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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17인_나를 찾아서
작가 : 범인은바로나
작품등록일 : 2021.12.27

거친 파도를 타고 육지로 오는 순간, 17살 이전의 기억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에 없는 사람으로 나오게 된다. 하나씩 사건이 터질수록 환각, 환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과연 현실일까 나의 깊은 내면에 있는 누군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

 
12인
작성일 : 22-01-03 22:51     조회 : 185     추천 : 0     분량 : 3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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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습한 나무의 냄새를 맡으며 그곳에서 깨어났다. 신기하게도 나는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왔고 앞이 보이지 않던 눈도 잘 보였다. 눅눅한 매트리스에서 일어난 곳은 계단 밑의 작은 공간이었다.

 

 벽 선반에는 오래된 폴라로이드와 여러 명이 같이 찍은 사진 하나가 놓여있었다. 안경을 쓴 중년 남자의 무릎에 앉아있는 아이는 매일 꿈에서 보던 그 아이였다. 나는 그 사진을 주머니에 넣었고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하지만 굳게 닫힌 철문은 열리지 않았고 밖에서 잠겨있는 것 같았다.

 

 작은 공간이라 한정적이어서 나갈 수 있는 곳은 저 문밖에 보이지 않았다. 매트리스에 앉아 잠시 생각하며 나무 바닥을 한참 보는데 이상하게 패턴이 다른 정사각형의 나무 마루가 있었다. 손잡이가 없어 잘 열리지 않았지만, 책상에 놓여있는 만년필로 틈새를 열었다.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통로였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사다리도 설치되어 있었다. 숨 막히는 어둠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폐쇄공포가 몰려왔다.

 

 하지만 나에겐 시간이 없었다. 사다리에 몸을 의지한 채 아래로 향했고 한참을 내려가자 또 다른 문 하나가 보였다. 다행히 그 문은 닫혀 있지 않았고 쉽게 그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순간 익숙한 광경이 보였다. 매일 밤 꿈에서 보았던 그 해변이었다. 어떠한 남자가 앉아있었고 바다 수평 선 너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보드라운 모래를 밟으며 나는 그를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물기로 촉촉한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은 나의 세상에서의 남편이자, 내가 사랑했던 현우였다.

 

 “왜 이제야 온 거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미안”

 “사실 난 네가 그곳에서 소멸할 줄 알았는데, 이곳까지 와줘서 정말 고마워”

 

 만약 내가 열쇠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삶을 살다 죽었다면 이곳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하얀 방의 남자가 나를 시험해 본 것이 확실하다.

 

 “너도 나를 느낄 수 있구나”

 “그럼, 우리 모두 너의 감정, 행동, 생각들을 보고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지”

 “현우야, 이제는 진실을 알려줘”

 “그곳에서 있었던 나는 내가 아니었어, ‘김소현’이라는 다른 인격체가 너를 가지고 잠시 놀았던 것뿐이야.”

 

 ‘소현’, 나의 딸 이름이었다. 이름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일까, 나는 그것도 모른 채 60여 년의 삶을 살았고 현실을 잊어간 채 나의 망상에 빠져 살아갔다. 그렇다면 나는 다중인격일까?, 17살 이전에 나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환자였을까, 불안함은 더 커졌다. 인격 중의 한 명인 현우, 그를 사랑했던 것은 나를 사랑한 것일까, 내가 무언가를 저지르고 난 후의 죄책감으로 만들어낸 자아일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너도 내가 만들어 낸 인격이니?”

 “우리는 네가 만들어낸 인격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이야, 네가 기억하고 있는 나와의 추억 일부분도 맞는 부분이고”

 “실존했던 사람들이 왜 자꾸 나에게서 나오는 거야?”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아”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한 채 나를 바라보았다. 축축한 바닷냄새로 가득한 의자에서 일어나 한참을 껴안아 주었다. 나의 어깨에는 따뜻한 것이 느껴졌고 그것은 현우의 눈물이었다.

 

 “왜 갑자기 우는 거야”

 “다음 생에는 사랑하는 연인으로 태어나 다시 만나자”

 

 저 멀리서 보이는 하얀 저택의 밑으로 하얀 옷들을 입은 여러 사람이 우리를 향해 오기 시작했다.

