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일반/역사
달아난 왕비
작가 : 분홍솜사탕
작품등록일 : 2021.12.31

"무영이 낳은 아이가 아들이면 바로 죽이고 딸이면 살려두거라"

정실부인 주씨가 산파에게 이러한 지시를 내린 걸 알지 못하는 무영, 힘겹게 배에 힘을 주고 있었다.

"응애응애응애~~"

아기울음소리와 함께 소낙비가 내렸다.

두 지존이 같은 날 같은 시에 한배에 태어났으니...

 
제4화 <애원>
작성일 : 22-01-07 11:56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75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북천성의 왕자 진방의 지휘로 원용국 지원군 500여명 종성을 향해 떠났다.

 

 이들의 행군길에, 지원군이 꾸려지기 전에 먼저 정찰을 나갔던 병사가 깃발을 휘날리며 달려왔다.

 

 “왕자님. 이징옥 장군이 종성에서 패하여 두만강을 건너 갔다하옵니다”

 

 “뭣이! 한발 늦었구나. 그럼, 어디로 간 줄은 아느냐?”

 

 “모르옵니다. 소인의 생각으로는 ... ...”

 

 정찰병은 남이 들을까 소리를 낮추어 진방에게 속삭였다.

 

 “ 부상이 심하다 하오니, 두만강에서 인근에 숨어들기 적합한 곳이 오녀산성이 아닐까 하옵니다.”

 

 “들어라~~ 오녀산성으로 간다. 30명만 추려서 갈 터이니 나머지는 장안으로 돌아가도록 하여라”

 

 “네~ 왕자님”

 

 병사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그 시각...

 

 한명회의 명을 받든 사병 10여명도 오녀산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날은 10월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어 추위가 더욱 거세졌다.

 

 이제는 끼니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 무영은 아침 일찍, 짬짬이 캐두었던 약초를 들고 약방에

 

 팔러 갔다. 무영보다 한발 앞서 나간 막손은 산기슭으로 가서 물을 길으러 갔다가 오는 길이었다.

 무영은 차가운 손을 입으로 후후 불며 여러 날 지났으니 거처를 옮겨 볼까 생각을 했다.

 바깥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빛은 따스했다. 햇빛을 쬐며 황홀함을 느꼈다.

 무영은 음습한 동굴속을 벗어날 생각을 했다.

 이제 이사를 가야 하는가보다 하면서 오녀산성 뒤 편에 오두막집이 하나 있는 걸 생각해 냈다.

 

 '그래, 거기로 가야겠어. 장군님도 마음에 들어 하시겠지. 약초도 캐고 멧돼지도 잡으며 살면 되겠지. 그러다가 아기를 낳아 기를 수도 있을 것이고 가족이 늘어나면 행복도 늘어나겠지. 전쟁도 근심도 없는 이 산골에서 살아가는 거야. 그냥 그렇게 늙어 가는 거야. 그냥 그렇게 ~ ’

 

 무영은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았다. 콧노래를 부르며 한달음에 약방으로 갔다. 그 약방이름이 약짓는 정성, 다리는 정성, 먹는 정성 이라는 뜻의 삼정성이었는데 무영이 꾸준하게 약초를 팔러 다녀서 지금은 약방주인과 가벼운 농을 할 만큼 친한 사이가 되었다.

 

 “자주자주 안 오고 이리 한목에 들고 오면 어쩌누?”

 

 “네, 날도 춥고 좀 게을러졌나봐요”

 

 “앞으로는 묵혀두지 말고 바로바로 주고가”

 

 “네, 그럴께요. 값 좀 잘 쳐 주세요”

 

 “그래, 어머니 그리 가시고 고생이 많네. 쯧..”

 

 “ ... ... ”

 

 “좀 더 챙겼으니 자주 얼굴보자고~ ”

 

 “네~ 감사합니다.”

 

 무영은 은자를 받아들고 시전으로 달려갔다.

 먹을 것과 옷감 등 사야할 게 생각보다 많았다. 오랜만에 들른 시전은 구경거리도 많았다. 이리 뒤섞임도 참 재밌는 일이란 생각도 했다. 시전을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시간이 벌써 두시진은 흘러 버렸다. 꽤나 묵직해진 짐을 어깨에 매고 오녀산성을 향했다. 오녀산성에 가까워질수록 삼정성에서 그리고 시전에서의 기분 좋았던 느낌은 사라지고 불안감이 밀려왔다.

 오녀산성입구에 다다르자 바람을 타고 피냄새같은 비릿한 냄새가 몰려왔다.

 불길한 생각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 아~~~ ’

 

 전쟁이 휩쓸고 간 마냥 뒤엉킨 시신과 낭자한 선혈을 보고 무영은 한동안 넋이 나갔다.

