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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성좌가 지켜주는 회귀자 데뷔일지
작가 : 솔트
작품등록일 : 2022.1.1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 있는 건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네. 내가 알파기는 해도 사법고시는 쉽지 않았다. 몇번 고배를 마셔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올랐다. 쉽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어려운 문제이니까.

그나저나 누가 술을 마신채로 쓰러진 나를 자기 집에 데려온 건가?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마자 경악했다. 남자다운 턱선 대신 말랑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진 불길한 말이 쓰여진 쪽지.

[나를 구해줘.]

그때 갑자기 눈 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6화
작성일 : 22-01-01 22:17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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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났어?”

 

 윤지우의 웃는 얼굴은 음료 광고를 찍어도 될 정도로 청량했다.

 

 “그래, 그래.”

 

 나도 모르게 애 다루듯이 머리를 쓰다듬자, 화들짝 놀라서 떨어진다. 왜 이래. 쓰다듬을 수도 있지. 일어나서 세수와 양치를 하고 나오는데, 기겁할 만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계란을 꺼내고 쩔쩔매는 놈을 보니 정말, 어떻게 자취를 시작한 걸까 싶었다.

 

 윤지우가 요리를 시도하려는 것을 막고, 어제 시켰던 죽을 나눠 먹었다. 간단하게만 먹고, 나가서 뭐라도 사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윤지우는 불만스러운 듯 입을 삐죽였다.

 

 씻고 나서 빌린 팬티와 옷을 입었다. 옷이 너무 커서 오버사이즈로 일부러 입은 듯해 보였다. 디자인 자체는 세련돼서 나와 어울리기는 하는데. 알파와 베타의 체격 차이가 원래 이 정도로 났던가?

 

 “귀엽네.”

 

 “내가 작아서, 뭐. 뭐. 작을 수도 있지.”

 

 “칭찬이야. 칭찬.”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나와 윤지우는 편하게 택시를 타고 촬영지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내리자마자 마주치는 연습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인사하면서도 실력을 올릴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일단 최고의 보컬 스킬 레벨을 올려야 한다. 연습생치고 잘 부르는 정도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메인보컬로 데뷔하기는 어렵지. 일반적인 루트로 연습하면 몇 년이 걸려야 보컬 실력이 오른다.

 

 [최고의 보컬 (Lv.0)]

 노래를 부를 때, 실력을 보정해줍니다.

 (※현재 레벨 0이기에, 썩 잘하게 들리는 정도로 보정이 들어갑니다.)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더욱 강한 보정을 해줍니다.)

 

 스킬로 보정될 때와, 보정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의 실력 차이가 영상에 잡히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군. 단기간에 빠른 실력 향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를 지켜보는 성좌가 많은 게 이득일 텐데. 왜 하필 그 성좌는 아는 성좌가 없는 건지.

 

 화장실로 가서 성좌를 불렀다.

 

 “나와보세요, 성좌님.”

 

 [성좌가 왜 부르는지 의아해합니다.]

 

 “친구가 없어도, 비즈니스적으로 아는 사람…아니, 성좌는 있을 것 아닙니까.”

 

 [성좌가 그런 방법이 있었냐며 놀랍니다.]

 

 “진작 말할 걸 그랬네요.”

 

 [성좌가 홍보하고 오겠다고 말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성좌란 존재는 어째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걸까. 수호령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에는 내가 세상의 때를 많이 탔다. 나를 보는 것으로 어떤 이득이 있는 걸까. 내가 알지 못하는 이득이라….

 

 아무런 단서가 없으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일단 나는 미뤄두었던 스킬 쓰기를 하기로 작정했다. 그러다 잠시 손가락을 멈칫했다.

 

 “혹시 이 스킬들은 합성할 수 있는 건가요?”

 

 [성좌는 그것을 알려면, 코인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될 것 같다.

 

 [효율적인 움직임 (Lv.1)]

 스킬이 적용되는 동안, 춤을 출 때 체력이 무제한이 된다.

 36시간 동안 지속

 현재 남은 스킬 시간 37:21:06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지속 시간이 늘어납니다.)

 

 [최고의 보컬 (Lv.0)]

 노래를 부를 때, 실력을 보정해줍니다.

 1시간 동안 지속

 (※현재 레벨 0이기에, 썩 잘하게 들리는 정도로 보정이 들어갑니다.)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더욱 강한 보정을 해줍니다.)

 

 나는 스킬 두 개를 터치했다. 그러자 합성하겠냐는 팝업이 떴다. 빙고. 일단 합성해 봤다.

 

 [합성 성공!]

 ‘지치지 않고 불러 (Lv.1)’ 획득!

 최대 1시간 동안 고음을 낼 수 있습니다.

 

 이따 무대에서 테스트해봐야겠군.

 

 이 생각을 하자마자, 적당한 기회가 왔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신나는 노래와 미러볼 불빛에 연습생들이 놀랐다. 웅성거리는 소란 속에서 생각한다. 사전에 언질을 주지 않은 것은 놀란 장면을 찍고 싶어서인가.

 

 “댄싱킹 선발전에 오신 연습생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최고의 댄스를 가려내겠습니다. 렛츠 기릿!”

 

 주이의 얼굴이 유난히 창백하다. 화장 탓일까? 기분 탓인가.

 

 원형 무대에 올라간 연습생들은 저마다 끼를 뽐냈다. 이제 나는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면 된다. 그러니 첫 타자로 무대에 오를 필요는 없다. 연습생들이 박수치며 즐길 때, 나는 진지하게 타이밍을 가늠했다.