 

 “현우야 저 사람들은 누구야...”

 “내 말을 꼭 명심해, 넌 이 몸의 주인이고 주도권을 한 유미에게 빼앗기면 안 된다.”

 

 멀리서 오던 그들은 우리 곁으로 왔고 그중에 하얀 방에서만 주도하는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렸다.

 

 “브라보, 나 이거 보다가 눈물 흘릴 뻔했잖아”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은 나의 손을 잡고 있던 현우의 손을 빼더니 양팔을 붙잡고 나와 거리를 둔 채 떨어졌다. 그는 하늘을 보며 이것을 보고 있을 그에게 말했다.

 

 “이제 보내줘”

 “시간이 꽤 지나서 보내려던 참이야, 그런데 재미있는 구경은 하고 가야 하지 않겠어?”

 “말이 다르잖아, 빨리 그녀를 보내줘”“네가 죽는 건보고 가야 하지 않겠어?”

 

 현우는 나의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푹 숙였고 죽음의 의미가 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붙잡혀 있는 그에게 다가가려고 했지만 내가 다가가는 순간 그 너머의 공간은 더 멀어졌고 똑같은 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현우야 죽는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하얀 집으로 도망가, 내가 했던 말 명심하고”

 

 하늘에서는 다시 그의 말이 들렸다.

 

 “그렇게는 둘 수 없지, 어서들 시작해”

 

 익숙한 글자가 새겨진 식칼을 든 방호복의 어떠한 사람이 현우의 복부를 향해 세게 찔렀다. 한번이 아닌 여러 차례 반복하여 고통을 주었다. 처음 찔렀던 그 순간에 나의 배 중앙에서도 새빨간 피가 나오기 시작하며 현우가 받고 있을 고통이 느껴졌다.

 

 “어때, 아프니?”

 

 회색 구름으로 가득한 검은 하늘에서 날 조롱하며 말하는 그였다. 한참을 칼로 찌르던 하얀 방호복의 사람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사라졌고 해변에는 우리뿐이었다. 피 맛으로 가득한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고 조용히 쓰러져 있는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현우는 남아있는 힘을 다해 내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움직여 와 옆에 다시 쓰러졌다. 옆으로 누워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는 하늘의 감시를 피해 나의 손바닥을 펴서 자신의 피로 무언가 적었고 피로 가득한 손을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웃었다.

 

 이것이 그와의 마지막 기억이자 이 세계에서 조차 만날 수 없는 존재로 되어 버렸다. 말할 기운도 사라진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속으로 말을 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현우는 우리 세계와 맞지 않아, 지난 6년간 네가 아무 일 없이 살아 온 것도 나 몰래 이곳에서 너를 살펴 왔기 때문이야’

 ‘매일 꿈에서 봤던 이곳이, 현우가 만들어 낸 거였어?’

 ‘아마도? 박사가 겨우 찾아내서 알아냈지만. 아무튼 현우는 이곳에서의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깐.’

 

 내가 6년간 꿈꿔왔던 이 공간이 그가 만들어냈고 나를 잠재워 준 사람이 현우였다. 지금까지 충격을 여러 번 받아서 그런 걸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고 숨겨져 있던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검은 욕망과 분노가 차오를수록 입에서 건 빨간 피가 분수처럼 솟아나 왔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오는 그것으로 인해 숨이 쉬어지지 않아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어두운 바다에서는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단발머리의 여자가 걸어왔다. 손에 든 것은 알 수 없는 약물이 든 주사기였다.

 

 ‘저 여자는 누구야?’

 

 하늘에서는 여전히 비만 내렸고 내 작은 음성에는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목에 약물을 주입했고 하얀 마스크를 벗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야.”

 

 칼에 맞은 고통은 점점 사라져갔지만, 나의 시야는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가운을 입은 여자는 나의 다리 하나를 잡더니 하얀 집으로 향해 질질 끌고 어디론가 갔고 이곳, 현우가 만들어낸 공간은 나의 세계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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