말로 내 새끼지만 어찌 이리 볼 때마다 이쁠까잉”

 “네 눈에는 나는 안 보이고 네 딸만 보이냐?”

 “어메 인사를 했는디 어르신이 나이가 들어서 그란가 못 들었는갑소. 헤헤”

 “아주 이제 나를 동무 다루듯이 놀려 대는구나. 고얀 것.”

 “아따 우리 어르신 오늘은 어째 심통이 났을까? 국밥 한 그릇 싸게 말아 드리까요잉?”

 “됐다! 팔 것도 모자랄 판에 내가 여기서 왜 얻어먹누. 그것은 그렇고 아이 이름은 언제까지 안 지을 것이야!”

 둘은 티격태격 하지만 공객주는 윤슬을 딸처럼 생각하고 있었고 특히 윤슬의 딸을 친손녀만큼 어여삐 여기고 있었다. 젊은 시절 돈을 벌기 전 함께 데리고 온 아들과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나 아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이다. 공객주가 또한 화를 내는 것은 유명한 작명인 에게 가서 윤슬 딸의 이름을 받아 오길 수 차례였으나 번번이 윤슬이 거절하였던 것이다.

 “고마워라. 참 말로 고마워라. 근디 이름은 꼭 지 아부지가 지어줘야 해서 죄송하여라 어르신. 지는 또 애 아부지 만나러 곧 돌아갈 것이라.”

 “알았네. 알았어. 왕비 고집을 누가 꺾을꼬.”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 타향살이를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지만 윤슬은 밤하늘의 달 대신 딸의 얼굴을 보며 오늘도 그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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