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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51구역
작가 : 바스트록
작품등록일 : 2022.1.1

화성. 군인. 그리고 그들. 돌아갈 수 없는 병사들을 엄습하는 미지의 감염체와 그 속에 얽힌 음모. SF 아포칼립스 미스터리.

 
17화 펑
작성일 : 22-01-03 17:48     조회 : 165     추천 : 0     분량 : 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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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최 중위는 재빨리 엑셀을 밟았다. 로버는 오른 편으로 당장이라도 잡힐 것만 같은 감염자들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쳤다.

 

  가장 선두에 있던 감염자들은 아예 몸을 날려 로버를 붙잡으려 들었다. 그러자 로버를 쫓아오던 다른 감염자들이 그들에게 부딪치며 줄줄이 넘어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그들의 네 개의 팔다리가 다른 네 개의 팔다리와 뒤엉켰고 그런 것들이 모여, 그들은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버렸다.

 

 “서준성! 다이너마이트!”

 

  최 중위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무얼 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뒷좌석에 실린 다이너마이트 상자에서 다이너마이트 두 개를 집어 에어로크 안으로 들어갔다.

 

  에어로크 안쪽 문을 닫고, 감압이 되는 동안 다이너마이트에 달린 타이머를 5초로 설정했다. 이건 화성용이었기에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수고 따위는 필요 없었다.

 

  나는 감압이 끝나자마자, 바깥쪽 문을 열어 다이너마이트를 던졌다. 그리고는 다시 재빨리 문을 닫았다.

 

  길쭉한 막대 모양 다이너마이트 두 개는 감염자들이 뒤엉킨 자리에 떨어졌다.

 

  달리는 로버가 다이너마이트로부터 불과 30m 정도 떨어졌을 때, 뒤 차체가 붕 뜨는 듯한 충격이 일었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진 것이다! 나는 가압되는 에어로크의 안쪽 벽면에 이리저리 몸을 부딪쳤다.

 

 “악! 억! 윽!”

 

  MBS가 충격을 완충시켜 주었기에, 나는 금방 정신을 차리고 에어로크에 나있는 작은 창문으로 폭발이 일어난 곳을 살폈다.

 

 

  창문에 더러운 살점이 튀어 있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감염자들이 뒤엉켜 있던 자리는 화성의 토양보다 훨씬 붉었다. 마치 잔인한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된 고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나는 가압이 끝난, 에어로크의 안쪽 문을 열고 소리쳤다.

 

 “뒤통수가 좀 얼얼하지만… 성공입니다!”

 

 “후우우호! 내가 뭐랬어, 구하기 힘든 것만 빼면 최고라고 했잖아.”

 

  최 중위가 주먹을 머리 위로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다이너마이트는 상당히 강력했다. 방금의 폭발로 감염자 10명 정도는 곤죽이 되었을 것이다. 다이너마이트는 아직 398개가 남아있다. 감염자들을 전부 처리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다이너마이트를 한 번 던질 때마다 에어로크를 감압한다면, 머지않아 로버 내부에 저장된 공기가 전부 바닥날 것이다. 모자란 건 다이너마이트가 아니라 공기 쪽이었다.

 

 “최 중위님! 로버 전체를 감압시켜도 되겠습니까?”

 

  우주복과 MBS 슈트는 외부에 대기가 희박하면 착용자에게 산소를 공급시켜준다. 그리고 그것은 하루 정도는 넉넉히 버틸 수 있는 양이다. 로버 전체의 공기를 빼낸다면, 에어로크 문짝을 바로 열어젖히고 다이너마이트를 던지기만 하면 될 터였다.

 

 “다 생각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한수아!”

 

  최 중위는 로버를 향해 몸을 날리는 감염자들을 피하기 급급했기에, 내 부탁을 재고 없이 흔쾌히 수락했다.

 

 “감압할게요.”

 

  그녀는 조수석 쪽에 달린 감압 버튼을 기관총의 발사 버튼을 쥐고 있지 않은 왼손으로 눌렀다.

 한수아의 오른손은 여전히 감염자들을 향해 50구경 기관총을 쏴대고 있었다.

 

  곧이어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로버의 공기가 전부 빠져나갔다. 이제 화성과 로버의 기압이 같아졌기에, 에어로크의 문 두 겹은 평범한 자동차의 문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는 에어로크의 문을 모두 활짝 열어버리고 에어로크 안쪽에 몸을 구겨 넣었다.

