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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성좌가 지켜주는 회귀자 데뷔일지
작가 : 솔트
작품등록일 : 2022.1.1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 있는 건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네. 내가 알파기는 해도 사법고시는 쉽지 않았다. 몇번 고배를 마셔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올랐다. 쉽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어려운 문제이니까.

그나저나 누가 술을 마신채로 쓰러진 나를 자기 집에 데려온 건가?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마자 경악했다. 남자다운 턱선 대신 말랑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진 불길한 말이 쓰여진 쪽지.

[나를 구해줘.]

그때 갑자기 눈 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4화
작성일 : 22-01-01 22:16     조회 : 190     추천 : 0     분량 : 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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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서의 순진한 말이 끝나자마자, PR 라이브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전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인 w튜브에 마이턴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이고, 연습생들은 주어진 소품으로 5분간 영상을 찍으면 된다. 영상은 녹화하며, 실시간으로 방송된다고 설명했다. 주말인 만큼,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점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기대가 적었다. 왜냐하면 보통 연습생 때부터 팬이 붙는다고 했다. 구원겸은 연습생도 아니고 일반인으로 살았다. 그러니 등수가 높다고 해서, 팬이 많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12시 정각에 5분 PR 영상을 생방송으로 찍게 되었다. 서둘러 메이크업과 머리를 받고나서 각자 자유롭게 옷을 입었다. 교복이 아닌 다른 옷을 입은 게 오랜만이라 어색했다. 1인 방송을 위해 준비된 스튜디오에서 나는 고민하다 소품을 집어들었다. 방송에 내게 호의적인 사람만 모이지 않을 것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냥 심심해서 들어온 사람도 있을 거고. 나는 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의무가 있었다. 나는 뻔뻔하게 눈을 꿈벅이다 활짝 웃었다. 나는 사랑의 총알을 발사했다.

 

 “일반인 참가자 구원겸입니다. 여러분의 하트를 겟! 네…네.”

 

 -어색해하는 거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님들! 강아지 한 마리 몰고 가세요~”

 

 머리가 새하얘진 나는 손 하트만 마구 날렸다.

 

 -아 뭐야 준비한 거 이게 끝인가봐ㅋㅋㅋㅋㅋ근데 오디오나 영상 비면 안 되니까 하트만 발사중ㅋㅋㅋㅋ

 -진짜 이 맛에 차댕댕합니다

 

 PR 영상을 채우기가 의외로 힘들구나. 나는 어쩔 수 없이 품에서 준비한 소품을 꺼냈다.

 

 -만두?

 -갑자기 PPL의 습격인가

 

 “낙지 핵불만두라고 나와 있네요. 약간 불닭 유행에 탑승해서 나온 것 같은 제품이지만, 맛있을 거라 믿습니다. 혹시 프라이팬 쓰실 거면 기름을 두르시고…아, 그런데 기름이 냉동 만두에 튈 수 있죠. 무조건 뚜껑을 닫아주세요. 저는 첨단 문물인 에어프라이를 이용해서, 튀기겠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치트ㄷㄷ

 -아니 프라이팬 뭐하러 설명한 거야ㅋㅋㅋㅋㅋㅋㅋ

 

 “180도에 10분 정도 돌리면 바삭한 식감이 됩니다. 시간 관계상 저는 미리 만두를 튀겨놨습니다. 짜잔.”

 

 입으로 물자마자 바삭, 하는 맛있는 소리가 났다. 만두는 매운 것만 제외하면 그냥 평범한 냉동만두 맛이었다.

 

 -맛있어? 두근두근

 -겁나 매워 보이는데?

 -강아지가 먹방 하는 거 보셨어요? 전 지금 보고 있는데

 

 일단 댓글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다들 내 컨텐츠를 즐기고 있으니까. 그나저나 이거, 꽤 맵다.

 

 “TT푸드에서 나온 낙지 핵불만두는 일단 무지막지하게 매워요.”

 

 -그걸 참가자한테 준 거야?

 

 “아뇨. 다른 만두도 많았는데, 최근 매운 게 유행이니까요. 제가 골랐어요.”

 

 보는 사람에게 맛있게 보이도록 크게 입을 벌려 먹었다.

 

 -맛있게 먹네

 

 “직장, 학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불맛입니다.”

 

 -나는 더 스트레스받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아니 겁나 입술 빨개졌어

 -얘 일반인 출신이라면서 혹시 먹방 위튜브 했음?