 

 춤을 못춰도 열심히 흔드는 이세빈 연습생을 보고 다른 연습생들도 하나둘 무대에 올랐다. D등급 연습생들이 다 같이 떼로 막춤을 추는 것은 장관이었다. 나는 연습생들이 5명 이상 무대에 올랐을 때 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이들을 제치고 내게 온전히 주목이 쏠린다면, 극적일 테니까.

 

 걸그룹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주먹을 쥐고 깜찍하게 팔꿈치로 바닥을 콕콕 찍는 포인트 안무였다. 핫한 걸그룹 춤이어서, 다들 하이라이트 부분이 나오자 몸을 흔들었다.

 

 지금이다. 나는 무대 위로 나와 깜찍하게 몸을 흔들었다.

 

 “오, 잘한다!”

 

 윤지우가 박수를 쳤다.

 

 “살아있네!”

 

 이왕 하는 거 끝까지 출 생각으로 무대 센터를 차지했다. 손끝을 살려서 안무를 추며 예쁜 척 하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모를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음, 다들 날 보는군. 나는 마이크를 들고 고음을 뽑았다. 와! 이번에는 확실하게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걸그룹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나는 무대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얌전히 다른 연습생들을 구경했다. 노래가 끊기고, 김태준이 짧게 평가를 했다. 그는 보컬 선생님 일을 맡고는 있었지만, 실력을 보지 않고 재밌는 무대를 부른 연습생을 선택했다. 김태준이 말을 마치고 나서, 주이가 다시 무대 위에 올라왔다.

 

 “댄싱킹 선발전, 어떻게 보셨나요?”

 

 “재밌었어요!”

 

 “최고예요!”

 

 “무대 정말 잘 봤습니다. 이제 댄싱킹 한 명을 뽑으면 됩니다. 투표폼을 각자 카톡으로 전송했습니다.”

 

 종이로 일일이 따지기는 불편하기는 하지. 투표와 발표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축하드립니다! 댄싱킹은 바로, 30초 후에 발표됩니다!”

 

 광고 타임이라 이건가. 멘트가 끝나고 정확히 30초 후, 댄싱킹이 발표되었다.

 

 “댄싱킹은, 구원겸 연습생입니다!”

 

 댄싱킹이 된 나는 상금을 받게 됐다.

 

 “해당 상금은, 프로그램 내에서 쓸 수도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말에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야겠군.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도중, 수상한 움직임을 발견했다.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슬쩍 보니, 미성년자 연습생이었다. 간도 크군. 다른 연습생에게 몰래 사진이라도 찍히면 그날로 아이돌 자체를 못 하게 될 텐데.

 

 “X발, 그 새끼 존나 짜증 나지 않냐?”

 

 잘 보니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뻑뻑 담배를 피우는 놈이 한 명 더 있었다.

 

 “지 혼자 잘나가면 다냐? X같은데, 형이랍시고 대접 바라더라? X신이.”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웃어댔다. 분명 박진 팀 조원들이었지. 놈들이 내 쪽을 돌아보려고 해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그러는 동안 급하게 내쪽으로 오는 사람을 봤다. 언뜻 봤을 때 저놈들을 향해 폰카메라 렌즈를 향했던 것 같은데.

 

 상관없나.

 남을 신경 쓰기엔 너무나 피곤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야 어제 일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 아마 사진은 적절한 타이밍에 풀리겠지. 당연한 거지만, 미성년자의 담배 논란은 파장이 클 게 분명했다. 결국 하차하게 되겠지. 냉정히 말해, 자업자득이다.

 

 남을 신경쓸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나 해야 한다. 연습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

 

 연습실에서 썩어가는 날들이 이어졌다. 최상의 무대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과 성취를 향한 노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만의 길을 가는 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김준서였다. 김준서는 날 뚫어져라 응시하며 골반을 털었다.

 

 “…알았어. 그렇게 무언으로 안무 이거 하자고 시위 안 해도 돼.”

 

 그렇게 티격태격 하며 안무를 얼추 다 짰다. 땀을 닦아내고 다들 서둘러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메인 메뉴로는 제육덮밥이 나왔다. 상추에 싸서 먹으면 제맛이지. 다 배식 받고나서 자리에 앉았다.

 

 “맛있겠다.”

 

 “그러게.”

 

 적당히 응수해주고 있는데, 안주연이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대화 중인데 끼어들어서 죄송하네요.”

 

 대화 한번 안 하다가 갑자기 말을 거는 이유가 뭐지.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

 

 안주연.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굳이 마이턴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아도 탄탄대로였을 텐데. 내 기억으로 데뷔 전에 개인사정으로 하차했었다. 추측하기로는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연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하차하겠지.

 

 “아니에요. 옆에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카메라가 돌지도 않는데 깍듯하군. 곧게 뻗은 콧대를 찡긋대더니 제육을 젓가락으로 집어 내 식판에 얹었다.

 

 “사실 저는 매운거 못 먹어서요.”

 

 그럼 애초에 왜 들고온 거냐. 황당해서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배시시 웃는다.

 

 산더미처럼 쌓인 제육을 다 해치우고 밥을 다 먹어갈 때 쯤이었다.

 

 “야!”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서로 멱살을 잡아올리고, 바닥을 뒹굴며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제정신이 아니네. 식당에도 카메라가 돌고 있는데 말이지.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듣자하니, 이수안이 개인연습생이라는 이유로 무시해서, 다혈질인 강우람이 주먹질을 한 모양이었다. 둘다 머리가 산발이 되고, 얼굴은 피해서 때렸는지 낯짝은 멀쩡했다.

 

 “너네 뭐하는 거야!”

 

 김태준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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