 

 “이새안! 다이너마이트 시간을 전부 5초로 세팅하고, 두 개씩 건네줘.”

 

 “네!!”

 

  이새안은 다이너마이트 스무 개가 들어있는 상자 스무 개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두 개씩 꺼내 타이머를 5초로 설정해서 나에게 건네주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타이머 버튼을 누른 후에 감염자들이 몰려있는 곳을 향해 던졌다.

 

  최 중위는 계속해서 감염자들과 아슬아슬한 거리까지 몰아붙이며, 그들을 계속 뒤엉키게 만들었다.

 

  제아무리 군대처럼 잘 통솔되고 있는 그들이라도, 네 발로 빠르게 다가오는 아군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급 커브를 꺾어댈 때마다 붉은 흙먼지를 일으키는 로버의 바퀴가, 감염자들의 네 개의 팔에 당장이라도 잡힐 것만 같았다.

 

  그 덕분에 로버 뒤편의 에어로크에 쭈구리고 있던 나는 그들의 두 개의 얼굴과 눈을 마주쳐야만 했다.

 

  금이 간 헬멧의 바이저 뒤로 비치는 미라 같은 그들의 얼굴과 헬멧 안쪽 벽면까지 타고 자라난 종양 덩어리들, 찢어질 정도로 크게 벌려진 입, 해골만 남은 눈가. 그리고 그런 얼굴이 두 개나 붙어있었다.

 

 “좀 치워 주시겠습니까?”

 

  나는 오른손으로 움켜쥔 MAR의 방아쇠를 당겨 내 시야의 거의 대부분을 가리고 있는 흉물스러운 감염자를 벌집으로 만들고, 지면에 나뒹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왼손에 들린 다이너마이트의 타이머 스위치를 누르고 곧 감염자들이 달려들 지면을 향해 굴렸다.

 

  마지막으로,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기 전 5초의 시간이 지나기 전에 에어로크의 바깥쪽 문을 재빨리 닫았다.

 

 -쿠웅.

 

  심장까지 울리는 진동과 함께, 폭발에 휩쓸린 감염자들의 육편들이 에어로크의 문과 로버의 천장에 후두둑거리며 떨어졌다. 에어로크의 바깥쪽 문은, 이제 훌륭한 오물 차폐막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다이너마이트.”

 

  나는 ‘오물 차폐막’에 나있는 조그만 창문을 주시한 채로, 뒷좌석을 향해 왼손을 뻗으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이새안도 이제는 능숙하게 다이너마이트를 건네주었다.

 

 “고마워.”

 

  나는 마이너마이트를 건네받기 위해 고개를 앞쪽으로 돌렸다가, 로버의 정면으로 뛰어드는 감염자를 발견했다.

 

 ‘윽!’

 

  하지만 감염자는 이내 로버의 천장에 달린 기관총의 납탄 세례에 종잇장처럼 갈려나갔다.

 

  한수아는 로버의 정면에서 나타나는 감염자들에게 온 정신과 기관총의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그녀는 총을 쏴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일 텐데도, 그녀의 역할을 충분할 정도로 잘 해주고 있었다.

 

  우리를 일에 끌어들이게 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원 고맙습니다 한수아 씨.”

 

  한수아는 모든 집중을 쏟고 있었기에,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점점 일은 수월해졌다. 다이너마이트 세 상자를 비웠을 때쯤에는 감염자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세 상자를 더 비웠을 때에는 300여 명의 감염자만이 남았다.

 

  그리고 드디어, 남은 감염자 무리의 중심에서 감염된 한 대위의 모습이 나타났다.

 

 “목표가 출연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제거하겠습니다!”

 

  한 대위는 최우선적인 목표였기에, 나는 다이너마이트를 내려놓고 그를 향해 MAR을 조준했다. 거리가 좀 있었지만 MBS에 내장된 자동 조준 시스템이 그것을 보완해줄 터였다.

 

  나는 에어로크 벽면에 양 발을 지지하고 뒤로 누운 채로, 양손으로 소총을 잡았다.

 

  감염되기 전 한 대위 본인의 말대로라면 그가 사라지면 감염자들은 더 이상 조직적인 움직임을 가질 수 없을 것이었다.

 

  감염된 한 대위는 거대한 감염자 네 명이 서로 들러붙은, 움직이는 발판같이 생긴 흉물 위에 올라서 있었다. 덕분에, 다른 감염자들보다 높이가 높아져, 그를 노리기가 수월했다.

