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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생명의 펜던트
작가 : 풀챵
작품등록일 : 2022.1.3

공주는 마왕에게 사로잡혔다.

 
2. The Dark load
작성일 : 22-01-03 13:38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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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he Dark load

 

 나는 마왕입니다.

 허울 밖에 존재치 않는 이곳의 왕입니다.

 왕이라 불리지만 묘지기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의 터, 나의 성은 죽음과 절망뿐입니다.

 어느 날 소국의 왕의 사신이라는 자가 내게 찾아왔습니다.

 휘몰아치는 어둠을 뚫고 들어온 그가 용하다 생각해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는 왕국이 위험해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 대가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제물을 받친다고 합니다.

 싸움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제물과 함께 맺어지는 계약을 선조 때부터 들어주기로 되어있기에 그들에게 힘을 빌려주었습니다.

 

 제물이 도착했습니다.

 제물은 그 왕국의 공주라고 합니다.

 공주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실 끊어진 인형처럼 말입니다.

 

 공주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공주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문득, 한줄기 빛 번짐처럼 생각했습니다.

 나는 관리수에게 그녀를 단장실로 데리고 가 공주를 꾸미라 명했습니다.

 

 내 삶은 죽음이오, 내 영은 어둠이니.

 그저 이곳의 터를 지키는 게 나의 사명입니다.

 사실 처음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생각을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녀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결혼을 해서 조금 더 웃음을 짓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처음으로 대면했습니다.

 꽃단장을 한 그녀는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있었습니다.

 죽음이 눈동자에 어려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성에서 그녀의 눈동자는 죽어있었습니다.

 미안함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녀와 만난 지 어느새 101일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그녀의 방에 갔습니다. 그녀는 산책을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빛이 보였습니다.

 시들어버린 꽃과 보랏빛을 내는 팬던트가 보였습니다.

 팬던트를 주우며 처음으로 슬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내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기뻐하지 않습니다.

 피 묻은 과도와 그녀의 팔목의 가느다란 혈선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처음으로 분노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내 아이를 낳습니다.

 초조하고도 초조해져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울음소리가 들리자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출산실 안에는 아기에게 젖을 주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미소를, 희미하지만 뚜렷한 미소. 나는 그녀가 보았습니다.

 그녀의 미소를 보자 초조함은 씻은 듯 사라지고 안도감이라는 감정이 마음속에 생겼습니다.

 

 그녀가 둘째를 가지고, 내게 그녀의 왕국의 음식이 먹고 싶다고 부탁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녀의 왕국에 향했습니다.

 처음 보는 그녀의 왕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약해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의 표정도 좋아 보였습니다.

 이곳 음식을 구하던 도중 검을 찬 한 인간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연설을 모두 듣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그녀의 왕국의 음식을 먹고 기뻐하는 것 같아 나 또한 기뻐졌습니다. 그러던 중 그의 연설이 생각 났습니다.

 혹시 그녀를 받은 것이 잘못 된 것이 아닌 걸까하는 후회감이 괜스레 생각납니다.

 그녀는 나를 힐끔 바라보더니,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성으로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공주와 만나는 듯싶었습니다.

 열린 방문 사이로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려왔습니다.

 ……조용히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잠시 후 내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내가 그녀의 왕국에 갔을 때 연설을 늘어놓았던 이 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용사라고 칭했습니다. 그리고 검을 빼들고 다짜고짜 나를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나를 공격했습니다.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린 공격. 맞고 싶어도 맞기 힘든 공격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그 순간에 지나갑니다.

 나라는 존재, 나를 처음 본 그녀, 아이를 가진 그녀, 기뻐하는 그녀…… 그리고 내 앞의 용사까지.

 얽힌 생각 속에 그녀의 말이 떠오릅니다.

 

 생각을 정하고 휘둘러지는 칼날을 붙잡았습니다.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걸립니다.

 미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슴에 처음으로 꽂힌 검은 아팠습니다.

 죽어가는 심장을 느낍니다.

 허공에 날아오르는 핏방울에 여러 감정이 섞인 용사의 얼굴이 비칩니다.

 용사의 “왜……?”라는 질문에 나는 그저 그녀를, 공주를 잘 부탁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사가 나가고 그녀가 들어왔습니다.

 나를 본 그녀는 내가 처음 보는 표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녀의 표정을 처음 보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쳐다보고 있으면 슬퍼지기만 했습니다.

 

 그녀가 달려옵니다.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바람에 머리칼을 휘날리며 그녀가 내게 달려옵니다.

 그녀가 내게 달려오면 달려올수록 생에 대한 욕심이 꼼지락 꼼지락 올라옵니다.

 

 그녀가 나를 부축해줍니다.

 가만히 그녀를 보고 있으면 그녀와 더욱 있고 싶어질 것 같아, 작게 웃었습니다.

 그녀가 떨리는 몸으로 입을 뻐끔뻐끔 거리며 괴로워합니다.

 슬픔이 묽어진 피와 함께 흘러내립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얼굴을 더욱 자세히 보고 싶어 붉게 변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조심스럽게 만졌습니다.

 가느다란 눈물을 보며 울지 말라고 입을 열고 싶었지만 힘겹게 멈췄습니다. 입을 열면 다른 말까지 해버릴 것 같았습니다.

 

 힘들게, 정말 힘들게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내가 바보 같았습니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그녀의 볼을 타고 붉은 눈물을 떨어트리며 더욱 흐느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의 문이 열리고 다양한 감정들이 그곳에 들어옵니다.

 황량하고 쓸쓸했던 마음에 다양한 색이 생겼습니다.

 죽음은 검은 색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상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녀의 따뜻한 손을 놓고 품에서 팬던트를 꺼내 그녀의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목걸이를 건 그녀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해 보였습니다.

 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문뜩 미련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미련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미련을 떨쳐냅니다.

 하지만 미련은 기어코 내 발목을 붙잡습니다.

 

 “정말, 정말로 사랑했었어. 고마워.”

 

 흐릿해지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많은 것을 가르쳐준 그녀를 보며,

 가장 소중한 존재를 보며, 내 모든 것을 보며…….

 흐릿해지는 눈으로 빛을 잃은 보라색의 팬던트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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