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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르카
작가 : JakeCello
작품등록일 : 2021.12.30

변방에 있는 작은 마을 ‘누주’의 대장장이 ‘마르카’가 마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수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23. 다도원장 에르마의 특별강좌 오리엔테이션
작성일 : 22-01-04 11:03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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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다가올 때마다 제 특강이 열리는 건 아시는 바이겠지요. 장기간 고된 싸움이 될지 모릅니다. 특히 지난 겨울은 예정보다 일찍 찾아온 데다 너무 오래 머물러서 많이 당황한 기억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매번 놀라지 않으시길. 우리는 예상한다고 자만하지만 실상 사람들은 철마다 버티기 급급하니까요. 그러나 이 싸움은 끝날 테고, 종전 후에도 중요한 가치를 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 강좌를 듣는 겁니다.

 앞에 여러분을 위해 노을차를 준비했습니다. 발효가 덜 된 분쇄되지 않은 찻잎을 우린 일등급이죠. 편하게 드시면서 들으시지요.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은 여러 가지 뿌리에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분이 들고 있는 노을차의 원산지인 누주의 수원은 바다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마 바다를 직접 가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죠. 왜 많은 무리가 어디서든 흙을 밟을 수 있게 생활하는지 많은 견해가 있단 건 알고 있죠? 저는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바다에는 태풍이란 매우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걸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으리라 추측합니다.

 첫 정착자들이 마을에 자리 잡았을 때는 지금보다 사막이 넓지 않았고, 강줄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은 보통 대지에서 바다로 흐른다고 하죠. 하지만 누주의 정착자들은 바닷가에서 대지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경작하기 알맞은 땅에 도달했다고 후손에게 전합니다. 그 물과 땅에서 기른 재배식물 가운데 특히 건강하게 자란 식물이 노을잎이죠. 식량이 없어 배곯던 선조 중 누군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것밖에는 얘기해드릴 수 없군요. 꾸준히 노을차의 가닥을 잡아가는 연구를 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변경 너머에서 오신 설립자의 자손들이여, 그렇다면 왜 여러분은 이 차를 왜 마셔야 할까요? 말하자면 이 차는 여러분과 주변부의 끝을 이어주는 매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차를 배우기 전에 원산지를 공부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애석하게도 누주 출신인 저조차 조각나고 흐릿한 흔적을 애써 맞추는 정도지만요. 여담이나, 누주 무리 사이에서는 대대로 전해지는 속성이 있습니다. 한 마디 말로 한 무리를 특징짓는 경우는 많이 없죠. 그럼에도 그 말은 이러하게 전해집니다.

 우리 조상은 모두 자연사했다.

 어느 대에서 어떠한 연유로 발화한 명언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노을차는 이런 대표 문구가 늘 함께 한다는 걸 알아주시죠.

 그럼 여러분의 선조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봅시다. 제가 늘 흥미를 갖고 자신있어하는 분야이죠.

 미리 말해두지만, 여러분의 부모를 낳은 이들, 즉 이름갈의 혈통이 수도에서 기원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하지는 마세요. 그들은 이곳을 정정당당히 번영시킨 조상이니 자랑스럽게 여깁시다. 수도다운 수도로 말이죠.

 로세트가 건설되기 전에는 수도에 진정한 주인이 없었습니다. 거짓된 무리가 힘자랑만 했죠.

 다행히 여러분이 오랜 시간을 들여서나마 이곳에 도착했고, 오랜 공을 들여 수도와 주변을 개화시켜가고 있어요.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여러분의 선조는 서릿발이 온 대지를 휘감는 변경에서 괴물을 물리치고, 후손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삶을 영유하도록 과감한 모험을 감행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하여 미개한 무리와 도적을 처단하고 온화한 무리의 적들이 수도에 상주하는 걸 막았지요. 견고한 행정과 용감한 군대, 풍족한 식사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직 무지한 이들은 우리를 의심하여 기대지 않으려 하나, 현명한 무리가 훨씬 많다는 걸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주변의 무리는 곧 우리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 하나는, 이름갈의 영혼이 땅에 원활히 정착한 데 비해 육신은 아직 몇 대를 더 이어가야 온전히 정착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어떤 분은 벌써 차를 마시지 않으면 몸에 성에가 끼곤 할 겁니다. 냉혹하고 척박한 변경에서 씨앗이 기대한 만큼 자라는 풍토로 옮긴 몸이 아직 적응하지 못한 탓이지요. 수많은 처방을 강구한 선조들께서 발견한 건 노을차였습니다. 정확히 어떤 성분 때문인지, 어떤 요인 때문인지 모르나 노을차를 마시면 몸에 낀 성에가 녹아 증발하고, 장기간 몸을 온전하게 유지시키죠. 다도원이 존립하는 이유가 바로 그걸 알아내기 위함입니다.

 노을차는 다른 여러 음료 중에 이름갈의 육신에 가장 적합한 음료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다른 무리 가운데 특히 누주 사람들을 우호관계로 두어야 하겠지요. 이름갈의 몸에 성에가 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존재는 그들이니까요.

 잠시만, 제가 수업 중에는 방해하지 말라 했을 텐데요. 나가주시고 좀 이따 얘기해주세요. 네? 누가 왔다고요? 로비스? 로비스라고? 맙소사. 여러분, 잠시 차를 마시면서 쉬도록 합시다. 아니, 귀가해도 좋아요.

 오늘 수업은 이만 마칩시다. 다음 수업은 블렌딩과 가향재(加香材)에 대한 이론과 실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각자 차에 어떤 특성을 주고 싶은지 고안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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