 서둘러 동굴로 갔다. 심각하게 싸운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누가 온거지? 장군님과 막손님은 어디로 간거지? 이제 나는 어떡하지?’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어쩌면 피신해 계실 수도 있을 것이야’

 

 무영은 징옥을 찾을 마음에 동굴 밖으로 나가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한 시진째 찾아 헤매도 흔적조차 없었다.

 좀 더 외진 곳에 동굴까지는 아니지만 몸을 은신할 만한 곳이 있어 그 곳까지 찾아보고 산을 넘어 뒤편 오두막으로 갈 생각으로 산비탈을 올랐다. 돌이 많은 오녀산성은 산세가 험했다.

 

 “악~~”

 

 돌을 하나잡고 오르다가 발이 미끌려 무영은 비탈길로 데굴데굴 굴려 내려갔다.

 큰 나무에 부딪혀 멈췄지만 무영이 의식을 잃은 후였다.

 

 ***

 경주 토함산 상신곡

 

 호계댁은 무릎을 꿇고 연원 앞에 앉았다.

 

 “도련님, 이제부터 저를 보고 어머니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전 이야기를 하시면 아니되옵니다. 삼수리에 대해서 말씀하시면 안된단 말입니다. 쇤네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알겠습니다. 어머니”

 

 연원이 호계댁한테 다가가 꿇린 무릎을 바로하며 울먹이며 말했다.

 

 ‘막동이의 목숨과 바꾼 도련님인데... ’

 

 호계댁도 눈물을 참지 못하고 연신 소매자락으로 닦아냈다.

 

 다음날, 호계댁은 이씨부인이 준 패물을 들고 나가 음식을 사고 생필품들을 챙겼다.

 8살인 연원은 산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얼결에 산토끼를 잡아 왔다. 징옥의 어릴 적 모습과 다름없었다.

 

 ‘무럭무럭 자라십시오. 세상에 나가실 때가 되면 그때 장군님의 복수를 하시면 되는 겁니다.’

 

 ***

 

 수양저

 

 “어찌되었느냐?”

 

 성격 급한 수양이 앞뒤 다 잘라먹고 물었다.

 

 “수하를 10명정도 보냈는데... 허 참~ 이징옥이 오녀산성에 숨어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한 무리가 급습하더니 오녀산성을 초토화로 만들어 버렸다고 합니다. 만용 혼자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이행검의 말로는 종성에서 이징옥이 여러군데 지원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원용국에서 보낸 자들이 아닐까 사료되옵니다.”

 

 “원용국이라~ 그들이 이징옥을 도와줄 연유가 무엇인가?”

 

 “글쎄올습니다. 적이라 여겼을텐데 말입니다.”

 

 “흠~ 계속 알아보거라”

 

 “네~ ”

 

 “그 식솔들은 어찌 되었누?”

 

 앞뒤 잘라먹는 질문은 한명회라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분부대로 이씨부인을 양정에게 보냈고 첩은 권람, 딸은 홍윤성이 데려갔습니다. 다들 인물이 출중하여 노비가 아니라 첩으로 삼았다 합니다.”

 

 “허~~허~~”

 

 수양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

 원용국 용금성

 

 “장군, 오랜만이외다”

 

 “폐하를 뵈옵니다.”

 

 “바로 앉으시오. 그동안 고초가 많으셨소. 조선이 장군을 버렸으니 이제 원용국 사람이 되어 보심이 어떻소?”

 

 “소장은 조선으로 가 할 일이 많습니다. 저도 모르게 쓴 누명도 벗어야 하고 제 가족들도 어찌 되었는지 살펴야하고...”

 

 “그건 우리가 알아보겠소. 그리고 지금 여기서 나가면 조선 땅을 밟기도 전에 목숨을 잃을 것이오. 아직도 사태파악이 안 되는 거요?”

 

 이징옥은 말이 없었다. 제 한목숨 내놓으면 끝이나, 타국에서 어찌 지낼 것이며, 무슨 방도를 마련치 않는 이상 머뭇머뭇 거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모든 걸 잃은 상황에서 딱히 방도도 없었고 어디 갈 데도 없었다.

 

 “소장이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내 그간 장군의 용맹을 흠모해 왔고 그간 보여준 의리로 이리 장군을 구했소이다.

 

 이젠 원용국의 백성이 되어 원용국을 위해 싸워 주시오“

 

 근엄한 표정을 한 훌타이의 어조는 부드러운 듯 하면서 단호했다

 

 순간, 징옥은 무영을 떠올렸다.

 

 '어쩌랴~ 우선 여기에 남아 후일을 도모하자. 나를 구해 준 무영도 찾고, 안정이 되면 내 가족도 찾아보자.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구나'

 

 "폐하 소장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훌타이는 자명대사의 해몽을 떠올리며, 징옥을 앞세워 말갈이랑 여진을 위협해 영토를 확장해 볼 생각이었고, 야속진은 부왕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에 자기만의 영원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고 싶었다. 징옥은 진퇴양난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고 후일을 도모하려 하였다.