 -이현아! 애교 더 보여줘!ㅠㅠ

 -이현은 아기야 애교 같은 거 자기 좋을 때만 보여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윗댓 뭐라는 거야 겁나 웃김

 -배고파 나도 만두 줘

 

 어디 홍보글이라도 올라왔는지 시청자 수가 갑자기 늘어났다. 나는 만 단위를 뚫은 시청자 수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놀란 채로 알람이 울렸다. 5분 PR 영상 라이브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5분 PR 영상을 찍고나서, 연습실로 갔다. 연습실에는 아직 사람이 없었다. 5분 PR의 여운 때문에 숙소에서 이야기 하며 시간을 보내는 연습생들이 많았다. 우리 팀은 나를 제외하고 다들 여운에 잠겨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노래를 틀고, 춤을 췄다.

 

 춤을 추는 도중에, 갑자기 팝업창이 떠올랐다.

 

 [성좌가 성공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당신에게 후원 코인을 보냈습니다. 지금 확인하겠습니까?]

 

 “네.”

 

 [후원 받은 코인 : 300코인]

 

 “상점 오픈.”

 

 [스킬 경험치 2배 상승 물약 : 100코인]

 [새로운 스킬 뽑기 티켓 : 100코인]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상점의 물품 가격도 상승합니다. 스킬 레벨이 상승하면, 숨겨져 있던 상점 물품이 공개됩니다.]

 

 “새로운 스킬 뽑기 티켓에 모든 코인을 쓰겠습니다.”

 

 짤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300코인이 0코인으로 바뀌었다. 슬롯머신으로 코인이 들어갔다. 나는 신중하게 슬롯머신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스킬 ‘눈으로 말해요(Lv.0)’ 획득!]

 관객이 10000명 이상 되는 콘서트장에서 사용 가능. 눈빛으로 감정을 전합니다.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관객수 제한이 낮아집니다.)

 

 “꽝이네.”

 

 지금은 쓸 수 없는 스킬이었다. 데뷔하고 나서면 모를까.

 

 나는 다시 슬롯머신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슬롯이 천천히 멈췄다.

 

 [스킬 ‘뜬소문 가라앉히기(Lv.0)’ 획득!]

 어떤 소문도 해당 스킬을 쓰면, 정정 기사를 낼 수 있습니다. 단, 기사의 헤드라인은 스킬 사용자가 직접 써야 합니다.

 1회용 스킬.

 

 “유용하기는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다른 건데.”

 

 다시 슬롯머신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번에는 1분 정도 지나서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슬롯이 천천히 멈췄다.

 

 [대성공! 스킬 ‘최고의 보컬(Lv.0)’ 획득!]

 노래를 부를 때, 실력을 보정해줍니다.

 (※현재 레벨 0이기에, 썩 잘하게 들리는 정도로 보정이 들어갑니다.)

 (※해당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면, 더욱 강한 보정을 해줍니다.)

 

 

 이거다. 대박을 터뜨렸군.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더 이상의 코인이 없다는 점이다.

 

 “성좌님. 코인 좀 더 주실 수는 없나요?”

 

 내 염치없는 말에 성좌가 응답했다.

 

 [현재 구원겸의 레벨이 낮기 때문에, 후원 코인 금액에 제한이 걸려있다고 성좌가 대답합니다.]

 

 “이런.”

 

 [성좌는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아. 혹시 다른 성좌에게 저를 홍보할 수는….”

 

 [성좌는 자신에게 친구가 없다고 말합니다.]

 

 “역시 세상은 돈, 건강, 인맥이지.”

 

 [성좌가 우는 시늉을 하고 있습니다.]

 

 [성좌가 정말 울고 있다고 항의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성좌가 헛기침을 하며 체면을 차리고 있습니다.]

 

 “한 명이 일당백이네.”

 

 [성좌가 칭찬은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칭찬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2화가 방영되는 날인가. 그러면 곧 찍을지도 모르겠군. 2화를 시청하는 장면을 찍어봐야 무슨 재미일까 싶었다. 그래도 보시는 분들이 원하시는 거니까. 쉬는 동안 아니나 다를까, 강당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을 찍겠다고 공지가 내려왔다.

 

 ***

 

 자연스럽게 있으라는 지시대로 연습생들은 화면에 집중했다. 마이턴의 로고송이 흘러나왔다.