 

 

  나는 MAR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조준은 MBS가 대신해주었지만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 나는 호흡을 반만 내뱉고 그대로 숨을 참았다.

 

 

 ‘한수아 씨 한테는 끝나고 사과해야겠군.’

 

  방아쇠를 당기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때였다.

 로버의 보닛 부분에 육중하고 둔탁한 무언가가 떨어졌다.

 보닛은 그대로 찌그러졌고, 그 반동으로 로버 뒷부분과 그중에서도 가장 뒤편에 있는 에어로크는 아예 공중으로 붕 떴다. 그리고 당연히, 에어로크에 누워 있던 나도 공중을 날았다.

 

  뇌가 풍선처럼 부푼 한 대위의 머리를 겨냥하던 MAR의 조준선이 완전히 어긋나버렸다.

 

 -쾅.

 

  로버의 뒤 차체가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꺄아아악!!”

 

 “저건 또 뭐야!”

 

  최 중위가 까무러치며 로버를 후진시켰다.

 

  최 중위와 한수아의 비명 소리에 로버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로버 앞 유리 너머로 키가 4m가 넘는 거대한 감염자가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로버의 보닛을 박살 내버린 묵직한 덩어리는 그 감염자의 한쪽 주먹이었던 것이다.

 

  로버는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다가 이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그 거대한 감염자를 빗겨 지나갔다. 나와 이새안이 거의 동시에 경악했다.

 

 “저게 뭔가요?!?”

 

 “저게 뭡니까!?!”

 

  규격 외의 개체였다. 거대한 코끼리를 보는 듯한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그는 종양으로 이루어진 시뻘건 거인 같았다. 우주복은 종양에 덮였는지 아니면, 터져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그의 다른 한쪽 팔에는 기관총이 박혀 있었다. 높이 피어오르는 흙먼지도 그의 신장을 넘기지 못하고 아른거렸다.

 

 “나도 몰라! MUIT에서 2년 동안 근무하는 동안 다리 네 개 달린 놈들도 본 적이 없었어. 저런 건 소문으로도 몰라!”

 

  최 중위가 자신도 모르겠다며 소리쳤다.

 

  한수아도 동의했다.

 

 “연구 샘플 중에서도 저런 건….”

 

  그것은 로버를 쫓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우리를 쫓아오는 대신, 기관총이 박힌 오른팔을 들어 우리를 겨냥했다. 그 움직임은 그 질량에 맞지 않게 기괴할 정도로 신속했다. 거의 파리가 땅을 더듬대는 속도와 맞먹었다.

 

 ‘설마….’

 

  저 덩치에 저 움직임에 총까지 쏠 수 있다니, 이런 억지가 또 어디 있을까. 그의 총구가 우리 쪽을 향한 것을 본 사람은 로버 뒤편을 향해 뚫려있는 에어로크에 타 있던 나밖에 없었다.

 

 “최 중위님! 틀어야 합니다!”

 

  다가올 위험을 직감한 내가 소리쳤다.

 그러나 조금 늦었다.

 

  흔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총성이 화성의 얄팍한 대기를 통해 들려왔고 동시에, 로버의 철판에 바람구멍이 뚫렸다.

 

  로버는 총알 세례에 이리저리 미끄러지다가, 결국 차체가 옆으로 쓰러지며 울퉁불퉁한 지면을 몇 바퀴 굴렀다.

 

  또다시 에어로크 벽면에 이리저리 부딪치는 와중에 나는, 미리 감압을 해 두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산소가 없어서 로버가 폭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작은 폭발이라도 일었다면, 그것은 남아있는 열 네 상자의 다이너마이트를 폭발시키는 촉매제가 됐을 것이었다.

 

  다만 최악을 겨우 면했을 뿐,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았다. 로버는 바닥을 하늘로 향하며 살충제를 맞은 바퀴벌레처럼 뒤집혀 있었고, 로버 위에 달려있던 50구경 기관총은 지지대가 부서지며 멀리 튕겨져 나갔다.

 

 “모두 괜찮나?”

 

  최 중위가 머리를 감싸 쥐며 말했다.

 나는 내 몸의 여기저기를 더듬어 보고는, 바람구멍이 없음에 안도하며 대답했다.

 

 “이상 없습니다.”

 

 “저도 괜찮아요.”

 

  로버가 뒤집혀서 기묘한 자세로 고꾸라져 있을 뿐 한수아도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새안은 대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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