 뒤켠에 선 야속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자양전에 모인 3명의 마음은 이렇듯 각각 달랐다.

 

 ***

 동천지역에 출장차 다녀오는 길에 오녀산성을 지나는 하명성은 자신의 애마 백두가 길을 돌아 가는 것이 이상해 갸웃하면서 하는 양을 보았다.

 숲이 울창해 주위를 제대로 둘러볼 수 없었다. 백두가 어느 지점에서 멈추더니, 킁킁 하면서 입으로 무언가를 툭툭거렸다. 끄응 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사람의 다리가 보였다. 전쟁터에서 이리저리 몸을 날리던 하명성이었지만 전쟁터가 아닌 외딴곳에서의 사람 다리를 보는 것은 가슴이 쿵쾅 거리는 일이었다.

 말에서 내려 쓰러진 사람을 쳐다보았다. 여인이었다. 그것도 앳된 여인이었다. 며칠 뒤면 눈이 올 날씨라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본 이상 내버려두고 갈 수가 없었다.사람하나살린다 생각하고백두의 안장에 둘러 얹혔다

 어둑어둑 해지자 근처 주막에서 하룻밤 묵고 갈 요량으로 짐을 풀었다.

 여인도 조심스레 방으로 옮겨 뉘였다. 잘 차려진 저녁을 먹고는 밥알을 살짝 으깨 무영의 입안에 밀어 넣었다.

 눈이 움찔 거렸다. 천천히 반공기를 입에 넣어주고는 물을 숟가락으로 먹여주고는 오랜 저녁식사를 마쳤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지만 의식없는 무영이 걱정스러워 명성은 한방에서 밤을 보내기로 했다.

 

 새벽녘에

 

 “아니되옵니다. 아니 아니..”

 

  명성은 무영의 잠꼬대에 잠이 깼다. 식은땀에 젖은 무영을 흔들어 깨웠다.

 

 “이것 보시오, 괜찮소?”

 

 “여 여기가, 여기가 어딥니까?”

 

 “지금 장안으로 가는 길이오. 날이 어두워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중이라오”

 

 그 말은 들은 무영의 눈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좀 더 쉬시오”

 

 명성은 말을 아끼며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 해가 방 깊숙이 밀어닥쳤다.

 

 명성이 눈을 떴을 땐 무영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 몸을 하고 어딜 갔을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문이 스르르 열리며 무영이 들어왔다.

 눈이 퉁퉁 부은 것이 여간 운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어찌하겠소? 나는 하명성이라 하고 장군이오. 지금 장안에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이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저의 몸이 이제 괜찮은 듯 하니 갈 길을 가시오”

 

 갑자기 무영이 무릎을 꿇었다.

 

 “소녀, 조실부모하고 피붙이 또한 없어 갈 곳 조차 없습니다. 나리께서 이왕 소녀를 이리 구하셨으니, 이것도 인연인데 소녀도 데려가 줄 수는 없는지요? 부디 저를 거두어 주시옵소서. 노비라도 좋습니다. 조금 더한 청이 있다면 나리의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

 

 무영은 징옥과의 약조를 되새기며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간청했다.

 

 ‘징옥장군님, 백번 천번을 생각해보아도 이 길만이 우리의 아기를 살리는 길입니다. 부디 용서하소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일 공지 2022 / 1 / 3 317 0 -
15 제 14화 <숨겨진 신분> 2022 / 2 / 12 198 0 1474   
14 제13화 <동윤의 비밀> 2022 / 2 / 2 167 0 4354   
13 제12화 <무영의 눈물> 2022 / 1 / 28 199 0 4376   
12 제 11화 <이씨부인의 한> 2022 / 1 / 24 182 0 5117   
11 제10화 <궁녀모집> 2022 / 1 / 21 197 0 4918   
10 제9화 <하여원과 건진천> 2022 / 1 / 19 192 0 5285   
9 제8화 <순수한 그녀> 2022 / 1 / 17 208 0 5448   
8 제7화 <명성의 행복> 2022 / 1 / 15 182 0 4709   
7 제6화 <운명> 2022 / 1 / 12 194 0 4577   
6 제5화 <그 남자의 여인> 2022 / 1 / 10 191 0 5043   
5 제4화 <애원> 2022 / 1 / 7 201 0 4757   
4 제3화 <야속진의 야망> 2022 / 1 / 5 186 0 4155   
3 제 2화 <진퇴양난> 2022 / 1 / 3 185 0 4851   
2 제 1 화 <절망의 밤> (1) 2021 / 12 / 31 233 1 4979   
1 제 0화 <달아난 왕비> (1) 2021 / 12 / 31 359 1 6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