 

 “와!”

 

 다들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리액션 수업이라도 듣나? 나는 놀랐지만,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서 스킬 ‘천의 얼굴 (Lv. 1)’을 사용했다. 이제 내 얼굴은 적절한 표정을 만들었다. 내 생각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얼굴 근육이 기묘한 느낌이기는 했다. 그래도 화면에는 잘 나오겠지.

 

 연습생들의 PR 라이브가 나왔다. 이세빈은 표 하나 달라고 혀짧은 목소리를 냈다. 이세빈은 자신이 애교를 떠는 귀여운 장면이 나오자, 눈을 꾹 감고 도리질 쳤다. 흠, 잘 어울리는데. 이세빈은 애교를 잘 떠는 자신을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 것 같다.

 

 다행히 나도 나왔다. 나는 소속사도 없어서 분량을 안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PR 라이브는 눈에 띄는 참가자 몇 명 분량만 방영되는 모양이다. 벌써 PR 라이브 분량이 끝났다.

 

 화면이 바뀌더니, 모여서 팀전을 위해 준비하는 연습생들의 모습이 나왔다.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은 빠르게 지나갔다. 음. 악마의 편집도 없고, 생각보다 무난하게 끝날 듯했다. 그 순간이었다.

 

 “내가 우습지?”

 

 영상에서 날카로운 말투가 흘러나왔다. 웃으면서 영상을 보던 연습생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녹화중인지 몰랐던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럴 리가요. 수안 씨 말대로 난 개인 연습생이고, 아이돌을 하려고 마음 먹은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이돌에 대해 무지해요. 하지만 이건 알아요. 수안 씨가 진짜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는 거. 그러니까, 빨리 오라고는 안 할게요. 마음 정리하고 나와요.”

 

 자극적인 장면을 뽑아내서 좋아하는 제작진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명했다. 자극적인 영상을 끝으로 2화가 마무리되었다.

 

 방송이 끝나기 직전, 순위표가 나왔다. 연습생들은 굳은 표정으로 순위를 바라보았다. 다음번 순위 발표식 때는 더 위로 가고 싶다는 욕망과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의 에너지가 자리에서 넘실거렸다.

 

 돌아갈 때는 다들 활기차게 떠들면서 갔다. 이수안은 절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연습생 틈에 섞여 돌아가고 있었다. 아마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겠지.

 

 그렇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이수안은 나처럼 죽기 살기로 아이돌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는 주먹을 말아쥐었다. 나는 간절했다. 저들도 간절하겠지만, 목숨과도 같은 돈이 걸린 것은 나뿐이었다. 그 사실을 상기하며 다짐했다. 어떻게든 데뷔하겠다고.

 

 나는 곧장 연습실로 향했다. 물론 효율적인 움직임 스킬을 썼다. 연습하는 동안, 김준서가 내 옆을 지켰다. “형 우리 같이 연습해요!” 하기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더니, 이렇게 됐다.

 

 물론 다른 연습생들도 때때로 들어와서 연습하다가 나가곤 했다. 김준서는 중간중간 쉬면서, 나를 보며 말을 걸었다.

 

 “형은 안 지치네요?"

 

 나는 모른 척 안무 동작을 계속했다. 내 비밀을 알게 되면, “형, 나도 그거 하고 싶어요! 스킬 주세요~” 하며 떼를 쓸지도 몰랐다. 귀찮은 일은 사전에 방지하는 게 나았다.

 

 슬슬 저녁 시간이 다가오니 배가 고픈지, 김준서가 배를 문질렀다.

 

 “형, 우리 밥 먹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랬더니 김준서가 항의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구요.”

 

 “그건 이런 상황에 하는 말이 아닌데.”

 

 “아무튼요! 빨리 밥 먹어요, 네?”

 

 그 말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잠깐 멈추고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시간이 아까워서 자꾸 시계로 눈이 돌아갔다. 잠시 땀을 씻어내고, 이를 닦았다. 씻자마자 곧장 연습실로 돌아가,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밤 9시가 되자, 김준서가 또 물었다.

 

 “형, 더 해요?”

 

 “어. 넌 먼저 자.”

 

 “형이 안 자면, 저도 안 자요.”

 

 “그래라 그럼.”

 

 미안하지만 김준서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저 타고나길 괴물 같은 능력치인 놈과 나의 스탯은 차이가 크니까. 그러니 이 정도 노력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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