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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3장. 기로-2
작성일 : 22-01-07 12:21     조회 : 175     추천 : 0     분량 : 2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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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십년 전.12.29일

 

 병원으로 되돌아가며 우현은 어제 일을 떠올렸다.

 

 연말이라 주취자들 신고가 많아져 이른 아침부터 이곳저곳에 출동했다가 화재가 났단 소식에 서둘러 합류하는 길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달려가 보니 동갑내기 친구이자 동료인 광식이가 아기를 안고 어르고 있었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장가를 일찍 가서 벌써 애가 둘인 친구였다.

 

 “광식아!”

 

 “어? 우현이 왔냐?”

 

 “그 애긴 괜찮은 거야?”

 

 “어,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아. 자세한건 병원 가보면 알겠지만.”

 

 “다행이네.”

 

 “그러게 말이야. 근데 이 녀석 평생 감사하며 살아야 할 거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불이 이렇게 났는데 애가 멀쩡한 게 이상하지 않아?”

 

 그러고 보니 꽤 크게 불이 났었던 것 같은데 아이는 다친 곳 하나 없어보였다.

 

 “네가 미리 구조한 거 아니였어?”

 

 “아니야. 이미 신고 받고 출동했을 땐 늦었다 싶을 정도로 불길이 다 번진 상황이었거든.”

 

 “그럼 어떻게 된 거야?”

 

 “그게... 불길을 잡고 진입해 보니 화장실 욕조 한가운데 할머니 한분이 웅크린 자세로 돌아가셨더라고...

 그래서 시신을 수습하려고 보니 글쎄 그 속에 애가 있는 거야...”

 

 “진짜?”

 

 “어. 물에 적신 포대기까지 덮고 끌어않았더라고...

 다행히 노력이 헛되진 않았어.”

 

 “그래... 그렇게 된 거였군.”

 

 그렇게 살아남은 아기가 바로 미령의 아이였고 우연히도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것이었다,

 

 병상에 누워있던 미령은 우현이 데려온 아기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벌떡 일어나 아기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으흑...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아가야...”

 

 괜스레 머쓱해진 우현이 슬며시 자리를 뜨려 하는데 미령이 우현을 불러 세웠다.

 

 “저기 주인아주머니도 같이 오셨나요?

 우리 첫째는요? 어디 있는거죠?”

 

 “네? 첫째라뇨? 아기가 둘이었던 겁니까?

 

 놀란 우현이 되묻자 미령이 대답했다.

 

 “네. 둘이에요. 쌍둥이거든요.”

 

 뒤통수를 한 대 크게 맞은 듯 우현은 잠시 말문이 막혀버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당황한 우현을 보며 불안감을 느낀 미령이 다시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하는 수 없이 우현은 집에 불이 났던 일과 주인아주머니의 죽음을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자초지종을 다 들은 미령은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다른 한 아기의 생사를 물었지만 우현 역시 그 아기의 행방을 알 방법이 없었다.

 

 “제가 도착했을 때 현장에는 분명 다른 시신이나 생존자는 없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된 거죠?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어디로 사라졌다니요?

 이게 도대체 말이 안 되잖아요? 네?”

 

 “저도 잘 모르겠네요.. 더 이상 드릴 말씀도 없구요...

 자세한건 조사가 끝난 후 차후에 설명드릴 겁니다. 죄송합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우현은 이 말만 남기고 서둘러 병실을 빠져 놔왔다.

 

 ‘참 나 이게 뭔 일인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 놔왔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던 우현은 불이 났던 주인집 아주머니의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기가 둘이었단 이야기는 사실이었지만 자세한 사정을 아는 사람은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돌아가신 아주머니와 옆집 아주머니가 각별한 사이였다는 말을 듣곤 그 집으로 찾아 갔으나 아무도 없는 듯 했다.

 

 하는 수 없이 집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외출하고 돌아오시던 아주머니와 만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주인아주머니의 이름은 김말숙.

 

 남편과 몇 년 전에 사별을 했고 하나 있던 딸마저 결혼을 해 집이 텅 비자 세를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미령이 아기 둘과 집에 들어오게 되었고 처지가 불쌍해 보여 미령이 일을 나간동안 아기들을 돌봐주며 지내다가 그만 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 전부터 그 언니가 가끔 얘기를 했었거든.

 딸이 하나 있는데 아기를 못 낳는다고.

 근데 갑자기 손주 같은 애가 둘이나 생겼으니 얼마나 좋았을 거여.

 딸이랑 사위도 가끔 놀러 와서 애기들이랑 놀아주고 하더라고.

 엄청 애기들을 예뻐했거든.

 근데 하필이면 그 사단이 난 게지.... 쯧쯧쯧...”

 

 잠시 주위를 살피던 아주머니가 더 작은 목소리로 하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근데 애 엄마가 며칠 동안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이 없으니까 이 언니가 그만 딴 맘을 먹은 게지...

 애기들을 자기 딸한테 데려가서 키우게 하려고...”

 

 “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깁니까? 애 엄마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놀란 우현이 언성을 높이자 아주머니도 잠시 놀란듯 하더니 다시 한 번 주위를 살피며 물었다.

 

 “애 엄마가 살아 있다고?”

 

 “네. 지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중상이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구요.”

 

 “에휴.... 그랬구만... 그러게...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도....

 근데 누가 그렇게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가니...”

 

 “그럼 화재현장에 없던 아기는 그 딸이라는 분이 데리고 있는 겁니까?”

 

 우현이 조금은 진정된 목소리로 묻자 아주머니가 잠시 당황한 눈빛으로 눈치를 보더니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주었다.

 

 “그게... 그 딸은 암 것도 몰러...

 이 언니가 진짜 정신이 어떻게 됐는지 우선 딸네 집으로 간 다음에 말할 거라고 하더라고...

 근데 그만 갑자기 불이 나서 그렇게 되 버렸으니께...

 불쌍한 언니 같으니라고... 에휴...”

 

 “아니 그럼 나머지 한 아기는 어떻게 된 거냐 구요, 네?”

 

 그러나 아주머니는 더 이상은 자신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왜 화재현장에 아기가 하나뿐이었는지 다른 아기는 어디로 사라진 건지에 대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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